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논공행상

지도자의 자질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논공행상'이다. 논공행상이 공정하지 못하면 지도자와 부하들 간의 신뢰가 깨지고, 부하들 간에 알력을 일으켜 반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우석제 안성시장이 최근 단행한 문책성 인사와 특정지역 출신 중용 인사 등의 문제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까지 시끌시끌하다. 시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줄곧 측근 인사와 인사 청탁을 배제하고, 공명정대한 인사를 통해 적폐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공직 및 지역사회에 공헌해 왔다.하지만 시장은 두차례 대규모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의 고향인 보개면과 인근 고삼면 출신들 이른바 BK지역의 공무원을 대거 중용했다. 이 과정에서 '보개대군'과 '상왕', '김기춘 비서실장' 등이라 불리는 측근들이 개입해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소문도 사실처럼 퍼졌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승진과 주요보직을 받기 위해선 BK출신이든가 측근들에게 줄을 대야만 한다는 자조 섞인 우려가 나왔다. 시장은 지난 9일 해외여행을 이유로 사령장 배부 및 시무식에 불참한 사무관 승진 내정자의 보직을 줬다 빼앗은 문책성 인사를 단행해 공직사회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인사불만을 품은 공직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SNS 댓글 등을 통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시장의 입장에선 인사권이 고유 권한인데다가 자신의 소신과 고심 끝에 결정한 인사를 두고 내·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억울하고 화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아우성도 한 번쯤은 차분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원칙과 기준, 그리고 공정한 기회를 갖게 해달라는 것이다.시장은 공직사회에서 아버지 같은 존재다. 때로는 엄한 모습도 필요하지만 한없이 자애로운 모습도 필요하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는 없지만 과반수가 넘는 이들이 수긍하는 인사를 지향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인사는 다소 실망스러울수 있지만, 현명한 19만 안성시민이 선택한 시장인 만큼 믿고 싶은 마음으로 옛날 동네 어른들이 나에게 했던 말을 전하고 싶다. 인사(人事)와 같은 한자를 쓰지만 의미는 다른 인사 이야기다. "인사만 잘해도 성공할 수 있단다. 인사 잘해라 웅기야"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19-01-16 민웅기

[오늘의 창]경기도 정책공모, 가평의 성공카드는

'232억원'. 이 금액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실시된 경기도 공모사업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과 '새로운 경기 정책공모 2018, 경기 First'에서 가평군이 확보한 특별조정교부금 총액이다.가평군은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 시작 원년인 지난 2014년 '뮤직 빌리지 조성사업'으로 공모해 대상수상과 함께 100억 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았다. 가평군은 이내 급부상했고 경기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역사회도 모처럼 들려온 희소식에 환호했다.이어 이듬해인 2017년에는 커뮤니티 연극 활성화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제시하는 '방문자 경제를 창조하는 연극공간 조성사업'으로 10억원을 받았다. 또 지난 2016년에는 '7080 청평 고을 조성사업'에 공모해 사업비 79억원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체류형 관광지로 도심 관광 활성화 모델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지난해에는 민선 7기 '새로운 경기 정책공모 2018, 경기 First'에서 '전통시장 창업 경제 타운 조성사업'이 우수에 선정돼 43억원의 특별조정 교부금을 확보했다.이처럼 가평군은 지난 5년간 2017년을 제외한 매년 대상,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에 이르는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특정 분야 편중(?) 사업이라는 등의 여론과 사업 성공 미지수에 대한 막연함 등을 걱정하는 소리다. 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서는 갈등의 불씨가 되는 우려의 소리는 반드시 불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관계자 등은 무엇보다 우선해 우려를 사고 있는 부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예컨대 이해당사자 간 소통을 통해 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 올리는 등 원초적 갈등 해소를 위한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갈등 해소를 위한 대책 등이야 말로 사업 성공을 내다보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사업 선정 성과 등을 통해 모처럼 충만한 지역의 자신감·자존감·존재감이 모래성이 되지 않길 기대해 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9-01-14 김민수

[오늘의 창]방학 중 근무 논란 끝내자

방학 중 선생님이 학교에 있어야 하느냐, 아니면 없어도 되느냐.방학마다 논란이 됐던 이 문제는 이번 겨울방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천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저런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방학이라고 해도 학교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이 아니라 돌봄교실, 학교도서관이 운영되니 이를 책임지고 감독해야 할 교사가 있어야 하는 입장과 교장·교감과 행정실 직원, 실무원 등 학교 내 많은 인원이 있으니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는 것이 주된 갈등이다.그런데 인천시교육청은 이러한 학교 현장의 갈등을 조율하고 봉합하기보다는 한쪽 편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교육청은 지난해 여름방학을 앞둔 7월 방학 중 근무조 폐지를 권장하는 공문을 보냈고, 지난달에도 일직성 근무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안내했다.학교 구성원이 지혜를 모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을 교육청이 나서서 한쪽 편을 드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점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됐다.하지만 정작 이러한 문제를 두고 인천시교육청이나 일선 학교들이 학생·학부모 등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서비스를 받는 당사자와 충분히 소통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학생과 학부모 의견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방학 동안 학교 문을 잠그고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면 이러한 문제나 갈등, 논란은 없어지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인천시교육청이 방학 중 근무 문제에 개입하기로 했다면, 지금처럼 애매한 방식이 아니라 학부모에게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취했으면 좋겠다.그리고 인천시교육감이 명쾌하게 답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학 중에 학생을 학교도서관이나 돌봄교실에 보내도 아무 탈 없이 안전하고 건강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믿으라고, 교육감이 모든 걸 책임지겠다고 말이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9-01-09 김성호

[오늘의 창]제갈량과 사마의

중국 역사 속에서 수많은 영웅들과 함께 눈부신 활약을 하던 책사(策士)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대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역시 제갈량(諸葛亮)이 아닌가 한다. 제갈량은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촉한(蜀漢)의 유비(劉備) 군을 연전연승케 하며 삼국지를 읽는 독자들에게 수많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그에 반해 제갈량의 최대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위(魏)나라의 사마의(司馬懿)는 제갈량의 지략에 2%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주요 전투에서 번번이 패배하곤 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삼국지에 등장하는 위나라의 조조, 촉의 유비, 오나라의 손권 중에서 삼국 통일의 대업을 이룬 사람은 없다. 세명 모두 평생 동안 천하 통일을 꿈꿨지만 모두 뜻을 이루지 못 한 채 눈을 감았고, 제갈량 역시 전장에서 죽도록 일만 하다가 결국 병사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삼국을 통일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은 진(晉)나라를 세운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司馬炎)이다. 사마염이 명목상으로 3국을 통일하긴 했지만 그 기틀을 만든 사람은 단연코 사마의라 할 수 있다. 제갈량과 사마의 둘 다 각자의 나라에서 잘나갔기 때문에 정적들의 시기와 모략이 난무했다. 제갈량은 그럴 때마다 말로써 자신의 무결함을 증명해 보였고, 반대로 사마의는 수차례 권력을 박탈당하는 수모 속에서 병환 등을 핑계로 은거하며 때를 기다렸다. 그러다 쿠데타를 일으켜 조조의 후손들을 평정한 뒤 위나라의 권력을 잡았고, 결국 사마(司馬) 씨 집안은 위·촉·오 3국을 집어삼키며 천하를 통일했다. 사마의의 최대 장점은 정적들의 간계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수십 년간 내공을 쌓으며 끝까지 버틴 데 있다. 새해 대부분의 기관과 조직에서 인사가 이뤄졌다. 승진이 되지 않거나 원치 않는 인사발령이 난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남 탓으로 돌리며 서로 헐뜯기 바쁘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아직 자신의 때를 만나지 못해서 그럴 수 있다. 사마의처럼 끝까지 버틴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9-01-07 김선회

[오늘의 창]반갑다, 2019 스포츠!

2019 기해년(己亥年)은 대한민국 체육계에도 매우 뜻깊은 해이다. 오는 10월 서울에서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펼쳐진다. 경기도는 기념비적인 올해 대회에서 18년 연속 종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대회 개최 도시인 서울시의 강력한 견제를 뿌리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치를 때 지은 경기장 등을 활용해 올해 전국체육대회 일부 종목(수영 등)을 유치, 서울시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인천시가 지난해 대회에서 이룬 광역시 1위(종합 7위)를 다시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올해 남북 스포츠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경인지역 체육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북한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욘 안데르센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해 시즌 극적으로 1부리그에 잔류한 인천 구단은 남북 축구 교류를 위해 안데르센 감독과 머리를 맞대왔다고 한다. 수원FC는 북한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 데뷔한 선수를 영입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인천시복싱협회는 북한과의 복싱 교류전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도 동참하는 대회를 구상 중이다. 인천시복싱협회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5월께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열리는 국제복싱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북한도 오래전부터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남북 스포츠 교류가 이어져 왔다. 매년 11~12월께 인천을 찾아 친선 교류전을 치르며 인천 복싱인들과 우정을 쌓고 있는 예프게니 티모페예프(Evgenii Timofeev) 러시아 하바롭스크시복싱협회장은 최근 인천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남북 교류전이 성사되도록 인천을 돕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불과 한달 전에 북한 평양에서 친선 교류전을 펼치고 온 터였다. 그런가 하면,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인천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겠다고 해 시민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새해에도 스포츠가 선사할 가슴 벅찬 환희와 감동으로 많은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길 기대해본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9-01-02 임승재

[오늘의 창]'서울 경찰'이 독식하는 고위직 인사

경찰 고위직 인사가 마무리됐다. '경찰의 별인 경무관에 15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고,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 82명의 승진이 확정됐다. 승진자 명단을 지역별로 분류하면 '서울 편중'이 심각했다. 경무관 승진자 15명 중 경찰청(7명)을 제외한 8명 중 6명이 서울청에서 배출됐다. 총경 승진자의 30%는 서울청 근무자였다. 경찰청까지 포함하면 승진자 82명 중 절반이 넘는 42명이 서울에서 나왔다.외부자 입장에서 수년 간 경찰 인사를 들여다보면서 '서울 편중' 현상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경찰청, 서울청 근무자들이 다른 지방청보다 '근무 강도'가 세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경찰청·서울청에 근무하는 승진 대상 간부 상당수는 주말도 없이 거의 매일 근무한다고 한다.경찰관은 시민의 자유·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공공질서를 유지한다. 서울 경찰과 서울 외 지역 경찰의 역할이 다르지 않다.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수를 봐도 그렇다. 지난 6월 기준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수는 서울청이 365명으로 전국 17개 지방청 중 전남(362명) 다음으로 적다. 가장 열악한 곳은 경기북부청과 경기남부청으로 각각 경찰관 1인당 584명, 579명을 담당한다. 인천의 1인당 담당 인구수는 489명이다. 지난해 1년간 범죄발생 건수 역시 경기도(41만7천66건)가 서울(32만193건)보다 10만건 가량 많았다.경찰 11만여명 중 총경 이상에 오르는 비율은 0.5% 안팎에 불과하다. 총경 직급 이상 대부분이 서울 지역 근무 경찰로 구성돼 있는 현상은 개선돼야 한다. 국내 최대 도시 서울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의 역할과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도 시민 입장에서 서울과 서울 외 지역 치안 서비스의 경중(輕重)이 있을 수 없다. /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problema@kyeongin.com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12-31 김명래

[오늘의 창]'대치'에서 '협치'로 가는 길목

올 한해 국회에 던져진 화두는 '협치'였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여야 간 엉킨 실타래를 풀어보자며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건 비전이다. 1%대의 신뢰도로 국민이 뽑은 신뢰도 최하위 기관에 예상처럼 국회가 뽑히면서 통합의 묘를 살려내 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그럼에도 올 한해 국회에 대한 언론보도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다른 무엇도 아닌 '대치'였다. '치열한 공방', '날 선 대립각', '격돌' 등의 표현이 대표적이다.멀리 들여다볼 필요도 없다. 최근 12월 임시국회만 봐도 여야 간 대치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여실히 드러난다.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한 기간만 수개월이다. 그러고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내년으로 개정안 처리를 미뤘다. 우리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의 비리를 막아달라 소리치던 학부모들의 울부짖음도 이들에겐 그저 공허한 메아리였던 모양이다.'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마찬가지였다. 발단이 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가 국회를 찾아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여야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다가 막판에 이르러서야 겨우 이견에 합의하고 연내 처리를 완수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바탕으로 한 선거제 개혁은 여야 5당이 각 당의 '손익계산'만 따지면서 여야가 대립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이런 과정에선 '협치하자'며 만든 여·야·정 상설 협의체도 별 필요가 없었다. 12월 임시국회 내내 여야는 정당별 '셈법'에 치우쳐 '협치'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이 같은 모습을 담은 2018년은 내일이면 또 다른 과거로 기억된다. 그리고 2019년은 달라져야 한다. '민생을 살피는·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바뀐 시대상이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에게 '대치'로 물든 정치 행태를 용납할 아량은 없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기해년에는 국회도 시대의 요청을 받아들여 '협치와 대치'의 '한끝 차이'를 극복해 나가길 기대한다. /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 차장

2018-12-30 김연태

[오늘의 창]총론(總論)과 각론(各論)

총론과 각론의 사전적 의미는 각각 '어떤 부문의 일반적 이론을 총괄하여 서술한 해설이나 저작', '하나의 주제 가운데 구체적인 낱낱의 문제를 떼어 자세히 논함'이라고 돼있다. 학교 다닐 때 1학기에 총론을 공부한 뒤 2학기부터 심층적인 내용의 각론을 배운다.최근 정부가 제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하남 교산지구의 총론이 제시된 셈이다. 지금까지 신도시 과정을 보더라도 어떤 곳이든 긍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제3기 신도시는 지금 막 큰 틀의 밑그림만 공개했을 뿐,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아직 각론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가 아닌 '논의할 각론조차 없다'는 것으로, 앞으로 각론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지역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흠집 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론인 제3기 신도시 지정이 잘못됐다는 내용보다는 하남시가 받아내야 할 것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식으로,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는 각론을 들먹이면서 딴죽을 거는 모습으로 비친다.특히, 구도심까지 3호선을 연장하기보다는 미사강변도시 9호선을 연장하는 것이 더 나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제3기 신도시를 볼모로 9호선 연장을 확답 받았어야 했다는 말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면야 최고지만, 두 마리중 한 마리만 쫓아야 할 때는 더 많은 것을 나눠 줄 수 있도록 좀 더 살진 놈부터 잡아야 한다.미사강변도시의 교통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미사강변도시에 몰방하기 위해 슬럼화된 구도심을 포기한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일단 살진 토끼(총론)를 잡은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하남시와 하남시민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얻게 될지 곰곰이 생각하면서 어떻게 할지 각론을 써내려 갈 때이다./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8-12-24 문성호

[오늘의 창]'경기도판 샐러리맨의 신화'

'샐러리맨의 신화'리는 말이 있다. 봉급쟁이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그 조직을 총괄하는 리더가 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오죽 어려우면, 우리는 이에 대해 '신화(神話)'라는 단어까지 붙였다. 현대판으로 말하면 '흙수저의 인생역전'이다. 능력을 기본으로 남들보다 더한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민우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내정자는 경기신보의 22년 역사를 꾸준히 지키며 수장 자리에 내정돼, 경기도판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고 있다. 전국 신용보증재단은 물론 도 산하기관 중에서도 내부 발탁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경기도 사정을 잘 아는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선 언젠가 나올 내부 발탁 1호 기관장으로 내심 이민우 내정자를 생각했다. 그가 수십 년간 경기도에서 해온 행보를 잘 알기 때문이다. 이민우 내정자는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있는 곳에선 언제나 그가 먼저 나타나 있었다. 현장 보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먹고살기 바쁜 이들이 굳이 영업점을 찾지 않고서도 보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시장·군수를 열 번이면 열 번 백번이면 백번 찾아가, 보증을 위한 출연금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지원을 받아냈다. 타 기관은 혼나기 일쑤인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경기신보는 수해와 메르스 피해 등에 대한 적극 지원으로 칭찬을 받았다. 그 배경에는 지점장, 기획실장, 본부장을 두루 거친 이민우 내정자가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경기도와 조직에 충실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간혹 '성공주의자'라고 오해받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조직 내부가 이민우 내정자를 인정하고 지켜줬다. 그의 내정이 알려진 후 가장 먼저 환영의사를 내비친 것도 경기신보 노조다. 과연 현재 수많은 경기도 산하기관의 간부급 인사 중 이민우 내정자에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결정적으로 이민우 내정자가 신화를 쓸 수 있었던 데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탕평책 인사가 있었다. 무엇보다 공정을 내세운 이 지사는 경기도 최대 산하기관장에 측근이나 이해관계인이 아닌, 일 잘하는 사람을 등용시키기 위해 '이민우'를 선택했다. 탕평책을 통해 서민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의회의 협조와 노력도 절실하다. 그가 제대로 일 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도와 도의회 협치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8-12-19 김태성

[오늘의 창]공부하기 좋은 도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다. 지저분한 개천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는 용이 나온다는 것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사람이 나온다는 속담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속담은 쓰이질 않고 있다. 초등학교 학력으로 대기업 총수가 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에서 어렵게 공부하며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검사가 되는 모습은 이젠 TV속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요즘엔 '할아버지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한다. 사교육에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사교육 외에도 교복과 동기부여를 위한 진로 탐색 체험 등 부수적으로 소요되는 학비가 너무나 많다.이러한 여건 속에서 안산시가 학생들이 잡생각을 하지 않고 공부만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나섰다. 모든 학생이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고 안정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에 다가서고 있다.먼저 안산시는 신입생들의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교복 구입비를 전액 지원한다. 중학교 신입생들의 교복은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 일부 지원을 받아 지원하고, 고교 신입생들은 시가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진정한 보편적 복지를 위해 안산시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다른 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 대안학교 학생에 대한 교복지원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또 대표적 다문화도시인 안산시의 특성을 감안해 전국 최초로 외국인 아동들의 누리과정 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학생 대부분이 차별 없이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내년 청소년재단을 출범하고, 청소년들의 적성과 흥미를 개발할 수 있는 현장직업 체험공간을 확대하고, 수시로 전문가들과의 만남도 주선하기로 했다.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진로선택과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명확하게 심어준다는 계획이다."학생들의 안정된 학교생활 보장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다"는 윤화섭 안산시장의 말이 할아버지의 경제력처럼 든든하고, 앞으로의 안산시 교육정책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8-12-12 김대현

[오늘의 창]'지갑이 열려야 경제가 살아난다'

경기침체 장기화가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촉발된 수출 부진이 내수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부진과 반도체 시장의 잿빛 전망에 이어 중소기업체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사무직, 기능원 및 장치·조립 종사자 등 중숙련 분야의 일자리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면서 가계를 주로 책임지는 30~54세 가장들의 경제 활동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0~54세 남성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올해(9월 기준) 93.1%로, 지난 1996년 95.9%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경우를 대비한 직업훈련 강화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보더라도 노동 공급 여력 축소 및 핵심 노동연령층 남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 하락 등이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깎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를 입증하듯 올해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과 비ICT 제조업, 가구별 격차 확산 등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수출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1분기 내수 기여도는 전기대비 1.2%p 상승에서 2분기에는 0.7%p 감소했다. 가계 소득 역시 3분기 기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여기에 정부의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던 서민 대표 난방유인 등유값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라 서민들의 경제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소비자물가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해 밥상물가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다. 갈수록 지출을 할 곳은 늘어나지만 지갑 사정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돈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서 지출과 생산의 순환고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제 물가는 지갑의 열고 닫힘에서 평가된다. 지갑이 많이 열릴수록 경제는 살아나고 지갑을 닫을수록 경기는 침체된다. 정부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정확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종찬 경제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경제부 차장

2018-12-10 김종찬

[오늘의 창]모이는 곳과 떠나는 곳

4차 산업을 이끌 신성장 동력 선점을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에서 현지 개발자 등과 함께 AI, 모바일서비스, 홈 사물인터넷 등에 관한 혁신기술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삼성전자는 앞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한 적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엠큐브'를 열었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연결성), AI, 차량보안 등 분야에서 유망한 글로벌 스타트업의 발굴과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5G 등의 분야 글로벌 인재를 찾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았다.얼마 전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를 만든 한 대학 연구진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 자율주행 택배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창업하려 했지만, 여러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실리콘밸리는 50여 년 전만 해도 체리, 자두, 살구 등 과일이 풍성한 과수원 마을이었다. 그런데 컴퓨터와 인터넷 등 첨단 기술산업 발전의 시작점을 알린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모태 역할을 하면서 지금껏 기술 발전과 혁신의 상징이 되고 있다. 구글과 우버,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등 4차 산업의 대명사 격인 유명 기업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창업자나 투자자들에게 역시 이곳은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이 되고 있다.인천에 터전을 잡고 창업의 꿈을 시작했지만, 얼마 못 가 인천을 등지는 창업자들이 많다고 한다. 투자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창업과 투자에 더욱 좋은 조건과 환경을 찾아 인천을, 우리나라를 떠나는 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보할 혁신성장의 주역이라면 더욱 그렇다. 언제까지 떠나는 이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나. 시간이 없다. /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12-09 이현준

[오늘의 창]인천 해안선을 시민의 품으로

인천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다. 하지만 부산이나 강원도, 남해 지역 등 다른 해안도시처럼 시민들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은 거의 없다. 바로 도심 해안가를 가로막고 있는 철책선 때문이다. 항만과 공항, 발전소, 군부대 등이 도심 해안가에 자리 잡으며 시민들의 바다 접근이 힘들어졌고, 이들 시설의 보호 명분으로 철책이 쳐졌다. 인천시는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민들에게 바다를 돌려주겠다는 구호 아래 여러 친수공간 확대 정책을 추진했지만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군(軍)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천 바다가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최근 국방부는 인천 도심 해안가를 둘러싸고 있는 해안철책 44㎞를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 지역 전체 해안 철책 길이의 70%가 사라지게 되는 것으로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해안친수공간 조성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방부는 2021년까지 인천 지역 해안 철책선 44㎞를 포함해 전국 해안가를 가로막고 있는 철책 284㎞를 철거한다는 방침이다.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도심 지역의 해안선 길이는 212㎞로 이 중 63.6㎞가 군(軍) 철책으로 막혀 있다. 국방부가 63.6㎞의 인천 해안철책선 중 70%에 해당하는 44㎞를 제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박남춘 인천시장 취임 이후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추진하고 있는 해안친수공간 조성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국방부가 철책 철거 의지를 밝힌 만큼 인천시도 앞으로 인천의 바다를 어떻게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킬지 무게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해안선 개방에 따른 친수공간 조성이 다가 아니라 매립으로 사라져 버린 과거의 해안선을 복원하고 체계적으로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사업 등 외연을 넓혀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정권이 바뀌고 모처럼 찾아온 남북 훈풍이 인천 해안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인천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해양 도시 인천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8-12-05 김명호

[오늘의 창]완벽한 타인

가까운 친구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며 모두의 휴대전화를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저녁을 먹는 동안 오는 문자, 전화, 카톡 등 모든 것을 공개한다. 이른바 '휴대전화 잠금해제 게임'의 룰이다.얼마 전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라는 영화는 이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40년 지기 친구 커플이라는 설정으로 서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겉은 웃으며 우정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 같이 사는 부인에게도 숨겨왔던 진실이 하나둘씩 공개되면서 가장 믿고 있던 친구는 알고 보니 가장 완벽한 타인이었다. 영화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분신처럼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은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함께 같은 자리에 있어도 언제부턴가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보다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며 다른 짓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이들도 많다.스마트폰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사람들을 외면하는 건 아닐까? 최근 한 드라마의 대사가 기억에 맴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답변자는 "아니 기계는 아프지 않잖아. 감정의 기본은 아픔이거든. 아파야 서로를 이해하고 아파야 사랑도 하는 거니까"라고 말한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 본들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정보가 아닌 공해일 뿐이다. 그런데 마치 모든 기계의 정보를 사람들이 다 다루고 있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의 만용이다.아파야 사람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늘 아프면서 살지만 그 치유의 답을 기계에서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완벽한 타인이라도 좋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자. 어차피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알고 지낼 수 없는 타인이니까./최규원 사회부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사회부 차장

2018-11-26 최규원

[오늘의 창]평화는 연평도를 바꿔야 한다

매년 이맘때면 인천 섬에서 나는 자잘한 굴을 맛보는 게 재미다. 통영 굴처럼 알이 크지는 않지만 초장 대신 양념간장에 비벼 숟가락으로 슥 떠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인천 옹진군 섬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찬바람이 불 무렵부터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굴을 따 인천 연안부두로 보내주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맛이다.8년 전 이맘때도 그랬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서해 최북단 연평도 섬 주민들은 물이 빠진 갯벌에 옹기종기 모여 굴을 따고 있었다. 북한의 포탄이 내 집 마당에 떨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굴 한 바구니 팔아서 손주들 용돈이나 챙겨줘야지 하는 할머니도 있었을 것이고, 육지에 사는 자식들에게 보내줄 생각에 열심히 굴을 캐던 어머니도 있었을 것이다. 마을은 북한이 쏜 포탄으로 쑥대밭이 됐다. 군부대 막사 공사를 하던 민간인 2명과 해병대 장병 2명이 숨졌다. 민가에 포탄이 떨어졌음에도 인명피해 하나 없던 이유는 주민들이 모두 굴을 따러 바다에 나가 집을 비웠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연평도 주민들의 목숨은 굴이 살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부터 8년 뒤 연평도에 포탄을 날렸던 북한의 해안포 진지는 굳게 문을 닫았다. 4월 판문점선언과 10월 평양공동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0일 연평도를 찾아 군부대를 둘러보고 북한의 해안포 폐쇄를 확인한 뒤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제 이 지역이 평화수역이 되면 공포가 사라지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어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매년 11월 23일이면 연평도 주민들에게 의무감처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여전히 불안하시냐'고. 그때마다 주민은 "여기는 원래 평온한데 언론이나 주변에서 난리"라고들 답했다. 대신 "이럴 때만 관심 갖지 말고 평소에나 관심 가져달라"고 한소리 듣곤 한다. 내년 11월 23일에는 질문이 바뀌었으면 한다. '살기 좋아지셨냐'고. 평화의 시대라면 이제 연평도는 바뀌어야 한다. 평화로운 곳에는 굳이 평화를 묻지 않는다. 군사규제에 묶였던 야간조업 금지를 풀어야 하고, 어장도 더 넓혀야 한다. 여객선도 제 시각마다 다닐 수 있도록 항만시설을 개선해 '사람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8-11-21 김민재

[오늘의 창]인구 늘리려는 가평군, 산부인과 조차 없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절벽의 기형적 사회구조가 지역사회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구감소에 따른 마을 소멸론까지 등장했다. 인구감소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멸론에 거론됐던 지자체는 물론 다수의 공동체 등은 이 문제 해결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몇몇 대도시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지방자치단체 등이 한결같이 인구 늘리기 정책을 위한 시책 등을 쏟아 내는 행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6만4천여명 인구의 가평군도 자족 도시 16만명을 표방하며 인구 늘리기 정책에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은 최근 '내년부터 다자녀 가정 지원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의 하나로 다자녀가정 지원정책을 확대 시행한다는 것이다. 또 출산·입양 축하금 지원과 다자녀가정 대상 상·하수도 사용요금 및 자동차취득세 감면 등의 시책도 내놨다. 하지만 다수의 주민은 이러한 인구 정책을 두고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등 정책의 모호성을 지적한다. 예컨대 가평군은 산부인과 의료시설이 전혀 없고 응급시설 또한 1곳에 지나지 않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중첩 규제 등으로 인구 늘리기,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이처럼 가평의 현실은 참담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이제라도 군은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적 우선순위 결정을 비롯해 의료 시설 인프라 구축, 각종 규제 완화, 문화 인프라 구축 등 지역의 열악한 정주 여건을 하나하나 개선하는 거시적인 인구정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8-11-20 김민수

[오늘의 창]안성과 평택 사이좋은 이웃 되려면

우리나라 속담에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안성시와 평택시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안성과 평택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스타필드 안성 건립, 송전철탑 건설 등의 현안 문제를 두고 보이지 않는 골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는 평택에 위치한 미군부대 비상급수 시설인 유천취수장으로 인한 각종 개발 규제 범위가 평택은 2%에 불과한 반면 안성은 98%에 달해 두 지자체 간의 불균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문제다. 스타필드 안성 건립 문제도 안성과 평택의 접경지역인 안성IC 인근에 지어질 예정이어서 골목상권 붕괴와 교통체증을 우려한 평택의 반대 입장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안성 간에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안성 원곡·양성면에 설치될 송전철탑 건설 문제 또한 평택에 위치하고,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고덕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으로 평택을 위해 안성이 희생하는 모양새인 만큼 두 지자체 간 찬·반으로 의견이 나눠 공방 중이다. 이런 갈등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을 쥔 사람들은 시장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각자의 지역에서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공무원들이다. 그렇기에 수십 년간 상호 간의 주장과 입장만을 앵무새처럼 되뇌며,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자는 '소통'을 제시하고 싶다. 물론 두 지자체에 속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말이다. 안성과 평택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문화와 경제 등 각종 분야에서 겹치는 매개체가 없어 교류 또한 미비한 실정이다. 그로 인해 안성과 평택 주민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데다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도 부족하다.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 이제부터라도 안성과 평택 주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상시적인 교류협력체를 구성해 주민들 간에 긴밀한 소통과 교류를 이어 나가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대를 올곧게 바라보는 시선과 각자 처한 입장을 이해한다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것임을 단언한다. 평택이 고향이고, 안성이 외가인 기자에게는 두 지자체가 사이좋은 이웃사촌이 되길 희망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18-11-14 민웅기

[오늘의 창]칭찬으로 직원들을 춤추게 하자

"인명구조는 순간의 강도 높은 훈련보다는 일상의 습관적인 훈련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이천소방서 대월 119안전센터에서는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뒤뜰에 나가 인명구조탑에 올라 수직이동 수평이동, 개구부를 만든 맨홀 통과 등 쉴 틈 없이 오가며 습관처럼 훈련에 임하는 대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항공구조대에서 근무했던 한 대원이 20여명의 동료들과 장장 4개월여 만에 2층 높이의 구조 훈련탑을 지난 10월말 공들여 만들어 냈다. 자체 안전도 등을 검토한 결과 소방 학교의 대형 구조탑 보다는 못미치지만 수상구조를 제외한 모든 훈련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천여만원의 경비가 소요된 구조 훈련탑은 본서에서 일부, 철재 구입부터 용접 등 시공까지 도맡아 용역비가 거의 투입 되지 않은 순수 대원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그래서인지 대원들은 기초훈련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훈련은 물론 관리를 위한 부식 방지 등 원활한 훈련의 관리, 점검도 이들의 몫이 됐다.이제는 본청 자산으로 귀속되겠지만 경기도 내 유일한 훈련 탑으로 인근 시·군대원들까지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관리·훈련 지도에 따른 부담으로 대원들은 더욱 피곤해질 수밖에 없게 됐지만 우뚝 서 있는 훈련탑에 성취감도 높다. 이번 구조 훈련탑 완공으로 직원들은 습관적 훈련으로 인명구조사 2급 자격을 취득한 대원도 2명이나 된다. 그러나 정작 고된 작업으로 훈련탑이 완성됐지만 일부 대원 및 민간 자율 단체 임원들은 칭찬에 인색한 공직사회에 서운함을 표출하고 있다. 대원들과 함께 제작에 임한 일부 민간인과 대원들은 '고생했다. 고맙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도 했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을 받기 위해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듣기 위해 한 일은 물론 아니지만 늦지 않은 시점에 노고를 치하하고 표창이라도 상신해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칭찬에 고래는 춤을 추겠지만 인간은 힘을 얻지 않는가. /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sib@kyeongin.com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2018-11-12 서인범

[오늘의 창]'인간적 대접 해달라'는 옐로하우스 성노동자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는 옐로하우스라 불리는 집창촌이 있다. 이곳 집창촌 종사자 20여명이 지난달 말 미추홀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매수 남성을 직접 상대하는 '아가씨'와 아가씨를 돕는 '이모' 등 성매매 업주 밑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이날 기자회견에 나왔다.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고, 구호를 외치는 것도 서툴렀다. 이런 모습만 빼면 노동자가 사업주의 부당행위를 고발하는 흔한 기자회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10분 남짓한 기자회견의 요지는 적절한 생계대책 마련 등 다른 노동자들처럼 '인간적인 대접'을 해달라는 것이었다.이날 만난 50대 '아가씨'에게서 그곳 상황을 들어보니 수긍이 갔다. 그는 10여곳의 성매매업소에서 30∼60대 종사자 70여명이 일하고 있는데, 퇴거 요구를 받아 올해를 끝으로 모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했다. 이곳에는 주택조합이 설립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성매매 장소로 사용하던 건물 주인과 건물을 빌려 아가씨를 고용해 장사하는 업주는 보상을 받았는데, 정작 그곳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아무런 생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방을 싸야 할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불법을 저지른 건 건물주나 업주, 종사자 모두 매한가지인데, 그 끝이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허탈해했다. 성매매 업소라는 장소를 제조업 공장으로 바꿔 생각해보니 그들이 처한 상황이 쉽게 이해가 됐다. 그들은 퇴직금이나 실업수당 등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가 폐업하게 된 것이다. 공장주는 언제 폐업할 것이라고 노동자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았다. 미추홀구와 구의회가 이들의 탈성매매와 자활을 돕겠다며 연간 최대 2천여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자신들은 그런 지원금을 달라고 한 적 없고, 바라지도 않았다. 조례나 시행규칙이 만들어지기 전에 상의 한 차례 없었다. 그런데 실현 가능하지 않은 생색내기식 조례 때문에 손에 쥐는 것 하나 없이 비난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그들은 불법적인 환경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고 업주에게, 정치인과 행정가에게 마지막까지 이용만 당했다.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11-07 김성호

[오늘의 창]오산시 최초 지역응급의료센터 탄생

지난 1일 경기도는 '경기도 응급의료위원회'를 개최하고 다음날 5개 병원(오산한국병원, 광주참조은병원, 평택성모병원, 김포 뉴고려병원, 남양주현대병원)을 신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이는 정부의 응급의료 질 향상을 위한 응급의료기관 재지정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기존에 경기도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 지역응급의료센터 24곳, 지역응급의료기관 33곳 등 총 64개의 응급의료기관이 있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 순으로 의료시설 및 장비, 인력 면에서 우수한 응급의료기관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응급의료위원회 개최를 통해 5개 병원이 신규 지정되면서, 도내 지역응급의료센터는 29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은 변함이 없고, 시군이 시행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대한 평가는 지역별로 올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관련 근거 상 인구 50만 명당 1개 소를 지정할 수 있는데, 그동안 인구 22만 명의 오산은 인접지역인, 수원, 화성, 평택 등과 함께 같은 경기 남부 권역으로 분류돼 독자적인 응급의료센터를 갖추기 어려웠다. 그래서 오산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 환자는 그 발생빈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시설·인력·장비 등을 모두 갖춘 타 지역 병원으로 원거리 이동을 해야만 했다. 오산한국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받기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 가정의학과 레지던트와 인턴, 응급의료센터 전담간호사와 응급 구조사를 배치했다. 또 응급환자 대응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반응급구역과 중증응급구역을 분리하고, 감염예방을 위한 음압격리실도 따로 갖췄다고 한다. 오산한국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이후 24시간 응급실 운영에 대한 보조금 지급, 응급의료수가 인상, 코디네이터 지원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응급의료 서비스 질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오산시 최초로, 유일하게 지정된 지역응급의료센터인 만큼 해당 병원이 시민들의 귀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8-11-05 김선회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