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극장 계보를 잇는 중구 애관극장의 공공 매입 판단을 보류한 가운데 매입 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애관극장 보존 및 활용을 위한 민관협의체'는 지난해 애관극장 공공 매입 등을 인천시에 권고했으나, 인천시는 극장 가치 평가와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한 학술 연구용역을 마친 이후 아직 매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이병래 의원은 지난 4일 제27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인천시 집행부는 애관극장이 민간 건설업자에게 매각돼 멸실되지 않도록 조속히 공공 매입을 결정하고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병래 의원은 애관극장 민관협의체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인천시가 진행한) 가치평가 용역에서는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보존 가치는 충분히 있으나 건축적 가치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과 공론화 용역에서 일부 공공 매입에 대한 신중론이 있었다"며 "이 같은 이유로 결국 민관협의체 권고안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용역 결과의 일부 평가를 과장해 공공 매입을 일방적으로 보류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市, 용역결과 '활용 불명확' 판단
시의회 "일부 평가 과장해 중단"
인천시는 애관극장 공공 매입 판단을 보류한 이유로 사후 활용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인천시 홍준호 문화관광국장은 지난달 25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이병래 의원 질의에 "자산 매입에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사후 활용 방안"이라며 "민관협의체 등에서도 사후 활용 방안 논의가 있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연구원은 지난해 이슈브리프 '애관극장의 현안과 활용 방향' 보고서를 내고, 다른 지역 유사 사례를 분석해 시민 공감대를 형성할 애관극장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근현대 극장 건물의 공공 매입은 지역에 따라 기대감과 문제 제기가 공존한다.
인천연구원 민경선 연구위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애관극장은 영상문화도시 인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적 역할을 하는 만큼, 적극적인 애관극장의 보존과 활용은 영상문화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인천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