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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서치'의 한국 흥행을 기념해 내한한 할리우드 배우 존조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서치XBtv 독점 팬사인회'에서 참석한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할리우드에 아시아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아울러 한국 관련 콘텐츠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얼마 전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주연한 영화 '서치'는 파격적인 형식과 색다른 재미로 주목 받았다. 오는 25일에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개봉한다.

중국계 뉴요커 여성과 싱가포르 최고 갑부 아들의 로맨스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으로 1993년 '조이 럭 클럽' 이후 할리우드에서 25년 만에 나온 동양인 주·조연 영화로 화제가 됐다. 

지난 8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작품에는 주연을 맡은 콘스탄스 우와 헨리 골딩 이외에 한국계 아콰피나(본명 노라 럼)와 켄정이 출연했다.

또 배우 수현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신비한 동물사전2·11월 14일 개봉)로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전작 '신비한 동물사전'에 이어 '해리포터' 시리즈의 J.K 롤링이 각본을 쓴 작품으로, 수현은 피의 저주를 받아 뱀으로 변하는 여성 서커스 단원으로 출연한다.

수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한다"며 "동양인들이 지금껏 맡지 못한 배역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의 스티븐 연,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이기홍,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의 샌드라 오, 드라마 '로스트' 시리즈와 '미스트리스' 시리즈에 출연한 김윤진 등이 할리우드에서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한인들을 내세운 드라마도 잇따라 제작된다.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TV 콘텐츠로 영역을 넓힌 애플은 한국계 이민자 가정을 소재로 한 드라마 '파친코'를 제작한다.

앞서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코미디물 '김씨네 편의점'을 방영했다. 1980년대 토론토에 이민한 김씨 가족이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겪는 일들을 재미있고 진솔하게 그린 드라마로, 2016년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여름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얻은 작품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주인공 라라 진이 짝사랑하던 남자들에게 몰래 쓴 연애편지가 발송되면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연애 소동을 유쾌하게 그렸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제니 한이 쓴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한국계 혼혈이지만, 영화에서는 베트남 출신 라나 콘도르가 연기했다.

그간 할리우드는 아시아 배우들을 구색 갖추기나 괴짜 기술자, 수학 천재 등 특정 배역에만 캐스팅했다. 

혹은 동양인 역할도 백인들로 발탁해 '화이트워싱'(whitewashing)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의 위상이 높아지고 다양성을 반영하라는 목소리가 커진 데다, 상업적 흥행 가능성도 확인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 위상이 높아지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아시아 커뮤니티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면서 "아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고민 등을 재미와 감동으로 풀어주는 영화들을 찾게 되고, 비아시아인들은 미래와 관련해 아시아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아시아 열풍이 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지난 몇 년간 여성, 흑인 배우들의 캐릭터나 개런티 문제와 관련, 차별을 폐지하라는 영화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자정 운동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