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징분질욕: 분노를 경계하고 탐욕을 막는다

역에 손괘와 익괘가 나란히 들어있는데 손은 덜어낸다는 의미이고 익은 보태준다는 의미이다. 덜고 보태는 손익은 주로 경제에서 사용하는 단어인데 손은 손해로, 익은 이익으로 인식하여 손은 좋지 않고 익은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경제주체의 차원에서만 보자면 손해가 나면 좋지 않고 이익이 나면 좋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동양의 고전에서 손익은 경제에 국한하여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루고 도덕과 학문을 성취하는 것과 연관시켜 이야기한다. 그중에 분노를 경계하고 탐욕을 막는다는 징분질욕(懲忿窒慾)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손괘에 공자가 하신 말씀이다. 분(忿)이란 성냄이 지나친 분노이며 욕(慾)이란 욕심이 지나친 탐욕이다. 인간은 자기가 좋은 것은 끌어당기고 자기가 싫은 것은 배척한다. 자기가 좋은 것을 지나치게 끌어당기면 이것이 탐욕으로 나타나고, 자기가 싫은 것을 지나치게 배척하면 이것이 분노로 나타난다. 무엇이든 지나침은 해로움을 초래하기 때문에 분노나 탐욕은 신심에 극히 해롭다고 한다. 불가에서도 인간의 근본적 무명(無明)과 그 무명과 무지로 인해 발현되는 탐심과 진심을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해치며 깨달음을 가로막은 삼독(三毒)이라 부른다. 분노는 불기운과 같이 타오르기 때문에 불조심하듯 경계해야 하며 탐욕은 견물생심으로 끊임없이 발동하기 때문에 잘 다스려야 한다. 우리가 받는 심적 스트레스도 잘 생각해보면 이 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좋지 않은 것을 덜어냄은 손해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덜어내야 하니 분노와 탐욕이 대표적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1-20 철산 최정준

[손경년의 '늘찬문화']다음 백년을 상상할 권리

20년간 정책·운영 제대로 했는지되돌아 보면서 변화·혁신 준비현실 절박 할수록 여유 갖고'당대의 결여' 끈질기게 도전인간 고유 권리 제대로 확보해야1999년, 인류는 두 번째 맞이하는 밀레니엄의 삶을 산다는 기대와 동시에, 2000년 1월 1일로 넘어갈 때 날짜와 시각을 다루는 과정에서 드러난 컴퓨터 설계의 오류에 대한 지구적 우려 및 사회적인 파장을 경험했다. 물론, 2000년 이전에 대부분의 국가, 회사나 단체들이 컴퓨터 시스템을 점검, 교체하였기에 막상 1월 1일에는 소소한 일 외에 세계를 흔들만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20년을 보냈다.부천문화재단은 2001년에 만들어졌다. 재단은 그간의 햇수로 보면 19년의 시간을 살았고 내년은 우리 나이 셈법으로 스무 살이 되며, 2021년이면 만 20세가 된다. 지난 시간을 더듬어 살펴보니, 설립 당시 재단의 비전은 지구적 트렌드였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개념을 도입한 '세계지향의 문화도시-세계를 지향하는 부천문화재단'이었다. 그만한 이유와 명분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갓 출범하는 재단의 비전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원대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10년이 지난 2010년의 문화재단은 '친절', '따뜻', '시민', '행복', '관심', '소통', '공유' 등의 개념을 근간으로 '문화공동체의 지향'을 비전으로 삼았다. 좀 더 삶터의 가까운 곁을 살펴보는 눈이 생겼던 것 같다. 법정문화도시 지정준비를 시작했던 2014년부터의 문화재단은 '시민참여에서 시민주체로의 변화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질문해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개인은 고유하고 유일하며, 모든 개인은 존엄한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 문화재단의 모든 사업을 되돌아볼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부천문화재단은 되돌아보기 위해 오히려 '백년 뒤의 문화정책'을 상상하고 만들어보고자 했다. 대부분의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야 결과가 드러나는 문화정책 또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할 때는 주로 5년 또는 10년 정도를 다룬다. 왜냐하면 당장 요구되는 현안의 해결책 제시와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방향 및 예산투여가 가시화되었을 때 비로소 '정책이 실현되었다'고 여기는 관성이 있어서 이 정도의 기간이 적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가정책도, 자치단체의 정책도 아닌 기초단위의 재단에 불과한 부천문화재단이 적정한 기간이라고 여기는 5년 혹은 10년을 넘어 굳이 '다음 백년'의 비전을 만들고자 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닥친 과제도 많을 텐데 체감도, 예측도 만만치 않은 미래를 그려보겠다는 것은 20년 동안의 재단정책과 운영이 부천의 문화예술진흥과 문화예술생태계를 위해 과연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여부를 짚어볼 계기를 찾고, 이 과정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 탓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면 현재의 조건에 더 집착하기 때문에, 혁신이니 전환이니 하는 말을 버겁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지만 흥미롭게도 사람들에게 백년 뒤를 상상해보라고 하면 오히려 먼 미래여서 시간을 번다는 느낌 탓인지 훨씬 자유로운 상상을 하며 혁신방안을 내놓는다. 또 물리학에서 말하는 시간성을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당대의 사고수준 정도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의 여부가 미래의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그리 큰 어려움을 갖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가 꾸는 꿈과 상상은 미래를 바라보는 방향을 결정하고, 미래의 삶을 구성하는 토대가 된다는 것에 대해 다른 의견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나 지자체, 각 지역에 있는 문화재단들, 그리고 규모와 크기와 상관없이 문화예술단체들 모두에게 '다음 백년의 상상하기'를 권하고 싶다. '다음 백년을 상상한다는 것'은 현실이 절박하고 시급할수록 생각할 마음의 공간을 갖고, '당대의 결여'를 끈질기게 도전함으로써 인간 고유의 권리를 제대로 확보하겠다는 의지와 맞닿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다음 백년을 상상한다는 것'을 통해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등 기술발전의 속도가 빨라지고 기후변화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구 생명의 공동운명과 인간과 생명 종들 사이의 연대와 협력을 미리 준비하고, '사람이 우선'이라는 정부정책이 문화기본권과 시민권을 제대로 실천하도록 힘 있게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2019-11-17 손경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관기소유: 그 사람의 지나온 바를 보아라

사람의 됨됨이는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이 나를 배반하기도 하고 별로 큰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이 나를 도와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됨됨이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한 큰 기대나 큰 실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잘못 본 대가는 감정의 상처를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도 그렇지만 국가의 운영에서 적임자를 알아보고 쓸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지인(知人)'을 강조하였다. 논어에 보면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그 사람의 행위를 보고(示其所以) 그 사람의 이력을 살피고(觀其所由) 그 사람이 편안하게 여기는 바를 관찰한다면(察其所安) 그 사람의 됨됨이를 어찌 숨길 수 있으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어찌 숨길 수 있으랴!" 먼저 당장 그가 하는 행위를 잘 살펴보라는 것이다. 착한 일을 하는지 나쁜 일을 하는지, 명예를 추구하는지 돈을 추구하는지, 급하게 처리하는지 느리게 처리하는지 등등을 보고 일차적으로 판단한다. 다음으로는 그동안 지내온 관련 이력을 살펴보면 그 행위가 정상적인 행위인지 일시적인 행위인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위를 함에 자연스럽고 편안한지를 살펴본다. 이렇듯 공자는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함에 현재를 보고 과거를 보고 미래를 보는 방법에 대해 밝혀놓았는데 그 사람의 과거 이력도 중요한 판단자료이니 잘 살펴보라는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1-13 철산 최정준

[생활법무카페]내용증명의 효과

법률상담을 하다 보면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준 경우, 방문판매 등으로 물건 구입 후 반환하고 싶은 경우, 전세 살다가 이사 가려고 할 경우 집주인에게 어떤 식으로 통보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종종 상담을 한다. 이런 경우에 내용증명(상대방에게 언제, 어떤 내용을 발송했는지를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하는 우편제도)이 유용하다. 내용증명은 어떤 정해진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을 6하 원칙에 따라 간결하게 작성하고, 3장을 복사해 우체국에서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내면 된다.첫째,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준 경우는 내용증명을 보내서 후일 소송의 증거자료를 만들고, 차용증은 있으나 돈을 갚지 않는 경우의 내용증명은 채무자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둘째, 방문판매나 전화권유판매로 물건을 구입한 경우, 소비자는 계약서를 교부 받은 날이나 물건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청약철회를 14일 이내에 내용증명으로 보내면 된다. 다만, 물건을 훼손한 경우에는 청약철회를 할 수 없으나 단지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뜯는 경우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셋째, 세입자가 전세기간까지만 살고 이사를 가야 할 경우, 집주인에게 말로 하는 것보다는 만약을 대비해 내용증명을 보내면 묵시적 갱신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전세기간이 끝나면 전세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생긴다.내용증명 그 자체만으로 어떤 법률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나, 내용증명은 후일 재판에 있어 증거의 사전확보차원에서 필요하다. 또한 심리적으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적 효과가 있어 상대방에 압박감을 느끼게 해 자발적인 이행을 유도하기도 한다. 민사소송에서의 승패 여부는 증거에 달려있기에 '증거가 왕'이란 말이 있다. 내용증명도 일종의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중요한 의사표시는 가급적 내용증명으로 하길 바란다./서동선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안양지부서동선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안양지부

2019-11-12 서동선

[시인의 꽃]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오죽했으면 죽음을 원했으랴네 피고름 흘러내린 자리에서꽃들 연이어 피어난다네 가족 피눈물 흘러내린 자리에서꽃들 진한 향기를 퍼뜨린다조금만 더 아프면 오늘이 간단 말인가조금만 더 참으면 내일이 온단 말인가그 자리에서 네가 아픔 참고 있었기에산 것들 저렇듯 낱낱이진저리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이승하(1960~)속된 것에서 성화되는 꽃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같이 성스러움이 서려있다. 세속적인 고통이 클수록 그것에 비례하는 아픔은 성스럽게 변한다. 고통이 극한에 다다른 죽음이라고 할지라도, 비극은 미적으로 전환되는데, 이른바 삶을 뚫고 나오는 죽음은 승화된 꽃으로 표상된다. 여기서 꽃은 고통이 피워낸 아픔의 다른 말로서 "오죽했으면 죽음을 원했으랴" 죽음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럴 때 꽃은 공감을 통해 "네 피고름 흘러내린 자리에서/꽃들 연이어 피어"나는 연쇄적 반응으로 파급력을 지닌다. '꽃들 진한 향기'는 속된 세상을 향해 진동하는 '피눈물'로서 사람들의 가슴 속에도 피어나 오랫동안 기억된다. 거기에는 참을 수 없는 아픔이 고통의 나날을 지탱하고 있었기에 "진저리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감각하게 해준다. 따라서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는 것은 죽어서 부활하는 정신이, 속된 육신만 '산 것들'에게 '저렇듯 낱낱이' 보여주는 '성화의 말씀'이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11-11 권성훈

[주종익의 '스타트업']개별경제

AI, 밑바닥보면 쪼개기 사유의 산물정보가 돈이 된다는 것 눈치챈 이들검색엔진 구글·클라우드 MS·아마존스타트업, 고객만큼 중요한 것 없어콕 집어 관리하는 기업이 성공한다서양과 동양은 그 생김새만큼이나 다른 점이 많다. 그중 하나가 생각하는 관점의 차이이다. 서양 사람들은 쪼개기의 선수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이 세계는 무엇으로 되어있을까(아르케 논쟁)에서 출발했다. 무엇이든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개서 마지막 쪼개진 것의 속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분석이다(Analytics). 반면 동양 사람들은 쪼개진 것도 합쳐서 하나로 보려는 통합주의이다. 쪼개기는 수학과 과학 그리고 경쟁과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냈다. 통합은 수학과 과학을 만들어내는 것을 거부하는 바람에 오늘날 서양에 뒤처지는 원인을 만들었다.앞으로 세상을 뒤흔들 AI(인공지능)도 그 밑바닥을 보면 쪼개기 사유의 산물이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수많은 정보와 Data를 쪼개기 좋아하는 이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AI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수많은 데이터를 뒤져서 그 안에 숨겨진 수많은 금덩어리를 찾아내는 일이다. 무엇을 어떻게 찾아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알고리즘 연구이고 어디서 무슨 정보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뒤질까를 연구하는 것이 데이터 분석이다. 그들은 이것을 금광으로 보기 때문에 Data Mining(데이터 채굴)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이 수많은 쓰레기처럼 보이는 정보가 돈이 된다는 것을 눈치챈 이들은 쓰레기 속에 들어 있는 관점을 알아내기 위해 검색엔진 비즈니스를 시작한 곳이 구글이고 이 쓰레기를 저장하는 창고를(클라우드) 만들어 세계를 지배하는 곳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다. 인간들이 어디에서 누구와 만나 무슨 수다를 떨고 뭘 먹고 무엇을 사고 뭐 하고 놀았는지 구글의 지도와 클라우드에 고스란히 저장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발가벗겨질 정도로 우리가 노출되면서 이들은 이것을 모아 돈을 벌고 있다.스타트업에서 고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성공이 고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객을 보는 관점이다. 고객 세분화 이론은 고객을 하나 또는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나의 고객이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규정하고 그 부류 고객의 특성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마케팅의 핵심 이론이었다. 이러한 집단적 접근 방법은 2007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없어질 것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스마트폰을 처음에 셀룰러 폰이라고 불렀다. Cell은 세포다. 세포처럼 공간을 쪼개고(중계탑) 사용자를 개인으로 쪼개어(셀폰) 스스로 빅 브라더(조지 오웰 1984년)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속셈으로 셀 폰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더는 고객을 집단으로 바라보는 구식의 마케팅은 사라졌다. 산탄총 쏘듯이 하는 TV 광고는 살 고객을 핀셋으로 콕 집어내어 그들에게만 콕 집어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을 당할 수가 없다. 개별경제(Unit Economics)라는 개념이 스타트업에서 아주 좁은 의미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객 한 사람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CAC)보다 그 사람이 평생 상품 구매를 통해 제공하는 수익(LTV)이 최소 3배 이상은 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지수로 사용한다. LTV>>3 CAC. 개별경제를 이렇게 작게 보지 않고 스타트업 경영 전반에 응용할 줄 아는 통찰력을 눈치챈 사람이 대박을 낸다.대통령은 누가 될까? 내 이상적인 배우자는 누구일까? 알고 싶으면 누구에게 물어볼까? 여론조사 회사? 결혼정보 회사? 아니 구글이다. 내 제품을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짜리로 살까는 누구에게 물어볼까? 홍보회사? 마케팅 회사? 광고 회사? 이것도 구글이다. 전 세계 70억 명의 개별 원장에 인당 10기가씩 700억 기가바이트만 할당해도 죽을 때까지 개인의 신상을 탈탈 털어낼 수 있는 정보를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 있다. 대졸 서울 사는 20대 직장 여성 등과 같이 고객을 집단으로 보면 실패한다. 어디 사는 누구라고 콕 집어내어 하나하나 개별로 고객 관리를 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개인이 남긴 흔적이 돈이다. 모든 흔적은 파악이 가능하고 개별경제의 불쏘시개다./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에버스핀 감사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에버스핀 감사

2019-11-10 주종익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저양촉번: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

세상에서 힘이 가장 센 것은 무엇일까? 역사에서 힘을 거론하면 유방에게 패하여 나라와 여인을 잃은 항우를 빼놓지 않는다. 힘은 산을 뽑아낼 수 있고 기상은 천하를 덮을 정도였다고 항우를 기록한다. 사람의 힘이 아무리 세도 아인슈타인한테 물어보면 진정한 힘은 질량과 가속도에 달려있다고 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이 가장 힘이 센 것일까? 힘이 세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일까? 체력 재력 권력 국력 등등 힘 타령을 하며 살지만 정작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주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주역에서는 강한 힘을 가지고 그 힘을 쓰는 방법에 대해 숫양으로 비유하여 상징하였다. 양은 겉으로 유순한 듯 보이지만 고집과 힘이 무척 세다. 힘이 세다 보면 강한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쉽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힘이 세다는 대장(大壯)괘에 울타리를 들이받아 뿔이 걸려 힘들어하는 양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자기가 지닌 힘만 믿고 그 힘을 쓰다 보면 그 힘 때문에 힘들어지는 경우에 봉착하게 된다는 경계이다. 힘이 세지면 울타리를 방해물로 여겨 들이받게 되기 쉬운데 사실 울타리는 자신을 보호하는 분수이자 한계인 예도를 뜻한다. 자기가 지는 여러 종류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으로 무례하게 행동하다가는 그 힘 때문에 곤란을 자처한다는 경계이다. 노자도 자승자강(自勝者强)이라 하여 자신을 이기는 자가 진정으로 강한 자라고 하였고, 공자도 극기복례(克己復禮)라 하여 자기를 다스려 예를 회복하라고 하였다. 정치적 권력이든 경제적 재력이든 잘 못 쓰게 되면 그 힘 때문에 곤란을 자초하게 되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생각나는 대목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1-06 철산 최정준

[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천의무봉(天衣無縫)

소치 동계올림픽 선녀 '김연아'빙판에 흠집없는 '금빛 연기'그러나 우리시대 위대한 어버이아름다운 금수강산이야말로흠집하나 없는 무결함 그 자체다천의무봉(天衣無縫)은 하늘 선녀의 옷은 바느질 자국이 없다는 뜻이다. 사물의 완전무결함 또는 인물의 성격과 언행이 흠이 없음을 의미한다.이선희가 부른 국민 애창곡 '아름다운 강산'(작사/작곡·신중현)은 우리나라 강산을 천의무봉의 전형(典型)으로 묘사한다. '아름다운 강산'의 노랫말은 서정적이고 감동적이다. 가사 전반에 걸친 소재는 순수한 자연의 표상이요 흔적이다. 파아란 '하늘', 하아얀 '구름', 푸르른 '나뭇잎', 푸른 '강물', 붉은 '태양' 그리고 하얀 물결 넘실대는 저 '바다' 등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을 대표한다. 자연은 인공적 기교가 전혀 없다. 그것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다는 뜻의 자연(自然)이니 흠이 있을 수 없다. 비틀즈의 'let it be'(스스로 그렇게 존재한다)도 일부러 꾸민 데 없이 자연 그대로의 소중한 가치를 함축한다. 이런 점에서 자연과 동화된 화자인 '내' 마음도 때마침 불어오는 '실바람'에 두둥실 부풀어 오른다. 즉 자연과 화자는 일심동체가 된다. 삼천리 금수강산 '아름다운 이곳에'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손에 손을 잡고 '저 광야로' 달려갈 뿐이다. 또한 한라에서 백두까지 꾸밈없는 천의무봉 화려강산에서 미래의 '새 희망을'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자'고 화자는 강조한다. 아름다운 강산에서 태어나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특히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노래하며 사는 이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강산에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때를 반복하며 어김없이 돌아온다. 이 찬란한 평화의 강산에서 '나'와 '너'는 혼연일체가 되어 같은 마음이 된다. '봄 여름이 지나면/가을 겨울이 온다네/아름다운 강산/너의 마음은 나의 마음/나의 마음은 너의 마음'. 임지훈이 부른 '아름다운 그대'(작사·임지훈, 이태윤, 김영현 작곡·이태윤) 노랫말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천의무봉의 화신으로 묘사한다. '그대는 참 담담하셨죠/아름다운 그 미소/그 작은 어깨에/슬픔도 모두/혼자서 참아내고 가셨죠'. 화자에게 어머니는 '담담'한 성격을 지닌 백만 불짜리 아름다운 미소 소유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보다 더 훌륭한 어머니의 미소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 세상의 그 누구보다 어머니의 '그 미소'는 팬케이크처럼 달콤하지 않을까 싶다. 부드러운 빵이 사르르 녹을 때 입안에 번지는 달달함 그 자체처럼 어머니의 미소는 감미롭다. 아울러 어머니는 세상의 그 어떠한 '슬픔'도 모두 녹여내는 용광로 같은 여인이다. 또한 그녀는 자식의 흠집 있는 잘못을 '용서'하면서 홀로 인내하는 흠결 없는 천의무봉 여인이다. 그래서 화자는 '이제 보고 싶어요/안아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무결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애틋하게 표현한다. 천의무봉 아버지에 대한 화자의 묘사는 더욱 극적이다. 그에게 아버지는 따스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 모습은 늘 아름답게 다가온다. 아버지는 보통 무뚝뚝한 이미지의 대상으로 그려지곤 하지만 화자에게는 그 반대가 사실이다. '그대는 참 따스하셨죠/아름다운 그 모습'. 아버지는 '언제나 내 걱정'만 하는 인물이다. 사시사철 오직 자식 염려만 한다. 그리고 '항상 열심히 살아가거라' 말하며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마치 타박타박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여인(旅人)에게 길동무의 격려가 큰 힘을 북돋워주듯이 말이다.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다. 아버지도 예외는 아니다. 서서히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는 순간이 온다. 이때 어깨가 축 처진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화자는 아버지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선다. '이제 힘이 되고 싶어요/친구되고 싶어요/쓸쓸한 당신의 뒷모습/제가 지켜드릴게요'.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빙판의 선녀 김연아의 흠결 없는 연기를 생생히 기억한다. 이는 빙판에 흠집 하나 남기지 않은 천의무봉에 버금가는 금빛 연기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 위대한 어버이와 아름다운 금수강산이야말로 천의무봉 그 자체이다./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2019-11-03 고재경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재세이화: 세상에 있으면서 다스려 교화한다

1894년 갑오년 나라의 여러 제도를 서양식으로 개혁함에 따라 달력도 양력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 전에 음력을 사용하던 풍습이나 기념일은 모두 양력으로 바뀌었는데 아직도 공식적으로 음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설날과 추석 정도가 아닌가 한다. 개천절도 원래는 음력 上月이라 불리는 10월달 초사흗날인 3일로 전해져왔었다. 그러다가 양력 10월 3일로 바뀌어 국가의 공식행사도 양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음력으로 개천절에 해당한다. 대학시절 고전을 공부하던 선생님을 따라 음력 10월 2일 저녁 강화도에 가서 마니산 아래서 잠을 자고 3일 새벽 마니산에 올라간 적이 있다. 마니산에는 참성단이 있는데 그곳에서 간단한 제를 지내고는 동이 트는 모습을 보고는 하산하였다. 새벽에 올라가는데 하늘에 빼곡하게 빛나는 별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후 20여년이 더 지난 지금의 환경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실제로 몇 해전 지인 둘과 함께 다시 올라간 적이 있는데 강화도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던 별이 잘 보이지 않아서 무척 아쉬웠다. 우리나라의 국조인 단군의 이념 가운데 재세이화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환웅할아버지가 하늘에서 이 땅에 내려와 잘 다스려 교화한다는 의미이지만 이화(理化)는 이치대로 변화시킨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물리적인 강압이나 폭력에 의한 변화가 아닌 우주적 진리와 사람 간의 도리에 의해 세상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상달 초사흘 마음으로 잠시 단군을 그려보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0-30 철산 최정준

스치기만해도 아픈 통증 '통풍', 발병률 증가

현대인의 변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육류 섭취와 잦은 음주는 통풍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식습관 개선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견해다.통풍은 주로 중년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칼로리 고지방식을 선호하는 20~30대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통풍은 몸 속에 요산이 과다하게 쌓여 생기는 질환으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요산은 핵산의 일종인 퓨린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대사산물인데, 요산의 농도가 증가하면 뾰족한 결정이 관절이나 그 주변에 쌓여있다가 과식,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자극을 받으면 열이 나고 붓는 등 심한 염증성관절염이 발생하게 된다. 과도한 육류 섭취, 과체중, 음주는 신체를 산성화 시키고 요산이 배출되는 것을 방해해 통풍을 유발한다. 통풍은 급성발작과 증상이 없는 휴지기를 반복하며 서서히 악화돼 만성통풍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주로 발가락 통증으로 시작되며 급성기를 지나가면 통증이 사라져 안심하게 되지만 이때 요산수치를 관리하지 않으면 점차 전신 관절증상과 만성적인 통증, 관절변형, 신장기능손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통풍 치료 초기에는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치료를 진행한다. 이후 통풍의 근본적 원인인 요산 수치를 감소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를 진행하게 되며,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류마앤정내과 정영옥 원장은 "통풍은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해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기가 지나면 보통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치료를 받지 않아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급성통풍 관절염이 해결되고 통증이 없더라도 꾸준히 요산수치를 관리하여 만성질환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또 "잘못된 식습관이 비만 등 대사질환을 유발하고 이것이 통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통풍 예방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도움말 류마앤정내과 정영옥 원장·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2019-10-29 김태성

[시인의 꽃]낙화를 읽는 저녁

여고행 버스 안에서 훅 끼친 그 냄새 초경 꿈도 아닌데 몸이 왜 저릿한지 쓸쓸히 되짚어보는 꽃들의 비린 행장行狀 ―그때마다 핏자국쯤 웃으면서 치웠거나 ―패 하나 못 잡은 채 피박이나 썼거나 ―문 닫은 가을 절간에 빈 달만 드높거나 달의 운행 따위 따질 일도 이제 없고 후끈한 열꽃이나 열적게 씻는 녘을 폐閉와 완完, 아슬한 행간 낭화들만 난만해라정수자 (1957~)사람도 꽃과 같아서 하나의 뿌리에서 피고 나면 지고 마는 법. 한 몸에서 달이 차고 기울듯이 한번 시작된 삶은 끝을 향해 가는 것을. 그렇다고 질 것을 대비해서 피어 있음에 소홀히 말고, 진다고 해서 피어 있음을 부러워 않음은. 피는 꽃은 지는 꽃을 모르지만 지는 꽃은 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문득 '몸이 왜 저릿한지'도 그 몸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훅 끼친 그 냄새'를 기억하는 것. 당신의 시간을 '쓸쓸히 되짚어보면' 여기서 와서 다른―저기로 가는 것이 아닌 여기서 가까운―여기로 착석하는 것으로써 '낙화를 읽는 저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후끈한 열꽃이나 열적게 씻는 녘"에서 '열꽃'으로 '온전한 열림'은 '완전한 닫힘'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이 가을 열매 맺지 않고 '아슬한 행간' 떨어지는 꽃이라면 그것으로 무결함은 화려함 속으로.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10-28 권성훈

[김나인의 '생활관상']그 말이 구덕(口德)인지 구적(口賊)인지 입·입술 형상 보고 판단하라

두툼하고 탄력없는 입술의식이 궁핍 가난 면치 못해크고 널찍한 '혀' 유독 작은 '입'음양 부조화로 정기 잃어늙도록 고독하고 곤고한 삶입은 마음속에 담겨있는 오만가지의 감정과 생각을 내보내고 표현하는 역할을 하니 저장창고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입은 널찍하고 큼직하며 깊고 풍륭해야 좋은 입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입속에는 항상 침이 고여있으니 바다·강·시내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입은 의사전달 기관으로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문호이며, 음식을 섭취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입이 널찍하고 큼직해도 다문 입이 야무지고 꽉 차 있어야 좋은 것이며, 입이 작아도 맑고 가지런하고 정갈하면 이 역시 좋은 입이라 볼 수 있다. 사람이 말을 할 때 반드시 위아래 입술이 움직이게 되는데, 입술이 움직이지 않으면 의사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따라서 입술은 마음속에 담겨있는 온갖 감정과 생각을 말을 통해 걸러내고 깨끗하게 하는 정화장치라고 보는 것이 바른 표현일 것이다. 입술의 생김새와 형상에 따라서 말의 기품과 그 사람의 품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술은 두툼하고 가지런하며 입술 윤곽은 선명하고 뚜렷하고 밝아야 정화장치를 통해 깨끗한 물이 나오듯이, 방정하고 품격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입술은 너무 얇거나 쭈글쭈글하고 입술 윤곽이 흐릿하거나 입술이 입속으로 말려들어가거나, 뒤로 젖혀지거나, 다문 입술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기(氣)가 새나가고 있다는 의미니 좋은 입과 입술의 구조라고 보기가 어렵다. 망령된 말을 일삼고 거짓말을 즐겨 하며 말을 통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담기 힘들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말하기 전 항상 깊이 생각하고, 말 한마디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해를 주는지, 세심히 헤아리는 일이 중요하다 하겠다. 전생의 업과 부모의 유전적 결합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얼굴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세상 밖으로 나올 수는 없는 숙명적 출발이지만, 후천적인 노력과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형상은 바뀔 수 있는것이니 조금은 부족하고 못나 보여도 실망할 일만은 아니라 보인다.입술의 형상을 좀 더 자세히 정리해보면, 입이 큼직하고 두툼하며 기색이 맑고 다문 입이 야무지면 귀상이며 입술이 뒤로 젖혀지고 입이 틀어져서 다문 입이 꽉 채워지지 않으면 성정이 좋지 않은 사람이다. 말을 하기 전에 입술에 침을 바르거나 입술을 먼저 움직이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다. 입 모양이 어금니 부위까지 찢어지고 어지러이 주름이 깔려있고, 입술은 두툼한데, 지저분하고 탄력이 없어 말의 입처럼 생기면 의식이 궁핍하니, 가난을 면치 못한다. 입술에 사마귀가 있으면 식록점이라 하여 어디를 가든 음식복이 끊이지 않으며, 입의 윤곽이 한일(一)자 모양이면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사람이니, 처덕과 자손덕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람도 없는데 혼잣말을 하는 사람은 자아의식이 불분명하니 고달프고 외로운 사람이며, 혀는 크고 널찍한데 입이 유독 작으면 음양의 부조화로 정기를 잃은 사람이니 가난을 면치 못하고 늙도록 고독하고 곤고하게 살아간다. 입 모양이 아래로 처져 있으면 소심하고 소극적이나 기회포착에 강하고, 불을 부는 듯 입 끝이 뾰족하게 튀어나오면 경박스럽고 거짓말을 잘한다. 귀한 사람의 입술은 항상 주홍빛같이 불그스레한 빛깔을 유지하고 있으며, 넓고 큼직한 넉 사자(四字) 모양의 입술을 가진 사람은 부자의 명운을 타고난 사람이다. 입술이 얇은 사람은 비밀을 잘 지키지 못하니, 함께 할 사람은 못된다. 입술의 기색이 검푸른 빛이 돌고 흰빛이 자리하면 신변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며, 입술이 검고 탁하면 병이 있다는 증거이다. 입이 작은 사람은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나 정이 많고 다정다감하며, 여성의 입이 이와 같다면 집안 살림을 잘하는 내조의 여왕이라 보아도 좋다. 입술을 다물고 이빨을 꽉 물고 사는 사람은 무언가 불만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입속에 들어있는 복록이란 의식주와 자식운을 말함이니, 입의 구조가 방정하고 튼실하며 선명하고 잘 짜여 있으면 늦도록 부귀영화가 끊이지 않고, 효도하는 자식을 두며 편히 살아가게 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을지, 천 냥 빚을 질지는 다문 입술에 물어볼 일이니, 말하기 전 항상 세 번 생각하는 습성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

2019-10-27 김나인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고절도궁: 괴롭게 절제하면 길이 막힌다

못에 물이 적당한 수위를 유지하면서 담겨있는 모습을 지닌 괘가 절(節)이다. 못의 물이 모자라면 사용할 물이 부족하여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물이 너무 넘쳐도 범람하여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적절한 못물의 수위를 유지해야 사람이 큰 불편 없이 살 수 있다. 절괘는 조절의 의미를 말해준다. 사람이 무언가에 대해 조절을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용량의 한계 때문이다. 그릇이 크면 큰 만큼의 용량이 있고 작으면 작은 만큼의 용량이 있으니 그릇에 알맞게 물을 담는 것이 조절의 의미이다. 그릇의 용량만큼 물을 담게 되면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아 불편함도 불안함도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많이 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릇에 알맞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조절이나 절제는 자신의 그릇에 알맞은 정도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니 그릇이란 역량이나 재능을 포함한 일정한 분수를 말한다. 현재의 분수에 알맞게 조절해나가면 그것이 가장 잘된 절제이고 조절이다. 건강을 예로 들어보더라도 욕심만 쫓아 체력에 부담이 가는 운동을 갑자기 하게 되면 오히려 해를 초래할 수 있으니 기초체력을 다지고 자신의 체력에 알맞게 운동을 해나가는 것이 좋다. 만약 현재의 분수에 비추어 지나친 절제나 강제적 조절을 하게 되면 괴로움이 발생되어 고통이 따르니 그렇게 고집하면 좋지 않아 오히려 효과를 낼 길이 막힌다고 하였다. 절괘의 이 말은 운동뿐 아니라 개인의 지나친 감정억제나 국가의 지나친 강제적 규제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0-23 철산 최정준

[생활법무카페]사업차 잠시 명의 빌려달라는데 응해도 될지?

일가친척이나 지인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떤 이유로든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경우, 친분 때문에 마지못해 또는 별문제 없겠지 단순하게 생각하고 명의를 빌려줬다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사업자등록을 자기 명의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법적, 경제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므로 명의대여자에게 큰 피해가 올 수도 있는데, 구체적으로 명의대여자에게 어떤 책임이 전가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해 거래한 제3자에 대해 그 타인과 연대해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 영업에서의 명의대여자의 책임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습니다.그러므로 만약 명의를 빌린 사람이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 그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 명의대여자를 실제 영업주로 오인한 거래상대방은 명의대여자에게 대금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명의대여자가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거래상대방이 명의대여자를 영업주로 오인하지 아니하였거나 오인한 데에 중과실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므로, 소송으로 간다면 매우 치열하게 다투어야 하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또 세법 등 공적인 측면에서도 사업과 관련된 책임은 일차적으로 명의대여자에게 있으므로 사업소득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는 명의대여자에게 부과됩니다. 설령 명의를 빌린 사람이 사업소득에 대한 세금을 자신이 부담하는 것으로 약정했다 하더라도, 만일 명의대여자에게 다른 소득이 있으면 소득합산으로 실제 부담할 세금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도 늘어나게 되므로, 피해를 면하려면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본인이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 그 사업이익이 본인에게 귀속되지 않았음을 증명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명의를 빌려주는 일을 쉽게 생각하는 과거의 관행은 점차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장지수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수원지부장지수 법무사·경기중앙지방 법무사회 수원지부

2019-10-22 장지수

[시인의 꽃]지는 꽃

춥고 가난스런 / 바람 손을 놓고한 잎 한 잎 / 어제의 / 꽃잎이 떨어진다.진실한 빛깔로 타던 / 그 하늘은 / 지금 침묵.한 모금 물 / 찾던 눈 감기고 / 너무나 조용한 지상무수히 내려 쌓이는 / 멀어져 간 전설은고독이 띄우는 / 아픈 / 웃음의 음성이었다.김제현(1939~)넉넉하지 못한 상태를 일컫는 '가난'은 이미 가득 차 있는 '부유'로서 헤아릴 수 없는 물질적 순수함이 있다. 거기에는 있던 것이 없는 부재와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결핍에 대한 지난한 여정도 겹쳐진다. 가령 추위에 '바람 손을 놓고'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 없음에서 있음으로 와서, 있음에서 없음으로 가는 끝에서 다시 만나는 처음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우리의 삶에서 '한 잎 한 잎' 일궈낸 '어제의' 수많은 날들도 꽃처럼 화사하게 피었다가 허무하게 가는 것이니. 그 순간만큼은 '진실한 빛깔로 타던' 하늘이 있지 않았겠는가. 따라서 '지금 침묵'하면서 '지는 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눈 감기고 너무나 조용한 지상'의 본질을 조응하게 만든다. '춥고 가난스런' 이 가을 '고독이 띄우는 지는 꽃'처럼 '무수히 내려 쌓이는' 이야기는 '멀어져 간 전설'로 남는 것.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10-21 권성훈

[조성면의 '고서산책']영원한 국민적 고전, '춘향전'

300년간 민족소설… 이본만 120종 민중-양반의식 갈등하면서도 '화합'각계각층 즐기는 '국민 통합성' 가치이슈마다 진영 간 대결 우려되는 때우리는 이미 '춘향전'으로 하나였다한국사람 치고 '춘향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300년간 우리를 울리고 웃긴 대표소설이요, 연희예술이었기 때문이다. 민족의 고전답게 이본만 120종이 넘는다. 경판본·완판본·안성본 등 방각본소설을 비롯해서 필사본에 한문소설, 한시도 있고, 근대에는 이해조(1912)·최남선(1913)·이광수(1927)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도 앞다퉈 '춘향전'을 펴냈다. '춘향전'은 국민 고전의 범주를 넘어 문학 한류의 원조였다. 나카라이 도스이가 '계림정화'(鷄林情話, 1882)란 이름으로 일본에서 연재한 것을 시작으로 대만의 리이타오(1906), 후일 경성제대 교수가 된 다카하시 도오루의 번역본(1910)에 베트남에서도 1910년 '춘향전'이 번역된 것이다. '춘향전'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진출했는데, 갑신정변의 주역인 김옥균을 암살한 홍종우(1814~1913)가 로니(J.-H. Rosny)와 함께 공역, 1892년에 나온 불어판 '춘향전' 즉 '향기로운 봄(Printemps parfume)'이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1936년 러시아의 한 발레단이 '사랑의 시련'이란 이름으로 '춘향전'을 공연한 바 있다. 번안에 가까운 작품들이었지만, 자녀들의 성윤리 교육에 관심이 높았던 유럽 귀족들과 상류사회에서 '춘향전'이 큰 주목을 받았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홍종우는 경기도 안산 출신으로 1866년 도일하여 인쇄소 식자공으로 일하고 휘호 등을 팔아 여비를 마련한 다음, 1890년 파리로 유학을 떠난다. 그가 왜 '춘향전' 번역에 참여했는지 또 개화파였다 프랑스 유학을 다녀오면서 돌연 보수적인 위정척사파로 변신하여 상해의 동화양행에서 김옥균을 암살한 것인지도 궁금하다. 당시 김옥균은 이와다 슈사쿠(岩田周作)란 일본 이름을 쓰고 있었다. '춘향전'은 국민소설의 원조였지만 계급과 지역에 따라 달리 소비되기도 했다. 서울에서 출판된 경판본과 여기에서 파생된 '남원고사'는 춘향의 신분이 기생임을 내세우는 남성중심주의와 유교이데올로기에 충실하다. 반면 전주에서 출판된 완판본 '춘향전'으로는 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가 유명한데, 춘향이 양반가의 서녀임을 강조하면서 한양으로 떠나는 이도령에게 발악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또 완판본에는 "수원 숙소하고 대황교, 떡전거리(병점), 진개울, 중미, 진위읍에 중화하고" 등처럼 이몽룡의 암행 경로에 수원·병점·진위 정도만 등장하나 다른 이본에는 "오봉산 바라보고 지지대 올라서서 참나무정 얼른 지나, 교구정 돌아들어 장안문 들이 달아 팔달문 내달아, 상류천, 하류천, 진개울, 떡전거리, 중밋, 음의, 진위" 등 의왕·수원·병점·오산에 이르는 경로가 상세하게 등장하여 특히 흥미를 끈다. 다양한 이본 존재가 말하듯 '춘향전'을 둘러싼 평가도 제각각인데 춘향의 항거를 신분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저항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한편, 이몽룡에 대한 순정과 정절이데올로기에 대한 순종도 있어 저항의 문학으로 보는 데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한문본을 보면 춘향이 이도령의 첩실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등 유교이념에 대한 강박도 보인다. 그런데 '춘향전'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민중의식과 양반의식이 만나 양자가 서로 갈등하면서도 화합하고 각계각층이 즐기는 이 국민적 통합성이야말로 '춘향전'의 현재적 의미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등 이슈 때마다 반복되는 진영 간의 대결이 우려스럽다. 이럴 때 모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줄 '춘향전' 같은 국민적 고전이 몇 개 더 있으면 어떨까 싶다. 필자의 소장본은 '현토 한문 춘향전'(1917)과 완판 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 등인데, 아쉽게 완판본은 첫 장과 뒷부분 4장이 없는 낙질본이다. 이 아쉬움이 국민통합과 화합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모두 '춘향전'의 애독자다. 우리는 이미 '춘향전'으로 하나였다./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팀장

2019-10-20 조성면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진퇴무항: 나아가고 물러남에 일정함이 없다

누구든 진퇴를 놓고 결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인들의 행적을 거울로 삼아 자기의 진퇴를 결정하는데 참고하기도 한다. 맹자에 보면 백이, 이윤, 유하혜, 공자 네 분의 처세를 모델로 삼아 소개하기도 하였다. 각자마다 자신의 철학과 성격이 있기 때문에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저 자기가 지니고 있는 철학에 따라 진퇴를 결정할 뿐이다. 맑다는 '청(淸)'을 진퇴의 기준으로 삼았던 백이는 흐리다는 '탁(濁)'한 조정에는 출사하지 않았다. 반면 조화롭다는 화(和)를 진퇴의 기준으로 삼았던 유하혜는 탁한 세속과도 능히 섞일 수 있는 성품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책임진다는 '임(任)'을 진퇴의 기준으로 삼았던 이윤은 사람들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한 사람이었다.그러므로 나아가고 물러감은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주역에서는 용이 하늘에 날아서 풍운조화를 부리기 전 단계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공자는 "나아가고 물러남에 일정함이 없음은 무리를 이탈하여 삿된 짓을 하려함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의 능력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사용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진퇴(進退)에 일정함이 없다는 것은 큰 허물이 아니다. 다만 맹자가 공자를 때를 아는 성인이라 하였듯이 진퇴를 함에는 때를 잘 살펴야지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허물만 남길 수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0-16 철산 최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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