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수업 어려운 현실 반영
UCC제작·벼룩시장 등 다양
요리·헬스·박물관탐방 '힐링'


"엎드려 자는 친구들요? 이젠 없어요." 과천 K고교는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중 5일 간 '창의체험 융합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요리·헬스·당구·탁구·보드게임 등 학교에서 수업으로 접하기 힘든 강좌들로, 지역 내 학원 등과 연계해 1일 수강료는 4천~1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책정했다. 운전면허 취득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운전면허강습 강좌도 마련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체험학습과 봉사활동, 대입박람회 등에도 참가하지만, 나머지 일정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교과 수업 대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창의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교과 수업을 진행하면 대부분 엎드려 잘 것"이라며 "성인이 되기 전 친구들과 추억도 남기고, 나름대로 도움이 될 만한 강좌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고교들이 수능 이후 방학 전까지 고3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내실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일선 학교로 수능 이후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해 차질 없이 운영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수능이 끝나면 사실상 교과 수업이 불가능하고, 지필평가(기말고사)가 남아있지만 대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다 보니 고3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를 수능 전과 같이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시기를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각 학교는 '창의체험 프로그램' 등의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용인의 J고교는 인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복면가왕선발대회', '벼룩시장' 등을 기획했다. 반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1분 이내로 담아 학급별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UCC 제작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안양 C고교는 다음 달 19일 드론특강을, 수원 M고교는 수원화성 및 아이파크 박물관 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가 창의적으로 재구성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입시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해 탐색하고 설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수능 이후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한층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