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인터뷰…공감]카누대회 출전까지 넘보는 이은진 여사의 '무한도전'

운동신경은 평범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호기심손녀와 시작 " 물위서 보는 송도 풍경 아름다워"체험용 카약 성에 안차 시합용 K-1 감독에 부탁강습 3일째 끝끝내 완주 6일째 시원한 물살 갈라안전문제 고려 최대한 감독이 직접 레이스 챙겨올해 대회 신청 놓쳐… 섬투어링 계획 '대리만족'"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여러분, 도전하면 행복해져요. 그리고 물 위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더더욱 아름답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일흔의 나이를 바라보는 한 인천 할머니의 '카누' 도전기가 주변 생활체육 동호인들 사이에서 화제다.카누 경기에 쓰이는 K-1 카약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라면 열이면 열, 균형을 잡지 못해 물에 풍덩 빠지기 마련이다. 운동 좀 한다는 젊은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배우기가 만만치 않다는 종목이 바로 카누다.지난 13일 찾아간 인천 송도국제도시 카누 훈련센터.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송도 달빛공원에서 송도2교(컨벤시아교)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길게 뻗은 하천을 따라 레이스를 펼치는 인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카누팀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카누 동호인들이 휴일에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화제의 주인공인 이은진(69)씨는 집 근처 공원에 나갔다가 우연히 K-1 카약 강습을 받는 동호인들을 보게 됐다. 평소 다니던 수영장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자 답답한 마음에 바람이라도 쐬려고 자전거를 끌고 송도2교 주변 산책로를 지나던 차였다. 호기심이 생긴 이씨는 재능기부로 카누 동호인들을 가르치고 있던 이에게 다가가 한참 귀를 기울이다 용기를 내서 자신도 배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강진선 인천시청 카누팀 감독이었다.그 인연으로 이씨는 지난달 초 연수구 카약동우회에 가입해 손녀딸과 함께 초보자를 위한 체험용 카약을 타봤다. 이씨는 "물 위에서 보니까 송도의 풍경이 더욱 멋졌다"며 "타 보지 않은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절대 모른다"고 말했다.하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는 그는 강 감독을 다시 찾아가 시합용 K-1을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이씨의 부탁에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강 감독은 '연세가 있으신데 한두 번 해보다가 힘들어서 그만두시겠지'라는 생각에 못 이기는 척하고 이씨의 부탁을 들어줬다. 이씨는 "하도 조르니까 감독님이 '제가 오늘 포기시켜드리겠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강 감독은 일흔을 앞둔 이씨가 강습 중 혹시 모를 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나 싶어 일찌감치 그만두게끔 하려고 이런저런 궁리를 했던 거였다.이씨는 예상대로 중심을 잡지 못해 배에 제대로 올라타지도 못하고 숱하게 물에 빠졌다. 하지만 강습 3일째 되던 날 그가 송도1교에서 2교로 이어지는 2.5㎞ 코스를 딱 두 번만 물에 빠지고 끝끝내 완주하자 강 감독은 깜짝 놀랐다. 아이로 치면 걸음마를 뗀 셈이다. 강 감독은 "이 코스에서 K-1을 타고 혼자서 스스로 끝까지 와야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카누 입문 6일째쯤 되던 날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이씨의 레이스가 촬영된 휴대전화 동영상에는 자전거를 타고 쫓아가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그렇지! 과감하게! 좋아!"라고 외치는 강 감독의 육성이 담겨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누구보다 신이 났던 강 감독이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몸 여기저기에 멍이 들 정도로 넘어지고 빠지면서 고생을 했다. 노력한 끝에 완주해서 정말 행복했다"며 "물 위에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왕 누님'으로 통한다는 이씨의 도전에 체험용 카약을 즐겼던 동우회의 젊은 회원들도 자극을 받았는지 K-1에 속속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씨는 "도전은 행복을 가져다준다"며 "내 자식도 취미 활동을 함께 못 해주는데, 카누에 도전한 덕분에 이 나이에 젊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추석에 아들에게 블로그를 배워 카누 동호인으로서의 행복한 삶을 기록해 나가고 있다.이씨는 자신도 여느 평범한 할머니들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시집 간 딸의 육아를 돕기 위해 예순 즈음에 인천에서 운영해 왔던 학원을 정리하고 스스로 정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또 스포츠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에 비해 운동신경이 뛰어나다고 스스로 믿는 것도 아니다.이씨는 "코로나19가 돌기 전까지 취미로 인천시(체육회)가 운영하는 수영장 등을 다니던 정도였고, 그런 체육시설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되면서 거의 집에서만 생활했다"며 "아픈 무릎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운동 삼아 집 근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시대에 내가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찾다가 카누가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 같다. 그전까지는 집 앞에 큰 공원이 있어도, 카누를 타는 사람들이 보여도 관심을 두지 못했다"고 했다.이씨는 요즘 마실 다니듯 송도2교 카누 훈련센터를 찾는다. 그의 기량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강 감독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가능하면 자신이 지켜보는 중에 이씨가 레이스를 펼치도록 하고 있다. 이씨를 여사님으로 부른다는 강 감독은 "젊은이들에게 도전 정신을 몸소 보여준 여사님의 용기와 열정에 크게 감동 받았다"며 "카누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씨는 강 감독을 졸라 내년 전국생활체육카누대회에 출전시켜 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올해 대회는 참가 신청 기간을 놓쳤다고 한다. 최근 동우회 임원들과 홍천에서 카누를 즐기고 온 이씨는 또 한 번의 도전을 앞두고 있어 무척이나 설렌다고 했다. 그는 강 감독이 올해 안에 카누 동호회원들을 이끌고 갈 인천 앞바다 섬 카누 투어링에 함께 가기로 한 것이다. 이씨는 "상상만 해도 신난다"며 활짝 웃었다.글/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공원에서 걸어갈 수 있는 송도2교(컨벤시아교) 아래 '인천시 카누훈련센터'.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젊은 사람들도 배우기 어렵다는 카누에 도전해 주변 생활체육 동호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은진(69)씨는 이곳에 매일같이 나와 길게 뻗은 하천에서 물살을 가르며 카누를 즐기고 있다.

2020-10-20 임승재

[이슈&스토리]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 '연료전지'… 경기도 발전소들 호재와 악재 사이

수소·산소 화학반응 일으켜 '전기 생산'환경오염·손실 적고 최고 수준의 효율경기도, 국내 공급량 40.4% '전국 1위'한전·SK건설등 건립·투자 활발 '호재' MCFC 방식 판권가진 美 퓨얼셀에너지포스코에너지와 갈등… '계약 해지' 우려해지땐 운영업체에 '스택'공급 못해 낭패"지원뿐 아니라 운영사 피해 정부 대책을"화성지역 일반가정 전력사용량의 약 48%, 수원 호매실지구와 화성 남양·뉴타운·봉담지구 아파트 단지 중 약 2만 가구.이곳엔 일반 화력발전소나 열병합발전소 등이 아닌 최근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통해 생산된 전력이나 열원이 공급된다.국내 최대 규모로 7년 전부터 화성 발안산업단지 내에 가동되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의 58.8MW 규모 연료전지(MCFC·용융탄산염형) 발전소에서다.이외에도 경기지역엔 한국전력공사나 대기업의 발전 자회사부터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전업체들이 MCFC를 포함한 PAFC(인산형 연료전지)·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등 3가지 방식으로 총 149MW(2019년 기준) 규모에 달하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발전용 연료전지가 전체 에너지원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으며 정부 지원과 발전업체 투자가 늘어나는 등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 '연료전지'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반응을 일으켜 연소과정 없이 전기와 열을 생산해 내는 차세대 발전설비로서 기존 화력·석탄 발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다 보니 다른 발전 방식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 규모와 비교했을 때 손실이 훨씬 적어 최고 수준의 발전 효율을 가지고 있다. 또 쉼 없이 365일 24시간 동안 안정적 발전이 가능한 데다 무엇보다 공간 효율성이 좋아 입지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 친환경 분산 전원이란 게 가장 큰 장점이다.기존 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 발생 등 특성 탓에 대부분 해안지역에 위치해 있어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내륙이나 도심지로 전달하기 위한 송전탑과 송전선 설치가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수백kV 이상 대규모 전력을 운반하는 송전탑과 송전선이 도심지를 가로질러 이로 인해 전자파 노출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이는 지역 주민들의 피해 우려로 인한 해당 에너지원에 대한 신뢰도 하락뿐만 아니라 송전탑·송전선로 공사 등을 시행하는 관계기관의 공사 계획 지연 등으로 추가 비용마저 발생시킨다.반대로 연료전지 발전소의 경우는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환경 오염이 적고 상대적으로 좁은 부지에서도 시설 설치가 가능해 도심지에서도 활용 가능한 대체 발전시설로 주목받는다.■ 최대 연료전지 발전 중심지 발돋움 경기도경기도는 이미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료전지 에너지를 만들고 있을 만큼 발전용 연료전지 중심지로 자리 잡은 상태다.지난 2018년 기준 전국 연료전지 발전량 174만1천800MWh 중 70만3천900MWh(40.4%)가 경기도내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생산돼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추후 발전시설 규모 역시 현재 149MW(2019년)에서 오는 2030년 1천MW(1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단일 연료전지 발전소 규모로도 경기도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화성 발안산업단지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의 연료전지 발전소는 단일 발전 규모만 58.5MW에 달한다. 대부분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중 일부에 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고 단일 연료전지 발전소라 해도 5~20MW에 그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이 470억원을 출자하고 포스코에너지와 연료전지 발전설비 공급·유지(LTSA) 계약을 맺어 지난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는 단일 발전 규모만 58.5MW다.2.8MW 규모 연료전지 총 21기 발전설비로 한 해에 최대 42만3천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화성시 일반가정이 사용하는 전력의 약 48%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과 SK건설이 신규 연료전지 발전소(19.8MW)에 공동 투자해 최근 상업 운전이 시작되는 등 지역 내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과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 '뉴딜정책' 따라가지만 발전방식 따라 엇갈리는 희비 정부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고 관련 부처도 분산형 에너지 확산 내용을 담은 '그린 뉴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태양광·풍력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을 구축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과 업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발전용 연료전지 업계가 순탄한 길을 걷고 있진 않은 모습이다.발전용 연료전지는 발전 방식에 따라 MCFC·PAFC·SOFC 등 3가지로 나뉘는데 해당 발전 원천기술에 대한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특히 국내 MCFC 연료전지 판권을 미국 퓨얼셀에너지란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보유한 포스코에너지와 고객사인 전국 곳곳의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업체들은 최근 뉴딜 정책으로 인한 수혜는커녕 당장 발전소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다른 연료전지 방식과 MCFC의 경우 포스코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의 계약 관계 해지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서다.계약이 해지될 경우 아직 퓨얼셀에너지로부터 스택(연료전지 핵심설비)을 조달하는 포스코에너지가 고객사에게 이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게 돼 고객사의 연료전지 발전소는 가동을 멈출 가능성이 커진다.문제는 최근 양측 갈등이 국제 소송전까지 치닫고 포스코에너지가 지난해 설립한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는 정부 인가를 안 거쳐 징계조치를 받을 위기까지 놓였다는 점이다.■ 정부가 연구지원뿐만 아니라 발전운영사 피해 우려되는 부분까지 중개 나서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예산과 산하 연구기관 등을 통해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 등에 연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아직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내지 못해 위와 같이 발생하는 문제 등을 막고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서다.하지만 포스코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 간 갈등은 물론 이로 인해 현재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연료전지 발전소가 떠안을 피해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연구 지원은 하고 있지만 민간발전업체와 발전소 사이의 문제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이유 등에서다. 이에 전국 곳곳에서 MCFC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업체들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이익에만 몰두한 민간업체와 고객사 간 중개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해주길 바라고 있다.한 연료전지 발전업체 관계자는 "연료전지 발전 원천기술을 갖고 국내에 시장 규모를 늘리려는 해외업체와 원천기술을 국산화해 이익을 내려는 국내 업체 간 싸움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 정부는 불구경만 하고 있다"며 "연구 지원만 할 게 아니라 머지않아 발생할 수도 있는 전국 곳곳의 발전소 운영사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발전용 연료전지 산업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파산 위기까지 몰렸었지만, 정부의 관련 산업육성 성장 기조에 힘입어 지난 6월 정상가동을 시작한 화성시 향남읍 소재 경기그린에너지. 2020.10.15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10-15 김준석

[인터뷰… 공감]법정에 선 '배드파더스' 열혈 자원봉사자 구본창씨

"가족들에겐 내가 배드파더"수능참고서 저자·영어강사로 이름 날려유학 딸 따라 필리핀행 코피노맘 만나아빠와 대신 담판… 말로 해선 안 통해"3분의2가 틀니… 맞아서 다 부러졌다"3년전 한국 피해자들도 손 내밀어'배드파더스 원조' 코피노 사이트 운영"지급의사 확인한후 운영자에 전달 역할"신상공개 혐의 재판 회부됐지만 1심 무죄사실적시 의한 명예훼손 위헌 심판 진행사실적시 명예훼손, 모순적인 죄목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배드파더스(Bad Fathers)의 자원봉사자 구본창(57)씨는 양육비 책임을 저버린 '나쁜 아빠'들과 싸우고 있다.지난 9일 수원법원종합청사의 조형물 '정반합(正反合)' 한가운데 그가 섰다. 그는 애초에 코피노(Kopino) 아빠 찾기 운동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법의 테두리에 갇힐 생각이 없었다. 구씨는 형사 처벌도 피하려 하지 않았다. 차라리 (현재 재판 중인) 검찰의 300만원 벌금 약식기소가 받아들여져 벌금을 낸 뒤 털어버리고 하루라도 빨리 다시 코피노 지원 활동을 하고 싶었다는 사람이다."나는 배드파더스의 대표도 운영자도 아니다. 자원봉사자일 뿐이다.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에 따른 보복을 두려워한 엄마들 대신 중간에서 고의로 양육비를 안 주는 사람의 지급 의사를 확인하고 운영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주범 없는 공범인 셈이다."배드파더스 대신 구씨가 법정에 섰다. 법원은 지난해 5월 검찰의 구씨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약식기소를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일반적인 명예훼손 사건과 성격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배심원들은 구씨에 대해 전원 무죄 평결했다.검찰의 항소로 구씨는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형법상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위헌 여부 결정이 난 뒤에 재판을 재개하기로 했다. 위헌 결정이 나면 구씨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항소심에도 영향을 끼쳐 혐의를 벗을 수 있을 전망이다."벌금 내고 치워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1심 선고할 때 무죄를 받았는지도 몰랐다. 새벽에 끝나고 법정 밖을 나와서 환호 소리를 듣고 그제야 알았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 대상자를 비하하거나 악의적으로 공격하지 않은 것이 무죄 판결의 이유라고 하더라."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함께 거론되는 디지털교도소를 두고 구씨는 배드파더스와 가장 큰 차이로 '신상공개의 근거'를 들었다. 배드파더스에 공개되는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은 법원의 양육비 부담조서 또는 지급명령 등 합법적 테두리에서 법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디지털교도소는 강력범죄자를 신상공개로 응징한다는 목적이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의 신상도 공개했다가 인격 살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배드파더스는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확실한 문서를 가지고 돈을 줄 것인지 안 줄 것인지 미지급자에게 물어본 뒤에 일주일에서 길면 한 달 동안 회신을 기다리다 신상을 공개한다. 무턱대고 무고한 사람까지 신상을 공개한 디지털교도소와는 차이가 있다."한국의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들이 구씨에게 손을 내민 시점은 2017년 겨울이다.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코피노' 아빠 찾기를 하는 신상공개 사이트를 운영하는 그에게 현재 배드파더스의 운영자들이 먼저 다가왔다."처음엔 당신(배드파더스 운영자)들이 보복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도 두렵고 처벌받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그런데 한국으로 간 코피노 아빠들을 상대로 양육비 지급 소송을 해서 승소하더라도 양육비를 받아줄 방법이 없더라. 필리핀에 있는 남자랑은 싸워서라도 받아줬다. 법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배드파더스를 도왔다."구씨는 2010년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필리핀으로 떠났다. 수능참고서 저자이자 재수생 전문 영어강사로 이름을 날렸던 구씨다. 학원 강사 12년, 원장 8년, 도합 20년을 사교육 시장에 몸담으며 살 만큼 돈도 벌었다. 이제 은퇴를 하고 편하게 살기 위해 유학 중인 딸들과 아내가 있는 필리핀으로 떠났다."정말 우연한 계기로 코피노맘을 만났다. 한국 남자가 임신을 시켜놓고 돌아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된다는 안타까운 사정을 들었다. 양육비를 주지 않은 코피노 아빠를 찾아다녔다. 그 패거리들과 싸움도 피하지 않았다. 말로 해선 통하지 않았다. 주먹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구씨는 유도 7단이다.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경험 탓에 당당하게 양육비를 달라고 옛 배우자에게 말도 못하는 여성을 대신해 배우자를 만나 담판을 짓기도 했다. 양육비 미지급 문제는 가정폭력과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무책임한 놈들이 싫었다. 의협심 같은 건 없었다. 학원장 하다 온 양반이 알고 보니까 조폭이었다는 소문도 막 돌았다. 아내는 이제 편하게 사나 싶었는데, 남편이 싸움하고 다니니까 많이 속상해했다. 3분의2가 틀니다. 맞아서 다 부러졌다. 언제 또 어떤 일이 있을지 몰라서 임플란트는 정말로 은퇴하면 하려고 한다."필리핀 교민 사회에선 그를 헐뜯고 깎아내렸다. '원래 조폭이었다', '코피노 피를 빨아 돈을 벌어 먹는다'는 등 온갖 구설에 올랐다. 밥 굶는 아이들을 도와주려다 유학 중인 딸들과 뒷바라지를 하러 온 아내에게 오히려 뒷말 무성한 '배드파더'가 됐다.구씨는 시민단체 WLK(We Love Kopino)를 만들었다. 필리핀에 머무는 코피노 아빠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Kopinofather )도 운영했다. 신상이 공개된 '코피노 파더'들이 양육비를 지급하면 사진과 개인정보를 사이트에서 내렸다. 구씨의 코피노 아빠 찾기가 배드파더스의 모태로 꼽히는 이유다."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필리핀의 아이를 두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코피노 아빠들을 찾아다니면서 양육비를 받아주고 있다. 사람들이 한결같이 돈이 없다고 한다. 추석처럼 명절이 양육비 받으러 가기 가장 좋다. 이번 추석 때는 '양육비 무책임자'한테서 금팔찌, 금목걸이 80돈을 받아왔다. 2천400만원짜리를 몸에 두르고 다니면서 굶는 아이 양육비 줄 돈은 없다는 거다."그는 아슬아슬하게 법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그의 선한 의도와 상관없이 잘못하면 업무방해, 협박 등 형사 처벌 소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구씨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법을 통해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처벌하고 강제력을 부여할 때까지 기다렸다간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는 게 그가 선을 넘는 이유다."OECD 국가 중에 유일하게 한국만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처벌하지 않는다. 양육비는 그냥 돈이 아니고 생존의 문제다. 양육자가 생계와 양육을 동시에 하다가 힘들다고 아이를 버릴 수 있는가?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사람은 정말 무책임하고 잔인한 짓을 하면서도 심각성을 잘 모른다."그간의 노력이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5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양육비 채무자의 운전면허 정지 처분이 가능해졌다. 나아가 배드파더스를 대체할 공적인 신상공개 제도를 만들어 양육비 지급을 유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염원이다."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아이는 굶어 죽는다. 동물보호법에 동물에게 고의로 사료나 물을 주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 양육비 미지급도 아동학대로 처벌해야 한다. 성범죄자처럼 신상도 공개하고 여권 제한을 둬 출국금지도 가능하게 법을 바꿔야 한다."코피노 아빠들과의 험난했던 무용담을 웃으며 말하던 그는 '아이들이 굶고 있다'는 문장을 입 밖에 내뱉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참 숨을 고르기도 했다. 배드파더스의 친구, 구씨가 사는 이유는 '굶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서다.글/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지난 9일 수원법원종합청사 조형물 '정반합' 앞에 선 배드파더스 자원봉사자 구본창씨. 세개의 직육면체로 이뤄진 조형물 정반합의 하부는 다각형으로 지면에 들려져 있다. 고착되지 않는 열린 생각을 표현했다는 게 작가의 작품 설명이다. 구씨는 은퇴한 뒤 필리핀과 한국에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현실에 분개하며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0.10.14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10-13 손성배

[사람사는 이야기]윤범선 남양주 조아육가공 대표, "기부는 조건없는 나눔… 이웃사랑 담긴 우리 전통"

조안면 카페 직원 70% 지역주민 채용지난 추석 2천만원 상당 우족등 성품경영 어려워도 뜻 굽히지 않아 '감동'"기부라는 용어보다는 나눔이라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나눔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일부 아무 조건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며 인터뷰를 수없이 거절했던 (주)조아육가공 윤범선(51) 대표를 남양주시 조안면 상봉리 카페 '대너리스'에서 어렵사리 만났다.윤 대표의 첫 마디는 "나눔문화는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로 다 함께 하는 봉사, 즉 품앗이의 일종입니다. 내가 시작하면 또 다른 사람이 하고 그렇게 지역사회는 이웃사랑이란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육가공업체를 운영하는 윤 대표는 지난 2018년 말 남양주시 조안면에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를 열자마자 제일 먼저 시작한 일도 지역 이장과 협의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 즉 나눔봉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경영이 힘들어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는 그가 운영하는 카페 대너리스의 직원 27명 가운데 70%가 지역주민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이번 추석에도 윤 대표는 마스크 6천장과 우족·사골·소꼬리(8㎏) 200세트(시가 2천만원)를 조안면과 남부희망케어센터에 기부했다.윤 대표는 지난 2006년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소 말이 없는 윤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마을을 비롯해 그가 기본적으로 하는 곳만 수십 곳에 이른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퇴직한 직원까지 명절 때면 꼭 챙기고 있다고 직원들이 귀띔해 줬다.윤 대표의 기부행위는 어떤 기준을 정하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해마다 횟수나 금액, 품목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원칙만큼은 한결같다.평소 복지재단 운영을 생각할 만큼 지역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은 윤 대표는 코로나19로 힘든 지역사회 소외가정이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올 연말에는 우족과 사골·소꼬리(8㎏) 5천세트를 기부할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나눔 그 자체에 만족하고 자신은 기업인인 만큼 본업에 매진하겠다"며 "수익금에서 먼저 기부할 몫을 떼어내고 나머지로 지출을 합니다. 회사나 카페 운영비 지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기부액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지출하고 남은 것을 기부하는 것은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으니까요"라는 윤 대표의 말이 기부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카페 대너리스에서 만난 (주)조아육가공 윤범선(51) 대표는 회사의 수익과 관계없이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지출하기 전 기부부터' 원칙을 세우고 횟수와 금액을 따지지 않는 그의 기부활동에서 기부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2020.10.12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2020-10-12 이종우

[FOCUS 경기]코로나 시대 힐링 관광지로 각광 '가평 자라섬'

남도 11만㎡ 꽃정원, 18일까지 개방… 입장료 5천원 백일홍등 아름다운 자태·밤 9시까지 야간경관 운영 국제규격 맞춘 캠핑장·국제 페스티벌등 '즐길거리'미개발된 동도, 원시림 식물 이용 '산책공원' 조성 가평 자라섬이 올해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경관-여름 야간 산책하기 좋은 코스 100선'에 선정됐다.낮에는 아름다운 꽃 정원과 신비로운 트릭아트가, 밤에는 레이저조명이 빠르게 움직이고, 고보조명과 투광조명, 보안등 등 여러 형태의 빛들이 자라섬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특히 가을꽃들로 물든 자라섬 남도에는 지난달 재개장 이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최근 보름간 4만5천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힐링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가평 자라섬, 침수·코로나19 확산 등 악재 속에도 꽃동산 조성 랜드마크로 우뚝경기북부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평 자라섬은 요즘 만개한 가을꽃들로 뒤덮이면서 마치 호수 안에 떠 있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고 있다. 지난 8월 역대급 폭우로 인한 침수와 코로나19 등으로 폐쇄됐던 자라섬이 40여일 만에 제 모습을 찾으면서 시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실내외 시설 등의 이용을 제한함에 따라 자라섬은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 등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온 국민의 노력에 부응해 자라섬에 대한 부분적 개방이 이뤄지는 등 가평군의 관광산업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군은 지난해부터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자라섬 꽃동산에 올 3월 꽃양귀비와 유채꽃, 수레국화를 식재하는 한편 가을꽃인 백일홍과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13종을 보식 관리해 왔다.이 같은 가평군과 주민들의 노력으로 최근 자라섬 남도에는 11만여㎡의 꽃 정원에 백일홍과 코스모스, 해바라기, 핑크뮬리, 구절초 등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또 포토존과 스탠드, 전망대, 꽃다리, 경관조명 등 다양한 시설물을 설치함에 따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섬으로 불리던 자라섬자라섬은 지난 1943년부터 중국인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다는 설로 인해 '중국섬'으로 불리다가 1986년 현재의 이름이 붙여졌다. 모래 채취 등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물에 잠겼으며, 이 때문에 개발에서 소외되고 주민들조차 섬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그러다 북한강 수계 댐들의 홍수 조절로 물에 잠기는 횟수가 크게 줄면서 자라섬 발전 방안 등이 제시됐다.이 발전 방안이 바로 자라섬 국제 페스티벌이다. 이때가 2004년 9월이다. 북한강과 재즈가 어우러진 자라섬은 이내 대중의 시선을 모았고 현재까지 17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이후 2008년에는 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 유치를 통해 국제규격에 맞춘 캠핑장 시설을 갖추면서 자라섬이 캠핑의 대명사로 떠오르기도 했다.지난해부터는 남도 등에 꽃동산이 조성되고 있다. 또 자라섬 수변 생태관광 벨트 사업이 경기도 정책 공모에 선정되면서 오는 2022년까지 다시 한 번 탈바꿈을 시도한다.# 꽃동산 자라섬 남도,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지침 속에 개방가평군이 올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자라섬 남도 가을꽃 축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소됐다. 지난해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 예정됐던 가을꽃 축제가 취소됐지만 일정 기간 자라섬 꽃동산을 개방, 10월 한 달여 간 8만여명이 찾는 등 인기를 끌었다.군은 올해 자라섬 남도에 다양한 꽃들을 식재, 봄·가을 축제를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부득이하게 행사를 취소했다.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제를 취소했지만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23일간 자라섬 남도 꽃 정원을 일반인에게 유료 개방하고 있다. 군은 군민들의 장기간 단절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해 및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일일 관람료는 5천원으로 가평사랑상품권으로 교환된다. 가평군민 및 3세 미만 유아는 무료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일몰 후부터 밤 9시까지는 고보조명, 레이저조명, 블라드 등 야간경관(빛의 공원)도 운영된다. 이 기간 자라섬은 개방기간 종합안내소 운영, 화장실 및 주차시설, 쉼터조성, 푸드마켓, 문화관광해설사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특히 군은 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서도, 중도, 남도에 이어 동도도 개발자라섬은 동·서·중·남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졌으며 면적은 61만4천710㎡다. 군은 남도·서도·중도를 각각 꽃길·꽃동산의 에코힐링존과 캠핑레저존, 축제·페스티벌 아일랜드존으로 꾸민 가운데 그동안 미개발지역으로 방치된 동도도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특히 에코힐링존에는 야간경관 활성화 사업으로 숲을 이용한 프로젝션 맵핑을 비롯해 레이저조명, 투광조명, 볼라드조명 등을 선보인 데 이어 45m 구간 18그루 수목에 경관조명 원형구 54개도 설치해 강과 섬이 어우러지는 빛의 향연을 선사하고 있다. 동도(6만6천390㎡)의 활용방안 밑그림도 나왔다. 군은 그동안 미개발 지역으로 방치된 동도의 원시림 식물과 곤충이 보전된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생태 자연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힐링 산책공원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또 남도에서 줄배와 부교 등의 이동로 설치를 통해 관광객과 방문객 등에게 이동의 즐거움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미개발 그대로 방치된 자라섬 동도마저 그 가치를 찾는다면 4개의 섬이 각각 다른 테마를 제공함으로써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해 지역경제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자라섬 남도 꽃정원을 찾은 여행객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0.10.11 /가평군 제공

2020-10-11 김민수

[이슈&스토리]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사고의 교훈

3차례 방치 신고… 기관 어머니와 분리 요청에 법원이 기각 보건부 관리대상아동 전수조사 불구 전담인력 턱없이 부족위기상황 친권 제재조치 필요성… 국회는 법개정에 들어가눈에 보이지 않는 방임 등 학대 인식 개선·지원 관리 논의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비대면 수업 기간 집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 사고는 전 국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사고 이후, '제2의 초등생 형제 참변'을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닌 소외된 아동이 없도록 사각지대까지 챙기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형제의 쾌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통한 걸까.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친 인천 초등생 형제는 열흘 넘게 깨어나지 못하다가 다행히도 최근 의식을 되찾았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 형 A(10)군은 의식을 찾아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동생 B(8)군은 의식을 찾았으나 고갯짓만 가능하고 대화는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됐다. A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고, B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크게 다쳤다. 이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사고를 당했다. 국민들은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앞으로 이런 비극을 막으려면 기존 제도상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 인천 초등생 형제의 사고는 코로나19 때문이라고만 하기엔 기존 제도의 허점이 많았다.아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사업을 총괄하는 드림스타트의 사례관리 대상 아동이었다. 이웃들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신고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5월 형제가 어머니와 분리돼야 한다고 보고 법원에 분리·보호하기 위한 명령을 요청했다. 당시 미추홀구 드림스타트는 모자의 방문 상담도 원활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화재 발생 한 달 전인 지난달 인천가정법원은 분리·보호 명령 청구를 기각했고, 형제는 단둘이 빌라에 남아있게 됐다. 형제의 사고는 수차례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참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사고 직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돌봄시설 이용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돌봄 소외 위험이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아동학대 긴급 조사를 진행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 달간 '사례 관리 가정 집중 모니터링기간'을 지정해 드림스타트 취약 계층 사례 관리 대상 아동 7만명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 표 참조인천시는 '학대·위기 아동 보호 및 지원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보건복지부 방침에 따라 조사해야 하는 지역 내 아동 3천200여명뿐 아니라 미취학 아동, 장기 미등교 아동 등 총 1만6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위기 아동으로 지정하고 관리하던 아동뿐 아니라 미처 파악하지 못한 학대·방치 아동을 발굴하기 위해서다.특히 이번 사고에서는 피해 아동을 발견하고 학대 피해 방지 방안 등을 제시하는 전담기관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도 지적됐다. 전체 아동 인구는 788만8천218명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67곳으로 전담 인력은 736명밖에 되질 않는다. 통합사례관리사 1인당 1만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학대 아동을 원활하게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1~17세 아동은 45만8천490명인데, 인천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은 3곳만 설치돼 있다. 1개 기관이 맡는 아동 수가 15만2천830명에 달한다. 경상남도가 1개 기관이 아동 18만1천210명을 담당해 가장 많고, 경기도는 1개 기관당 15만7천575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인천은 세 번째로 많다.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강선우(서울 강서구갑) 의원은 "전국적으로 저조한 아동 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확충이 더 두텁게,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지자체별로 필요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최소 인력을 파악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했다.이번 사고는 어머니와 아이들을 분리해야 한다는 아동보호전문기관 판단이 있었으나,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학대 피해 아동을 친권자와 즉시 분리해 보호하는 등 위기 상황 때 친권을 제재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아동이 학대받거나 방치돼 이웃이 신고하더라도 부모의 뜻에 따라 가정에 다시 맡겼다가 비극적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며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강제로 아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포함해 제도적 보완 방안도 찾아달라"고 했다.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은 아동이 학대받은 것이 의심되거나 재학대 위험이 있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보호자와 아동을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라면형제법)을 발의하기도 했다.최근 5년간 아동학대 건수는 2015년 1만1천715건, 2016년 1만8천700건, 2017년 2만2천367건, 2018년 2만4천604건, 2019년 3만45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아동학대 유형별로 보면 2018년 기준으로 2만4천604건 중 정서학대가 4천728건(19.2%)으로 가장 많고, 신체학대 3천285건(13.4%), 방임 2천787건(11.3%) 순이었다. 학대 피해 아동은 원가정 보호를 지속하는 경우가 2만164건(82%)으로 가장 많았고, 분리 조치한 경우는 3천287건(13.4%)뿐이었다.전문가들은 아동 방임, 폭력 등 학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선 원활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동보호기관 통합·일원화 등을 포함한 아동 관리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마다 아동보호 기관이 다양하게 설치돼 있으나, 제 역할을 못하는 건 고질적인 인력난과 시설마다 위기아동에 대한 통합 공유체계 자체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라며 "각 시설을 통합해 대표 중점기관을 지정하고, 전담인력 업무를 통합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부모의 아동 학대를 단순히 사회 총체적인 문제로 접근해 서비스를 구축해야 아동 학대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정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기관에선 교사, 의사 등 여러 사례 관리 신고 의무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대국민 학대 신고 홍보 사업을 추진하지만 아동 학대 중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방임은 '학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며 "인천 형제들 사고 이후, 위기 아동을 파악하기 위한 정책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젠 '발견한 아이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치고 집안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중 어머니 없이 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형제 A(10)군과 B(8)군은 추석 연휴 동안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2020.10.8 /경인일보DB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치고 집안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중 어머니 없이 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형제 A(10)군과 B(8)군은 추석 연휴 동안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2020.10.8 /경인일보DB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치고 집안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중 어머니 없이 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형제 A(10)군과 B(8)군은 추석 연휴 동안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2020.10.8 /경인일보DB형제가 라면을 끓이다 발생한 화재로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후원 문의가 잇따라 현재까지 2억원 넘게 모였다. 2020.10.8 /경인일보DB

2020-10-08 박현주

[인터뷰… 공감]'흑산' 일본어판 완성한 도다 이쿠코 인천관동갤러리 관장

2010년부터 아사히신문 기고 계기 한국 베스트셀러 거의 다 읽기 시작갤러리·집필 이중생활 고충에 중국行 "원작 여운에 현실 복귀하기 싫어"경색된 양국관계 '대화'가 해법 "우리같은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역할"8년 전 처음으로 '흑산'을 읽었을 때의 떨림은 번역을 하는 내내 계속되었다. 절해고도에 유배된 유학자, 섬에서 자란 맑은 눈동자의 청년, 옹기장이 남자, 도망치는 노예,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선장 등 이들은 당시 책을 읽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뇌리에 떠나지 않는 인물들이다. 밀려드는 파도처럼 김훈 작가 나름의 문체에 빨려들어 깊은 심연의 세계를 헤매다가 빠져나왔다고 생각했을 때 마침내 길고 긴 번역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 소설 '흑산'의 일본어 번역자 도다 이쿠코의 후기 중에서 역사를 전공했으며,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이자, 번역가이며 관동(官洞)갤러리(인천 중구 신포로 31번길) 관장이기도 한 도다 이쿠코(61)씨는 지난해 김훈 작가의 장편 소설 '흑산(黑山)'의 번역을 마쳤다. 도다 관장의 번역본 '흑산'은 지난 2월 출판돼 일본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동갤러리에서 도다 관장을 만났다. 코로나19로 인해 갤러리는 휴관 중이었다. 인사를 나눈 후 추석 연휴에 예정한 일정을 묻자 "원고 마감할 게 있고, 추석 당일엔 남편(사진작가 류은규)과 함께 서울의 시댁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했다. 여느 기혼 여성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답이었다.소설 '흑산'에 관한 이야기를 도다 관장과 나눴다. 김훈 작가가 '남한산성' 이후 4년 만에 쓴 역사 소설인 '흑산'은 1800년을 전후한 조선 사회의 전통과 충돌한 정약전, 황사영 등 지식인들의 내면을 다뤘다.도다 관장은 2010년부터 '아사히 신문'의 주말판 속지인 '글로브(Glove)'에 한국의 베스트셀러 서적을 소개해 왔다. 세계 곳곳에 있는 필자들이 돌아가면서 현지 베스트셀러를 소개하는 신문 지면에 도다 관장은 3개월에 한 번씩 한국 베스트셀러를 소개했다. 해당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위까지의 작품이 표기되고, 그중 한 권에 대해 도다 관장의 상세한 소개와 평이 게재되는 형태다. 신문의 인터넷판에선 세 권의 평을 볼 수 있다.도다 관장은 "베스트셀러는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며 "단순한 책 소개는 아니고, 그 사회를 보는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그는 "2010년부터 이 글을 쓰면서, 한국의 베스트셀러는 거의 다 읽기 시작했는데 그 이듬해에 '흑산'이 나왔다"면서 "'흑산'을 만나고 나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배경의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흑산' 만한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미 번역을 여러 권 한 도다 관장은 역사 소설 번역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 쉽게 번역하겠다고 나서지 못한 이유다. 두 나라 언어를 완벽하게 안다고 해도 책 속에는 이해하기 힘든 당대 언어를 비롯해 역사적 사실, 풍습과 같은 언어 외적 요소까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얼마 전부터 한국 소설이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어요. 때문에 번역가들도 많죠.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도 일본어판이 나와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흑산' 만큼은 다른 번역가에게 주기 싫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훈 작가 특유의 문체에 담긴 강한 힘을 일본 독자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번역하기로 결심하고선 일본 출판사에 의사를 전달했습니다."도다 관장은 근대일본사를 전공했다. 대학 3학년이던 1983년 우연히 서울 연수 기회를 얻어 한국 곳곳을 여행하면서 처음 '일제의 만행'과 맞닥뜨렸다. '도대체 왜?'란 의문 속에 한국 유학을 결정했다. 한국 근대사에 관한 이해와 함께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더욱 깊게 알게 됐다."소설의 배경인 1800년을 전후한 조선에 대해선 잘 몰랐어요. 이 소설을 번역하면서 주변의 천주교 성지도 다녀오고 자료도 찾았어요."도다 관장은 2017년 개최된 영화 '남한산성' 시사회를 마치고 김훈 작가와 첫 만남을 가졌다."작가님과 한국·일본 출판사 관계자와 함께 만났어요. 긴장을 많이 해서 작가님과 많은 대화는 못 나눴어요. 책에 친필 사인은 받았죠(웃음). 한국 출판사 편집장님이 이런 저런 질문을 많이 주셨어요. 한데 그분이 유학생일 때 저를 알고 계셨어요. 당시 다른 출판사에 계셨는데, 제가 고려대 사학과에 다닐 때 쓴 글을 본 적이 있다고 하셨어요. 한 30년 전 기억을 떠 올려 주셔서 반가웠어요."이후 번역에 들어갔지만, 관동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번역에 집중하려니 마음대로 안 됐다."초벌 번역 후 집중해서 문장을 다듬어야 하는데, 갤러리에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하고, 전화받고, 메일 답장을 써야 하는 등 소설에 빠져들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선택한 게 중국에 혼자 건너가 한 달 정도 작은 방에 칩거하면서 번역을 마무리하는 거였어요. 1800년대 조선에 빠져있다가 번역을 한 후 현실(2019년 인천)로 돌아와야 하는데, 소설의 여운에 빠져서 현실로 돌아오기 싫었을 정도였어요."번역 후 지난 2월 책 출간으로 이어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홍보 이벤트가 진행되지 못했다. 3월 서울에서 일본 평론가들과 한국 문학팬들의 행사에 이어 4월엔 김훈 작가와 함께 도쿄, 오사카에서 북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다. 이달엔 일본 독자들과 흑산도에 가는 일정도 기획됐지만, 무산됐다."책 홍보를 할 수 없어서 아쉬워요. 얼마 전 인터넷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일본 평론가들, 일본 독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소설의 배경과 종교, 김훈 작가의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이번 인터넷 간담회를 통해 한국 소설이 일본에서 참 인기가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평론가들과 나눈 이야기인데, 1988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 음식과 문화가 일본에 본격적으로 소개됐어요. 2000년대 들어선 K-팝과 한류 드라마가 대세가 됐습니다. 한국 음식점도 많이 생겼죠. 이런 과정을 지켜본 세대가 성숙하면서 이제 한국 소설을 보는 걸로 분석됐어요.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다르지만,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 소설을 이해했던 거죠."끝으로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에 대한 도다 관장의 생각을 들어봤다."양국이 역사와 경제 문제 등으로 최근 들어 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서로 만나서 대화하면 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로 왕래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쉽죠. 일본 언론의 보도를 통해 활자화된 부분을 대중은 믿고, 오히려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그렇지 않은 부분을 알려야 합니다. 우리 같은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하죠. 한국 소설을 보는 일본 독자들은 한국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에요. 독자들에게 깊은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한 방식으로 '흑산'도 널리 알릴 겁니다."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도다 이쿠코 관장은?일본 나고야 인근 아이치현 도요하시에서 태어난 그는 1983년 한국에 유학 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후, 고려대학교에서 근대사를 전공했고, 일제시대의 진상을 알기 위해 만주지역 조선인 항일운동을 연구하면서 중국에서 8년을 보냈다. 유학생 시절부터 일본 신문, 잡지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글을 기고해왔으며, 일본과 한국에서 15권의 단행본, 일본에서 17권의 번역본을 출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11년째 칼럼을 집필 중이다. 2015년 1월 인천 관동갤러리를 개관해 해마다 이곳을 찾는 300여명의 일본인과 중국인한테 개항장답사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강의하고 있다. 도서출판 토향을 운영하며 '모던인천', '80년 전 수학여행', '연변문화대혁명' 등 역사자료를 비롯해 한국 민요를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악보집 '소리길 찾아서-남도, 경기, 서도 민요' 등 문화를 전하는 책을 펴내고 있다.인천 관동갤러리 건물은 여러 세대가 지붕과 벽체를 공유하는 전형적인 '나가야(町屋)' 형식의 일제시대 서민 주택이다. 왼쪽은 도다 이쿠코 관장 부부가 사는 살림집이며, 오른쪽은 갤러리로 쓰고 있다. 도다 관장은 살림집을 2013년 3월 인수해 살다가 다음 해 1월 오른쪽 집을 추가로 사들여 1년여의 공사를 거쳐 갤러리로 꾸몄다. 특히 두 집을 관통하는 대들보 2층 천장 합판을 뜯어 지붕이 보이도록 개방한 뒤 바닥을 보강해 서재로 꾸몄다. 도다 관장이 다락 공간에서 포즈를 취했다.

2020-10-06 김영준

[사람사는 이야기]유튜버 김주운씨, 14년차 해외일상 '인기'

20m 초대형 트럭 몰면서 물류 운송일년 절반 겨울 영하 40도 '위험천만'광활한 자연·북미문화 진솔한 소통지구 반대편 캐나다에서 트러커로 일하며 이민자의 일상을 일기처럼 공유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 교민이 있다.14년 전 혈혈단신으로 캐나다에 건너가 이제 세 아이의 아빠이자 3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캐나다 트러커 중 가장 유명인사가 된 '캐나다 군복남자' 김주운(41)씨가 바로 주인공이다.트레일러를 포함한 길이 20m, 총 중량 64t, 바퀴만 30개가 달린 국내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초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거기에 이국적인 캐나다의 풍경은 물론 다양한 이민 유학 정보 등은 매일 구독자들이 그의 업로드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수원 유신고와 화성 수원대 출신인 그는 지난 2006년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캐나다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김씨는 "수평적인 직장문화에서 노력에는 정당한 보상이 따르는 점이 마음에 들어 캐나다 이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대형 운송회사에 소속돼 주로 사료 등을 운송한다. 한국으로 수출하는 식용 카놀라유의 원료인 유채씨도 그의 손을 거친다.김씨는 극지방의 오지를 비포장도로 위에서 눈길을 헤치며 목숨을 걸고 달리는 아이스 로드 트러커(Ice road trucker)라고 자신의 일을 설명한다. 일 년 중 절반이 겨울인데다, 가장 추울 때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기후에서 일을 하는 위험천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가 한번 일을 나오면 5일간은 차에서 숙식을 해야 하는 것도, 고달픔과 외로움을 더한다. 그가 유튜브를 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김씨는 "겨울철 트럭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기에, 아이들에게 아빠의 평소 일과와 캐나다 이민 정착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남겨두기 위해 시작했다"며 "매일 업로드 되는 영상을 재밌게 봐주시고 응원 댓글들도 많이 남겨주신 덕분에 힘든 일을 잘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그는 또 "14년 동안 캐나다 시골에만 살다 보니 한국사람들과 교류가 없었고 한국말을 많이 쓰지 않았으나, 유튜브를 하면서 한국말도 다시 많아졌다"며 "같은 업무로 지루했던 전과는 다르게 유튜브 영상을 찍는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겁다"고 흐뭇해 했다.군복남자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실제 그가, 군복을 입고 일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민 초기엔 가끔 인종차별적인 이유로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었지만, 우연히 군복을 입은 후로는 그런 것이 아예 없어졌다"며 "군 복무자를 존경하고 예우해 주는 북미문화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트럭을 통해 보는 캐나다의 광활한 자연은 물론, 그의 취미이기도 한 가족들과의 캠핑과 낚시 생활 등이 그의 유튜브에서 일기처럼 써 내려져 간다. 그가 겪은 고생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후배 이민자와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많다.김씨는 "캐나다는 음주 회식문화가 없는 대신, 가족 중심적 활동이 많다. 개인주의가 강한 반면, 남들을 신경 쓰지 않다 보니 타인과의 마찰도 없는 편"이라며 "연금 등 복지나 교육 등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캐나다에서 트러커로 일하며 이민자의 일상을 일기형식으로 공유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캐나다 군복남자' 김주운(41)씨가 초대형 트럭앞에서 웃고 있다. 2020.10.5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2020-10-05 김태성

[FOCUS 경기]파주시 '메디컬 클러스터' 구축… 미래 성장동력 육성

민자 1조7천억 투입, 2024년까지 서패동에 46만㎡ 조성이달 발전종합계획 확정… 관련절차 진행 행정력 집중국립암센터 중심 '혁신 연구센터' 제약사들 참여 의향아주대병원, 2028년 준공… '남북 보건협력' 선도 역할파주시에 대학병원과 암센터 연구소 중심의 의료·바이오연구소 및 기업이 들어서는 '메디컬 클러스터'가 조성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된다. 파주시는 오는 2024년까지 운정신도시 인근 서패동 일대 46만㎡ 부지에 메디컬 클러스터(이하 클러스터)를 구축해 4차 산업 중심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그동안 인구 50만명이 되도록 종합병원 하나 없어 의료 사각지대로까지 불리던 파주시가 수도권 서북부 '의료 메카'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미래 신성장 동력 '메디컬 클러스터'클러스터는 국내 처음으로 연구단지 내 대학병원과 혁신 의료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산·학·연·병원 공동연구 협업체제를 구축해 차별화한 개방형으로 조성된다.민간자본 1조7천억원이 투입돼 조성될 클러스터 내에는 국립암센터 중심 혁신 의료연구센터와 아주대학교병원이 건립되고, 의료·바이오 연구소 및 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시는 보건의료 인프라 확충과 조속한 자족도시 기반 구축을 위해 클러스터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시는 10월 중 클러스터 발전종합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곧바로 행정절차(약 2년 소요)에 착수해 오는 2024년까지 부지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국립암센터 중심 혁신 의료연구센터혁신 의료연구센터는 국립암센터가 보유한 암연구소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되며, 1단계는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산학협력단 및 다수의 연구기관이, 2단계는 항암신약 연구개발센터, 정밀의료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특히 혁신 의료연구센터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산학협력단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센터 내에 입주하는 제약사 등 민간연구소와 바이오 기업의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개방형 메디컬 클러스터로 조성되며, 국내 주요 제약사 10여곳에서 참여 의향을 밝히고 있다.시는 혁신 의료연구센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바이오산업 육성과 공동사업 발굴, 보건의료산업기반 조성, 의료·바이오 기업과 연계한 산·학·연·병 연계 프로그램 구축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하고 지난 6월17일 국립암센터와 '혁신 의료연구센터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국제암대학원대학교 이은숙 총장은 "파주시와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의료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통한 바이오산업 육성 및 보건의료산업 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500병상 규모로 2028년 준공아주대학교병원은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즉시 토지 본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 병원 건립공사에 들어가 2028년 준공할 예정이다. 대학병원은 500병상 규모로 시작해 추후 확장을 통해 수도권 서북부 거점병원으로 육성, 남북 보건의료 협력의 선도적 역할과 함께 혁신 의료연구센터 내 임상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아주대는 이를 위해 지난 8월28일 파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최종환 파주시장과 박형주 총장,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 박재호 법인사무처장, 한상욱 아주대병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주대학교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파주시는 아주대병원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설립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파주시는 그동안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유치를 민선 7기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병원유치TF팀'을 구성해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유치활동을 전개했다.박형주 총장은 "파주시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파주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병원을 건립하겠다"며 "최고의 의료진과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파주시민의 의료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아주대학교병원은 이국종 교수로 인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갖춘 국내 최상위권 대학병원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에 3회 연속, 2019년 기준 국가고객만족도(NCSI) 병원부문 4위, 미국 뉴스위크 세계 100대 병원(국내 6위)에 선정된 바 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암연구소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되는 '국립암센터 연구센터' 조감도. 2020.10.4 /파주시 제공'아주대학교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 사진. 2020.10.4

2020-10-04 이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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