주한미대사관, 인터뷰 접수 제한

불안한 국제 정세… 신중한 접근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2025.5.28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2025.5.28 /연합뉴스

주한미국대사관이 유학생 비자 신규 발급 절차를 잠정 중단하자 교환학생 파견을 앞둔 경기도 대학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전세계 외교 공관에 외교 전문을 보내 미국에 유학하려는 학생 및 교환 방문자 비자 인터뷰 신규 접수를 즉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신청자를 상대로 소셜미디어(SNS) 심사 및 반유대주의 검증 확대를 준비한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국대사관 역시 F(유학), M(직업훈련), J(교환방문)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자 인터뷰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J 비자는 연구자·학생 등의 교육·예술·과학분야 교류 차원 방문을 위한 것으로, 교환학생들이 주로 발급받는 비자다. 미국 대학 대부분이 9월에 개강하기 때문에 통상 5~6월에 관련 비자를 발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도내 교환학생 지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 중 하나인 만큼, 비자 발급 중단에 따른 파장이 일 전망이다. 올해 단국대는 30개, 아주대는 14개, 경기대는 3개 미국 대학과 협력 관계를 맺고 학생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사관의 신규 비자 인터뷰 중단은 국제 정세 변화의 여파인 탓에, 도내 대학들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경기대 관계자는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취한 조치라서 대학이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사실상 없다”며 “비자 발급 재개, 심사 절차 추가 등 대사관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나올 때까지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국대도 파견 예정 대학에 비자 인터뷰 신청 중단 사실을 전달하되, 인터뷰 접수 재개 시 학생들이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예약 가능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주대 관계자는 “미국 현지 협력 대학들에게서 ‘일시적인 조치로, 이달 중순쯤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아직 교환학생 파견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게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부의 일시적인 조치이길 바라는 대학들의 바람과 달리, 향후 방문 교류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자 발급은 자국 주권에 관한 사안이라 협상 자체가 어려운 영역”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예전과 달리 포용성과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