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인천시장이 1일 오전 계양구 자택에서 인천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며 밝은 표정으로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김명호기자]학생시절 소풍가기 전날 같은 느낌이라 잠을 3시간 가량밖에 자지 못했다고 했다.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나오는 길이라고 했지만 그의 발걸음은 힘이 넘쳐 보였다.

1일 오전 7시 40분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 앞. 민선 5대 인천시장으로 첫 출근하는 송영길 시장이 아파트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야외에서 하는 취임식이라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운좋게 안오네요. 앞으로 시정을 이끌어가는데도 이렇게 운이 따라야 하는데…." 송 시장은 하늘부터 쳐다봤다.

아파트 앞에는 택시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은색 바탕에 '인천콜'이라고 큼지막하게 씌여있는 회사 택시다.

이날 송 시장의 첫 일정은 수봉공원 현충탑 참배다. 시장에 취임하면 첫 일정으로 관례적으로 들르는 곳이지만 송 시장은 여기까지 택시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겠다는 색다른 일정을 짰다. 소통을 강조해 왔던 시장답게 첫 행보부터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송 시장은 자택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 계산역까지 기자와 택시에 동승해 이동했다.

택시에 오르자마자 "어제 잠자리에 누웠는데 설레기도 하고, 앞으로 인천시를 어떻게 꾸려갈까 이런저런 걱정도 하다 보니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했다. 이날 매고 온 노란색 넥타이에 대해 묻자 아내가 골라준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송 시장은 "시장이 되면 관사로 나온다고 했는데 부인이 살던 곳에서 계속 있자고 해 앞으로 집에서 시청까지 이렇게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 출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첫 취임 소감에 대해 "아직 감이 오지 않는다"며 "아마 취임식장에서 취임 선서를 할때 쯤이면 실감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시 부채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위때는 인수위원들이 말해주는 한쪽의 자료만 놓고 판단을 했었는데 이제 시에 들어왔으니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겠다"며 "공무원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있을테고 정책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천의 성장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도 했다.

송 시장은 "송도 경제자유구역을 잘 키워 인천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며 "여기서 나온 이익은 구도심과 다른 분야에도 골고루 배분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이익 총적립금 액수가 수백억원에 불과한 실정이고 대표적인 구도심 재생사업인 루원시티는 수술도 하기 전에 배를 열어놓은 꼴이라 큰 걱정거리다"고 강조했다.

오전 8시께 택시가 계산역에 섰다. 송 시장이 택시 기사에게 잘 가시라고 인사를 하자 기사는 "선거때 시장님을 지지했다"며 "먹고 살기 좋은 인천이 될 수 있도록 힘 써 달라"고 부탁했다.

송 시장은 계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경인전철 부평역으로 이동, 여기서 다시 전철을 갈아타고 수봉공원 근처인 제물포역까지 갔다.

지하철 안에서 송 시장은 출근하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