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목동훈기자]제물포고등학교 송도이전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일여고가 학교 이전 희망서를 인천시교육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제2차 일반계고 이전 희망 수요 조사'를 마감한 결과, 인일여고 한 곳이 학교 이전 희망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현재 중·동·남구와 이들 기초의회는 제물포고 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 제물포고와 같은 지역에 있는 인일여고까지 학교 이전을 희망함에 따라 구도심권 학교 이전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됐다.

시교육청, 제물포고와 인일여고, 중·동·남구와 이들 기초의회가 모두 고민에 빠진 상태다.

시교육청 입장에서 보면 남구·부평구·계양구 등 학교 이전이 필요한 곳에서는 학교 이전 희망서가 들어오지 않았다.

제물포고와 인일여고는 송도국제도시 학교 부지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구도심권 기초자치단체·기초의회는 인일여고까지 이전 희망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제2차 일반계고 이전 희망 수요 조사'를 벌인 까닭은 중구 1개 고교를 비롯 남구 2개 고교, 부평구 2개 고교, 계양구 1개 고교를 학교 신설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구·부평구·계양구에 있는 학교들은 이전 희망서를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이들 지역에 있는 특정 학교를 지정, 학교 이전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밀집지에 위치한 학교 가운데 빈 교실 수, 건물 노후도, 학생·교사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특정 학교를 지정,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학교가 이전을 희망해도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며 "시교육청이 이전 학교를 정하면 반대는 더욱 심할 것이다"고 걱정했다.

제물포고와 인일여고는 경쟁 상대가 됐다. 시교육청 계획에 따르면 중구의 경우 1개 학교만 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

인중·제물포고총동창회 관계자는 "제물포고는 주변이 시끄러워 학습환경이 좋지 않다. 인일여고와 상황이 다르다"며 "인일여고는 몇 년 전에 리모델링도 했다"고 했다.

인일여고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고, 입학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며 "인일여고를 송도로 옮기고 현 건물에 소규모 특성화학교를 만들면 된다"고 했다.

중구·동구·남구와 이들 기초의회는 허탈감에 빠졌다.

하승보 중구의회 의장은 "답답하다. 차라리 구도심에 있는 학교가 모두 신도시로 떠나 구도심의 공교육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으면 좋겠다"며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는 듯하다"며 "구도심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