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공부 못한다고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

2020학년도 인천지역 평준화 일반고 고입 전형에서 312명의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탈락해 특성화고나 섬지역 학교로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전체 지원자의 1.7%의 비율인데, 탈락 학생과 그 학부모의 마음고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깊은 고민에 빠져있을 게 분명하다.학령인구는 꾸준히 감소했고 학교가 없어졌다는 말도 듣지 못해 탈락자가 계속 생기는 것이 납득이 안됐다. 2015년과 2019년 교육통계를 비교해 확인해봤다. 인천 고교 학생 수는 2015년 9만8천764명에서 2019년 7만8천401명으로 2만363명(20.6%)이 감소했고, 학교 수는 2015년 123개교에서 125개교로 2곳(1.6%)이 늘었다. 교원 숫자도 7천683명에서 7천694명으로 11명(0.1%) 증가했다. 교사와 학교가 늘고 학생이 2만여명이나 줄었는데 탈락자가 계속 나오는 걸 보면 학급당 인원이나 정원을 줄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 한 학급당 인원은 2015년 29.2명에서 2019년 24.01명으로 17.7%가 감소했다. 그런데 탈락학생 비율은 2015년 2.4%(545명), 2016년 0.9%(209명), 2017년 1.8%(373명), 2018년 1.9%(332명), 2019년 1.2%(229명)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매년 일정비율 학생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천시교육청이 성적 하위 1% 학생을 학교 경영을 위해 희생시키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 아쉬운 것은 교육청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이를 해결하려는 문제의식과 진정성 있는 고민, 노력 등이 너무나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당장 내년부터 고등학교 모든 학년으로 무상교육이 확대된다. 고교교육도 사실상 의무교육화하는 중이다. 학생이 공부를 못한다고 배움과 진로선택의 기회를 교육청이 박탈하고, 학생을 학교 경영에 희생시켜선 안 된다. 공부 못하는 1% 학생을 함부로 대하는 건,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교육철학과 맞지 않는 것이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20-01-15 김성호

[오늘의 창]'백승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

요즘 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인기가 뜨겁다. 화제의 중심에는 백승수 단장이 있다. 비야구인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극복하며 만년 꼴찌인 팀을 정상화시키는 그의 캐릭터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짜릿함을 넘어 희열마저 느끼게 한다. '백승수 리더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팀 내 간판타자인 임동규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완벽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동안 아무도 인지하지 못한 임동규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내부 직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면서 임동규의 공백을 대체할 확실한 카드(강두기 영입)까지 제시하며 외부의 반발 여론까지 모두 잠재웠다. 그의 철두철미한 사전 준비와 치밀한 전략은 곧 그를 향한 신뢰로 쌓였다.최근 1호선 급행 전철 개편 이후 승객들의 반발이 거세다. 급행 운행을 확대해 더 많은 이용객들의 편의를 늘린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이면의 역효과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검토 과정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월 중순 이번 급행 전철 확대로 국민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수도권 통근자들의 핵심 교통수단이었던 서울역 급행 노선이 폐지되는 점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도 대안도 없었다. 결국 통근시간은 늘어났고 이용객들은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반발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반발 여론이 들끓자 한국철도공사는 긴급 TF팀을 꾸려 대안 마련에 나섰고, 결국 개편 열흘만에 기존 서울역 급행 일부 노선을 임시로 복원했다. 이용객들은 한편으론 다행이라면서도, 이럴 거면 왜 없앴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신뢰를 주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백승수 단장은 단순히 임동규를 내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만큼 손실된 팀의 전력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전략도 동시에 세우면서 구체적인 해법을 찾았다. 국가의 정책을 계획하고 시행함에 있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선 반드시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대중교통과 같이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부분이라면 더더욱이 그렇다./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homerun@kyeongin.com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2020-01-13 황성규

[오늘의 창]인천유나이티드 '명예감독' 유상철

유상철(48)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 감독이 인천유나이티드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새 시즌을 대비해야 하는 팀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그에게 구단은 '명예감독'으로 예우했다.유 감독과 처음 마주앉아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해 5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그가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던 장면이 눈에 선했다. 인천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하루 전 대구FC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1-2 패배. 인천은 이날까지 10경기 연속 무승(2무 8패)에 그쳤다. '골 가뭄'을 겪던 인천이 8경기 만에 상대 골망을 흔든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당시 유 감독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숟가락을 뜨는 둥 마는 둥 했다. 인천 팬들이 자신을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걸 알고 있었다. 직전 시즌 전남드래곤즈에서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그에 대해 호의적일 리 없었다. "감독 제의를 받고 고심이 컸을 것 같다"고 그에게 질문했다. 옆에 앉아있던 이천수 구단 전력강화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팀 전력은 엉망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 새로 데려온 국내외 선수들도 대체로 부진했다. 이들의 영입을 주도한 이 실장까지 코너에 몰렸다. 꼴찌로 추락한 이런 팀을 맡는 건 더군다나 지도자로서 실패를 경험한 유 감독에겐 도박이었다. 자칫 인천이 강등이라도 되면 "다시는 K리그에 얼씬도 못하겠죠"라고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짓던 그였다.유 감독은 끝내 '1부리그 생존' 약속을 지켜냈다. 인천은 지난해 시즌 '끝장 승부'의 마지막 상대 경남FC와 공방 끝에 비겨 승점 1 차이로 경남을 따돌리고 최종 10위로 1부리그에 살아남았다. 유 감독은 아픈 몸을 이끌고 선수들, 그리고 홈팬과 했던 약속대로 끝까지 벤치를 지키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에겐 아직 한 가지 약속이 남았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그 약속이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20-01-08 임승재

[오늘의 창]공존(共存)할 방법 찾기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 예정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하남 위례지구 상월선원(霜月禪院)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면서 북위례 입주예정자와 (재)대한불교조계종유지재단(이하 조계종)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흙수저를 두 번 울리지 말아 주세요 신혼희망타운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서 청원자는 "흙수저 부부가 월세방에서 갓 태어난 아이와 두 번이나 쫓겨나는 서러움 속에 위례신혼희망타운은 희망이 되었지만, 상월선원의 소음과 주차대란 등을 보면서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는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신혼희망타운 특성상 전매제한과 5년이라는 의무거주기간이 있어, 이런 괴롭고 유해한 환경에서 아이를 다섯 해 혹은 그 이상을 억지로 자라게 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현재 해당 국민청원은 불과 3일 만에 1천명을 넘어섰다.해당 부지는 종교시설 용지로, 불법 임시건물 형태의 천막사찰을 철거한 뒤 새롭게 건축허가를 받아 순수 포교원(사찰)으로만 신축한다면 전혀 법적인 문제는 없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입주 예정자들을 님비(Not In My Back Yard)로 몰고 가는 것은 더더욱 잘못된 시각이다. 조계종 9명의 스님이 결사를 하는 동안 상월선원은 불교의 성지(聖地)로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불교 신도들이 몰려들고 있다.더구나 상월선원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가 화성 태안3지구 용주사 쪽으로 이전하고, 대신 상월선원 부지에 제2의 봉은사를 표방하는 대형 포교당을 건립할 경우, 상월선원 인근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교통난이 불가피하다. 또 스님과 신도들이 예불 등을 드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는 누군가에겐 심리적 안정을 주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소음이 될 수도 있다.조계종은 자승 전 총무원장 등 스님들이 결사하는 동안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고 했다. 한 달 뒤면 스님들의 결사도 끝나게 되는 만큼 공존 방안을 찾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20-01-06 문성호

[오늘의 창]'기획취재' 도전기

입사 이래 처음으로 편집국에 기획취재팀이 꾸려졌다.빡빡한 기자 인력 구조 안에서 기획취재팀이 구성된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언론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경인일보 편집국 안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또 넘쳐나는 기사의 홍수 속에 경인지역 독자들이 읽을만한 '뉴스거리'가 부재하다는 절박감도 기저에 작용했다.일간지 기자로 10년을 일하며 경인일보를 보는 독자에게 늘 미안했다. 지면에 담은 나의 기사에 대해 나는 만족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다 전할 수 없는 지면의 아쉬움이 서러웠고, 늘 혼자 고군분투해야 하는 구조에도 지쳤다. 무엇보다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할 때마다 넓게 바라보고 깊게 사고하며 정확하게 판단할 여유가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도 만족하지 못한 기사를 독자라고 만족할까.' 매일 기사를 송고하고 나면 이미 손을 떠난 기사를 보고 또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기자 개인의 부족함이 이유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경쟁에 내몰려 '자극', '선정'만 남은 대한민국 언론환경도 무시 못할 원인이다. 수많은 기자들이 시간에 허덕이며 쏟아지는 이슈를 처리하기에 급급하고 기사 안에 깊이와 의미를 부여할 만큼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한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영광(?)스럽게도 10년 만에 깊이 있게 취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한 달여에 걸쳐 '통큰기사 1월호'의 주제인 판교에 깊숙이 들어갔다. 판교 직장인들과 함께 출퇴근 버스를 오르내리며 들은 이야기, 판교의 과거를 찾아 임창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만나 들은 판교 개발의 뒷이야기, 이제 막 날개를 단 스타트업들이 전하는 가슴 벅찬 도전기에 감동 받으며 한 달이 금세 지나갔다. 그렇게 '판교 리얼리티'가 완성됐다. 우리가 전하는 새해 첫 선물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 /공지영 사회부 차장 jyg@kyeongin.com공지영 사회부 차장

2020-01-05 공지영

[오늘의 창]이번 선거만큼은 정책선거가 되길

논어 안연편에 정자정야(政者正也)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천하를 올곧게 바로잡는 것이 곧 정치'라는 의미다. 이는 안성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재선거에 후보로 나설 인물들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글귀인 듯싶다.안성지역은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중도 하차한 사실 때문에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시장 재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안팎을 책임지는 수장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어떤 인물이 당선되는가에 따라 지역발전의 여부가 판가름 나는 만큼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로 인식하고 있고, 선거 또한 정책선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난립한 후보군들의 수에 비해 정책 및 공약 검증에 대한 비중이 높지 않았기에 시민들은 더더욱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흔한 정책 및 공약발표 기자회견이 한 차례도 없었다. 정책선거를 어렵게 인식하는 후보군들과 시민들도 있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후보군들은 국회의원과 시장 재선거에 출마하기에 앞서 개인의 영달이 아닌 지역발전을 위해 생각해온 청사진을 구체화시켜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민들은 후보군들이 제시한 정책과 공약의 실현성 등을 따져보기만 하면 된다.그러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후보군들이 내건 정책과 공약을 그대로 보도하기보다는 심도 있게 살펴보고 실현성 유무를 따져보는 등의 검증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 나설 후보군들은 이러한 시민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정자정야'의 뜻을 되새기며, 지금부터라도 기존의 선거 방식을 탈피해 정책과 공약 마련 및 제시에 진력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20-01-01 민웅기

[오늘의 창]인천공항에 '보편화장실' 도입 어떨까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을 봤다. 고민을 상담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여성이 여자화장실에서 자신을 남성으로 착각한 다른 여성 때문에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뒤이어 나온 한 남성은 화장실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여성으로 착각하면서 벌어진 사연을 이야기했다. TV를 보면서 지난달 미국 시애틀에서 본 화장실이 떠올랐다.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화장실은 남녀 구분이 없었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세면대가 있고, 세면대를 지나면 한 사람씩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남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 각 칸의 위·아래가 완전히 막혀 있어 불미스러운 일을 차단한 '남녀 공용 화장실'이다. 장애인을 위한 공간도 남성과 여성성을 구분해놓지 않았다. 모두가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이용했다. 남녀가 섞여서 줄을 섰고, 빈 공간 차례대로 화장실을 이용했다. 미국에 있었던 기간 중 인상 깊은 모습 중 하나다. 이러한 형태의 화장실은 미국에서는 확산 추세라고 한다. 특히 인권이 중요시되는 건물에는 '남녀 공용 화장실'이 설치돼있다고 한다. 이 화장실이라면 TV에 나왔던 이들은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남성(여성)처럼 보이는 외모를 지닌 여성(남성)'뿐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 구분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성 소수자', 어린 자녀를 돕기 위해 함께 화장실을 가는 '모자', '부녀'들도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모두가 불편함 없이 사용하는 것을 지향하는 '보편 화장실'인 셈이다.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이들이 인천공항을 찾는다. 그렇기에 인천공항은 다양함을 포용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인천공항 '보편 화장실'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일부라도 인천공항에 '보편 화장실'이 도입된다면 '인권'과 '포용'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편'의 사전적 정의는 '모든 것에 두루 널리 미치거나 통함'이다./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9-12-30 정운

[오늘의 창]'음악역' 해지절차, 전화위복의 계기로

가평군이 미래동력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이하 음악역)가 개장 1년도 안 돼 좌초 위기에 처했다. 군이 위탁사의 회계질서 위반 등의 이유를 들며 계약해지 통보 등 해지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군의회는 지난 11월 열린 임시회에서 군정 질문을 통해 음악역의 민간위탁비 산출 근거, 운영사업비 집행 내역, 수탁자 사업비 집행 관리 등 각종 운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군은 20여 일에 걸쳐 음악역 위탁업체 수탁 전반에 대해 지도·점검을 진행, 위탁사의 회계질서 위반, 관련 법령과 수탁 계약조건 위반 사항 등의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고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음악역의 파행 운영은 불가피해졌다. '전국 최초 음악 도시'를 표방하며 수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구심점 역할로 기대를 모았던 가평군 역점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음악역은 지난 2014년 경기도 공모사업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았다. 당시 가평군은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폐역사에 음악을 기반으로 문화관광 융복합 시설인 '뮤직빌리지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2017년 첫 삽을 뜬 이후 2년여 만에 진형을 갖춘 음악역은 마침내 올해 문을 열고 본격운영에 들어갔다.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내 1호라는 미지의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지자체 관리 체계의 비전문성 등을 우려했다. 그런 가운에 작금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에 직면한 군은 향후 TF팀 구성과 음악역 정상화까지의 직영 운영체계 전환 등의 급처방을 내렸지만, 정상운영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참에 순간 모면의 일시적 방안이 아닌 원칙과 절차에 따라 경영 전반에 관한 '마스터플랜' 수립 등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9-12-25 김민수

[오늘의 창]18번째 부동산 규제정책 집값 잡을까

문재인 정부가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이라고 평가되는 12·16대책을 비롯해 관련 규제만 18차례 발표했다. 그러나 집값은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심지어 민간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현 정부 출범 당시 3.3㎡당 평균 984만원에서 지난 10월 기준 1천189만원으로 오르면서 2년 반 만에 20.81% 증가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유명무실', '공염불' 등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는다. 그럼에도 또다시 정부는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에 '시가 15억원 주택'에 대해 일체 금융 대출을 차단했다. 공시지가도 대폭 올린다.일단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일선 부동산 등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매수와 매도 모두 사라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문제는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옥죄는 식만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공공택지에 대한 지자체 심의로 분양일정을 속속 미루고 있다. 과천의 경우 올해 예정된 분양 3건이 연기됐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집값은 또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정부가 투기성 다주택자들에게 6개월 내 집을 팔 경우 관련 세금을 낮추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매도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이 숱하게 쏟아졌음에도 집값은 항상 우상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결국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규제와 함께 공급도 진행돼야 한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조성 등 수도권에 30만세대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12·16대책과 함께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완화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황준성 경제부 차장 yayajoon@kyeongin.com황준성 경제부 차장

2019-12-19 황준성

[오늘의 창]오산천 수달의 귀환

오산시가 고향인 중장년층에게 오산천은 가장 중요한 추억의 장소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물장구를 치고 겨울이면 썰매를 탔다. 깨끗한 하천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되면서 천변에 하나둘씩 공장이 들어섰고, 맑았던 하천은 더럽고 악취가 나는 곳으로 바뀌었다. 수질은 한때 구정물과도 같은 5등급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오산천은 오히려 오산의 창피스럽고 피해야 하는 장소로 변했다.이랬던 오산천에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11월 5일 생태보호활동가들을 통해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생물 수달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수달이 산다는 것은 오산천의 수질이 회복됐다는 것을 뜻한다. 생태계가 살아나 제대로 된 먹잇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오산천 수달은 '공짜'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오산천의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들인 노력의 상징이다. '자연 생물이 살 수 없으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말은 오산천 살리기 지향점이 됐다. 곽상욱 오산시장과 안민석 국회의원은 오산천 살리기에 공감대를 이루고, 오산천 살리기를 주도했다. 하천 전담 부서를 신설해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시민사회가 합류해 오산천을 상시 돌보고 오염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산천 장기발전플랜을 토대로 오산천 본류와 상류 및 지류의 오염을 막고 수질 개선을 위해 투입한 예산과 인원, 그리고 시간과 노력 등이 결국 수달을 오산천에 귀환시킨 셈이다. 오산천은 시민이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휴식공간임과 동시에, 자연 생물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로도 자리 잡았다. 남은 일은, 돌아온 수달을 다시는 떠나 보내지 않는 것이다. 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하천 오산천을 유지·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10년의 노력을 통해 돌아온 수달은 오산천의 환경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시 이곳을 떠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9-11-27 김태성

[오늘의 창]쇄신의 계절 정치권, 그 앞에 국민 있어야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 정가에 '인적쇄신'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바람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여야 모두 현역 의원을 상대로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이상 금배지를 달고 있는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타깃이다. 물론 초·재선이라고 안심할 상황만은 아니다. 쇄신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더불어민주당에선 초선의 표창원·이철희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분위기를 조성한 이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생)'의 대표 주자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확실한 불씨를 당긴 모습이다. 당내에선 86그룹을 겨냥해 "이제는 갈 때"라는 말까지 나왔다.3선 이상 중진 의원을 겨냥한 '용퇴론'도 연일 확산 중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경기도 내에선 이미 5선인 원혜영 의원이 검토 의사를 밝힌 데다 3선의 백재현 의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달궈질 대로 달궈진 인적쇄신 요구로 현역의원 누구라도 남은 여진에 매몰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눈초리가 깊다.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신 패배의 잔을 들이킨 자유한국당도 '현역의원 50%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개혁보수 소장파인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 선언을 하며 황교안 대표도 희생하라고 압박하는 등 쇄신 요구가 이어진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읽힌다. 이 가운데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현역 의원들의 3선 이상 중진 분포도가 높아 밀려오는 압박감도 남다를 듯하다.이처럼 여야 모두 당 안팎에서 불어오는 쇄신 요구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앞으로 어떤 대책을 더 내놓을지 관심이다.다만,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그들의 쇄신에선 국민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이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일찍이 접어 넣길 바란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2019-11-24 김연태

[오늘의 창]에너지 청정도시, 안산

1990년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던 안산시가 전국 최고의 청정에너지 생산도시로 앞서가고 있다. 안산은 1976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생겨난 계획도시이다. 그러나 이후 급격한 발전과 변화를 중심으로 노동 문제와 산업 공동화 문제,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이 자연스럽게 야기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이 협의와 관계성의 발전 등을 통해 해결되고 있는 반면, 대기와 수질 오염 등 환경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으면서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안산시와 정부 등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산단의 악취와 대기오염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공단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안산시는 에너지 청정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풍력, 조력, 태양광 발전소에 이어 전국 최초로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안산시는 최근 수소생산기지와 수소충전소를 스마트 배관으로 연결하는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을 통해 시는 반월국가산업단지 내 (주)SPG수소의 수소생산기지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지하에 매설된 스마트 배관으로 2.5㎞ 거리에 있는 수소충전소로 연결,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수소충전소를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 준공은 내년 12월 목표로 추진된다. 기존 수소충전소와 달리 안산시가 추진하는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은 튜브트레일러 수소공급방식이 아닌, 스마트 배관을 통해 수소생산기지와 수소충전소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수소충전소에 추가로 수소를 공급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사전 모니터링 등 스마트 배관 시스템이 갖춰져 안전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5억원. 안산시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30억원(국비 15억원·도비 4억5천만원·시비 10억5천만원), 배관 구축에 15억원(도비 4억5천만원·시비 7억5천만원·민간 3억원)의 예산준비도 마친 상태다. 환경오염 도시로 악명을 떨쳤던 안산시의 노력과 추진력에 큰 기대가 모아진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9-11-11 김대현

[오늘의 창]축구계에서 태클은 필요악인가?

축구계에서 태클에 대한 인식은 극명하게 갈린다.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공을 기습적으로 빼앗는 필요 기술이거나 반대로 선수의 운동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로 불린다. 이 중 백태클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은 1998년 백태클 제재 강화안을 시행한 이후 강력 단속하고 있다.실제 1998 프랑스월드컵 당시 멕시코전에 출전한 하석주는 골을 넣고 몇 분 후에 백태클을 했다가 바로 퇴장을 당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주앙 핀투가 박지성을 상대로 살인태클에 가까운 백태클을 시도했다가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반대로 정밀한 태클은 필요하다는 지도자들도 많다. 수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대의 역습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공통된 의견도 있다. 바로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 마음가짐이다. 감정을 앞세운 태클은 상대 선수에게 큰 부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사례가 최근 손흥민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최근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과 원정경기에서 상대 선수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했다. 고메스는 손흥민의 태클에 넘어지다 토트넘 세르주 오리에와 충돌하면서 발목을 심하게 다쳤고, 곧바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잘 진행됐다. 고메스는 회복시간을 보낸 뒤 훈련장으로 복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당시 고메스의 큰 부상으로 손흥민은 죄책감에 머리를 쥐어 잡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만약 손흥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면 태클이 초래한 결과를 놓고 축구계와 팬들에게서 비난이 쇄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상대 선수의 부상에 아픔을 함께하며 고개를 떨궜다. 축구계에서 태클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와 같다. 따라서 손흥민도 이제 마음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빠른 시간 내 웃는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서길 기대한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2019-11-06 김종찬

[오늘의 창]광장

고대 서양 주요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유럽 도시들의 구조를 특징짓는 중요한 공간 또한 광장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에는 아고라(agora)라고 하는 광장이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뜻을 가진 아고라는 시민 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종교·정치·사법·사교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중요 의사 결정과 여론이 이곳에서 형성됐다. 그 주위에는 사원이나 회의장 등 공공생활에 필요한 건축물들이 밀집돼 있었다. 고대 로마의 경우에도 아고라와 비슷한 포룸(forum)이 있었다고 한다. 광장은 단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물리적 공간 개념을 넘어 민주주의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 인천시가 구월동 시청 담장을 허물고 조성한 광장 '인천애(愛)뜰'을 지난 1일 전면 개방했다. 인천애뜰은 시청 본관부터 미래광장까지 길이 200m, 면적 2만㎡의 규모로 조성된 광장이다. 인천시는 시청 앞 주차장·담장을 없애고 조성한 잔디마당과 2002년 조성된 미래광장을 하나의 공간으로 합쳐 인천애뜰로 만들었다. 정문 앞 로터리에 있던 은행나무는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고 나무 아래는 버스킹 공연과 야외 결혼식, 벼룩시장 등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는 데크를 꾸몄다. 또 광장 곳곳에 벤치와 피크닉 테이블을 놓아 시민들이 쉬다 갈 수 있도록 했다.인천애뜰 광장 조성은 지난해 7월 취임한 박남춘 인천시장의 1호 지시사항이다. 협치와 소통을 우선 순위로 하겠다는 박 시장의 시정철학이 담긴 사업이기도 하다. 물론 광장이란 물리적 공간이 만들어졌다고 시민과의 협치나 소통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인천 시민들이 두려움 없이 광장으로 뛰쳐나가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의미 있는 대답으로 돌아올 때 광장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찬성과 반대로 나뉘어도 좋고, 분열의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 새로 개장한 인천애뜰이 1년 365일 시끌벅적한 공간이 됐으면 한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9-11-04 김명호

[오늘의 창]오류(誤謬) 해소법

최근 이전에는 없던 통계 왜곡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코드 인사라는 비난을 받은 인사가 통계청장에 오른 뒤로 현 정부의 역점 과제인 일자리 관련 통계 왜곡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통계 사기극'이란 말까지 내뱉으며 단순 오류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서 정규직이 35만명 줄고 비정규직은 86만명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통계청장은 조사방식 상 '오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질문 방식으로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사실은 변할 리 없는데 그때와 지금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들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통계청이 말하는 오류(誤謬), 그 사전적 의미는 '그릇되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한마디로 잘못됐다는 것인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오류는 또 '사유의 혼란, 감정적인 동기 때문에 논리적 규칙을 소홀히 함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바르지 못한 추리'라는 의미가 더 있다. 그러면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에 휩싸여 뭔가 허술하게 처리됐다는 것인데,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의 근거인 통계가 이런 수준이라면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가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인식은 경제 침체의 원인을 세계적인 경제 상황의 영향 때문으로만 몰아가는 듯하다.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기조로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나라'를 표방하는 것은 좋지만 그를 위한 정책 추진으로 파생된 고통을 해결하려면 냉철한 판단이 수반돼야 한다.지금의 정부는 좋은 성과만을 보여주려는 부담을 벗어던져야 한다. 좋은 것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나쁜 것을 빼는 방식'으로 오류를 줄여나가야 한다. 오는 9일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게 된다. 지금까지 국정 운영 성과만을 내세우기 보다 앞으로의 국가 상황에 맞는 오류 없는 정책을 마련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lee@kyeongin.com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2019-11-03 이성철

[오늘의 창]분노는 더 큰 분노를 낳는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2017)에서 "분노는 더 큰 분노를 낳는다"는 대사가 떠오른다. 분노의 내면에는 공정하지 못한 억울함이 있고, 잘못된 분노 표출은 증오와 고통으로 이어진다. 증오와 고통은 또 억울함으로 끝내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진다.중앙 정치가 이러니 지방 정치도 만만치 않다. 지난 10월 10일 임시회에서 여주시의회가 내년부터 1만1천여 농가에 매년 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조례안을 부결하면서 홍역을 앓았다. 여주시는 정례회에 부결된 조례안을 수정 없이 직접 재상정할 기세다. 악순환이다.올해는 동학농민혁명 125주년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5월 11일을 공식 기념일로 제정했다. 사람들은 동학농민혁명을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주로 벌어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기에 참여한 여주 농민군의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여주는 예로부터 농토가 비옥해 질 좋은 쌀을 생산했다. 그만큼 지주와 기득권의 가렴주구가 빈발했다. 3·1운동에 나선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 바로 여주사람 홍병기 선생이다. 그는 여주 농민군을 이끌고 의암 손병희 휘하의 북접 간부로 농민혁명의 격전지 곳곳에서 활약했으며 교주 해월 최시형을 모셨다. 해월 최시형의 묘소가 여주 원적산 천덕봉 기슭에 모셔진 것도 동학과 농민과 여주의 인연을 떠올리게 하는 절묘한 배치인듯하다. 다시 말한다. "분노는 더 큰 분노를 낳는다." 여주를 이끄는 위정자들이 농민들의 분노와 억울함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면 공멸한다. 125년 전 동학 농민군들은 부패 척결과 반외세를 외쳤다. 조선이 국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의 외침을 외면하고 외세에 기대어 결국 나라가 망했다. 지금 여주는 경기도에서 농업인구 종사비율이 가장 높은 도농복합 도시이다. 여주시의회는 농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2019-10-31 양동민

[오늘의 창]도내 쓰레기산 뒤에 또다른 매립쓰레기 후폭풍

지난해 경기도내 쓰레기산이 이슈로 떠올랐다. 폐기물로 처리해야 할 쓰레기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나대지 등에 투기돼 산을 이룬 사건이었다. 다행히도 경기도와 일선 지자체가 행정력을 집중해 연내 처리를 앞두고 있다. 천만다행이다.이 같은 소식도 잠시 수원과 화성 외곽 지역에 1990년 이전에 만들어진 쓰레기매립장이 30여년 가까이 무방비로 방치돼오다 최근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충격적인 사실에도 이렇다 할 답이 없다. 사유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립쓰레기가 발견되더라도 지자체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다.취재결과 종량제가 시행된 2000년 이전. 도심권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외곽지역 농지 등에 무차별 매립됐다. 매립쓰레기에서 배출되는 침출수에 대한 오염 방지대책은 전무했다.지자체가 관리해오던 비위생 매립지의 경우 지난 2007년 사용 종료됨에 따라 정부가 2013년 매립지 정비 및 사후관리 업무지침을 세웠고 그에 따라 관리됐다.경기지역의 경우 2008년 초 화성과 평택, 성남 등 13개 시·군에 운영됐던 30여곳의 매립지가 이 같은 지침에 따라 관리, 처리됐다.문제는 정부의 관리를 받지 못한 채 지금도 땅속에 묻힌 비위생 매립지가 존재하고 환경부와 지자체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환경부의 입장은 '새롭게 발견된 매립지의 경우 소유자 등이 폐기물법관리위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매립장이 발견되면 토지주가 비용을 들여 처리하면 그만인 셈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또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기자도 어린 시절 매립쓰레기장이 놀이터일 때가 있었다. 그곳에서 만화책을 읽었고, 장난감을 주워 놀곤 했다. 지금 기억으로 그곳에는 여전히 쓰레기 수백t이 묻혀 있다. 이 시점에서 옛날 우물가에서 펌프로 퍼 마시던 지하수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2019-10-30 김영래

[오늘의 창]당신의 온도는 몇 도입니까?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고는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나이가 자동차 시속과 같다고 비유하고는 한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간다는 이야긴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시간 말고 자신의 온도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연말이면 쉽게 보이는 사랑의 온도탑. 사람들은 온도탑을 보며 "세상이 각박해졌어" 또는 "그래도 아직 살만한 거야"라는 혼잣말을 하곤 했을 것이다. 물론 혹자는 그것조차 볼 시간이 없다고 강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사랑의 온도탑은 기부한 사람과 금액에 따라 조금씩 올라간다. 그것을 사랑의 온도라고 부른다.하지만 자신의 온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다소 생뚱맞은 질문이겠지만 세분화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추진하려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열정,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는 마음,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한 몸부림, 저마다 다르겠지만 모든 일을 대하는 자신의 감정을 온도로도 표현해보자는 것이다.예를 들어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과연 불가능은 없을까? 이러한 명제를 던진 사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대한 막연한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나씩 도전해나갈 것이다. 때문에 시련이 닥쳐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것이고, 끝내 자신의 목표를 이뤄낸다. 그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에 멈추기보다 그 시련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열정의 온도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과 퇴근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자신의 온도를 잊은 지 오래다. 지금의 내가 아닌 더 나은 나를 위한 생각 그리고 그것을 위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까? 지금 당신의 온도는 몇 도나 됐을까요? /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2019-10-23 최규원

[오늘의 창]인천도호부대제 폐지, 당연하다

인천시가 역사성 논란을 빚어 온 '인천도호부대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십수 년 전부터 인천시민의 날(10월 15일)을 맞아 관행적으로 해왔던 터라 없애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과감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애초부터 인천도호부대제는 전통문화 보존·계승과는 거리가 먼 정체불명의 행사였다. 오늘의 인천시장이라 할 수 있는 역대 인천 도호부사 351명의 공덕을 기리자는 취지로 2003년 처음 시작했는데 '대제(大祭)'는 왕이 직접 하는 제례이지 일개 부사가 하는 것은 아니었다. 또 행사에 나름 전통을 살린다고 도입한 식전행사의 '대취타(大吹打)'도 군악으로 임금이 행차할 때나 군대가 행진할 때 연주하는 것이다.전문가의 영역인 역사적 고증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천시장이 공덕을 기린다는 역대 부사 351명 중 일부는 친일파와 탐관오리였다는 점이다. 1593~1594년 인천부사를 지냈던 김찬선은 부패한 관리로 백성의 지탄을 받았고, 1880~1882년 인천부사 정지용은 임오군란 당시 일본공사 일행을 보호했다는 기록이 있다. 1889~1891년 부사 박제순은 그 유명한 '을사오적' 중 하나다. 지금까지 이런 행사에 15년 동안 매년 4천만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됐다.논란이 이어지자 인천시는 올해부터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인천도호부 관아 재현건물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전통 행사를 기획하기로 했다. 문학초등학교에 있는 인천유형문화재 1호인 인천도호부 관아와 인근의 재현건물,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대한다.과거 임진왜란 당시 일본과 맞서 싸운 인천부사 김민선의 경우 훗날 마을 주민들이 문학산 정상에 사당을 지어 매년 2차례 제를 올렸다고 한다. 제사는 그의 호를 따 '안관당제'라고 불렀다. 전시성, 억지 행사를 만들지 않더라도 인천시장이 역사에 남을 만한 공을 세운다면 시민들이 알아서 그의 공덕을 기릴 것이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9-10-21 김민재

[오늘의 창]일본 수출규제 道 장기적관점서 살펴야

일본 수출 규제로 가장 먼저 우려가 됐던 곳은 바로 경기도다. 용인시와 이천시, 화성시, 평택시에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으로 관련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성남 판교 등에 관련 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그 심각성을 더했기 때문이다.이렇듯 자칫 우왕좌왕할 수 있을 타이밍에 경기도는 빠르게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사실상 정부보다 한발 앞서 관련 산업 살리기에 도가 사활을 걸었다. 도는 일본정부가 보복성 수출규제 움직임을 보이자마자 326억여 원 규모의 제3회 추가경정 일본수출규제 대응사업 예산안을 편성했다. 이어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2회 추경 이후 50여 일 만에 신속하게 심의·의결됐다. 관련 주요 부서는 경기도청 경제실이다. 취재하면서 만난 경제실 주요 공무원들은 일본 수출 규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상당한 공부를 한 것이 눈에 보였다. 특히, 국내 대기업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며, 어느 공정에 일본 부품 및 소재가 투입되고 있고, 관련 국내 산업이 어느 상황까지 와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관련 기업들을 만나며 어려움을 청취했고, 경기도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도 살폈다. 판교에서 만난 한 반도체 부품 관련 중소기업 연구원은 "경기도의 이번 발 빠른 대처로 부품 개발은 물론, 그동안 큰 장벽으로 여겨졌던 대기업 납품이 국산화로 대체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부품·소재에 대한 개발은 1~2년 반짝한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빨리 서둘러야 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도내 중소기업의 핵심소재, 부품, 장비의 '기술독립'을 위해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분야의 도내 기업의 국산화 및 수입 대체재 개발을 달성할 수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경기도와 산하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만큼 그 결실도 기대해본다. /조영상 정치부 차장 donald@kyeongin.com조영상 정치부 차장

2019-10-17 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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