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주 동의도 없이… 계획만 세우다 꼬인 '근현대 산업유산'

'인천 동구 옛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 활용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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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제공

市, 2개 용역에 동구와 협약 불구
필수 과정 '이해관계 조율' 안돼
일진 "지원·보상 등 움직임 없어"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천 동구 옛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의 '근현대 산업유산' 활용 계획이 기초자치단체의 다른 현안 사업, 소유주 측의 반발로 얽혀 한 치 앞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가 섣부른 활용 계획부터 세우기보다는 일진전기 인천공장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중재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인천시는 이달 중 동구 화수동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를 대상으로 '산업·문화 융합 거점시설 조성 기본구상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인천시 연구용역심의위원회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용역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일진전기 인천공장에는 7만4천147㎡ 면적에 건물 19개가 있다. 일진전기는 2015년 충남 홍성으로 이전한 상태다. 1950년대 지은 일부 건물은 현재 비어 있는데, 폐공장 특유의 분위기로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쓰이기도 한다.

인천시는 일진전기 인천공장을 일제 강점기 화수동 일대 조성된 임해공업지역과 연계한 산업유산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가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세우기 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공장 부지 소유주 동의 등 여러 주체와의 이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반발만 거센 상황이다.

인천시는 일진전기 인천공장을 비롯한 화수부두·북성포구 일대를 대상으로 '건축자산 진흥구역 지정·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이와 연계해 난개발 방지를 위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수립 용역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인천시 연구용역심의위원회가 심의를 보류했지만 '산업·문화 융합 거점시설 조성 기본구상 용역'까지 추진하려 했으니 연구용역만 3개가 중첩될 뻔했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인천시가 토지 소유자에게 사전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용역 등을 추진했고, 현재도 관련 정보 제공이 제한적"이라며 "공익적 사업을 한다면 합리적인 지원 방안이나 이에 걸맞은 적절한 보상이 선행된 이후 소유자 동의를 얻어 추진해야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시가 2019년 12월 동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에서 추진하기로 협약한 또 다른 프로젝트인 '공업지역 산업혁신구역 시범사업'도 1년 6개월 넘도록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이 사업은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 총면적 중 2만2천752㎡를 확보해 창업시설, 근로자 지원 주택, 문화·여가·복지·연구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진전기 측은 인천시와 동구의 인천공장 부지 활용 구상이 각각 다르다며 토지 매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가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 활용 계획을 마련하기에 앞서 일진전기, 동구 등 입장이 다른 주체들과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7월까지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기 전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일진전기 인천공장 부지를 공공이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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