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참성단]중국인, 중국먼지

사드 보복의 중국인이 얼마나 더티하고 쩨쩨한지, 비근한 예가 있다. 베이징의 톈탄(天壇)공원 화장실 화장지가 자꾸만 없어지자 공원 관리소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사용자의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도입, 매회 화장지 한 장씩만을 사용토록 했다는 거다. 만약 같은 사람이 한 장을 더 필요로 할 경우 9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지난 21일 CNN이 보도했다. 죄 없는 롯데에 대한 사드 몽니를 넘어 한국인 전체를 배척하는 그들의 2중 인격은 또 어떤가.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중국 보아오(Boao→博鰲:박오) 포럼이 지난 25일 베이징서 개막됐다. 그런데 쩡페이옌(曾培炎) 보아오 부위원장은 태연자약하게도 '더 역동적이고 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글로벌화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진핑 주석의 언사가 그랬고 쩡페이옌이 그 연설문을 대독한 거다.시 주석은 보아오에 보낸 그 축전 연설문에서 한술 더 떠 '미국(트럼프)의 보호주의에 맞선 중국의 개방성'을 강조했고 장까오리(張高麗) 부총리도 연설에서 "중국 내 외국 기업은 자국 기업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것"이라며 중국이 자유무역 수호자임을 자처했다. 그런 중국이 한다는 짓이 중국 내 롯데마트를 깡그리 폐쇄하고 롯데과자 눈깔사탕까지 수입을 막는다는 건가. 더구나 한국 관광 금지와 한국인 배척운동까지…. 그들의 두 얼굴 작태가 얼마나 한심한가. 게다가 중국발 미세먼지가 세계 최고 수준급인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82.1세)을 깎아내릴지도 모른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엊그제 또 우려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죄야말로 막중하다. 촛불은 당장 그쪽부터 겨눠야 하고 국가 차원의 피해배상이라도 청구해야 옳다.그들은 먼지를 '진토(塵土:천투)' 또는 '진애(塵埃:천아이)'라 하고 '티끌 塵'자도 小 밑에 土가 붙은 간자(簡字)를 쓰지만 중국 쪽 '저 풍진'이 '이 풍진'으로 날아드는 건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부정맥 심근경색 동맥경화 고혈압 폐암에다 치매까지 유발한다는 게 중국 발 미세먼지다. 지겹다. 요새 매일같이 고통스런 '메이드 인 차이나' 흙먼지가 4(死)월을 넘어 5월에나 나아질 거라니 어쩌랴!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28 오동환

[참성단]오바마 ↔ 박근혜

오바마와 박근혜 처지가 극과 극이다. 오바마는 지금 맨발로 구름 위를 사뿐사뿐 걷는 기분일지도 모른다. 유토피아, 무릉도원 체험이 한창인 거다. 대통령 중책, 트럼프 진영 도청 의혹, 의료제도 개혁 폐지 움직임 등 세속의 고뇌를 지난 1월 퇴임과 함께 훌훌 벗어던진 채 먼저 캘리포니아 주로 날아갔다. 일광욕과 골프를 즐기고 카리브 해의 영령(英領) 버진(Virgin)제도에서는 절친한 영국 실업가 리처드 브랜슨과 해양 서핑을 만끽하기도 했다. 뉴욕에선 브로드웨이 극장의 인기 록 밴드 U2의 보노와 오찬도 즐겼고 지난 중순엔 중부 네브래스카 주에서 원로 저명 투자가 워런 버핏과 오찬 후 다시 캘리포니아 주를 거쳐 하와이로 날아가 골프를 쳤다. 지난주엔 태평양 불령(佛領) 폴리네시아의 테티아로아(Tetiaroa) 섬으로 갔고…. 거기가 어딘가. 수려(秀麗)의 극치,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 바로 테티아로아고 미국 영화배우 말론 브란도(2004년 80세 별세)의 섬이다.말론 브란도는 1960년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을 타히티 섬 북측의 바로 그 테티아로아 섬에서 촬영했고 그 섬에 홀딱 반해 1966~67년 두 차례에 걸쳐 섬 전체를 사들였다. 그리고 대 만족, 1994년 출간된 그의 자서전에 적었다. '테티아로아!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멋진 섬'이라고. 오바마가 그 섬에 한 달간 머물 예정이다. 그 섬의 유일한 호텔인 '더 브랜드(브란도)'는 숙박비가 1박에 2천 달러(약 220만원)다. 지난달 미국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자서전 출판 계약금만도 6천만 달러(약 680억원)를 받은 오바마 부부에게는 한 달 호텔비 6만 달러쯤이야 새 발의 피일지도 모른다. 프랑스에선 또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모시자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는 판이다.그런 오바마와는 딴판인 박근혜는 지금 뭔가. 현직 대통령의 탄핵 파면만도 정신적인 극형 선고를 받은 격이거늘 어서 구속하라는 촛불 아우성과 함께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다. 야당의 모 대권 경쟁자는 '박정희 묘 옆에 무덤을 파자'고 악을 썼었지만 탄핵 퇴진으로 인해 장차 그럴 자격조차 없다는 거 아닌가. 2017년, 이 나라가 참으로 암담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27 오동환

[참성단]인양된 세월호

세월호를 미국에선 Sewol ferry, 일본에선 세우오루號, 중국은 歲月號로 적지만 세월호는 '가는 세월, 유수 같은 세월…'의 그 세월이 아니라 '世越號'였다. '世越'이 무슨 뜻인가. '세상을 넘는다, 초월한다'니까 죽는다는 소리다. 그런 배는 타지 말았어야 했다. 차라리 미인의 눈썹 같은 '細月'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요새 인양 관련 용어도 무슨 뜻인지 알고 듣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조(停潮) 때'는 수위 변동이 없는 때, '소조기(小潮期)'는 작은 조기가 아니라 조수의 흐름, 곧 간만(干滿)의 차가 가장 작은 때다. '묘박'은 닻을 내리고 머무는 錨泊, '고박'은 단단히 묶는 固縛이고 선미 램프(船尾 ramp)는 자동차가 드나들도록 배 아래쪽에 혓바닥처럼 내민 장치다. 바지선(barge船)은 밑바닥이 편평한 화물운반선, 반잠수선(半潛水船)은 절반이 물에 잠긴 Semi submersible ship이고….봐도 못 보면 문맹이고 들어도 못 들으면 문롱(文聾)이다. 진도 그 곳 고유명사는 어떤가. 팽목항의 팽목이 '彭木'이라면 중국 쓰촨(四川)성에 팽현(彭縣)이라는 고장이 있듯이 彭은 '땅 이름 팽'자다. 진도군 조도면은 '鳥島面'이고 세월호를 집어삼킨 그 거칠고 사나운 물길인 맹골수도는 '孟骨水道'다. 그러나 바위가 거친 섬이라면 猛이 합당한 글자다. 동거차도(東巨次島) 서거차도도 '동 거차도' '서 거차도'로 떼어 발음해야 옳다. 어쨌든 만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 잔해라니, 만시지탄이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세월호를 인양해 준 회사는 2015년 6월 '중국판 세월호' 둥팡즈싱(東方之星)호를 양쯔(揚子)강에서 인양한 상하이 샐비지(Salvage)다. 그 '동방의 별'은 승객 458명 중 겨우 12명만 구출됐고 세월호처럼 선장은 기관장과 함께 탈출했지만 신기하게도 중국은 그 후 조용하고도 고요했다.이제 세월호는 목포신항으로 옮겨지는 일만 남았다. 수습 안 된 9구의 시신부터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갖은 악성 루머와 화물 간 비밀이라는 것도 낱낱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인양과 보상비 등 전체 비용이 5천548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두 번 다시 되풀이될 수 없는 민족의 비극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26 오동환

[참성단]로큰롤의 대부 척 베리

1985년에 개봉한 SF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를 보면 주인공인 '마티(마이클 J. 폭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 과거(1955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미래에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될 사람이 한 악당의 방해로 사귀기 어렵게 된 것. 만약 두 사람이 맺어지지 못한다면 마티 자신도 태어날 수 없게 돼 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댄스파티에 참가해 성공적인 첫 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마티는 무대에 올라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신나는 로큰롤 곡을 연주하게 되는데 그 곡이 바로 'Johnny B. Goode'이다. 그 당시로선 상상할 수도 없었던 파격적인 곡을 선보이자 밴드의 멤버 중 한 명이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는 "척(Chuck)! 자네 새로운 사운드를 찾고 있었지? 이걸 들어보라고…" 하며 수화기를 통해 마티의 연주와 노래를 들려준다. 여기서 등장하는 '척'은 로큰롤의 대부 척 베리(Chuck Berry)를 말한다. 말하자면 척 베리가 미래에서 온 아마추어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우연히 듣고 로큰롤의 명곡인 'Johnny B. Goode'을 만들게 됐다는 재미있는 설정인 것이다.1926년 세인트 루이스의 한 성직자 가정에서 태어난 척 베리는 로큰롤의 개척자로 꼽히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위대한 기타 연주자였다. 청소년의 삶에 중점을 둔 작사와 기타 솔로, 쇼맨십을 통해 록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실 비틀스가 무명시절에 연주했던 곡들 대부분이 척 베리의 것이었다. 그는 고교 재학 당시에는 무장강도 혐의로 소년원에 가기도 했고, 1950년대 말에 여러 히트곡을 발표하며 영화 출현,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등 인생의 굴곡도 많았던 사람이다. 1984년에는 그래미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고, 1986년에는 레이 찰스, 제임스 브라운과 함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18일 9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국내외 대중음악계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트레이드 마크처럼 다리를 쩍 벌리고 기타를 치는 그의 모습은 록 음악의 상징으로 역사상 길이 간직될 것이다. /김선회 논설위원

2017-03-23 김선회

[참성단]중국의 사드 해코지

중국의 사드 해코지가 유출유괴(愈出愈怪) 도를 넘어 목불인견이다. 중국인 말대로 '유연유열(愈演愈烈:위옌위리에)'이다. '점점 더 심해가고 가면 갈수록 틀어진다'는 뜻이다. 과연 되×들다운 행패다. '되×'은 오랑캐, '중국인'의 낮춤말이다. 전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 등 중국인 성씨에 많은 게 胡(호)씨고 그 胡가 바로 '오랑캐 호'자다. 중국어사전은 '옛 중국 북방과 서방 이민족'이 胡人이라고 했지만 동남방 중국인은 胡人 아닌가? 허튼 소리, 헛소리가 '胡話(호화)'고 되는 대로 말하고 지껄이는 게 胡言이다. 호일귀(胡日鬼)는 '허튼 짓 하기, 제멋대로 굴기, 못된 짓 하기'고. 우리 주변에서 아직도 쓰는 흔한 말이 또 '후레자식'이고 '짱꼴래'다. 생각 없이 함부로, 되는 대로 행동하는 자식이 후레(胡來)자식이고 '中國人' 발음인 '중궈런'이 와전된 말이 '짱꼴래'다. 胡人 관련 말과 얘기는 끝도 없다.그런데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열린 한국여자골프 투어 대회에서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중국 CC(중앙)TV가 대회를 중계하면서 우승한 김혜림 선수가 누구인지 모르도록 하기 위해 그녀의 발 모습과 뒷모습만 비춰줬다는 거 아닌가. 김선수 모자의 'LOTTE(롯데)' 마크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거다. 그 얼마나 옹졸하고 치졸하고 졸렬한 짓인가. 하이난이 어디인가. '코발트 빛 바다/ 늘어진 야자수 아래…젊음이 불타는 하이난의 밤/ 아, 잊지 못할 하이난의 밤'의 그 권성희 노래 '하이난 사랑'의 하이난이고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아름다운 섬이 하이난이다. 그 섬 이미지까지 사드 몽니가 더럽힌 대국답지 못한 짓 아닌가. 중국 소시지는 잘 받아먹고 한국 소시지엔 고개를 돌린다는 개 동영상까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띄웠고….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오늘 벌어지는 내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 한·중전이 걱정이다. 중국 당국은 한국 응원단 지정석과 전용 출입구를 따로 배정하고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 안전조치를 취한다지만 어떨까. 가뜩이나 축구 공한증(恐韓症)에 이를 가는 胡人들 아닌가. 3대0쯤 보기 좋게 압도, 그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눌러주기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22 오동환

[참성단]가짜 뉴스

요리사가 아닌 애플의 CEO 팀 쿡(Cook)이 인터넷 가짜 뉴스 박멸운동을 제기했다. 지난달 12일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 지 인터뷰에서 그는 "대대적인 fake news(가짜 뉴스) 방제운동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 특히 적극적인 공공 광고 캠페인이 필요하고 IT업계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혹시 물어뜯긴 애플 로고가 가짜 뉴스 침투로 더욱 짜부라지지 않을까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한 제의는 아닐까.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Zuckerberg)도 '가짜 뉴스가 인간의 사고(思考)를 죽이고 있다'며 팀 쿡의 가짜 뉴스 방제운동 제의에 적극 찬동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대선 내내 언론이 자신에게 불리한 가짜 뉴스만 쏟아낸다며 비난했고 지난달 25일에도 "가짜 뉴스로 뉴욕타임스 부수가 감소했다"고 했다. 그러자 NYT 편집장 딘 바케트가 이튿날 CNN에 출연, "독자 탈락은커녕 증가했다"고 반박했다.러시아 외무성도 지난달 22일 러시아발 가짜 뉴스 오해에 대한 반론 페이지를 인터넷 공식 사이트로 올렸다. '작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 등 방해했다. 프랑스 대선에도 개입했고 몬테네그로 정권 전복도 계획했다'는 등 가짜 뉴스 오해를 사자 '그런 가짜 뉴스 혐의로 인한 피해는 오히려 러시아가 크다'며 강력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성은 또 러시아를 의심하는 가짜 뉴스가 인터넷에 뜰 때마다 즉각 'FAKE'라는 붉은 도장을 콱콱 찍어 '가짜' 확인을 시키기로 했다며 도장 모형을 사이트에 공개했다. 우리 검찰도 지난 17일 '대선을 앞두고 가짜 뉴스 작성자와 유포한 자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대응하기로 했다'고 경고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작년 전체 인터넷 기사의 1%를 가짜 뉴스로 가정할 때 그로 인한 총 사회적 비용이 30조900억원이었다'고 엊그제 밝혔다.드디어 경기도선관위가 '대선 가짜 뉴스 감시단'을 발족시켰다지만 가짜 뉴스에 가장 적절한 말이 바로 박멸과 구제(驅除)다. 다름 아닌 유언비어 기사화가 가짜 뉴스 아닌가. 유언비어 '비어(蜚語)'가 바로 날아다니는 '벌레의 말'이다. 검찰의 경고대로 엄벌도 필수지만 고액 벌금을 때리는 것도 방제책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21 오동환

[참성단]박근혜 검찰 출두

박근혜 얘기는 끝도 없다. 청와대서 기르던 개 얘기까지 외신들에 실렸다.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 직전 이웃집에서 선사받은 진도개 한 쌍이 작년 12월 대통령 직무 집행정지 후 새끼 7마리를 낳아 9마리가 됐다. 그 애견들을 지난 12일 청와대에 남겨두고 사저로 떠나자 동물애호단체가 기다렸다는 듯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도로나 공원에 버린 게 아니므로 유기가 아니라는 등 시비가 일었다는 얘기였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탄핵을 선고하던 지난 10일 뒷머리에 매단 채 출근한 헤어 롤(클립) 역시 외신들에 실렸고 박근혜 사저로 출근하는 미용사와 메이크업 도우미도 화젯거리다. 두 여인의 근검과 사치가 대조적이라는 거다. 최순실이 대납한 박근혜 옷값도 대통령 취임 이후만 3억원이었다는 게 지난 1월 뉴스였다. 근검절약에 철저했던 고 육영수 여사와는 딴판이다.다음달 프랑스 대선의 최대 야당인 공화당 후보 피용(Fillon)이 곤경에 처한 건 아내 탓이다. 아내의 가공인물 고용으로 인한 공금유용 혐의에다 아내가 선물 받은 고가 의상도 문제가 됐다. 2012년 이후 총액 4만8천500유로(약 6천만원)의 고급 의상을 친지들로부터 선물 받았다며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난 16일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르 피가로, 르 몽드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박근혜 옷값 3억원에 비하면야 약소한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드디어 오늘 검찰에 출두, 포토라인에 선다. 과연 뇌물죄와 직권남용죄가 밝혀질지 관심거리지만 노무현(2009년)의 뒤를 이어 검찰에 출두할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거 아닌가. 헛되고도 헛된 게 권세의 종말인가.아레하노 필리핀 하원 의원이 지난 16일 막말과 마약사범 단속으로 유명한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을 하원에 제기했다. 남부 다바오(Davao) 시장 시절의 범죄용의자 살해 연루, 그리고 마약사범 8천여명 살해를 헌법 위반과 인권침해로 본 거다. 마잉쥬(馬英九) 전 타이완 총통도 재임 시 기밀 누설죄로 지난 14일 기소됐다. 인생이 새옹지마(塞翁之馬) 그건가. 검찰에 때들어가지 않는 거만도 복 터진 인생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20 오동환

[참성단]틸러슨과 왕이

중국의 미국인 이름표기에 엉큼한 저의가 있는 건 아닐까. 지난달 방한한 매티스(Mattis) 미 국방장관은 '馬체斯(마체사)'로, 이번에 일→한→중을 방문한 틸러슨(Tillerson) 국무장관은 '체勒森(체륵삼)'으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중국 발음은 각각 '마띠쓰'와 '띠러썬'이다. 그런데 미국의 두 장관 이름에 왜 하필 '꼭지 체(체)'자를 찍어다 붙인 것인가. 꼭지란 금방 물러 떨어지는 거 아닌가. 그래서 그랬나? 체자뿐 아니라 帝, 第, 遞 등도 같은 '띠' 발음이건만…. 어쨌든 틸러슨 장관은 지난 16일 도쿄 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과거 20년 북한 비핵화 정책은 실패했다. 새로운 방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한 술 더 떠 '그들(북한)이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They have been playing the United States)'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은 또 그 말을 받아 '북한이 미국을 공기 돌(手玉) 놀리듯 했다'고 전했다.17일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대북 공조와 사드 문제에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다음날 미·중 외무장관 회담은 어땠던가. 틸러슨과 왕이(王毅)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북핵 문제 공동대처와 '충돌 않고 대립 않기(不충突不對立)'엔 합의했지만 왕이는 '양국(미·북)간 대화를 통한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또한 북핵과 한·미 군사훈련은 동시에 중지돼야 한다고 했다. 사드 문제 역시 양국은 평행선을 달렸다. 게다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누구도 자기 집 문간에서 소란을 피우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한·미·북의 자제를 강조했다. 어제 틸러슨의 시진핑 면담도 의례적인 협력 수사(修辭)로 그쳤고….북한은 연일 독설을 퍼부었다.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의 첨단 군사장비 도입을 언급, '쓸어버리겠다'고.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 박명호 공사는 또 엊그제 AP통신 등 외신 기자회견에서 '남조선과 미국의 합동군사훈련과 사드 배치야말로 조선반도 평화를 깨는 행위이며 조선의 핵 개발은 어디까지나 자위적인 정당한 권리'라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적반하장 아닌가. 그 아우에 그 형이 북·중이다. 중국은 사시사철 한국 쪽으로 날리는 미세먼지만 해도 백배사죄해야 도리거늘….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19 오동환

[참성단]멋있게 패하는 법

2000년대 초반 학비를 벌려고 쓴 '공부기술'이라는 책이 5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려 잭팟을 터뜨린 조승연 작가는 영어·불어·이탈리아어 등 7개국어를 구사해 '언어천재'라 불린다. 그는 무언가 새로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 같다. 보통 사람 같으면 한 개도 마스터 하기 어려운 외국어를 몇 개씩이나 습득하더니 요즘엔 한문과 중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언어뿐만 아니라 음악과 미술에도 관심이 있어 뉴욕대 경영학과인 스턴 비즈니스 스쿨과 줄리아드 음대 이브닝 스쿨을 동시에 다니고, 졸업 후 파리로 건너가 1년간 소르본 대학에서 불어를 배운 후 '에콜 뒤 루브르(Ecole du Louvre)'에서 중세 그림을 전공했다.이렇게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많은 그가 하루는 신사들의 스포츠인 펜싱을 배우기 위해 나이 든 한 선생님을 찾았다. 그리고 노사부로부터 펜싱의 본래 취지를 깨닫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올림픽 정식종목이기도 한 펜싱은 공정한 채점을 하기 위해 요즘은 전자장비가 보편화 됐지만, 예전에는 승부를 그런 식으로 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펜싱이라는 스포츠는 워낙 칼이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점수를 매기기가 어려운 종목이다. 그래서 칼을 찌른 사람조차도 자신이 상대방을 제대로 찔렀는지 빗나가게 찔렀는지 파악이 힘들다. 그런데 단 한 사람만큼은 점수가 났는지 안 났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칼을 맞은 사람이다. 축구에서 득점을 하면 '골~'을 외치듯, 펜싱에서 득점을 하면 '투셰(Touche)'라고 외친다. 이 투셰는 '찔렀다'라는 뜻이 아니라 '찔렸다'라는 뜻이다. 즉 득점한 사람이 아니라 실점한 사람이 손을 들고 상대편한테 점수를 주는 것이 펜싱의 법도라는 것이다. 결국 펜싱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 무공이 올라가는 정말 신사적인 스포츠였던 것이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의 판결을 통해 파면된 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사저에 들어간 뒤 아직까지 두문불출이다. 반면 그에게 파면을 선고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한비자의 구절을 퇴임사로 남겨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언제쯤 우리는 '멋있는 패배'의 미덕을 아는 리더를 얻게 될까. /김선회 논설위원

2017-03-16 김선회

[참성단]병주머니였던 김정남

병불이신(病不離身)이다. 늙으면 병이 떠나지 않는다. '사백사병(四百四病)'이라는 말도 있다. 인간의 5장(五臟)에 있는 각각 81종의 병 중 마지막 '죽음 병'을 제외한 404종의 병을 일컫는 말이다. 그 정도야 약과다. 생명보험회사 창구에 걸린 인간의 질병은 무려 6천656가지다.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평생 24가지의 중병을 앓아 '걸어 다니는 병원'으로 불렸고 당나라 시성(詩聖) 두보(杜甫)와 세종대왕도 온갖 잡병에 시달렸고 장수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암살당한 북한 김정남도 병주머니였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지난 1일 보도했다. 그가 메고 있던 검은 룩색 속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확인한 약품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약 외에도 다수였다. 2011년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진 아버지 김정일도 호르몬 밸런스 약 등 가지가지 약을 달고 살았다. 김정남은 살았어도 단명할 거다.말레이시아가 지난 13일 김정남 신원을 공식 확인하기까지는 일본과 중국이 기여했다. 2001년 5월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에서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채취당한 그의 지문을 제공했다고 지난 1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고 중국도 마카오 등에 보관된 지문 기록을 보냈다고 14일자 말레이시아 신문 The Star가 전했다. 그런데 발칙한 북한의 억지주장이야말로 천벌 감이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인룡 차석대사가 엊그제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독극물) VX는 미국에서 제조돼 남조선을 통해 반입됐을 것이다. 미국과 남조선이 조선의 이미지를 더럽히려고 저지른 무모한 행동의 산물'이라고 했다. VX는 말레이시아에 장기 체류한 북한 공작원이자 화학자 리정철이 현지에서 정제(精製)했을 것으로 전 세계 언론이 보도했건만….윤병세 외무장관은 지난달 22일 유엔본부 기조연설에서 '안보리 결의 위반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안보리 결의 위반을 밥 먹듯 하는 북한의 회원국 자격을 왜 박탈하지 않는 건가. 문제의 심각성은 그런 북한을 추종, 동조하는 무리의 세상이 목전에 닥쳤다는 그 점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16 오동환

[참성단]대권病

난치병 중 난치병이 대권병이다. 도무지 깜냥이 안 되는 함량미달 부실 저질 인간 군상(群像)의 대권병 창궐 만연이 지구촌 도처에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 게 2013년 6월의 이란 대선이었다. 그 때 예비후보도 아닌 정식 입후보자만 무려 686명이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측근인 모샤이를 비롯해 전 대통령 라프산자니 등. 욕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고 했던가. 현존 세계 최장수(93) 최장기(37년) 독재자인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도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건 작년 12월 말이었고 부창부수(夫唱婦隨)로 그의 젊은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는 남편이 100세까지 통치할 수 있도록 특수 휠체어를 제작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휠체어 대통령도 있다. 2014년 4월 알제리 대선에선 당시 대통령 브테프리카(77)가 휠체어를 탄 채 투표했고 81.5%라는 높은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을 영원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1년 8월 브라질의 아르만도 알바레스 펜테아도 대학 연설에서 "중임까지 허용되는 미국 대선 법은 매우 합리적이지만 나는 대통령 직무 자체가 너무나 좋아 영원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권력도착증이 얼마나 무서운가. 독일 출신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성적 사디슴(sadisme)이 성욕 도착(倒錯)인 것처럼 지나친 권력 욕구도 권력 도착'이라고 했다. 이미 대권을 누리고도 대권이 안 되면 '중권(中權)'이라도 잡겠다는 인간도 있었다. 파키스탄 전 대통령 무샤라프가 남부 한 지역구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건 2013년 3월이었다. 이른바 '벨리슴(beylisme)'이라는 권력숭배 증상이 얼마나 지독한가를 증명한 사례다.한국당 예비 대권 주자가 11명이라고 했다. 마치 대통령 탄핵이 뭐 대수냐며 기다렸다는 듯이, 공동 죄책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는 듯이. 역대 대통령 11명 중 하야 피살 자살 감옥 탄핵 등 8명이나 비운을 겪었건만 '설마 나야…' 식인가. 그쪽도 저쪽도 눈을 씻고 봐도 그럴싸한 인물은 없다. 개헌은 4년 중임제로 해 자신부터 8년 대권을 누리겠다는 대표적인 대권병 환자를 비롯해…./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14 오동환

[참성단]이정미↔김평우

외신에 뜬 이정미는 李貞美지만 '정미'라면 하얀 쌀 '精米'나 따뜻한 정의 맛 '情味'보다는 '正味'부터 연상된다. ①물건의 외피(外皮)를 제외한 내용물 ②전체 무게에서 포장 등의 무게를 뺀 알짜 무게를 뜻하는 말이 '正味'지만 '쇼미'로 읽는 일본식 용어다. 그런데 엊그제 박근혜 탄핵 판결문을 낭독하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은 그 이름 뜻 '알짜와 알맹이'처럼 빈틈없이 똑똑해 보였다. 2014년 첫 정당 해산 심판(통진당)에 이어 첫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그녀는 어제 헌재 재판관에서 퇴임했지만 그녀와 맞섰던 대통령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72)는 어제 또 신문에 격문을 띄워 '이 나라 법치주의는 사망했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에 결정적 주도 역할을 한 건 김평우가 아닌가 싶다. 재판 과정의 돌발 행동과 막말이 큰 반발을 샀고 결국 판결에 독(毒)이 됐다는 거다. '감정의 동물'이 인간이라고 하지 않던가.그는 ▲이정미 소장 대행이 변론 종료를 공식 선언했는데도 끝내지 않겠다고 버티며 '12시에 변론을 마쳐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느냐'고 했고 ▲국회 측의 13가지 탄핵소추 사유를 '섞어찌개 범죄'라고 했는가하면 ▲'헌법재판관들은 청구인(국회)측 대리인이지 법관이 아니다'라고 매도했다. 그러자 이정미 대행은 뒷목을 잡으며 괴로워했고 다른 재판관들 얼굴도 무섭게 굳어졌다. 게다가 서석구 변호사는 태극기까지 펼쳐 보이는 돌출행동까지 연출했다. 그러고도 그들 박근혜 측은 기각 또는 각하를 바랐던 것인가. 김평우 변호사는 소설가 김동리(1995년 82세로 타계)의 차남이다. 한국 문학의 큰 별이자 소설 '황토기' '무녀도' '등신불' 등 작품으로 동시대 모든 문학인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런 아버지의 문학적 업적까지 깎아내리는 자식이 김평우 아닌가.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길 가던 돌쇠 떡쇠 먹쇠가 들어도 상 찡그릴 잘못이다. 그런데도 탄핵을 당해 사저로 돌아가리라고는 단 몇%도 상상을 못했던 것인가. 만약의 대비를 차마 말 못했다는 참모진도 비굴의 극치다. 게다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말을 대변인을 시켜 남겼다. 그 진실이 무엇인지 괴롭도록 궁금하다./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13 오동환

[참성단]'피청구인'과 '최서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지난 10일 오전 11시부터 21분 간 박근혜 탄핵 판결문을 낭독할 때 박근혜 이름은 '피청구인(被請求人)'이었다. 마치 성은 피씨, 이름은 '청구인'처럼 들리다가 '박근혜를 탄핵한다'는 맨 마지막 말에서야 '박근혜'로 호명됐다. '최서원'은 또 뭔가. 다수 국민들이 '최서원이 누구지?' 했을 게다. 촌스런 이름 순실보다 개명한 '서원'으로 불러줬다는 거다. 그런데 자기는 잘못이 없다던 '피청구인'이 '맹세하고 간절히 원했던' '서원(誓願)'은 여지없이 빗나가 탄핵되고 말았고 촛불과 태극기는 웬만한 희비쌍곡선이 아니라 크나큰 경사 집과 초상집으로 엇갈려버렸다. 촛불 쪽은 모두가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고 흔희작약, 만세를 부르는가 하면 꽹과리에다가 샴페인과 폭죽까지 터뜨렸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고 3·10 탄핵절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촛불 편도 있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태극기 쪽은 3명의 사망자를 내 진짜 초상집이 돼버렸고 '피청구인' 탄핵 소식에 최순실은 대성통곡했다는 거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체슨시루가 호읍(號泣)했다'고 썼다. 목 놓아 소리 내어 우는 게 號泣이다. '피청구인'과 최서원은 그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일까. 북한은 전혀 이례적으로 두 시간 만에 속보로 탄핵을 전했고 CNN은 'Park Out'이라고 해 '청와대 공원이 망가졌다'는 소리로 들렸다. 뉴욕타임스는 '내쫓겼다(ousted)', 워싱턴포스트는 '뇌물 스캔들(bribery scandal)'이라고 했고 인민일보는 '박근혜 시대가 시커멓게 끝났다'고 보도했다. 黑+音의 '검을 암'자를 써 '암연히 종결됐다'는 거다. 그런데 촛불의 지나친 가무 도약은 초상집 앞의 예의와 도리가 아니고 태극기의 헌재 판결 불복도 옳지 않다. 더구나 앞장서는 대선 주자들 추태라니!문재인은 그저께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에도 no 할 수 있어야 하고 김정은을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하며 사드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북한과 중국이야 귀가 솔깃하겠지만 뉴욕타임스는 DJ, 노무현 노선에 우려를 표명했다. 불붙은 보궐 대선전(戰)이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몰고 갈지 관심거리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12 오동환

[참성단]도깨비와 삼신할머니

한국에서 크게 히트해 중국, 대만 등 범아시아로 열풍이 번진 드라마 '도깨비'에는 주인공 도깨비 외에도 '저승사자', '삼신할머니' 등 전통설화와 관련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도깨비라고 하면 짐승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고, 머리에는 뿔이 났으며, 손에는 뾰족한 쇠가 박힌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깨비는 일본에서 들어온 '오니(鬼)'의 형상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혹부리 영감' 이야기가 당시 초등학교 국어독본에 실리면서 오니의 삽화가 들어갔고, 이것이 우리 것 인줄 알고 해방 이후 교과서에도 실린 것이다. 정작 우리나라 도깨비는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 울음소리, 웃음소리, 요란한 소리, 불빛 등으로 묘사된다.와전된 도깨비에 비해 삼신할머니는 우리나라만 갖고 있는 토속 신앙의 대상이기에 문화적인 가치가 훨씬 높다. 전통적으로 우리 어머니들은 자식을 낳기 위해, 특히 아들을 낳으려고 유명한 산천과 서낭당, 부처님, 칠성님을 찾아 빌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새 생명을 가져다 주는 이가 삼신할머니라고 굳게 믿었다. 우리는 삼신할머니의 점지를 받아 태어났으며, 삼신할머니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가라고 볼기를 때리는 바람에 푸른색의 몽고반점이 생겼다고 믿어온 것이다.삼신할머니는 가신(家神)의 하나로 '산신(産神)''삼승할망'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일부 학자들은 삼신의 글자를 三神으로 보아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사상이 투영된 산물이라고 본다. 또 태(胎)를 우리말로 '삼'이라고 부르고, 탯줄을 '삼줄'이라고 불렀기에 삼신이라는 표현에 '태신(胎神)'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는 이도 있다.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삼신할머니가 노파의 모습뿐만 아니라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입술을 붉게 칠하고 빨간 정장에 하이힐을 신은 세련된 여성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좋은 신(神)으로 묘사된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우리 전통 설화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관심과 연구가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또 다른 설화 속 캐릭터가 새롭게 조명돼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김선회 논설위원

2017-03-09 김선회

[참성단]주일 미군기지

북한은 7일 '이번 미사일은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했고 핵탄두 탑재까지 했다'고 공언했다. 북한의 공격 대상이 한국인 줄만 알던 일본이 얼마나 뜨끔했을까.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엔 10곳의 미군기지가 있다. 특히 미 해군 7함대가 있는 요코스카(橫須賀)가 핵심이다. 도쿄만(灣)에 면한 일본열도 중심축인데다가 일찍이 1877년 군항으로 지정된 군사 요충지가 요코스카다. 거기엔 미 해군기지뿐 아니라 일본 자위대 기지를 비롯해 보에이다이(防衛大)와 릿쿄다이(立敎大) 원자력연구소까지 있다. 큐슈(九州)의 사세보(佐世保)도 군항으로 미군과 자위대 기지가 있고 큐슈와 타이완 사이의 오키나와(沖繩)는 어떤가. 류쿠(琉球)열도 여러 섬으로 된 그곳 역시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주요 전략기지다. 1945년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그 히로시마 만에 면한 이와쿠니(岩國) 또한 자위대 항공기지이자 주요 공업도시다.북한이 일본의 그런 군사요충지들을 까부수겠다고 한 이유가 뭘까. 6·25 전쟁 판세를 뒤집은 미군의 인천상륙작전 주력 부대들이 바로 그 주일 미군기지들로부터 전개됐기 때문이다. 당시 낙동강 전선까지 진격해 적화통일 완수가 코앞이었던 북한의 야욕, 그 허리를 끊어버린 작전이 인천상륙작전이었다. 그러니까 주한 미군은 물론 주일 미군도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한반도 적화에 걸림돌인 주적들이기 때문이다. 6·25부터 67년간 끝없는 북한 도발과 적화 야욕을 막아준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고 사드 배치로 혈맹인 한국을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눈물겨운 나라가 미국이다. 그런데도 사드가 주권 침해라는 게 우리 야당이다. 그게 어느 나라 주권인가? 사드 반대, 중국이야 그럴 수 있다 치고 한국인의 반대란 상상도 못할 배은망덕이 아닐 수 없다.사드 배치 개시에 중국은 '한·미 양국이 큰 뒷감당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을 앞세워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기자단에 '북한이 최대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그 전날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도 만났다. 그 자리서 그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가장 위험한 나라는 바로 중국이야!'가 아니었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08 오동환

[참성단]중국의 가면

중국은 늘 가면(假面) 쓴 두 얼굴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때마다 '반대한다. 조선반도 비핵화를 바란다'고 했고 한 달도 안돼 또 미사일 4발을 쏴 올려도 중국 외교부는 "조선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중국은 반대한다"는 거다. 실제로 안보리 회의 때도 천연스레 북한 비난 결의안에 동조하기도 하지만 그건 가면 쓴 얼굴이다. 그들은 가면을 '가면목(假面目)' 또는 '가모(假冒:지아마오)'라고도 하지만 '가짜를 무릅쓴다'는 게 假冒다. 그럼 중국이 가면을 벗는 진면목은 무엇이고 어느 땐가.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도 우려를 표시한 게 두 얼굴이고 그 훈련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촉발한다는 게 진면목이다. 마치 방패를 먼저 들기 때문에 창을 꼬나든다는 식이고 북의 도발보다 남의 사전 대비가 더 나쁘다는 논리다. "각 측(남북)은 자제하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겅솽(耿爽:경상) 외교부 발언인(대변인)의 이번 발언도 그거다.롯데에 대한 사드 보복 자행도 중국의 가면 벗은 얼굴이다. '북측이 미사일을 쏘든 핵실험을 하든 왜 간섭을 하는가. 왜 유비무환이다 뭐다 설치며 전쟁 준비를 하느냐'는 식이다. 흉기 강도가 들어도 타협과 대화로 하라는 거다. 엊그제 모 정치인이 병자호란 삼전도(三田渡) 치욕을 언급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행패를 보면 1637년 인조의 이른바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 치욕을 떠올린다. 청태종(淸太宗) 앞에 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린 그 치욕 말이다. 우리는 17~19세기 중국의 속국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엊그제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副相)이 양국 우호를 다짐했듯이 북·중 혈맹 관계엔 변함이 없다. 중국의 진면목 진심은 북한의 대망인 핵보유국 인정→미군철수→남북 연방제→적화통일 수순을 후원, 보장하는 거다.그런데 북한 미치광이 집단과 그들을 싸고도는 중국도 무섭지만 더욱 소름끼치는 건 남측 종북 집단이다. 사드 반대 중국 편을 들어 롯데를 공격하는 부류, 무조건 북쪽으로 달려가 미치광이 청년부터 끌어안겠다는 인간과 그 부종(附從) 무리야말로 문제다. 체제 전복 그것만은 안 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07 오동환

[참성단]김정남의 DNA

말레이시아가 지난 4일 강철 북한 대사에게 추방명령을 내렸다. 이유는 '비우호적인 인물, 외교상 기피인물'이라는 거다. 외교 용어로는 라틴어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다. 반대로 우호적인 인물, 내키는 인물은 '페르소나 그라타'다. 외교사절 임명 때 상대국 동의를 묻는 아그레망(agrement)도 그 나라에 '페르소나 그라타'냐의 여부고 person(사람)의 어원도 persona다. 조각의 인체 상(像) 또는 흔히 대형건물 1층 로비에서 볼 수 있는 인물 소상(塑像)도 '페르소나 상'이다. 기독교에서는 위격(位格), 즉 삼위일체 신을 가리킨다. 제1 페르소나는 아버지, 제2 페르소나는 아들, 제3 페르소나는 성령(聖靈)이라는 거다. 어쨌든 강철 대사는 '말레이시아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 김철(김정남)은 독살이 아니다. 어서 시신을 인도하라'는 등 막말을 하다가 강철처럼 부러진 채 추방당하고 말았다.된통 궁금한 건 왜 김정남의 아들 한솔이 말레이시아로 안 가는지 그 점이다. 부자의 DNA를 대조해야 시신이 김정남으로 확인된다는 거 아닌가. 그게 안돼 김정남 독살사건 수사는 한 달이 다 돼도 흐지부지 미궁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한솔 남매가 말레이시아에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이유를 지난 4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밝혔다. 복수의 조선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의 지시를 따른 마카오 경찰이 한솔네 식구를 못 나가게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김정남 신원 확인을 못 하도록 붙들어 두고 있다는 거다. 그렇게 보호가 아닌 억류를 하는 이유가 '조선 국적 남자 김철'이 김정남으로 확인될 경우 더욱 국제적 코너에 몰릴 북한을 중국이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정남과 한솔은 평소 부자사이도 무척 좋았다고 하거늘….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40년 우의에도 무비자 입국 파기(破棄)에 이어 북한 대사 강철을 추방한 건 단교(斷交) 수순으로 보인다지만 북·중 혈맹만은 철석같다. 한솔이의 마카오 억류가 사실이라면 더욱 그렇다는 걸 증명하고 과시함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대로 '가장 위험한 존재가 북한'이라면 그보다도 더 위험한 건 싸고만 도는 중국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06 오동환

[참성단]사드와 롯데

중국은 외래어 표기가 엉터리다. 그들의 외래어를 보면 실소와 '썩소'를 금할 수 없다. 일본식 표현은 '高高度迎擊(영격)미사이루시스테무'인 사드(THAAD)만 해도 중국서는 쌀떡이 아닌 '살덕(薩德:싸더)'이다. 그건 그래도 발음이 비슷하지만 '롯데'는 어떤가. 엉뚱하게도 '낙천(樂天:러티엔)'이다. 롯데그룹은 '러티엔지투안(樂天集團)'이고 롯데마트는 '러티엔마터(樂天瑪特:낙천마특)'다. 슈퍼마켓은 초급(超級)시장, 줄여서 '초시(超市:차오스)'고. 그런데 아직 배치 전인 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참으로 치사하고도 좀스럽고 다랍고 쩨쩨하다. 왜 외교 라인을 통한 정부 차원으로 항의를 못하고 롯데를 핍박하는가. 성주 사드 부지인 롯데 골프장은 이미 롯데 땅도 아니다. 그런데도 롯데 면세점 홈페이지를 해킹, 다운시키고 롯데 상품이라면 사탕까지도 수입을 금지했는가 하면 드디어 북·중 접경의 단둥(丹東) 롯데마트가 영업정지 당했다.그들 표현대로 저제낙천(抵制樂天)→롯데에 대한 저항과 제재 작태가 도를 넘었다. 공산당계 '中國靑年報'는 지난 1일 '우리는 롯데에 대해 말한다. NO라고(我們對樂天說 不)'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실었다. 롯데는 중국에 24계열사가 진출해 있고 롯데마트만도 115점포, 롯데백화점이 5곳이다. 그 24계열사의 작년 판매고는 3조2천억원이었다. 장차 롯데 피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웃기는 게 또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대형 온라인판매 기업인 Rakuten(樂天市場)까지도 한국 롯데 계열사로 알고 거센 항의와 함께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거다. '라쿠텐'이든 '러티엔'이든 중국인 눈엔 '樂天(롯데)'만 비치기 때문이다. 롯데 피해가 공교롭게도 일본 롯데까지 미친 경우다.정치적 이유로 무역제한 등 경제적 보복을 못하도록 한 국제적 규제 장치가 바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이다. 그런데 중국은 2010년 노벨평화상이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뽀(劉曉波)로 결정되자 노르웨이 연어 수입금지로 보복했다. 중국은 劉씨를 '中國異見人士'라고 했다. 2012년 일·중 영토분쟁 때도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중단했고…. 사드 보복이 어디까지 갈 건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05 오동환

[참성단]에잇 포켓(eight pocket)

동양사회에서 가족 개념은 보통 육친(六親)까지 적용한다. 육친은 곧 부모(父母), 형제(兄弟), 처자(妻子)를 말하는데, 사실 사람의 운명은 이 육친과의 관계가 얼마나 좋으냐 나쁘냐를 통해서 가려질 수 있다. 그래서 '6'이라는 숫자는 직계 가족을 상징하는 숫자로 사용되기도 하고, 친척까지 확장할 때는 팔촌까지는 인정해주는 문화 탓에 '8'이라는 숫자도 의미가 있는 숫자다.그런데 3월부터 시작된 신학기를 맞아 '에잇포켓(eight pocket)' 마케팅이 치열하다고 한다. 에잇포켓을 논하기 전에 '식스포켓(six pocket)'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이는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용어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한 가구당 자녀가 1~2명으로 줄어들어 부모, 친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의 어른이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지출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요즘에는 식스포켓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모, 고모, 삼촌 등까지 포함 시켜 에잇포켓이라고 부르는 것이다.불황 속에서도 에잇포켓 현상은 심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영유아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관련 산업인 '엔젤 비즈니스(angel business)'는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몇 해 전에는 '등골브레이커'로 상징되는 수십만원 짜리 노스페이스 점퍼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더니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소위 명품의 주니어 브랜드인 구찌 키즈, 버버리 칠드런, 아르마니 주니어, 란도셀 등 70만~100만원 짜리 책가방이 매진행렬을 거듭할 정도다.사자소학에는 '의복이 비록 나쁘더라도 주시거든 반드시 입으라(衣服雅惡 與之必着)'고 했고, 다산 정약용은 "검소함(儉)이란 무엇인가? 한 벌의 옷을 만들 때마다 이 옷을 먼 훗날까지 입을 수 있는지 헤아려 보라. 가는 베로 만들면 머지않아 해지고 말 테니 질박한 천으로 만들어 입으라"며 자녀들에게 검소한 생활을 할 것을 매우 강조했다. 하지만 요즘 부모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몸서리칠 것이 뻔하다. 당장 내 아이가 다른 집 자녀에게 비교당해 기죽는 것이 훨씬 더 큰 문제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등골브레이커는 계속해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김선회 논설위원

2017-03-02 김선회

[참성단]기각 vs 인용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할지 인용할지 그건 시한폭탄이라고 어느 신문이 그랬지만 10여일 남은 시한이 코앞이다. 기각이냐 인용이냐 그것이 문제다. 그런데 '기각'이라는 말이야 자주 들어 알겠지만 '인용'이 무슨 말인지도 알고들 있을까. 법률학자와 법조인을 제외하면 몇 %나? 기각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도 그랬었고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 최근에도 자주 들은 소리고 항소기각, 상고기각도 있다. '기각(棄却)'은 버리고 물리침이다. 각하(却下)하는 거다. 발밑으로 확 버리는 게 각하다. 절차가 틀리거나 기간이 경과했다는 등 이유로 버리고 물리치고 내던지는 게 기각이고 각하다. 그럼 '인용'은 뭔가. 인용이라는 말은 仁勇 引用 認容 세 가지고 이 중 기각의 반대말은 認容이다. 인정하여 용납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인정, 용인(容認), 인준이라는 말도 있는데 왜 하필 '인용'인가.중국엔 認容이란 말이 없다. 비슷한 말이 '인증(認정:런정)'이다. 국가 주석에 대한 탄핵 따위 제도가 아예 없는 나라니까 그럴 만도 하겠지만 認容은 '닌요'로 읽는 일본식 한자 용어다. '인정하여 용납함 용인함(미토메 유루스 코토)'이라는 뜻의 단어가 認容이다. 영어의 admission과 acknowledgment도 비슷한 뜻이다. 그런데 '인용'이라면 남의 말이나 문장, 사례를 끌어다 쓰는 인용구 인용문 인용부(符) 인용서(書) 인용어 인용점 인용형 등 引用이라는 말부터 떠오르고 Quotation marks(' ' " ")부터 눈앞에 아른거리지 않는가. 한자말을 한자 표기 없이 발음만 적으면 무슨 말인지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탄핵 재판의 '인용'이다. 헌재가 엊그제 첫 평의를 열었다는 '평의'도 그렇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의논하는 게 評議다.작금 네티즌들은 인용 편이냐 기각 편이냐 크게 갈려 인터넷 영상투표하기 열풍이라지만 헌재 재판관들도 한 쪽으로 의견일치를 보기란 어렵다. 노무현 탄핵 재판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8명 전원일치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느 쪽으로 판결이 나든 모두가 '인정하고 용납(認容)'해 시한폭탄 위력을 최소화하는 게 순리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2017-03-01 오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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