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성남/배상록·추성남기자]28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의 한 아파트 정문에는 '11월 2일은 지하화 조기착공 촉구결의대회 참석하는 날'이란 문구의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이 아파트 각동 현관에도 '촉구결의대회'를 알리는 게시물이 게재돼 있고 인근 또 다른 아파트 10여곳에도 같은 내용의 플래카드와 게시물이 확인됐다.
플래카드와 게시물은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아름마을구간 지하화 추진위원회(위원장·이상열)'가 오는 11월 12일 시청앞에서 개최할 예정인 결의대회에 주민 1천여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아름마을 주민들이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지하화를 요구하게 된 것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분당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수서를 잇는 도로 주요 지점의 소음수치가 주간 73㏈, 야간 72㏈로 평균기준치(주간 68㏈, 야간 58㏈)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하루평균 통행량 16만대를 넘는 교통체증과 소음까지 겹치자 주민들은 성남시와 LH(당시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지역 국회의원 및 시·도의원들에게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빗발치는 민원에 성남시는 2006년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지하화를 현안과제로 선정했고 그 해 지방선거에 나선 시장과 시·도의원들이 이를 공약으로 채택했다.
이후 시는 2007년 11월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 분당구 이매동 매송 지하차도에서 야탑동 탄천종합운동장까지 1.88㎞구간을 지하로 건설키로 하고 2009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시는 2천여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LH와 협의를 통해 판교개발이익금으로 충당키로 했지만 판교개발이익금 산정이 완료되지 않아 올해에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시의 공식발표에도 공사 착공이 지연되자 지역주민들이 직접 단체행동에 돌입키로 결정했다.
이상열 위원장은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는 집단민원이 아닌 지역현안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시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다"며 "시가 판교개발이익금 산정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 착공이 연기되는 동안 주민들 고통은 커져만 간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지하화 발표시 공사방식 등의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올해는 경기도에 대형공사 심의 등 행정절차까지 완료한 상태"라며 "판교개발이익금 산정이 끝나는대로 이익금 사용 우선순위 선정용역을 마친 뒤 곧바로 착공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