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선 별난 일이 벌어졌다. 프로농구 NBA가 파업을 벌인 것이다. 그것도 선수들이 일으킨 파업이 아니라 구단주들의 파업, 바꿔 말해 직장 폐쇄에 의한 파업이다. 이유는 선수들의 연봉 문제, 역시 돈이었다. 2010~11년 시즌 리그에 속한 30개 프로농구 팀 선수의 평균연봉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700만 달러(약 84억원)로 올려달라는 것이다. 여러 차례 줄다리기 끝에 구단주들이 내린 결론은 '11월말까지의 경기 중단'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데이비드 스테인과 애덤 실버 두 커미셔너(대리인)가 지난달 28일 대변했다. "우리(구단주)도 좌절 낭패(frustration)감을 누를 길 없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 30개 팀 구단의 태반은 적자다. 작년 시즌 적자액이 3억 달러였다."
1946년 11개 팀으로 시작, 그 3년 후엔 27개 팀, 현재 30개 팀인 NBA의 스타 선수 연봉 순위는 LA 레이커스(Lakers)의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가 무려 2천480만 달러(약 274억원)로 1위, 2위가 올랜도 매직(Orlando Magic)의 라샤드 루이스(Rashard Lewis)로 2천50만 달러(약 226억원), 3위는 보스턴 셀틱스(Celtics)의 케빈 가넷(Kevin Garnett)으로 1천880만 달러(약 207억원)다. 이들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뉴욕 월가 시위의 반감(反感)과 저항의 표적인 '1% 부자'에 속한다. 그런데도 연봉 투쟁으로 프로농구가 중단되자 '빨리 교섭을 재개하라'는 농구 마니아들의 아우성 그 반대쪽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1% 부자도, '99%'도 못마땅하다는 게 중산층이다. '우리가 왜 99%냐? 누구 맘대로 우리까지 끌어들여 99%라고 하는가. 99%가 아니라 우리는 53%다'라고 목청을 높인다. '53%'란 미국 연방소득세를 낸 수치에 의한 숫자다.
지난 10월 개설된 그들의 인터넷 트위터 '나는 53%'엔 동조자가 폭주했고 프로농구 파업에 대한 그들의 시선 역시 차갑다. '그러니까 1%가 욕을 먹는다'는 것이다. 겨울 실내스포츠의 꽃은 프로농구와 배구다. 행여 우리 프로농구도 그들 '1%'의 행태는 본뜨지 않기를 기대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