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으로 빠져들었던 프로야구 제10구단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그러나 신생팀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기존 8개 구단들은 눈앞에 닥친 팬들의 외면을 되찾기위해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 이런 상황은 지난 10일 8개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끝난 후부터 시작됐다. 이사회는 이날 제10구단 창단 관련한 입장을 잠정 유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KBO에 위임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는 8개 구단이 제10구단 창단을 원하는 야구계와 팬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한편에선 말바꾸기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KBO가 이사회를 마치고 발표한 것처럼 '이사회가 KBO에 많은 부분을 위임했다'는 입장도 애매모호하다.

KBO는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창단하는 과정에서도 세부적인 문제들을 도맡아 왔다.

물론 이사회에서 창단 여부를 결정짓고 선수 수급문제 등 각종 현안을 결정했지만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모든 창단 관련한 문제들은 KBO가 담당했다. 제10구단 창단 과정도 제9구단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경우, 제10구단을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와 창단하려는 기업은 모두 KBO를 통해 이사회에 승인을 받아야만 팀 창단이 확정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에는 변화가 없는데 무엇을 위임했다는 것인지 야구팬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단지 변화라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됐던 제10구단 문제를 다시 부상시킨 것 뿐이다.

'올스타전 보이콧'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프로야구선수협회가 10구단 창단에 대한 진정성을 문제삼는 점도 눈에 띈다. KBO가 이사회에서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선수들을 설득할만한 충분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