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경기도가 도내 25개 시·군에 전면 실시하는 '종이팩 자원순환 사업'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홍보 부족 등으로 한 달에 1명 올까말까 할 정도로 수요가 적은 지역도 있는 데다가 분리수거함에서 버려진 우유팩을 모아 화장지로 바꿔가는 '얌체족'들마저 생겨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5일 도에 따르면, 종이팩 1㎏을 주민자치센터에 가져가면 화장지 1롤로 교환해 주는 종이팩 자원순환 사업은 도민들이 종이팩을 다른 폐지와 분리 배출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9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범실시돼 왔다. 종이팩은 코팅이 돼 있어 다른 폐지와 분리 배출돼야만 제대로 활용될 수 있지만 인식 부족 등으로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이팩 1㎏은 200㎖짜리 우유팩 100개, 500㎖짜리 55개, 1천㎖짜리 35개 정도로,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500가구 이상 아파트는 화장지 대신 1㎏당 250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종이팩을 모아 교환하러 오는 주민이 거의 없는 곳이 상당수라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많게는 100개나 되는 우유팩을 일일이 씻고 말려서 가져가 봐야 돌아오는 것은 화장지 1롤뿐이기 때문이다.

도는 화장지 교환 개수 등을 일선 시·군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는 한편 우유팩을 씻어오지 않아도 교환할 수 있게 했지만, 업무가 가중된다는 이유 등으로 주민센터에서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이에 주민참여가 낮고 행정력이 낭비된다는 이유로 평택·광명·연천·과천·군포 등에서는 사업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통상 한 분리수거 업체와 계약을 맺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아파트는 우유팩을 현금으로 교환받기 위해서는 종이팩 수거 업체와 별도로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수익 저하를 우려한 분리수거 업체들의 반발도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미 분리수거함에 버려진 종이팩을 모아 한번에 많은 화장지를 가져가는 이른바 '얌체족'들도 생겨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도 관계자는 "인식 제고 차원에서 벌이는 사업이고 상황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이제 막 전면 실시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