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경제전망대]선진국이 되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이유

자본·노동 생산요소 증가속도 '한계' 현상유지 위한 감가상각 비용 늘어사람이 하는 서비스업 비중 큰 탓도 한국 성장률 '점점 낮아지는 추세'제도·문화등 '사회 합리성' 높여야2018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9%이고 중국은 6.6%였다. 경제성장률이 더 높은 중국은 경기 침체를 우려했지만, 경제성장률이 중국 절반도 안 되는 미국은 호황이라고 자축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어느 나라든 경제성장률이 경제성장 초기 단계에는 높고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 점차 낮아지므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경제 문외한 중에는 나라가 클수록 경제성장률이 낮게 마련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국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방법은 아주 쉽다. 연방제로 나라의 각 지역을 나누고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칸막이를 치면 된다. 그러나 이런 처방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키게 된다. 시장 규모가 크면 규모의 경제를 쉽게 달성할 수 있고 국가 간 교역보다 일국 내 지역 간 교역의 장애물이 훨씬 적다. 즉 나라가 클수록 경제성장률에 도움이 되면 되지 단점이 될 수 없다.경제가 성숙할수록 성장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자본(기계 설비 등 자본재)과 노동이라는 생산요소의 증가 속도와 효과에 한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본 축적이 미진한 상태에서 자본 축적이 이루어지면 큰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 효과는 점점 둔화한다. 예를 들어 볼펜과 공책만으로 업무를 보다 PC를 쓰면 효율이 크게 올라간다. 노트북을 추가로 이용하면 생산성이 더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PC를 한 대 더 산다고 해서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는다. 감가상각도 중요하다. 축적된 자본이 많을수록 현상 유지를 위해 감가상각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난다.노동도 비슷하다. 경제성장 초기에는 잠재적 유휴인력이 많다. 우선 농민들은 고생하긴 하지만 계절과 날씨 등의 이유로 매일 꾸준히 일할 수 없다. 농민이 도시로 이주해 공장이나 가게에서 일하면 매일 일할 수 있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증가 속도도 경제성장 초기 단계에 빠르다. 평균적인 국민 교육 수준이 초등학교 졸업에서 고졸이 되면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한다. 하지만 도시화율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도 증가 속도에 한계가 오기 마련이며 모든 국민이 박사과정에 진학한다면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즉 경제성장 초기에는 자본과 노동의 양적 확대가 큰 효과를 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속도가 늦어지고 약발도 약해진다.선진국이 되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산업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R&D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사람이 직접 하는 일이므로 생산성 향상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이발사, 요리사, 교사, 변호사가 하는 일은 크게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 반도체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생산성 향상속도가 더딘 부문 즉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커지면 전체 국민경제의 생산성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나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발전의 징표다. 경제의 한 부분에서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면 다른 부문도 동반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즉 반도체 공장에 다니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벌어 이발소와 식당을 자주 찾고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추세적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의 점진적인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하락 속도가 빠르고 절대적인 수준이 너무 낮다면 곤란하다. 미국의 1인당 GDP가 우리의 두 배인데 우리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낮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본과 노동의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할 일은 우리 사회의 합리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은 자본과 노동을 결합해서 생산한다. 그 생산 방식을 넓은 의미의 기술이라고 부른다. 국민경제의 입장에서 그 기술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제도, 문화, 관행, 기술을 포괄하는 합리성이다. 어느 정도 부패해도, 관료적 규제가 많아도, 노사관계가 삐걱대도, 기업 오너가 전횡을 해도, 열심히 일하고 투자하면 저절로 경제가 성장하던 시대는 지나갔다./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9-11-13 허동훈

[경제전망대]인천이음카드, 취향과 팩트 사이

소비자에게 돌아간 소득 '캐시백'100% 시민에게 입금되는 것누구나 세금 혜택 받을 자격 있어주눅들지 않고 희망 품을 수 있는건예산 '0.017%' 지원 있기에 가능"8월경에 이음카드가 이득이 크다는 걸 알아채서 이제는 이음카드를 최우선으로 쓰고 있어요. 부모님이 보내주신 피 같은 생활비,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지방 출신 자취생으로서 이음카드는 호재이죠. 인천에 이런 좋은 점이 있다니." 그 청년의 9월 가계부에 이음카드 환급은 30,300원. 대신 체크카드 환급은 1,080원으로 떨어졌다. "이음카드가 아니면 제 가계가 좋아지는 걸 설명할 수 없지요." 김포시와 인접한 서구에서 슈퍼마켓을 꾸리고 있는 사장님. 김포 사장님들은 계속 힘들어하지만 자신의 가게는 매출감소세가 줄다가 최근 올라가고 있다며, 오랜만에 나라 덕을 보고 있단다.한국 경제성장률 1%대로 떨어질 듯. 인천이음카드는 혈세 낭비, 실패한 정책. 최근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이음카드 관련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두 사람이 떠올랐다. 입을 열어야 할 때가 온 것. 물이 반쯤 담긴 컵을 보고, 반밖에 없다거나 반이나 있다고 할 수는 있다. 그건 입장이나 가치관의 차이로 보는 게 적절하다. 그런데 물이 반이 아니고 십 분의 일이라고 단정하고 많으니 적으니 하는 건, 세상을 참 힘들게 하는 거다. 이음카드 사례를 들여다보자. "혈세투입 1천억·대체효과는 239억". 이 기사의 진위를 따지려면 239억원이 무엇인가를 적확히 알아야 한다. 239억원은 2019년 5월~8월 사이에 캐시백의 이익을 보려고 이음카드를 사용한 소비자가, 인천의 두 개 업종인 대형마트와 SSM에서 사려던 물건을 인천의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구매한 액수이다. 이 기간 슈퍼와 편의점에서 결제된 이음카드는 1천94억원이며 여기에 지급된 캐시백은 77억원이다. 혈세 1천억원이 아니다. 1천억원으로 239억원이라는 주장이 옳다면 그 효과가 23.9%일 것이고, 같은 논리로 77억원으로 239억원이라면 효과는 310.3%라는 게 맞다. 이건 관점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팩트다.이음카드는 일부 정치인, 공무원, 언론인, 단체, 전문가의 것이 아니다. 혈세를 짜내는 시민의 것이다. 1천원짜리 음료수를 살 때도 꼬박꼬박 세금을 내야 하듯, 그 세금은 시민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일 원 한 푼 흐트러짐 없이 쓰여야 한다. 지금 이음카드의 경제효과는 캐시백을 매개로 발생하는 매출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캐시백을 이전소득으로 여겨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정책 취지에 동참하는 소비자에게 정부가 세금을 이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업수당, 연금 등과 같은 대표적인 이전소득과 다른 점이라면, 소비자가 받은 캐시백은 소비에 써야 한다는 꼬리표가 붙은 조건부 이전소득이라 할 것이다. 소비자에게 돌아간 이전성 소득인 캐시백 77억원을 매개로 유발된 경제효과 중의 하나가 대체효과 239억원이다. 서울이나 경기 시민이 이음카드를 사용하여 인천에서 소비하는 것, 인천 시민이 서울이나 경기에서 사던 물건을 이음카드로 인천에서 사게 되는 것 등등 하여 캐시백으로 거둘 수 있는 덤은 대체효과와 더불어 한둘이 아니다. 다리나 도로를 만드는 데 들어간 세금은 그것들을 이용하는 데 따른 편익이 발생해야 본전을 뽑아낼 수 있다. 하지만 캐시백은 100% 시민에게 입금되는 것, 이것이 인천이음카드 캐시백의 본질이다. 손주에게서 받은 이음카드 선물로 생일 턱을 내는 어르신, 퇴근길에 부평시장에 들르는 부천 사는 직장맘도 세금을 내고 있고 세금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지금도 가계부를 쓰고 있을 그 청년, 이음카드 매출표를 기대할 슈퍼 사장님이 세금과 캐시백의 원조 주인이다. 이들, 아니 우리들이 1%대 경제성장률 염려에도, 나라가 대기업에 수십조 원의 지원을 몰아주어도 주눅 들지 않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건, 중앙정부와 인천시 예산의 0.017%인 812억 원의 이음카드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려운 세상, 단 0.001%의 대안희망이라도 내밀면서 이음카드를 내치겠다는 진정성 있는 애국자를 기대해본다./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11-06 조승헌

[경제전망대]국민안전 보물지도, 3차원 지하공간정보 구축

지반침하·열송수관 파열·적수…40여년 1기신도시 땅속 문제많아정부, 시설물관리 통합지도 위탁3D활용 측량기술 결합 'DB 구축'인프라 정비로 안전한 환경 보장바쁜 현대인들에게 '지하'라고 하면 가장 먼저 출퇴근 지하철, 퇴근 후 지하 주차장, 밤에도 환하게 켜진 지하 쇼핑몰 등이 떠오를 것이다. '지하세계엔 무엇이 살고 있을까?' 어릴 적 지하세계는 어둡고 은밀하고 두렵고도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였다. 만화의 주인공이 다른 세상으로 빨려 들어갈 때, 바닥에는 큰 구멍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터키 중부에 건축되었던 기원전의 웅장한 지하도시는 경이로웠고 지하세계로 납치되는 그리스신화의 여신 이야기는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지하세계로 향하는 주인공의 모험은 언제나 흥미진진했었다.하지만 자라서 보니 지하세계는 상상했던 것처럼 썩 매력적인 곳만은 아니었다. 내가 내린 변기의 물도, 복잡하게 엉킨 전기선도, 가스도, 통신선도 깨끗하게 정비된 도시 아래는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간간이 큰 사고들을 일으켰다. 어릴 적 신비의 세계는 복잡하며 위험하고 깨끗하지 않은 도시의 어두운 곳으로 변질되었다. 80년대 시작된 1기 신도시 지하공간은 40여년이 지나면서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낡은 구도심의 지하공간은 정확한 정보의 부재, 개별적 시설 관리, 노후 등에 따른 설비관리 미비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지하침하(싱크홀)은 2013년 이후 5천89건이나 발생되어 하루 평균 2.3건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11월에 발생한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1개월 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송수관 파열사고, 올해 인천과 서울의 붉은 수돗물 사태까지… 마치 지뢰밭 같은 위험으로 도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준 몇몇 사건들로 인해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집 앞의 지하철역이 오히려 달갑지 않을 때도 있었다.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2014년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지하공간 정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하공간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통일된 지도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였으며 지하시설물 통합관리체계 구축에 따른 지하공간통합지도 제작을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위탁하였다. 현재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3D 지하공간구축지도 제작업무'는 2019년에 경기도 내 고양, 시흥, 광주, 오산을 비롯한 10개 시에 대해 시스템 연계를 통한 DB구축이 이루어지고 20년부터 60개시, 21년부터는 전국 77개군에 대한 지하공간지도를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모두 연계해 통합지도의 활용도를 높이게 된다. 또한 정부에서는 가스공사, 난방공사, 한전, KT 및 환경부, 소방청을 비롯한 지자체와 지하정보 활용지원센터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하시설물 통합체계 구축 및 기타사항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으며, 지하시설물이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국가기간시설로 분류되어 민간에게 제한되었던 지하관련 공간정보를 개방해 민간주도 지하굴착작업으로 야기되던 안전사고의 노출도 줄일 예정이다. 정부는 지하공간정보 통합구축사업을 통해 다수의 시설이 중복매설되어 굴착공사 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대한 정확도를 대폭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3D 기술을 활용해 측량기술과 결합한 신뢰도 높은 DB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지하공간정보 통합시스템에 유지·보수 등 상세한 이력관리 데이터를 탑재해 모든 시설물의 노후화 정도와 보수시기 등도 지속적으로 관리되도록 하여 도시의 안전을 높일 예정이다. 지하공간통합지도는 4차 산업혁명의 경제적 원천인 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하며, 상·하수도, 가스, 전력, 통신, 열수송관 등 땅속에 매설되어 보이지 않는 인프라 시설들의 통합지도 구축과 정비는 거대한 도시와 도시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보장해 줄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2020년대 후반까지 간선도로 지하화 및 지하도시 개발 등으로 100만평 이상의 지하공간 개발이 예상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및 도시공간 활용을 위한 화려한 지하도시의 구축과 관련기술 개발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미래 우리나라 지하공간정보의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3D 지하공간구축지도'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며, 지상의 행복과 지하세계를 이어주는 보물지도가 될 것이다./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19-10-30 주한돈

[경제전망대]업의 본질과 블루오션

시공 초월해 언제나 변함없는 기본시대·환경변화 따라 달라지는 속성변하는 과정 제대로 알면 사업성공내부성찰 미래 내다보는 안목 필요조직혁신 핵심개념은 '새로운 생각'한국기업은 지금 지독한 성장 돌파의 한계에 직면해있다. 신성장동력을 찾아 새로운 도약으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목표달성에 진력을 다하던 경영에서 이제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의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그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기업이나 조직의 운명은 성장하여 발전하거나 또는 쇠락하여 소멸하는 길밖에 없다. 영속기업 추구를 위해 미래준비를 위한 혁신을 통하여 현재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쟁기업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한다. 즉, '블루오션'을 찾으면 기회 선점자의 우위(First-mover advantage)로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기업이 얻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장에서 주도권은 물론 경쟁의 강도 또한 약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기존 가치체계의 최상위 개념인 미션(존재 이유)과 자사의 '업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 기업은 미션의 달성과 성취를 위해 그 하위에 '비즈니스 도메인'이라는 사업(생존)영역을 정의한다.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바로 이 비즈니스 도메인을 상위개념화·추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로 화장품 회사의 도메인 '화장품의 제조·판매'를 상위개념화·추상화하면 어떻게 될까?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것이고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아름다움의 희망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합니다'로 이미지 변신이 가능할 것이다. 화장품 회사의 업의 본질인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에 통찰력과 창의성을 더하여 생각을 전개해나가면 아름다움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여태 생각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되고, 여기서 바로 화장품 이외의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오직 화장품만 생각하던 사고에서 '아름다움'이라는 업의 본질을 재인식하여 블루오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또 농약회사의 도메인을 상위개념화·추상화하면 '농업의 생산성 향상'이 되고 생각의 발전을 통해 '농기구의 제조·판매'도 가능할 것이다. 복사기 제조회사는 '사무실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도메인의 확장 개념으로 복사기 이외의 사무용품과 사무용 기기를, 영화제작사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석유회사는 에너지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철도회사는 철도수송에서 '사람과 물자의 수송'으로 업의 개념을 발전시켜 육상·해상·항공운송까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업의 본질과 업의 개념에 대한 통찰을 통한 신사업 발상의 핵심개념이다. 피터 드러커 박사는 경영자가 사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간단명료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하려는 사업의 개념, 즉 업의 본질과 개념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사업을 시작해야 비로소 성공의 문턱에 다가설 수 있다고 했다. '업의 본질'은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변함이 없는 업의 기본을 말한다. 또 '업의 특성'은 시대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업의 속성이다. 업의 본질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업의 핵심 성공요인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자사의 업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 다음 피터 드러커의 5가지 경영원칙에 대해 명쾌한 답이 가능한지 자가진단을 권해본다. 질문1.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 질문2.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질문3. 고객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4. 우리의 결과는 무엇인가? 질문5.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에 맞게 자사의 업의 개념을 변화시키는 길밖에 없다. 경영진은 자사의 업의 개념을 바로 정립하고 이에 맞게 사업의 방향과 전략을 세워야 하며 조직 구성원 개개인도 맡은 직책과 업무에 따라 업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에 알맞게 일의 완급과 대소를 가리고 관리 포인트를 정해 일을 해야 한다. 이제 과감히 과거와는 이별을 고하고 내부를 성찰하고 좀 더 넓은 시야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새로운 생각으로 '블루오션'을 찾아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다시 뛰어보자! 조직혁신의 핵심적 개념은 '새로운 생각'이다./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2019-10-23 이세광

[경제전망대]저물가 상황의 이해

우선 소비자물가 하락원인 파악필요근원 인플레이션율도 경기외적요인온라인거래 확대등 구조적영향 받아저물가요인·경제활동 위축 차단위해새로운 성장동력 확충 역량 쏟아야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0.4%를 기록하여 8월(-0.04%)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치를 보이면서 그 경제적 함의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이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비상하게 높아 국내외 전망기관들이 세계경제는 물론 각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경제지표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경제지표는 과거 경제활동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경제주체들의 미래 경제활동을 위한 기대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을 초래한 원인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의 물가동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어떤지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먼저 물가하락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품목별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일반 가계가 주로 구매하는 460개 품목의 가격 동향을 가중평균한 것으로 크게 상품과 서비스로 구성된다. 금년 9월 중 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폭 확대에는 상품 중에서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서비스 중에서는 공공서비스의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은 전년의 높은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큰 폭 하락(각각 전년동월대비 -8.2%, -5.6%)하였고, 공공서비스는 정부의 교육·보육·건강보험 관련 복지정책의 영향으로 1.2% 하락하였다. 또한 하락 품목수가 작년 9월의 114개에서 158개로 44개 늘었으나 이중 37개가 농축수산물(32), 석유류(3), 공공서비스(2)에 해당한다. 즉 최근 물가하락은 주로 공급 측 및 정책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물가수준의 광범위하고 장기간에 걸친 하락과는 거리가 있다.한편, 우리나라가 최근 경험하고 있는 물가하락을 다른 주요국과 비교하면 어떠할까? 한국은행이 최근 보도한 '주요국 물가하락기의 특징'(2019.9.30)에 따르면 지난 30여년간 41개 주요국을 대상으로 분기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샘플 중 약 7%, 2008년 이후 샘플에서는 약 14% 정도에서 물가하락이 발생하였다. 전 기간에 걸쳐 분기 기준으로 물가하락을 경험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8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물가하락은 적지 않은 빈도로 발생했으나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단기간에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물가하락이 유가하락 등 공급 측 요인에 의하거나 자산가격 조정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확산성도 크지 않고 경제성장률과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물가하락의 요인 및 국제비교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 물가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더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다만, 경기와의 관련성이 높은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이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금년 들어 2%를 하회하기 시작한 것은 유의할 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경기 외에 온라인거래 확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고, 물가기대도 실현된 물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추세적인 하방압력하에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원활한 경제활동과 이를 토대로 한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만큼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의 경험처럼 물가하락 기대가 만연한 경제에서는 소비자들이 더 한층의 물가하락을 기대하여 지출을 줄이고, 이는 기업의 수익률 전망을 악화시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상태로부터의 탈피는 경제강국인 일본조차도 아직까지 달성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난한 과제이다. 따라서 현재 저물가를 초래하고 있는 대외적, 구조적 요인들에 대한 객관적 이해 위에 저물가 상황이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국면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경제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구조적 요인들의 개선,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투자 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여야 할 때이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

2019-10-16 김현정

[경제전망대]복지국가로 가는 길

나부터 세금 더 내겠다는 의식필요정치권도 '증세' 솔직하게 앞장서야복지외 사용과해 세출구조 개편시급성과 낮은 R&D·벤처 거액 지원등정부, 다양한 영역 간섭·규제 줄여야우리나라는 선진국인가? 여러 국제기구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갈 길은 아직 멀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복지가 일정 수준은 넘어야 한다. 복지의 필요조건은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다. 2014년 보건복지부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노인 약 69만명을 대상으로 자살 동기를 물은 결과 40.3%가 경제적 어려움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만큼 경제적 요인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속도와 수준에 대한 이견은 있지만,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사회적 공감대는 있다. 흔히 생각하는 대로 부자와 대기업에 세금을 많이 걷으면 복지국가가 될 수 있을까?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국가 중 7위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해서 스웨덴의 소득세를 살펴보자. 대략 연소득 5천900만원까지 32%, 8천300만원까지는 52%, 8천300만원 초과분은 57%의 세율이 적용된다. 푼돈을 벌더라도 거의 예외 없이 32%의 소득세를 낸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소득자의 1인당 평균소득이 3천519만원이다. 스웨덴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두 배이므로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이 7천만원 정도는 될 것이다. 그 정도면 평균 소득세율이 약 35%다. 반면 한국에서 연소득 3천519만원이면 각종 공제 제도 때문에 세금을 거의 안 낸다. 2017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43.6%가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 세금을 내지 않으므로 상위 10%가 소득세 82.7%를 낸다. 그 비율이 다른 선진국은 50~70% 정도다. 일반적인 부자 증세만으로는 세입 확대에 한계가 분명하다. 스웨덴은 부가가치세율도 25%로 우리의 2.5배다. 다른 북유럽국가도 20%가 넘는다. 노르웨이는 북유럽국가 중 소득세율이 낮은 편이지만 법인세율이 높고 산유국이므로 국가재정수입의 20%를 석유에서 얻는다.북유럽 사례를 보면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증세로 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야 세원도 확보하고 부자들의 증세 거부감을 낮출 수 있다. 국민이 나부터 세금을 더 내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정치권도 증세에 대해 솔직하게 앞장서야 복지국가가 가능하다. 세금을 덜 걷고 선별적 복지에 치중할 것인지 국민 대다수를 대상으로 삼는 보편적 복지를 추구할 것인지는 국민의 선택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치권이 증세 없이 또는 부자증세만으로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고 나서면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복지국가로 가는 두 번째 길은 세출 구조 개편이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조세부담률, 즉 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로 OECD 평균치 24.9%에 못 미친다. 속도가 문제지만 한국의 세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런데 세입보다 세출에 더 큰 문제가 있다. OECD 통계에서 사회적 지출은 광의의 복지비용을 의미한다. OECD 국가의 사회적 지출은 GDP 대비 평균 20%다. 조세부담률이 평균 24.9%이므로 세수의 80%가 복지지출로 나간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의 GDP 대비 사회적 지출 비중은 11.1%로 세수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친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두 가지다. 우선 우리나라의 복지지출 수준이 아직 낮은 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세금 걷어서 복지가 아닌 곳에 무척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다.국가가 경제개발을 선도한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 남아서인지 지금도 정부가 시장의 수많은 영역에 간섭하고 규제하고 각종 사업을 벌인다. 농업 분야의 보조금은 OECD 평균의 2.5배다. GDP 대비 정부 R&D 예산이 세계 정상권이지만 성과는 낮다. 벤처기업을 키운다고 거액을 쏟아붓는다.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차고 넘쳐서 중견기업으로 승격을 피하는 기업도 있다. 수요가 없는 공항과 철도도 짓는다. 수많은 협회와 단체에 각종 보조금을 지원한다. 정부 돈을 타내기 위한 제안서를 대신 써주는 업체도 있다. 끊임없이 일을 벌이고 싶어 하는 관료사회의 속성과 공돈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합작품이고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국민은 자신부터 세금을 더 낼 각오를 하고 정부는 비복지 분야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9-10-09 허동훈

[경제전망대]지금껏 우리는 이리 살아왔다

지금 세상은 죽이고 죽어 넘어갈 판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것인가국민들 고민·판단이 '가장 이상적'우리가 반쪽·반의반쪽 갈라질수록대한민국 살림살이는 그 정도일뿐그 친구는 잘 있는지. 대학 시절에 야학 교사를 할 때 만났던 학생. 이따금 결석하고 나서, 고물 선반 때문에 주문량을 채우느라 야근을 해야 했다며 눈을 내리깔고 머리를 돌리던 모습이 선연하다. 근 사십 년이 지나 갑작스레 그 친구가 생각나는 건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모양이 하 번잡스러워서일까.사회 발전은 근본적으로 비극에서 잉태한다. "수많은 죽은 자들이 산 사람 하나를 보내(조주 스님)"고 나서야 제대로 돌아가는 것, 엄연하고 야속하지만 그게 세상 이치다. 져야지 이기는 싸움, 끝내 이기려면 먼저 져주어야 하는 싸움이 있다. '가장 아름다이 자기를 버려 시간과 공간을 얻는 꽃들의 길(배한봉)'을 걸어 청사를 일궈낸 고귀한 희생, 노무현의 죽음이 있어 오늘 문재인 정권과 한국 사회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내일도 모레도 가능하게 하려면? 불새는 스스로 몸을 태워 다시 살아난다. 전쟁에서 지더라도 지금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당대 정치인의 적절한 처세술이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따내고자 몸을 던져 훗날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걸 포기하는 길이기도 하다.그러나 역사의 한편에는 주인공의 희생과 교체만이 있는 건 아니다. 소신과 소명을 위해 자아를 죽이고 짓밟힘을 딛고 일어섰으니, 역사가 사마천과 월나라 왕 구천이 그 중 도드라진다. 입바른 소리를 하여 당시 기준으로 사형보다 더 치욕이며 굴욕이라는 남성을 거세당하는 궁형을 받아들인 건 순전히 하나의 일을 마치기 위해서였다. 인류문명의 위대한 유산 사기는 그런 희생과 아픔을 씨앗으로 태어난 것이다. 와신상담의 주인공 월왕 구천은 어떠한가. 승전국 오나라에 전쟁포로로 끌려가 오왕 부차의 똥을 먹으며 병세를 진단하는 극기 끝에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전쟁에서 이겨 복수해내고 말았으니, 끈질긴 자 승리를 쟁취하리니.지금이 한 사람 달랑 상여에 실어 올린다고 바뀔 세상이던가. 그렇다고 나라를 위해 '친구들' 원희룡과 나경원에게 '산 자여 따르라'며 동반퇴진론을 꺼내는 건, 허무맹랑하고 현실성이 없다고 할 터이다? 이제 막 권력의 단맛을 보려 하는데 양보하라고? 황당하다고 느끼는 그만큼, 지금 상황은 밥그릇을 두고 벌이는 '높은 분들'의 소모적이고 볼썽사나운 내로남불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제 막 극상의 꼭대기에 접어드는 그들, 지금 판국이라면 10년 이상 독주와 득세를 지속하고 서로 싸우다가 자연사할 것이다. 사실 이건 예외적인 탐욕도 아니다. 인간의 역사가 지금껏 그러했다. 그리하니 386 시절에 일구어낸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성과를 앞으로 얼마나 갉아먹느냐에 따라 686, 786 앞에 차려지는 업보의 밥상은 결정될 터이다.지금 세상 돌아가는 수준은 어떡하든 죽이고 죽어 넘어갈 판이다. 상여를 들이 내밀며 어서 오르라는 세상 사람 앞에 들려오는 외침이 있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며(랭보), 상처받은 사람이 세상을 단장하니(황지우), 모든 치유자는 상처 입은 사람이다(칼 융). 그 아픔이 사마천이나 구천처럼 역사적 과업을 해내고 영웅을 만들지, 모든 걸 다 잃어버리고 시대의 희생양이라는 한으로 스러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주체가 되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우리가 반쪽, 반의반 쪽으로 갈라질수록 그만큼만 대한민국이 제대로 돌아가고 그 정도만 대한민국의 살림살이는 꾸려질 텐데. 야학 중학 과정이 끝나는 날, "사실, 나 너하고 같은 초등학교 동창이야"라며 쭈뼛쭈뼛 낯붉히던 친구도, 그 말에 홍시 얼굴이 되었던 나도 낼모레면 환갑이다. 일상생활, 가을걷이, 하루해가 기울고 해는 뜬다. 지금껏 우리는 이리 살아왔다. 80년대 민주화 운동, 금융위기, 월드컵, 촛불, 그리고 서초동 밤거리를 가득 메울 때도 우리네 아랫것들은 삼시 세끼 때우고, 자식 성적에 휘둘리고, 적당히 무단횡단하고, 스마트폰에 정을 주면서…./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10-02 조승헌

[경제전망대]신뢰가 가득한 사회, 청렴으로 풍요로운 세상

사회적 자본 풍부해야 생산성 향상그 토대엔 '믿음'이 존재해야 가능정부·대부분 공공기관 '자정' 노력LX, 올해 네번째 청렴문화제 행사조직원 각자 '양심 노력' 바탕돼야뉴스만 클릭하면 온 나라가 법무부 장관의 청렴과 거짓 사이 진실로 떠들썩하다. 정치계를 비롯해 교육계까지 의혹에 의혹을 더하여 나라 전체가 술렁인다. 진실공방을 떠나 정권마다 제기되는 부패 문제로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불신과 피로도는 가중되고 있다.'청렴하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공직자에게 부여되는 으뜸의 가치였다.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개인의 사리사욕을 앞세우지 않고 존경받을 만한 깨끗함과 공정함을 가져야 한다는 뜻일 터이다.아이러니하게도 공무를 수행하는 정치계보다 이윤창출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이 '청렴'을 가치로 두고 성공을 이루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예로부터 인맥으로 먹고산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꽌시 문화'와 정경유착이 당연시 되어왔던 중국에서, 세계적인 그룹으로 회사를 일으킨 알리바바 전 회장 마윈은 '인생에서 절대로 못 믿을 것이 꽌시'라며, 남들이 개척하지 않은 길을 올곧게 유지하는 열정만이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지도부의 부패와의 전쟁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전례 없는 대가를 치렀다"며 "이러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중국 미래 기업 발전의 공평한 환경도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며칠 전 거대기업인 알리바바의 종신회장과 가족경영을 단칼에 끊고 퇴임을 실행해 더욱 사람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되었다.한 사회의 노동과 자본 등 전통적 생산요소가 동일하게 투입되어도 나라별로 성과가 다른 이유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사회적 자본'임이 밝혀졌다. 인적, 물적 자본처럼 사회적 자본이 풍부해야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이 사회적 자본의 토대가 바로 '신뢰'인 것이다. 청렴하지 않으면 불신을 일으키고, 불신은 그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탐색비용을 높여 사회 전반에 막대한 관리비용을 요구하게 된다. 국정운영에도 막대한 불필요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자명하다. 이 '사회적 신뢰비용'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선진사회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이에 정부와 대부분의 공공기관들도 '청렴'을 주요 기업 가치로 삼고 인식전환과 자정(自淨)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올해 네 번째로 '청렴누리문화제'를 주관하여 본사가 있는 전북 주요 공공기관 및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청렴! 위대한 유산'이라는 부제로 문화제를 실시했다. 전 직원들에게는 청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관련 교육을 활성화하고, 부패 관련 사건에 대한 징계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조직제도와 활동은 청렴한 사회를 꿈꾸는 조직원 각자의 양심과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정직'을 가치로 삼은 90년대 생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가 되고, 내 자식들이 공정한 사회에서 더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게 하려면 나 자신부터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선선하고 맑은 아침 공기가 기분 좋은 가을 아침, 오늘따라 하늘이 유난히 더 높고 깨끗해 보이는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19-09-25 주한돈

[경제전망대]화난 원숭이

기성세대 "나를 따르라" 꼰대 방식우리 기업 목표달성 전쟁터 탈바꿈신입사원 아이디어 침묵으로 전환90년대생들 '가고싶은 직장 만들기'조직문화 혁신으로 경쟁력 차별화"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에 간다"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과연 이런 회사가 있을까? 'Workday'라는 회사는 조직구성원의 대다수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2005년에 설립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지역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미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순위 7위이며 "나는 내일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가기 위해 일요일 밤에 완전한 행복감으로 잠자리에 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직원들 모두가 즐거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해 우선 직무 분장을 한다. 창업자 혼자 다 할 수 없으니 부사장도 뽑고, 본부장, 부장, 과장, 대리, 사원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을 선발하여 훈련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조직 목표를 달성한다.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이의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를 도출하여 오로지 여기에만 매달린다. 돌격 앞으로 식의 하드웨어적 접근에만 익숙해 있다. 이들 목표달성은 사람이 한다. 그러나 조직구성원들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에는 매우 인색하다. 조직문화는 마치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같은 취급을 한다. 문제는 오직 하드웨어 접근방식에 익숙한 조직의 목표 달성 방법에 있다. 압축성장의 경험을 가진 기성세대 리더들의 과거의 성공경험이 살아있는 전설로 회자되며 확인불가의 무용담까지 늘어놓아 분위기를 마치 전쟁터의 전투현장으로 탈바꿈시킨다.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하면 된다", "나를 따르라" 등의 전근대적인 꼰대의 방식으로 조직구성원들을 다그치고 몰아붙인다. 한마디로 시대정신을 결여한 '무식이 용감'한 현상이다. '화난 원숭이' 이야기로 우리 조직사회의 문화적 후진성을 묘사해본다. 원숭이 세 마리가 우리 안에서 화가 잔뜩 나서 얼굴이 빨개져 있다. 이유는 그 좋아하는 바나나를 눈앞에 두고 못 먹게 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바나나 한 송이를 장대 끝에 꽂아 높이 세워 놓았다. 이틀을 굶은 배고픈 원숭이들은 바나나를 따먹으려고 점프하며 잡아채려는 찰나에 머리 위로 찬물 세례를 받게 된다. 세 마리가 교대로 바나나 낚아채기에 몰두할수록 찬물 세례는 계속된다. 한동안의 시간이 흘러 원숭이들은 지치고 힘들어 포기한다. "에이~ 이 바나나는 못 먹는 거야" 학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얼마 후 학습된 원숭이 한 마리를 우리에서 빼내고 새로운 원숭이 한 마리를 우리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 신입 원숭이는 저 맛있는 바나나를 먹지 않는 동료들을 야유하며 바나나를 잡기 위해 점프하는 순간 다른 두 마리의 원숭이가 양다리를 하나씩 잡고 늘어지며 "야, 그 바나나 건들지 마라!"며 강력 제지한다. 말 안 듣는 신입 원숭이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고참 두 마리 원숭이는 신입을 때려 혼내준다. 결국 한 마리씩 세대교체를 했지만 이후로 아무도 바나나를 손대지 않았다 한다. 이 화난 원숭이 이야기에서 우리 직장의 모습을 본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뭔가 조직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디어를 낸다. 고참들은 "또야?"하며 귀찮아한다. "이봐 그건 우리도 다 알고 있고, 우리 팀장님이 안 좋아해. 주어진 일이나 열심히 해" 이 몇 마디를 몇 번 학습하면 분위기가 파악된 신입사원은 이후로는 침묵 모드로 전환 된다. 사육당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쉽게 몸에 익힌다. 전통이 생겨난다. 이후의 신입들을 이들이 배운 대로 똑같이 다룬다. 몹쓸 전통이다. 이제 우리도 조직문화는 경영기법의 범주를 넘어 조직에서의 구성원들의 삶의 질은 물론 삶의 방식 전체로 이해되어야 하며, 모방하기 힘든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한다. 밀레니얼세대들이 대세인 세상이다. 90년생들이 몰려오고 그들이 사회 곳곳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들의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조직문화 혁신이 경쟁력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 싶은 직장' 만들기로 기업은 물론 한 차원 높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 선진국으로의 국가품격에 국민들이 자부심 가득한 나라를 만들어보자./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2019-09-18 이세광

[경제전망대]인천경제 동향과 경제적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대책

생산·소비·수출 '부진' 면치 못해美·中 무역분쟁·日수출규제 원인미래성장 기대 약화 투자감소 초래경제주체들 기대심리 관리 급선무정부·한은 지원책 '민관 협력' 필요금년 상반기 중 인천경제는 생산, 소비, 수출 등을 중심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하고, 소비도 대형소매점 판매 기준으로 10.5% 감소하여 전년(각각 -2.7%, -5.4%)에 비해 부진폭이 심화되었다. 수출도 금년 들어 감소로 전환하여 상반기중 전년동기대비 4.5% 감소하였다. 수출 감소폭은 전국(-8.5%)에 비해서는 작았으나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또한 인천의 생산과 소비는 전국 평균(-1.5%, -0.6%)에 비해서도 부진폭이 컸다. 7월에는 이들 지표가 더욱 부진해진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현재 전국은 물론 인천경제가 고전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외경제여건 악화와 이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에 있다. 주지하듯이 미·중간 무역분쟁,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등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상호 간 고율관세 부과로 시작된 미·중간 무역분쟁은 올해 들어 더욱 격화되고 있다. 9월부터 미·중 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예고대로 시행하면서 연말까지 상호 간 수입품 거의 전부가 고율 관세대상이 될 전망이다. 양국 간 무역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세계경제 성장 둔화 및 글로벌 무역 위축은 인천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도 중간재 및 자본재의 대일의존도가 유독 높은 우리로서는 미·중간 무역분쟁 못지않게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천의 경우 총수입의 약 9%가 대일본 수입인데 다행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3개 핵심소재를 사용하는 생산업체가 없는 데다 철강제품이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수출규제가 인천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일부 소재, 장비 부품 등은 일본 제품 의존도가 높아 이들 품목이 개별허가 대상에 추가될 경우 애로가 예상된다. 또한 우리나라가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되면서 일본산 소재·부품·장비 수입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연관 산업의 부진 등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경제주체들은 설비투자 및 소비의 지연이나 감축으로 대응하게 된다. 설비투자는 지출금액이 크고 한번 이루어지면 상당기간 고정비용을 수반하므로 투자수익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감소하게 마련이다. 가계소비도 수명 연장,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구조적 요인들이 이미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미래 소득에 대한 기대 약화가 더해지는 경우 실제 소득 감소 없이도 위축될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로서는 당장의 경제지표 악화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이 이와 같은 불확실성 증대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 약화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기대 약화가 현재 소비 및 투자 감소를 초래하고, 그 결과 저성장이 실현되면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더욱 약화되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기반을 둘러싼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가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지난 8월 초 정부가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은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관점에서 나온 조치라 할 수 있다. 동 대책은 100대 전략품목의 공급망을 국산화 및 적극적인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1년 내지 5년 이내에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도 며칠 전 설비투자 및 수출 촉진과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을 위해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통해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예산·금융 면에서의 지원책 마련은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돕고 경제적 불확실성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이다. 따라서 동 조치들이 실행단계에서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인재육성, 정보공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민관이 상호 긴밀히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

2019-09-04 김현정

[경제전망대]미국발 경기침체 현실화하나?

美, 60년간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침체기 시작땐 우리상황 더 나빠져 재정확충·투자심리 고취 정책 필요美·中무역협상 성과없이 후퇴 부담트럼프, 추가적인 감세카드 '만지작'지난 14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 국채 2년물보다 10년물 금리가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국내 언론도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막상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왜 경기침체의 신호가 되는지는 잘 설명하지 않았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채권 금리 또는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안전해서 수요가 많은 채권일수록 이자를 낮게 줘도 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국채 금리가 회사채보다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요가 많다는 것은 가격이 높다는 의미다.만기가 길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므로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금리는 장기로 갈수록 높은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채권투자자들이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하자. 투자가들은 중앙은행(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거라고 예상한다. 중앙은행의 이자율 인하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단기자금의 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단기 채권 수익률, 즉 단기금리 하락이 예상되면 투자가들은 장기채권을 선호하게 된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장기채권에 자금을 묶어 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채권에 수요가 몰리면 장기채권 가격이 올라가고 장기금리는 내려간다. 그 정도가 심하면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즉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수많은 경제지표 중에 왜 이 지표에 유독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까? 그 이유는 지난 60년간 미국의 모든 경기침체 직전에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현상 발생 후 6~18개월 후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경기침체는 언제나 문제지만 이번에 발생한다면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가 침체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데 이미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여력에 한계가 있다.중국경제는 올해 2분기에 27년 만에 최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도 작년 하반기부터 성적표가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2017년을 정점으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우려 때문에 올해 전망도 더 어두워졌다. 미국 경기는 올해 2분기에 성장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아직 좋은 편이다. 그런데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상황이 더 나빠지게 된다. 재정확장 정책뿐만 아니라 투자 심리를 고취하기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물론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채권 투자가들의 전망 또는 심리를 보여 줄 뿐 그 자체로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원인은 아니다. 그런 전망이 빗나가길 바라야 한다. 현실화 여부를 장담할 수 없지만, 미국발 경기침체 신호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남북전쟁 이후 임기 마지막 2년에 경기침체가 있었는데 재선된 대통령은 단 한 명밖에 없다. 경기침체가 없는 상태에서 재선에 도전한 대통령 열 명은 모두 이겼다. 트럼프는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이지만 호경기 덕분에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이 더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경기침체가 구체화하면 트럼프의 재선 전망이 어두워진다. 트럼프가 이를 모를 리 없다. 트럼프는 호경기 지속을 장담하며 경기침체 우려 목소리를 자신에 대한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있다. 하지만 비공개적으로는 걱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 트럼프가 미중 무역협상에서 온건하게 돌아설 수도 있다. 자신이 일으킨 무역분쟁이 경기에 대한 비관론을 부추기고, 다시 자신이 재선을 고려해 무역분쟁 수습에 나서는 이상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후퇴하면 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는 추가적인 감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데 그치고 있다. 트럼프의 선택이 궁금하긴 하지만 경기침체 가능성과 트럼프의 재선이라는 두 가지 악재 중 어느 쪽이 나은 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를 것이다. 물론 경기침체 없이 트럼프가 낙선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9-08-28 허동훈

[경제전망대]건강한 조직문화, 지속가능한 조직성장의 갑

당연시 했던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발효 한 달새 접수된 진정 380건'밥벌이' 아닌 '행복' 느끼기 위해인격적인 배려·인정 반드시 필요변화 실천하면 '진정한 갑질' 체득 "아~ 이놈의 직장 때려치우고 싶다!" 직장생활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내뱉었을 말이다. 이러한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일보다 사람'이라고 한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 무시, 폭언, 비아냥거림, 동료의 험담, 따돌림, 외모, 성별, 학력 등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 술자리 강요 등 어찌보면 예전에 한번쯤은 겪었지만 당연시되어 참아내야 했던 직장 내 괴롭힘이 2019년 7월 16일부터 법으로 금지되었다. 오히려 애매한 규정과 확인절차에 대한 우려와 냉소도 있지만, 법제화되었다는 것에 대해 우선 의미를 두게 되는 이 법률의 시행 시점에서 본인이 근무하는 조직에 대하여 각자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현재의 조직에서 오랜기간 근무하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조직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라는 것을 그동안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되어 요구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 조직을 바뀐 사회통념에 비추어 철저히 다시 돌아보고 시스템을 신속히 혁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기존 문화에 젖어있는 틀은 조직을 제대로 돌아보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갑질의 주체가 '내가 갑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대한항공의 조현아 전 부사장이나, 직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또한 자신의 오류를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인지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인간관계 곧 개인 삶의 축적된 문화의 산물로 쉽게 깨어지지 않는 것이다.이 법이 발효되고 최근 한 달 사이 이 금지법에 대해 접수된 진정건이 벌써 380건이 넘었다고 한다. 이전의 잣대와 인식에서 탈피하여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만 한다.조직의 인식변화 정착을 위한 시스템 개선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규사원 채용 시부터 취업규칙에 금지법과 관련한 고충상담, 처리절차 등을 고지하고, 전체 직원들에게 비행위임을 알 수 있는 사례들을 명확히 주지시켜야 한다. 더불어 가해자에게는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는 사실을 사전 고지하고, 사건이 발생했을 시에는 피해자 보호 및 규정에 따른 강력한 징계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 조직의 체질개선을 위한 교육 및 아이디어 수렴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의 성장을 위해 지금이야말로 전사적으로 크게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국민의 대부분이 하루의 반 이상, 혹은 생의 3분의 1 이상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이 '직장'이라는 곳에서 밥벌이 수단이 아닌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인격적인 배려와 인정의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성과만 좋은 직장은 있을 수 있지만, 문화만 훌륭한 직장은 없다. 상호 존중·배려하는 직장문화는 조직을 건강하게 하며, 직원들에게 애사심과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문화의 힘은 당연히 지속가능한 조직성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이젠 문화가 경제를 지배하는 시대다. 국제적으로도 문화가 일으키는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를 우리는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 시너지를 위한 변화를 직접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조직문화의 진정한 갑질을 우리는 분명히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19-08-21 주한돈

[경제전망대]극일 경제

日 경제보복, 韓 발전 두려움 심리후쿠시마 원전 등 올림픽에 먹구름자국 불리극복 근거없는 정치방편우리 경제 전화위복 삼아 내실 강화'큰나라 위용' 치졸함 용서여유 희망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뒤숭숭한 요즘 문득 예전에 읽었던 책 제목이 생각난다. '일본이 미국을 추월하고 한국에 지게 되는 이유'라는 긴 제목의 이 책은 33년 전인 1986년 일본 동해대학의 대만 출신 사세휘 교수가 쓴 책인데, 당시만 해도 한국의 국민총생산은 일본의 7% 수준에 불과했고, 모든 면에서 20여 년은 뒤졌다는 생각 때문에 그의 이러한 전망은 황당하면서도 일면 희망이기도 했다. 2010년에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게 된다는 여러 이유 중에는 일본의 고령화 문제, 독창성의 결여, 일본 청년들의 나태함과 강인성의 부족, 테크노스트레스 등으로 간추려진다. 그의 예언이 적중했을까? 2005년 드디어 삼성전자가 일본의 상징인 소니를 앞지르기 시작한다. 미국의 세계적 경제 전문지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47위인 소니를 8단계 앞서 39위에 랭크된다. 이후 지금까지 14년을 매년 격차를 벌려 금년에는 삼성전자가 15위이고 일본의 소니는 116위로 그 격차가 무려 100을 넘는다. 마침내 따라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추월을 못마땅하고 불안하게 생각했던지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인 경단련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의 목줄을 조이는 방법으로 히다치를 중심으로 부품 납품을 끊어 버리자고 총론으로 결의했지만 각론에서는 각 기업이 삼성전자에 납품을 못하면 당장 우리가 죽는다는 이유로 각자도생했다는 소문이다. 요즘 일본이 우리에게 가하는 경제보복은 야비한 정치적 이유 이외에도 한국의 발전에 대한 초조함과 일종의 두려움이 복합된 심리상태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치면 감당할 수 없다는 공포감이 그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드는 모양새이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사회는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를 고집한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그 지배층이 아직도 그대로 살아남아 정치를 하고 있고, 과거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다. 일본이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과거사를 올바르게 청산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의 좌충우돌하는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에 대한 걱정으로 내년도 도쿄 올림픽 보이콧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이 짊어진 아물지 않은 상처이며 악몽이다. 자국 내의 이런저런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생각한 한국때리기의 근거 없는 경제보복은 철회되어야 한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이번을 계기로 부품·소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업체계를 범 국가 차원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는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산업 등에서 매우 우량한 전방산업을 갖추고 있어 이번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인 경기도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특히 피해가 큰 도내 중소기업들에게 긴급 자금지원과 소재부품 R&D 지원사업을 단기방안과 함께 장기적 대책으로 제시하여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중앙정부와 협력해 반도체 소재·부품 연구개발비 지원과 세제 지원도 검토 중이다. 진작 이리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발 빠른 대책으로 속타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일부 위안이 될 듯하다. 건강하고 온전한 산업생태계를 위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체계의 구축과 유지는 극일경제와 독립경제의 근본이기도 하다.위기는 곧 기회이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기회이며 그 핵심은 반도체이다. 우리의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반도체개발·제조기술과 핵심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그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더 먼 곳으로 앞서 나아가야 한다. 광복절을 맞아 일본이 그 옛날 우리 백제를 구다라(큰나라)로 불렀듯이 다시 한번 보란 듯이 큰 나라의 위용과 자부심으로 그들이 저지른 잔혹한 과거사와 이 치졸함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바로잡아 주고 용서해주는 여유를 즐기고 싶다. 대한민국 만세!/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2019-08-14 이세광

[경제전망대]지속가능한 애국의 길

경제분쟁, 日에 휘둘려선 안된다다양한 분야 대상자들 손해 보며대한민국 공익 자양분 역할 수행희생하는 '사회경제적 약자' 위해정치권, 제도적 장치 머리 맞대야원만한 결혼생활보다 이혼과 미혼은 덜 행복하지만, 가장 불행한 건 이혼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루에 몇 번씩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고 속이 뒤집어져도, 대안이 없으니 어찌할 수 없는 게 세상사 어디 부부관계뿐이랴. 자기 맘대로 되는 걸 찾는 것이 더 힘든 게 현실이 아닐까 싶다. 말 한마디, 글 한 조각도 사회적 눈치를 봐야 하고 전화 한 통도 정해진 방식을 따라야 한다. 도시에서 신호등 한 번 안 걸리고 걷거나 차를 몰 수 있는 거리는 얼마나 될까. 끽해야 신호등 서너 개 통과. 그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의 한계가 아닐까. 적응력과 인내로 따진다면 일각일각이 깨달음이고 성자가 되는 셈이다. 아니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의 본질은 순종모드로 프로그램되어있지만, 영혼이 있는 유기체적 아이템으로 보인다.영혼이라는 말의 사회경제적 의미는 사익에 매몰되지 않는 공익지향성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이익이 손해를 보더라도 기꺼이 공공재를 생산하는 '비합리적' 행위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 일본 강점기에 독립운동은 민족과 국가의 보위라는 공공재를 위하여 개인의 이익을 아낌없이 투여한 공익활동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운동도 그런 맥락이다. 공공과 개인의 자원과 노동을 사유재로 갈취하고 탕진한 것이 과거 독재정권이었다면, 일한 만큼 가져가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배려로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민주화운동이다.현재 벌어지고 있는 한·일간 경제분쟁을 평가하고 대응하는 양상을 조감해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사정과 내밀한 구도를 관찰할 수 있다. 한국의 관점만 보자. 이 분쟁이 한시적으로 내년 총선에 여당에 유리하다는 건 상식이다. 설사 자유한국당이 여당이었다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바깥과 싸움이 벌어지면 내부는 기존체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내부가 분열하면? 그 나라는 망했다. 경제가 더 나빠진다 해도 당분간 정치 판세를 뒤집는 건 힘들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이겨서 일본의 요구를 들어주어 반도체를 다시 만들고 수출을 하고 그래서 경제가 조금 나아지는 것을 대다수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여전히 또다시 전승국 일본에서 건너온 아사히 맥주를 마시고 유니클로, 린나이, 데상트, ABC마트, 미니스톱을 들락거리겠지만…. 애국, 민족 같은 커다람을 위한 헌신이 개인과 집안의 실생활에 어떤 어려움을 주었는지는 독립운동 후손이나 공익제보자의 어려움을 통하여 학습효과를 충분히 알고 있는 우리다. 그 틈을 파고들어 배부른 게 최고라며 노예근성을 합리화하는 정치 세력이 이 땅에 거대한 것도 사실이다.이번 분쟁이 어느 정도 역사의 한자리를 차지할지 지금으로선 불확실하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명심하고 다짐하고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이번 일을 '1965년 체제'를 벗어나 실질적으로 일본에 휘둘리지 않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지금 여기에 공감하고 행동으로 동참하는 다양한 부문과 사람들이 있다. 매출이 떨어지는 편의점, 여행사, 택배사와 배달원 등은 현장에서 여러모로 남모르는 어려움을 자발적으로 이겨내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손해 보는 개인적 이익은 대한민국 공익의 밑바탕이자 자양분이 되고 있다. 커다란 손해를 보는 업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관심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사회적 자존심이 결부된 판국에서는 적지만 모든 걸 바치고 있는 현장의 자그마한 희생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장기전을 승리로 이끄는 관건이 될 수 있다.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우선 할 일은 '정책보고서'도 '팀킬'도 아니다. 자연재해대책법 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어차피 한국과 일본은 이 지구상에서 같이 살 수밖에 없지만, 싸움은 이번으로 끝이 아닐성싶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 때 나라와 공익을 위해 협조하고 희생한 사회경제적 약자를 이후 충분히 챙기지 못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경제적 양극화, 정치적 대결주의라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속가능한 애국을 고민해볼 때다./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08-07 조승헌

[경제전망대]화폐에 대한 소고(小考): 리브라와 지역화폐

페이스북 암호자산 '리브라' 주목신뢰성·자금세탁등 우려 무한연기국내, 지자체 주도 지역화폐 반향인천이음등 호평… '수용성' 핵심지역공동체 공감대 유지등은 숙제최근 페이스북의 암호자산 리브라(Libra)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6월 18일에 페이스북은 당사의 방대한 고객층(월평균 사용자 24억명)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송금·결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소외계층(약 17억명으로 추산)도 포함하여 금융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백서)을 발표하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높은 가치변동성으로 인해 (대안)화폐로서 인정될 수 없음이 점차 뚜렷해지던 차에 제시된 리브라는 화폐에 가까운 여러 특징들을 구비하여 각국 중앙은행들을 긴장시켰다.비트코인 등이 법정화폐로부터의 독립, 즉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것과는 달리 리브라는 국채, 은행예금 등으로 이루어진 안전자산 바스켓과 연동하는 등 법정화폐와 연계함으로써 가치의 안정화를 꾀한다는 점, 사용자가 수십억명에 달해 수용성이 높은 점 등이 정책당국으로부터는 우려감을, 암호자산 시장참가자들로부터는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이에 따라 연초에 430만원대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이 6월 26일에는 1천684만원까지 급등하였다.페이스북의 각국 금융규제에 대한 순응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회 등의 공개적인 우려와 반대에 부딪혀 페이스북은 백서 발간 한 달도 안되어 리브라 발행을 무기 연기하였다. 주된 쟁점은 여러 차례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페이스북 자체의 신뢰성,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한 송금서비스 등이 가져올 수 있는 금융불안정 리스크, 자금세탁 우려 등이었다. 한편, 국내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화폐로서 지자체가 주도하는 지역화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도입하는 광역 및 기초 지자체수가 작년 66곳에서 올해에는 177곳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형태 및 운영방식은 다양하지만 지역화폐의 공통점은 법정화폐와는 달리 화폐의 범용성을 공간적으로 제약하여 지역 소상공인 등의 매출 향상을 직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행 및 운용 비용, 소비자의 선택을 제약하는 데에서 오는 불편함에 대한 재정 지원(캐시백) 등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비용에 비해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가가 지역 내 생산 및 일자리 증가, 더 나아가 지자체 세수 증가 및 재정자립도 제고로 이어지는 등 편익이 더 크다면 해당 지역화폐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지역화폐 중에서도 금년 5월 초 출시된 '인천이(e)음'의 확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화폐든 리브라든 모든 화폐의 성공의 관건은 수용성이고 이는 네트워크 규모, 즉 이용자수 또는 가맹점수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인천이음카드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용액에 한도를 두지 않아 가입자수 증가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출시 3개월 만에 지역민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인지도를 높였고 지역공동체에 대한 인식 제고 등 무형의 성과도 기대된다.그러나 소비자의 선택을 지나치게 제약하지는 않는지, 재정여력이 서로 다른 기초지자체 간 또는 소비여력이 다른 소비자간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 지역공동체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유지하고 제고할 것인지 등 몇 가지 중요한 해결과제는 남아 있다. 또한 인천경제가 폐쇄경제가 아닌 이상, 공급사슬 등을 통해 거래의 일정 부분은 결국 지역 외로 다시 유출되는 만큼 지역화폐 도입의 순효과(net effect)에 대한 분석은 일정 기간 경과 후 엄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유출되는 자금보다 지역 내에서 부가가치로 창출되거나 유입되는 자금이 더 큰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유망산업에서의 창업 활성화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민들의 역내소비 진작 못지 않게 외지인들이 인천에서 보다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관광산업 활성화 등에 지역화폐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

2019-07-31 김현정

[경제전망대]재정확장 정책 필요한가?

순수 국가채무는 35.9%로 낮지만비금융공기업 부채비율 OECD 1위단기적 불경기엔 재정투입이 유리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땐 효과미미경기둔화 원인진단후 실행 나서야정부는 과감한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 재정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랏빚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18년 기준 OECD 평균 국가채무 비율이 113%가 넘는데 우리는 국가채무 비율이 35.9%에 불과해 문제없다는 논리를 편다. 재정을 크게 확대하면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문제는 없을까? 그만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까? 단정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나랏빚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D1(국가채무)은 중앙·지방정부 부채, D2(일반정부 채무)는 D1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합친 것이다. D2에 비금융공기업의 부채를 더하면 공공부문 부채 즉 D3가 된다. OECD는 D2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데 우리 정부가 밝힌 비율 35.9%는 D1이다. 일반적으로 D1~D3의 격차가 크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비금융공기업 부채 비율이 통계를 발표하는 OECD 회원국 중 1위로 아주 높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D3는 60.4%여서 OECD 평균과 차이가 줄어든다. D3에도 포함되지 않는 금융공기업 부채도 우리나라만 정부가 지급보증을 선다.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우리는 작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유럽 선진국이 고령사회로 진입할 때 국가부채 비율은 우리보다 낮았다. 그리고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가 D3에는 빠져 있다. 국민연금은 정부가 지급보장을 하지 않으므로 국가부채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책임져야 할 개연성이 높은데 국민연금을 부채에서 제외하면 잠재적인 국가부채가 적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국민연금은 그때그때 걷어서 주는 부과식이어서 정부 부채와 무관하다. 하지만 우리는 적게 받고 많이 돌려주는 적립식이어서 나중에 고갈되면 세금이 들어갈 수 있다.요약하면 국가 간 비교에 범주가 좁은 D1이나 D2가 많이 쓰이지만, 넓은 테두리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외국과 다른 불안 요인이 많아서 장기적 재정 건전성에 대해 낙관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재정 확대 정책을 자제해야 하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장기적으로 낙관할 수 없지만, 현재 여건으로 보면 재정 여력이 충분하므로 일시적 재정 확대 정책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 정부가 단기적인 불경기에 재정을 투입해서 경제를 살리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필요하다. 국제금융위기 이후 유럽은 상대적으로 재정 긴축 정책을, 미국은 재정 확대 정책을 폈다. 국제금융위기 직후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은 긴축 정책을 편 유럽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적인 정치인이나 경제학자들은 확장적 재정정책이 재정 건전성 악화, 시장의 신뢰 붕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거라고 경고했다. 대략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다보면 케인지언 경제학자들 예측이 맞았다. 유럽은 경기회복 속도가 매우 느렸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빨라서 최근에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퍼부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국가부채 비율만 40% 선에서 200% 넘게 늘었다. 최근에서야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다소 경기가 살아난 상태다. 이렇듯 재정 확대 정책은 성공과 실패 사례가 있다. 그 차이를 가르는 원인은 뭘까? 원론적인 지적이지만 불경기가 유효수요 부족 때문이면 재정 확대 효과가 있다.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돼서 잠재성장률보다 실제 성장률이 낮을 때 정부가 돈을 풀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낮아졌고 실제 성장률과 격차가 작다면 재정 확대가 정부 빚만 늘릴 뿐 별 도움이 안 된다. 따라서 재정 확대 정책을 펴기 전에 성장률 둔화 원인을 먼저 진단할 필요가 있다. 단언할 수 없지만, 현재의 경기둔화에는 구조적인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섞여 있는 듯하다. 잠재성장률은 보통 낮아지더라도 급속히 나빠지지는 않는데 실제 경기둔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재정 확대가 필요하지만, 투자와 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재정을 얼마나 쓰느냐 이상으로 중요한 대목이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허동훈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9-07-24 허동훈

[경제전망대]스마트시티 최고의 의사결정 기술 '디지털 트윈'

가상실험 통해 현실생활 미리 예측화재·범죄·재난·환경변화 신속대처지역개발 구성원들간 협업도 유도예산절감등 경제적 기여효과 클듯'효율·혁신' 매개체 빨리 접했으면"디지털 트윈?" 듣고 있던 아내가 고개를 갸웃한다. '4차 산업혁명'이니, '스마트시티'니, '블록체인'이니 회사에서 지겹도록 듣던 왁자한 용어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면 생뚱맞은 단어가 된다. 4차 산업혁명을 연재하는 뉴스에서 '디지털 트윈'이라는 말이 영 생소했던 모양이다.'디지털 트윈'이란 쉽게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가상실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이 기술은 현재 우리 생활 상당한 분야에 스며들어 있다. 실례로 항공기가 비행하면서 겪게 되는 환경정보를 수집해 디지털 트윈에 적용하면 환경이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과 기기 고장을 예측할 수 있고,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자신의 환자와 유사한 '디지털 환자'정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와 대처방법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도 있다. 디지털 트윈의 재미있는 사례는 공상 영화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슈트 홀로그램 형상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슈트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특히 4차 산업혁명의 꽃이라 불리는 스마트시티에서 '디지털 트윈'은 입체적인 공간정보를 통해 화재, 범죄와 같은 각종 도시 재난이나 일조, 강수량 등의 환경변화, 정책 결정 선택에 따른 시뮬레이션 등으로 그 파급효과와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해 준다. LX는 이전한 본사가 있는 전주시를 대상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행정 데이터와 LX의 IT를 접목시킨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현하고 있는데 교통, 방범, 대기환경 등 도시 현안 문제들을 3차원 공간분석 입체모델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시에서는 도시 내에 세워질 초고층 건물이 공원에 미치게 될 일조 영향과 재정적 이익 창출 사이에서 시민과 의회가 결정을 고심하고 있을 때, '디지털 트윈'을 통한 일조권 평가로 당초 설계보다 24m 이상 낮은 높이로 합의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다.'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그림자 분석 및 지역개발 영향평가 도구는 당시 검토를 위한 시개발 담당자, 유관기관 담당자, 커뮤니티 구성원 등의 협업을 급속도로 이끌어 내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실효성으로 보스턴시는 홍수예측, 공유 자전거, 자율주행 차량 분석 수행 등에 디지털 트윈을 적극 활용하고, 프로젝트 진행 사항 등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누구나 널리 사용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해관계에 매몰된 사회적 갈등 및 정책실패의 감소에 따른 예산 절감, 시민결정 참여 확대에 따른 사회 신뢰비용 등의 감소에 기인한 경제적 기여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속·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 의사결정의 도구로서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효율'과 '혁신'의 시대, '디지털 트윈'이 효율과 혁신을 겸비한 의사결정 매개체로 빛을 발하고, 시민들의 자율적 의사가 살아 숨 쉬는 스마트시티가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꿈꿔본다./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19-07-17 주한돈

[경제전망대]솔개의 선택

장수기업 되려면 뼈 깎는 고통 감내앞날 준비하는 노력 소홀해선 안돼새로운 성장동력·과감한 변신 필요'주력산업 혁신·미래핵심 사업 창출'경영전문가들 '양손잡이 경영' 권고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솔개는 최장 70년을 산다고 한다. 70년의 수명을 다 누리기 위해서는 40년쯤 되는 시점에서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러운 갱생의 과정을 수행하든지의 선택이다.갱생을 결정하면 높은 산의 정상에 둥지를 틀고 맨 먼저 하는 것은 40여 년간 사용해 오던 낡고 약해진 부리를 바꾸는 작업이다. 자신의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한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게 된다. 다음으로는 새로 돋아난 부리로 낡고 부실해진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렇게 약 반년의 고통스러운 갱생과정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 장수를 희망하는 것은 인간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건강하게 장수하고픈 욕망이 있고 기업은 좋은 평판, 우량한 경영실적으로 지속성장 경영을 원한다. 장수라는 과실을 얻고자 하면 솔개와 마찬가지로 그에 상응하는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장수기업의 특징은 외부변화에 항상 능동적으로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혹할 만큼의 내실경영으로 내부역량을 극대화한다. 얼마 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설이 나왔을 때 시장은 충격이었다.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논리가 깨진 것이다. 한마디로 경영의 실패이다.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미래준비에도 소홀하여 쓸데없는 일에 자원을 낭비하고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에 실패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수기업은 일본 오사카에 있는 콩고구미(金剛組)라는 사찰건축 전문회사다. 사천왕사라는 가장 오래된 사찰을 건립한 1441년 전인 578년에 백제인 류중광에 의해 창립된 회사다. 전쟁 중에 사찰을 지을 수 없을 때는 회사의 지속성을 위해 죽은 군인들의 관을 만들어 회사를 운영했다고 한다.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정도로 내실경영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도 해야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물결과 저성장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시대에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영혁신으로 주력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미래 신사업 발굴은 그리 쉽지가 않다. 미래에 대한 준비에서 위험을 감내할 체력과 용기가 없고, 외부환경변화에서 오는 기회와 위기의 조짐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 사업의 성공경험에 매몰돼 신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의 과감한 변신이 필요한 때이다. 바로 기업의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따라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사업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주력사업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변환시킴으로써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젠 고전이지만 전통 판매방식에서 렌탈서비스로의 전환은 좋은 사례이다. 다음으로 회사가 아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미래 핵심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광고사업을 하던 구글이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미래사업을 만들어 낸 것도 좋은 사례일 것이다. 물류사업이 주 사업이었던 아마존이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을 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한 것도 참고할 만한 사업전환이다. 경영전문가들은 비즈니스 전환을 이루기 위해 주력사업의 혁신과 더불어 미래핵심 사업을 만들어가는 '양손잡이경영'을 권고하고 있다. 주력사업으로 수익극대화를 하고 미래사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했던 기업들이 지속혁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이유는 잘나가는 기존사업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했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내부혁신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용기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솔개처럼 고통을 감내하여 장수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감한 용기와 결기가 절실한 때이다./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2019-07-10 이세광

[경제전망대]2063년의 기생충

송강호 가족 '뻔뻔함' 당당함 기인공생으로 낯 펴도록 사회화된 우리 소유욕 조종하는 배후는 축적 욕망생사 양극화 보편적인 '소설 곰탕'시간여행 복귀 않는건 여기가 행복살아가는 순간순간은 시간과 공간의 좌표로 기록되고 흔적을 남긴다. 0이라는 시간 좌표에서 시작해서 길어야 100년 동안 지구 공간의 극히 일부에 존재하다 떠나는 것이 일생이다. 우주의 스케일로 보면 무한대분의 일도 안되는 티끌일 뿐이다. 궤적을 벗어나 또 다른 좌표를 찍는 건 환생이요 영생으로 이어지는 길이 될 터이고, 차원을 달리하여 공중부양의 상태로 존재한다면 열반이거나 영혼과 귀신의 단계로 존재 이전을 하는 것이라.영화 '기생충'을 보면서 기생의 다양성을 생각해 본다. 제 한 몸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남에게 의지하고 붙어사는 걸 기생이라 풀어보자. 송강호 가족의 '뻔뻔함'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자본에 독점적으로 기생하는 조여정 가족이 제 것인 양한 자본을 나누고 공생하자는 게 뭐가 문제이고, 염치를 따질 일이냐, 라는 사회적 당당함이 깔렸음이라. 기생이란 말에 찡그렸던 낯을 공생으로 펴도록 사회화된 우리는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시·공간 좌표로 존재한다. 영화의 공간을 다시 헤집고 들어가되, 김영탁의 '곰탕'이라는 소설을 얹어보자. 그리고, 공중부양을 해서 굽어보자. 평창동이나 성북동 임직한 윗동네와 물난리를 겪는 아랫동네에서도 반지하 집을 설정한 영화 기생충, 2019년. 하층민이 사는 부산 해안지역과 해일에서 안전한 윗동네를 펼쳐 보이는 소설 곰탕, 2063년.위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이 작아 보이고 소유욕이 높아진다. 밑에 있으면 올려보는 세상이 커 보이고 밑에 깔린 작은 것과 공감대가 맺어진다. 밑에서 하루는, 위에서 보면 서너 시간이다. 시간은 기회비용을 통하여 소득과 소비를 움직인다. 시간당 소득이 높을수록 돈을 많이 써야 자기 수준에 걸맞은 소비를 한 듯 뿌듯해한다. 놀러 가도 고급 호텔에 묵는 것이 자신의 시간 기회비용에 부합하는 합리적 소비라 여긴다. 소득과 소비를 많이 하려면 시간 소유욕이 커지니 자신의 시계를 빨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블랙홀 시계를 가지고 있다. 절대 시간의 종언을 말한 아인슈타인을 들먹이지 않아도 느낌으로 안다. 치달리는 시계의 좌표와 따라가는 나의 좌표 사이가 벌어질수록 힘이 들고 쇠약해지고 자율성이 떨어진다. 좌표상에서 운동한 물리량이 자본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을 보고 인생성공이라 하는 건, 자본에 자발적으로 기생함으로써만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찾는 예속을 합리화하는, 영혼 없는 칭송일 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지만, 원래 남의 것이었으나 이제 내 것이 된 것에 쏠리는 집착은 훨씬 강하다. 자신의 소유욕에 깔린 진솔한 밑바탕을 보려면 감정이 배인 소유물로 시험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 자신과 관련 있는 처녀보다 유부녀의 겁탈에 더 분노하는 당신이라면, 저열한 마초의 관점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자기 수양이 부족함을 고민해야 할 만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인간이 많다면, 이런 걸 조물주를 탓하랴. 복지 지원을 늘리는 것,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 세금을 올리는 것에 울화가 치민다는 건 내가 번 돈을 지키려는 소유욕이 발동한 것이며, 그 소유욕을 조종하는 배후는 쟁취와 축적의 욕망이다. 원래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하는 데 들인 공과 땀과 음모의 세기가 클수록 빼앗은 것은 더욱 내 것이라는 집착이 강해지는 법이다. 그런 모습을 우리는 뭐라 해야 하나. 사유재산권과 자본주의의 수호자, 자본하고만 공생하려는 자, 단 하나의 기생도 부정하는 결벽주의자라고 떳떳한 비난을 할 만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의 좌표(2019년, 한반도)에는 비난받는 자와의 동일화에 실패하고 모방의 허무에 지친 질투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생과 사의 양극화가 보편적이고 당연한 2063년 소설 곰탕의 대한민국을 떠나 지금 2019년으로 시간여행을 온 소설 속 사람들이 복귀하지 않는 건, 과거인 지금 여기가 더 행복해서일 테다.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할 것 같다는 청년세대에게 다짐받는다. 2019+44년 자신의 공간좌표가 윗동네인가, 아랫동네인가에만 꽂혀있다면 그대들은 평생 기생충 인생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07-03 조승헌

[경제전망대]인천 관광산업의 성장동력화를 위한 과제

산업간 융·복합 핵심 콘텐츠 마련관광자원 네트워크·빅데이터 구축지역 인재·전문기업 육성 등 시급'수요자 관점' 정책 수립 추진 중요거버넌스체계 주체선정도 고민해야최근 인천 제조업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2018년 중 전국 제조업 생산이 전년대비 소폭 플러스 성장을 한 반면 인천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고 금년 들어서는 전국 평균보다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이후 악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이에 따른 글로벌 무역 및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여건의 불리한 전개가 특히 인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인천의 경우 무역의존도가 100%를 넘는 등 대외여건 변화에 민감하다는 경제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그런데 미·중 무역분쟁,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 일련의 여건 변화는 앞으로도 우리 경제나 인천지역에 지속적으로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인천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제조업의 구조 고도화와 바이오, 비메모리 반도체, 항공부품 제조 등 신성장 제조업의 발전에 힘쓰는 한편, 여타 광역시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서비스업의 발전과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도모해야 한다.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2017년에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 인구 5천만명 이상이면서 고소득국가인 소위 3050클럽에 들어가는 7번째 나라가 되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그만큼 성숙되었고 이와 함께 국민 개개인이 삶의 질과 여가시간에 부여하는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근 들어 여가생활과 관련이 깊은 관광산업의 성장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또한 일자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관광산업은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의 2배 이상에 달해 고용창출 면에서도 그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세계여행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2018년 기준 전세계 GDP의 약 10%, 서비스 수출의 약 30%, 전세계 일자리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내 비중이 크고 서비스 수출 및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산업 전반의 지평을 바꾸고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어찌 보면 서비스업에서 활용도가 더 클 뿐만 아니라 산업 간 융·복합을 가속화하고 있어 관광산업과 같이 종래 노동집약도가 높았던 서비스 업종들도 얼마든지 생산성 제고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여건 변화를 배경으로 지난 6월 19일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인천지역 관광산업의 도약과 국제화를 위한 정책과제"라는 제목으로 지역경제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관련 연구소, 학계, 산업계, 지자체를 대표한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인천 관광산업의 현실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과제들에 대해 실로 허심탄회하고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이 공감하는 바대로 인천은 국제공항, 크루즈 터미널, 역사·문화적 관광자원, 마이스(MICE) 인프라 등 많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만한 특색있는 관광상품이 없어 방한 외래관광객의 약 8%만이 인천을 방문하고 있다.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참석자들은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핵심 콘텐츠 마련, 관광자원의 네트워크화, 빅데이터 구축, 지역 인재 및 전문기업 육성, 관광혁신 클러스터 조성, 정책조직 강화 등을 과제로서 제기하였다. 모두 핵심 콘텐츠와 유능한 지역 공급자를 육성하는 데 있어 시급한 과제들임에 틀림없다. 이와 함께 다면성을 가지는 관광산업의 특성상 두 가지가 추가로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정책 수립과 추진에 있어 수요자 관점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관광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관광여건의 쾌적성도 지역 관광경쟁력을 이루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 거버넌스 체계 구축 시 핵심 추진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도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

2019-06-26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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