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 벗고 거리로 나온 의사들 "문재인 케어 반대"…'밥그릇 지키기' 곱지 않은 시선도

입력 2017-12-10 21:10 수정 2017-12-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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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케어' 반대 집회 연 의사협회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문재인 케어 반대 및 한의사의료기기 사용 반대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12.10
k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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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모인 의사 3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추산 7천명)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문재인 케어'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대규모 도심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에 큰 눈이 내린 데다 집회가 시청 앞 왕복 12개 차선 가운데 6개 차선을 가로막고 열리는 바람에 이 일대 교통이 3시간여 동안 큰 혼잡을 빚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인근 대한문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문재인 케어가 의료 전문가 집단과 합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필수 비대위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케어는 구체적인 건강보험 재정 확보 방안이 없어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건강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고, 30조가 넘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케어는 주요 대통령 공약 중 하나다.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로봇수술, 2인 병실 등 그동안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했던 3천800여개의 비급여 진료 항목을 단계별로 급여화하기로 하고 2022년까지 30조6천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의 재정문제를 문제 삼고 있지만, 속내는 수입과 관련이 있다.

비급여 항목은 의사와 의료기관의 짭짤한 주된 수입원이어서 비급여 항목이 대폭 축소되면 수입이 감소해 병원 경영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의사들은 우려한다.

또 당장은 아니더라도 비급여 확대로 건강보험 재정이 위태로워지면 가뜩이나 짜게 책정된 의료수가가 깎일 수밖에 없어 자신들의 생존권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최대집 비대위 투쟁위원장은 "문재인 케어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는 의사들의 생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며 "만약 비급여를 전부 급여화한다면 대부분의 중소병원과 동네 의원이 수익 구조가 더 열악해져 단기간 내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 협의는 하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수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것처럼 기존에 관행적으로 받던 수가를 먼저 올린 후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의료기관이 받는 전체 수가(총액)를 분석한 후 이를 조정해보겠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보다 수가 현실화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중증의료·필수의료·취약계층에 대한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가 우려하고 있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수가 손실분을 '총액' 개념으로 보전해주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오늘 비대위가 요구한 수가 정상화·1차 의료기관 살리기·한의사 의과 의료기기 사용 불가 등 주요 사안을 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의사들의 집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의료계가 환자 권익보호, 서비스 제고, 연구개발 등에 소홀히 하면서 정부 건강보험 정책에 의존해 손쉬운 돈벌이를 하다가 정부가 민원이 많은 비급여 항목을 축소하려 하자 '밥그릇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시위는 의사들이 본인의 진료 수익을 지키거나, 더 늘리기 위한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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