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에서 보낸 40여 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성취감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인하대학교와 함께한 4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내년 2월 정년 퇴임을 앞둔 김민배(65)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스쿨 유치 등 대학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좀 더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지난 소회를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인하대에 법학과가 처음 생긴 1977년 입학했다. 이후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의 교수직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인하대와 함께 보냈다.
이 때문에 김 교수가 인하대에 가지는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정년 퇴임 후에도 인하대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수는 "처음 마주한 인하대는 국내에서 손꼽는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종합대학으로서 입지를 다지며 명문대학으로 성장했다"며 "지금은 인하대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법학과 첫 입학생… "제2의 고향"
"어디서든 학교에 보탬 되고 싶어"
논문·칼럼 등 집필한 글 출판 예정
김 교수에게 있어 도시 인천도 인하대만큼 애착이 많은 곳이다. 그는 자신이 1970년대 첫발을 내디뎠던 인천의 모습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과거 논과 밭이 가득했던 곳에 아파트와 여러 산업시설이 들어섰고, 바다를 매립해 만든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엔 세계적인 인천국제공항이 생겼다"며 "인천은 나에게 있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천에 대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수평도시'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천은 여러 지역의 사람이 함께 모인 곳이어서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진 도시"라며 "누구나 공정하게 실력으로 경쟁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를 원동력으로 어느 도시보다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다.
인천발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한 김 교수는 인천에서 도심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구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구도심에 문화시설, 공원 등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는 등 균형 발전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년 퇴임 후 우선 논문, 언론사 칼럼 등 자신이 쓴 모든 글을 다시 정리해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또 인하대뿐 아니라 인천지역의 미래를 위한 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글을 쓰면서 타인에게 용기를 준 글도 있고 상처를 준 글도 있다. 내가 쓴 글을 통해 지나온 삶을 돌아보려고 한다"며 "지금까지는 인하대를 우선순위에 두고 일해 왔다면 퇴임 후엔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내가 가진 역량을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