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중구 신포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장희순 발행인은 "읽는 잡지가 아니라 보는 잡지를 만들어 젊은 문화인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김명래기자

"코치만 있고, 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 게 인천 문화판입니다. '그들만의 리그'로 방치된 문화판과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인천 문화예술 유통 활성화를 표방하며 이달 말 창간하는 월간문화매거진 '옐로우'의 발행인 장희순(44·여)씨는 창간 이유를 이같이 설명하고 "공연과 전시가 매일 열려도 시민들은 잘 모른다. 현장의 생생함을 담아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관변이 아닌 민간 주도 잡지의 불모지인 인천에서 월간지를 창간하겠다고 했을 때 격려보다 우려가 컸다고 했다. 장 발행인은 "처음에는 열에 여덟아홉은 부정적이었다"면서도 "최근 일반 시민과 각계 인사 365명의 사진과 축하 메시지를 담은 창간준비호를 찍으면서 옐로우의 취지와 구상을 최대한 전달했다"고 했다.

잡지 제목을 옐로우로 정한 이유는 뭘까. 장 발행인은 "노란색은 흡수가 빠르고, 어떤 색으로 덧칠해도 융화가 잘 된다"고 답했다. 옐로우 기자 4명은 창간기획 준비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부산의 '광안리', 광주의 '전라도닷컴', 수원 '사이다' 등 전국의 민간 문화예술잡지를 취재하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오프라인 문화지를 창간하는 이유를 알리고, 문화잡지 불모지 인천의 지향점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고 장 발행인은 설명했다.

민간 주도 잡지 불모지서의 도전

공연·전시 열려도 시민들 잘몰라

현장의 '생생함' 담아 전달하겠다

장 발행인은 문화판에서 '갤러리 폭스 사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옆에서 약 8년간 '대안문화공간'으로 폭스를 운영하고 지난 4월 문을 닫았다. 폭스는 차와 술을 마시며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판소리와 풍물을 즐기고 기타 연주를 듣는 공연 등을 기획했다.

그녀는 '문화로 아무리 포장해도 그냥 술집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 폭스 행사를 홍보하는 홍보지를 만든 적도 있었다. 뜻이 맞는 출판사 다인아트 윤미경 대표와 함께 '폭스 매거진'을 만들어 3호까지 찍었다. 윤 대표는 옐로우 편집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폭스 사장 시절의 무수한 경험과 시행착오가 옐로우를 창간한 동력이 됐다.

장 발행인은 어려서 무용을 배웠고, 대만에 건너가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귀국해 대기업에서 무역 업무를 잠시 보다가 연예잡지사 기자를 거쳤다. 그녀는 "폭스를 접고 창간을 준비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또 옐로우 창간취지문을 인용해 "후지든 멋지든, 인천에 사는 우리가 만족할 만한 이유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