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 개발 등 시가지 확장 중심이던 인천 도심 공간 구조를 역세권 중심의 압축 개발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인천연구원 정책 제언이 나왔다.

인천연구원은 13일 발표한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대중교통 중심 복합 고밀도 개발)를 위한 인천시 역세권 활성화 특성 연구' 보고서에서 역세권별 활성화 지표와 유형 등 특성을 분석했다.

역세권 활성화 지표는 인구, 종사자, 유동인구, 승하차 수, 매출액 등을 활용해 측정했다. 지표 크기에 따라 '최상'부터 '하'까지 6개 단계로 높낮이(위계)를 구분했다. 현재 인천에는 7개 도시철도 노선에 87개 역세권이 있다. 


인구·종사자·승하차 수·매출액 등
'최상'~'하'까지 6개 단계로 구분


인천 역세권 중 가장 높은 '최상' 활성화 단계를 보이는 지역은 부평역으로, 승하차 인원과 카드 매출액 등 모든 지표가 압도적으로 크다. 남동구 구월동 지역은 인천터미널역과 예술회관역이 '최상'에 속하고, 모래내시장역과 석천사거리역은 배후 주거지로 인구가 집중돼 활성화 단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행정 중심지이자 인천도시철도 1·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 역세권은 활성화 단계가 '중상'으로 전체 평균을 약간 넘어선 수준이다. 인천시청역 반경 500m는 대부분 저층 주거지나 공원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안역과 시민공원역, 동암역과 간석오거리역은 하나의 지역으로 묶인다. 주안동 지역과 간석동 지역은 구월·부평 지역과 근접하지만, 하나의 상권으로 형성돼 있다.

새로운 시가지 가운데 활성화 단계가 비교적 높은 역세권은 완정역, 인천논현역, 소래포구역, 호구포역, 동춘역, 캠퍼스타운역, 인하대역으로 조사됐다. 이들 역세권은 모두 신도시 등 택지 개발이 진행된 지역이다.

비시가지 개발 통한 도심 확장은
미개발지 훼손·인프라 부족 초래


인천연구원 연구진은 도시철도에 대한 꾸준한 투자에도 인천 구도심 역세권은 인구 감소가 발생하는 등 쇠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 지역 개발이 비시가지 외곽 지역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비시가지 개발을 통한 도심 확장은 미개발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 기반시설 투자, 생활 인프라 부족 등 문제가 있다는 게 연구진 지적이다.

인천연구원은 역세권 중심 복합·압축 개발로 기존 시가지의 토지 이용을 효율화하고 시민의 생활 편의를 향상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인천연구원 안내영 연구위원은 "새로운 개발로 확장을 거듭한 인천시가 역세권 중심의 압축 공간으로 재편해야 구도심 쇠퇴를 막고, 신도시 주민에게도 편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인천 역세권 현황이 인천시 도시기본계획 중심지 체계와 일치하는 면이 많으므로 역세권 중심의 압축 공간을 구축하면서 인천시 전체 공간 구조 전략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