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인조잔디 운동장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하반기 전국 규모의 축구·풋살대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유해물질 검사 등을 진행하지 않는 '학교 밖' 운동장을 함께 활용하기로 해 논란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에 학생들이 노출될 수 있어 학교 밖 운동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목소리와 과거와 달리 최근 인조잔디 구장이 안전성 측면에서 개선됐고, 대회 일정이 길지 않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기교육청, 교내 운동장 엄격 관리
축구·풋살대회는 학교밖 시설 활용
19일 경기도교육청(이하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제16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18개 종목 중 학생 참여도가 가장 높은 축구(이천시)와 풋살(수원시) 종목을 유치해 오는 10월21일부터 각각 3일과 2일에 거친 일정으로 열기로 했다.
준리그제(링그) 형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전국 17개 시·도 남녀 초·중·고 대표팀이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놓고 열전을 벌인다.
문제는 도교육청이 3년 주기로 유해성 물질 실태 조사를 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는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과 함께 따로 점검에 나서지 않는 '학교 밖' 인조잔디를 경기장으로 활용하려는 데 있다. 학교 내 인조잔디는 '경기도교육청 친환경 운동장 조례'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유해성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한편, 중금속 기준 등이 초과할 경우 철거하거나 흙(마사토) 운동장으로 대체해주고 있다.
10월 전국대회 축구 종목의 경우 3일 동안 100경기가 넘게 치러질 예정인데, 이천시 종합운동장과 학교운동장 6면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도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풋살은 수원월드컵경기장 내 풋살장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앞서 도 대표를 가리는 31개 시·군 대회 역시 학교 운동장이 부족한 탓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인조잔디 구장을 함께 활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예선부터 결승까지 치러지는 경기를 합산하면 1천 경기는 족히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출전 학생들 중금속노출 우려 NO"
"대회 기간도 짧고 개선됐으니 OK"
학부모 의견도 엇갈려 뜨거운 감자
도교육청이 학교 체육 활성화 일환으로 전국대회를 열기로 한 내용을 이달 초 발표하자 학부모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남의 한 중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A씨는 "예전부터 학교 인조잔디에 문제가 많아서 친환경 운동장으로 바꾸고 있는데, 교육청 정책과도 맞지 않고 대회에 나서는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부천에 거주하는 학부모 B씨는 "대회 기간도 짧고, 환경적인 부분에서 학교 안팎 (인조잔디) 운동장이 개선된 것으로 안다. 코로나 이후 뛰어놀 기회가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도내 학교 여건과 짧은 대회 일정을 고려한 최선의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사정이 다 달라 학교 밖 운동장을 구할 수밖에 없고, (도교육청이) 직접 관리하는 시설은 물론 함께 경기가 열리는 지자체 관할 운동장도 그쪽(지자체) 규정에 맞춰 관리·운영되고 있기에 믿고 대관하는 것"이라며 "시·군에서 열리는 예선 경기부터 결승까지 관계 기관들과 지속해서 (안전 문제) 관련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