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서울 쓰레기, 왜 인천에 묻나

우리나라 폐기물 관리 정책의 기본 원칙은 '발생자 처리'다. 각 자치 시·군·구가 처리 시설을 갖추고 발생 폐기물을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폐기물관리법에 명시돼 있다. 그런데 1992년부터 이런 원칙이 무시된 채 서울·경기의 쓰레기가 인천에서 처리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인 수도권매립지는 지난해 3천684t의 쓰레기를 반입했다. 반입 비율은 서울이 45.5%, 경기가 36.0%이다. 정작 인천은 18.5로 가장 낮다.서울·경기가 자기 집 마당엔 혐오시설을 둘 수 없다며 남의 집에 와서 쓰레기를 버리는 데 쓰레기를 묻을 수 있는 매립면허권(소유권)은 정작 인천시 몫이 아니었다. 환경부와 서울시가 면허권을 갖고 있으면서 도로건설이나 항만건설에 따른 편입부지의 토지 매각 대금을 받아 챙겼고, 면허권자로서 '갑'의 지위를 누려왔다.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깨기 위해 지난 2015년 3개 시·도와 환경부는 4자 합의를 맺어 매립 면허권을 인천시에 이관하고, 매립지관리공사를 인천시에 이양하기로 했다. 하지만 4자 합의는 폐기물 발생자 처리 원칙에 대한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못했다.지난해부터 3개 시·도는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를 대비한 대체 매립지 발굴 용역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이 용역은 발생자 처리 원칙을 전제로 진행돼야 한다. 제2의 수도권 매립지를 만들기 위한 용역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서울은 비싼 땅값과 인구 밀집지역의 민원을 핑계로 대체 매립지 확보에 소극적일 게 뻔하다. 이제 돈 몇 푼으로 환경과 맞바꾸는 시대는 지났다.서울시는 올봄 미세먼지를 억제하겠다며 인천·경기 지역의 노후 경유차 진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국경 없는 미세먼지를 잡겠다고 애먼 인천시민들에게만 불편을 끼쳤다.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로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이동하는 연간 9만7천여 대의 서울시 폐기물 차량이 내뿜은 먼지는 안중에도 없으면서 말이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8-07-18 김민재

[오늘의 창]공항 안내로봇과 '스마트'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2세대 안내로봇 '에어스타' 시연회를 한다고 해서 가봤다. 로봇에게 "○○ 안내해줘"라고 하니, 알아듣고는 "따라오세요"라며 여객을 안내했다. 안내를 완료한 뒤에는 만족도를 묻더니 '매우 만족'을 터치하자 웃는 얼굴 모양이 나타났다. 한 외국인 여객은 그런 로봇에게 "cute(귀엽다)"라고 하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인천공항은 '스마트공항'을 기치로 내걸고 안내로봇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안내로봇뿐만 아니라 '안면 인식 출국심사', '홈 체크인·백드롭 터널형 보안검색'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인천공항의 도전은 일단 호평을 받고 있다. CNN은 지난 4월 아시아지역 공항들을 소개하면서 인천공항의 특징으로 '로봇'을 꼽은 바 있다. "인천공항에서의 재미는 로봇 무리가 여객들을 돕겠다며 공항을 돌아다니는 것을 볼 때 시작된다. 안내데스크나 복잡한 터미널 지도를 찾는 것은 잊어도 된다."인천공항 사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지 해외 항공사에서도 로봇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네덜란드 국적항공사인 KLM 네덜란드항공은 여객의 짐을 나르는 자율주행 운반 로봇 '케어-E(Care-E)'를 최근 공개했고, 미국 뉴욕 JFK공항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신기한 것',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혹시라도 공항의 안정적 운영에 지장을 주는 무리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주변에 드론을 띄워 조류를 퇴치한다고 하는데, 굳이 비행금지구역(관제권)에 드론을 띄워 새를 쫓아야 하느냐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안내로봇 경우도 여름 극성수기 혼잡한 공항에서 여객 통행에 불편을 줄 수 있고, 혹시나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운영해야 한다./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hhk@kyeongin.com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7-16 홍현기

[오늘의 창]민선 7기의 깔끔한 출발을 바란다

민주주의 꽃이자 민주시민들의 축제인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민선체제들이 지자체별로 지난 2일 각각 출범했다.특히 안성지역은 민선체제가 도입된 이후 수십여년간 보수세력이 독점해왔던 시장의 자리를 처음으로 진보세력이 가져오면서 '보수불패'의 신화가 깨졌다. 지지율 또한 51.5%를 기록해 시민들이 우석제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줬다. 이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정체된 지역사회 발전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의지로 풀이된다.하지만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우 시장의 측근들로 분류되는 인물들 간 권력 주도권을 두고 암투를 벌이고 있다는 이른바 공신싸움이 시작됐다는 소문에 시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소문의 내막은 특정 인물이 자신을 '상왕'으로 지칭하고, 자신과 자신의 아들을 통해 인사와 정책을 좌지우지할 것이란 내용과 당내 공천과정에서 중앙당과 연결고리를 만들어 정치적 입지를 다져 준 인물이 자신 또한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우 시장을 통해 세력을 만들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만약 사실이라면 시민들은 '늑대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난 형국'에 놓일 수밖에 없다. 권력형 비리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인물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는 의미다.시민들이 우 시장을 선택한 것은 비선실세의 존재로 국정농단을 일으킨 전 정권의 무능함과 지역 권력을 독점한 토착세력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우 시장은 측근 세력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우 시장을 선택한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물론 처음 있는 지방권력 교체 탓에 파생된 오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란 속담처럼 측근들이 승리에 도취돼 행실을 어떻게 해왔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안성시의 첫 인사가 이달 말 예정돼 있다. 이는 곧 우 시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사가 단행되면 지역사회에 폭넓게 퍼져 있는 갖가지 소문들에 대한 사실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우 시장은 이들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민선 7기의 깔끔한 출발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18-07-11 민웅기

[오늘의 창]월드컵 치르는 러시아인의 불친절

2018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동행 취재를 다녀온지 2주가 됐다.월드컵이라는 대형 스포츠대회가 열리는 곳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특히 다른 국가에서 방문한 관람객들에 대해 통상 우호적인 분위기지만 20여일간의 러시아 취재 기간 동안 현지에서 받은 인상은 그렇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호텔이라고 하면 밝은 미소, 친절함 등이 기본이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았다. 호텔리어들의 표정은 마치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주한 무뚝뚝한 표정 그 자체였다.비단 호텔만 그런건 아니다.식당도 마찬가지였고 주요 도심과 관광지의 수많은 기념품숍도 호텔의 딱딱한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다. 상점마다 문앞을 지키는 험상 궂은 인상의 보안요원은 적응이 잘 안됐다.이런 딱딱하고 각박한 모습은 가장 많은 시간 체류하며 취재를 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많이 느꼈다.한국 축구대표팀이 베이스캠프로 이용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제2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대도시다. 한국인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축구대표팀이 베이스캠프로 이용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아름다운 도시였지만 러시아인들의 불친절한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는다.월드컵과 같은 대형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많은 사회비용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전세계인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데도 그들은 자국을 알리는데 애써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한국은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인식시키기 시작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동북아시아 중심 국가로서의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월드컵 취재를 마치며 러시아가 냉전시대 공산주의를 이끌던 맹주가 아닌 관광대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조금 더 준비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 봤다. /강승호 문화체육부 기자 kangsh@kyeongin.com강승호 문화체육부 기자

2018-07-10 강승호

[오늘의 창]'가평올레' 거울삼아 멀리보는 행정을

지난 10여 년 전 제주 올레길로부터 시작된 도보 여행이 전국을 강타하며 여행 지형을 흔들었다. 섬 전체가 관광자원으로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관광도시 제주에서 잘 가꿔진 관광상품이 배제된 그저 평범한 제주 마을 안길을 걷는 여행이 이목을 끌면서 도보여행에 관심이 쏠렸다. 도보 여행지로 성공한 제주 올레길은 또 하나의 히트 관광상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제주발 도보여행 열풍은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최근 여행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이런 추세 속에 전국 지자체는 앞다퉈 도보여행 코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남한산성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 지겟길, 무등산옛길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졌다.가평군도 지난 2010년 8월 '같은해 11월 개방을 목표로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단순한 산책로를 뛰어넘는 생태·체험·건강·배움 등의 주제가 있는 올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2011년까지 5대(화악·명지·운악·축령·유명산) 명산 순례길 등 20개 코스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하지만 애초 계획됐던 20개 코스는 고사하고 최초 계획코스인 10개 코스 중 개방 여부를 떠나 입구에 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현재 8개 코스에 불과하다. 가평 올레로 명명한 명칭도 언제부터인가 둘레길로 불리고 있다. 이는 성공을 낙관했던 올레길 조성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코스 중 일부는 도보 여행에 적합하지 않은 자전거도로, 농로, 등산로 등이 포함되는가 하면 산이 많은 지역 특성상 관광객들의 많은 수가 등산객임을 고려하지 않는 등 사업이 정체·현실성을 잃은 채 모순된 기계적 행정 운용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제라도 군은 미시적 사업 성과 여부에 얽매이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가평 올레길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역 화두인 관광문화도시를 이루기 위한 거시적 행정을 펼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8-07-09 김민수

[오늘의 창]만취해 '귀신잡는 해병'은 없다

"남북 정상이 손잡은 이 마당에 남자 세계에서 술 한잔 할 수도 있지…."'해병대 6·13 지방선거일 대낮 술판'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다.그렇다. 동료와 술 한잔하는 것을 우리는 '회식'이라한다. '회식'은 조직을 더욱 강하게, 업무의 능률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특약'과도 같다.그러나 요즘 들어 '회식'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술판이 아닌, 다른 모임의 형식이다. 술이 없어도 '회식'의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기에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그러나 이번 사건을 보더라도 아직 군(軍)은 시대적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듯 하다.대낮에 그것도 '특공대'라 불리는 '해병대' 장교들이 '만취'할 정도의 술을 마셨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군문화이다.특히, 선거날 당일은 국방부가 군(軍)에 '국방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태세 유지' 명령이 하달된 기간(5월28일~6월15일) 이었다. 해병대가 국방부 위에 있단 말인가.만일 당시 그 어떠한 위험이 있었더라면 어쩔 뻔했나.또 선거문화가 정착되는 요즘, 아마 당시 회식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가족은 가장과 함께 투표소로 가고 싶어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표어는 100% 지원자로 구성되는 해병대의 강한 자부심을 표현하는 용어로 해병대 특유의 교육훈련, 전우애, 충성심을 뜻한다. 또한 타군과 차별화되는 해병대의 명예와 전통 속에서 자기 자신이 해병대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상징한다.한마디로 대한민국 대표 '특공부대'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대하는 해병대는 제보자 색출, 사건 회유, 축소 시도였다.잘못됐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민과 약속하고 반성하면 될 일이었다.국방부의 재조사를 통해 문제 여부가 결론 나겠지만 해병대 명예를 걸고, 이번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만취한 병사들을 '귀신 잡는 해병대'라 칭할 수 있겠는가.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2018-07-04 김영래

[오늘의 창]신뢰가 깨져버린 한신대의 내홍

한신대학교는 오산지역에 위치한 유일한 4년제 종합대학이자,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해방 이후 반군부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장준하, 문익환 선생을 배출한 의미 있는 사학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한신대는 총장 선임을 둘러싼 내홍으로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지난 2015년 말, 채수일 총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돌연 총장직을 사퇴하고 서울에 있는 한 교회의 담임목사 직을 맡게 된다. 2016년 3월 이사회는 신학과 강성영 교수를 새로운 총장으로 선임했지만, 불만에 가득 찬 학생들은 이사들을 회의실에 20시간이나 감금했다. 학생과 교수들의 지지를 많이 얻은 후보를 놔두고 이사회가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총장으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같은 해 11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강 총장에 대한 인준을 부결했고, 그는 결국 낙마하고 만다. 이후 총장 선출은 수차례 연기됐고, 2017년 9월 이사회는 8차례의 투표를 진행한 끝에 현재의 연규홍 총장을 선임하게 된다. 당시 연 총장은 학내 갈등을 마무리 짓고 학교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연 총장이 취임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아 그를 지지했던 법인 이사진 자녀들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연 총장이 총장선거를 앞두고 대가성 금품을 받았다는 폭로가 추가되면서 교육부가 올 5월에 감사를 진행했다. 교육부 감사와 별개로 학내에서 연 총장의 퇴진 요구는 거세졌고, 지난 6월 12일 4자 협의회(학교·학생·교수·교직원)에서 오는 9월 연 총장의 신임평가를 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학내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학교 측이 "신임평가에 대한 합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발뺌하면서 학내구성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4자 협의회 당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녹취와 합의문을 남기지 않았다고 하는데, '믿음'을 강조하는 기독교 대학에서 '신뢰'가 깨져버렸으니 연 총장을 둘러싼 학내 분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2018-07-02 김선회

[오늘의 창]'중고차 우범지대 인천' 방치… 언제까지

경인일보는 인천·경기 지역을 기반으로 취재·보도 활동하는 데 '중고차 사기'는 예외였다. 언제부터인가 강원, 영남, 호남 지역 등지의 시민들이 인천에서 중고차 사기를 당해 억울하다는 제보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사기 유형은 대부분 비슷했다. 인터넷에 '미끼 매물'을 올리고, 이 매물을 보고 인천까지 찾아온 이들에게 다른 고가의 차량을 강매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판 차량도 정상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타깃으로 한 범죄도 적지 않았다. 일부는 감금,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경인일보가 '중고차 우범지대 인천 기획'을 취재, 보도한 이유다.중고차 범죄는 '알면서도 당한다'는 점에서 보이스피싱과 유사하다.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기 범행을 시도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사회 불안 요인으로 반드시 근절해야 할 범죄다. 그런데 중고차 범죄와 관련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 기관 대응은 소극적이다. 보이스피싱을 막아보겠다고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장 신규 개설 규제', '지연 이체 제도 도입'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한 것과 비교하면 정부가 중고차 범죄가 만연된 현상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고 답답하다.중고차 범죄로 도시 이미지도 추락한다. '인천 중고차는 믿고 거른다', '인천 중고 딜러 90% 이상이 사기꾼' 등과 같은 말이 인터넷 게시판에 돌고 있다. 이로 인해 '선량한 딜러'들이 겪는 피해도 만만치 않다. 정직하게 일해도 고객들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인천에서 중고차 딜러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주변 시선이 억울하고 답답하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인천의 중고차 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인천시도 중고차 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정부는 지난 1996년 자동차 매매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며 '자율 경쟁'을 유도했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중고차 매매 시장은 사업자 난립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대형 매매단지가 몰린 인천에서 적지 않은 사업자들은 가격을 내리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출혈 경쟁' 대신 고객을 속여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 선의의 자율 경쟁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경찰 단속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언제까지 이 문제를 방치만 하고 있을 건가./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06-27 김명래

[오늘의 창]드라마 같은 삶 문선민

악착같이 뛰었다. 죽기 살기로 달리고 또 달렸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 그가 '깜짝 선발' 기용됐다. 문선민은 멕시코 수비 진영을 종횡무진 누볐다. 빠른 발로 측면을 계속 두드렸다. 공을 빼앗기면 이를 악물고 쫓아가 상대를 괴롭혔다. 거친 몸싸움도 불사했다. 넘어지는 찰나에도 집요하리만큼 공을 향해 발끝을 뻗어보고야 만다. 수비 가담도 인상적이었다. 공이 우리 진영으로 넘어오면 눈 깜짝할 새 달려와 수비진을 돕는다. 방송 해설가는 "저게 압박축구"라고 그를 추켜세웠다. 문선민의 투혼은 경기 초반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그렇다면, 문선민의 축구 인생이야말로 진짜 한 편의 드라마다. 고교 졸업 후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절박했던 문선민은 마지막이란 각오로 전 세계 축구 유망주를 대상으로 한 스포츠 브랜드 오디션에 참가한다. 무려 7만 5천여 명이 경쟁한 이 무대에서 극적으로 최종 8인에 선정된 그는 히딩크 감독 등의 눈에 띄어 스웨덴 3부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는다.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스웨덴 명문팀에서도 뛴 문선민은 지난해 인천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입성했다. 올 시즌 국내 선수 최다인 6골(K리그1)을 기록 중이다.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개막 전 스웨덴전을 대비해 문선민을 '깜짝 발탁'했다. 당시 생애 첫 월드컵 엔트리 발탁 소식을 접한 문선민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보면서 축구 선수 꿈을 키웠다"며 "투지 있는 플레이로 감독님의 눈도장을 찍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결국 해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창단 15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영광을 얻었다. 스웨덴전 활약이 기대됐던 문선민은 정작 벤치를 지켰다. 더군다나 태극전사들이 허무하게 패하자 인천 팬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나마 멕시코전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나 다행이다. 남은 독일전 활약도 기대해 본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2018-06-25 임승재

[오늘의 창]승자독식 정치학에 대해 고민할 때

6·13 지방선거에서 9명의 하남시의원 당선자 중 7명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차지하며 완승을 거뒀다. 반면, 현재 제7대 하남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2명만 시의회에 재입성, 소수 정당으로 명맥만 겨우 유지하게 됐다.당연히 시의장은 민주당 몫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누가 의장이 될 것이라는 하마평까지 나오고 있지만, 부의장을 비롯해 제8대 하남시의회에 처음 구성될 예정인 상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 2곳은 오리무중이다.지역 정가에서는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도 민주당 시의원들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하남시의회는 지금까지 승자독식 정치학이 뿌리 깊게 자리를 잡으면서 이러한 예상은 당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7대 하남시의회는 한국당이 시의장과 부의장을 독식했고 제6대 하남시의회는 반대로 민주당이 의장, 부의장을 모두 차지하는 등 20년 동안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미명 아래 승자인 다수가 소수를 배제시키는 수단이 돼 왔었다.지금 하남시는 인구수가 24만을 넘어 40만 자족 도시를 바라보면서 도약을 위한 과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맞춰 하남시의회도 시의원이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게 됐고 특히, 상임위원회도 구성되는 한층 전문성을 보여 줄 때가 됐다.새롭게 구성된 제8대 하남시의회가 예전처럼 전리품 나눠먹기식의 승자독식 정치학을 유지하기보다는 의회의 집행부 견제·감시라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특히, 상생협력을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사실 시의회를 시장 당선인과 같은 정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함으로써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의회 내에서의 균형 기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청와대가 지방권력 부정부패에 대대적 감찰을 예고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여당 내에서도 새로운 권력이 지방을 잘 운영하며 칭찬을 받지만 못하면 더욱 매서운 회초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점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2018-06-20 문성호

[오늘의 창]기대되는 이재명, 아쉬운 남경필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국갤럽이 여론조사를 했다. 당선자 중 가장 기대되는 인물과 낙선자 중 가장 낙선이 아쉬운 사람을 묻는 조사였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일명 '경기대첩'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당선자가 기대되는 당선자 중 1위를, 낙선이 아쉬운 정치인은 남경필 현 경기지사가 1위였다. 남·북 및 북·미 대화 등으로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뻔한 지방선거를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만든 것도, 선거 이후에 가장 기대되는 행보가 예상되는 이도 바로 이 두 사람이다.두 사람 모두 차기 진보와 보수 진영의 잠룡이다. 이재명 당선자는 역대 경기지사 중 유일한 풀뿌리 정치인 출신으로, 이미 지방자치와 한국 정치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지방선거 이후 대선 블루칩으로 떠오른 건 자명한 사실이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명암이 엇갈렸지만, 남경필 지사 역시 보수 혁신과 재건을 책임질 인사로 거론되면서 낙선 후에도 분주할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결과로 무게감이 달라지긴 했으나, 각 진영에서의 이들 위치는 과거와 별로 변함이 없어 보인다.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이 비단 이번만이 아닐 것이란 예감이 든다. 선거를 통해 두 사람 모두 과제와 교훈을 얻었다. 이재명 당선자는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거셌던 네거티브를 뚫고 도민의 선택을 받았다. 비방과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억울한 점도 있었겠지만, 맹목적 비판이 아닌 합리적 비판에 대한 대응은 좀 더 수용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도 들었다. 이재명 만이 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한 출발선에서, 그는 다시 한번 참을 인(忍)을 새겨야 한다. 그래야 그가 외쳤던 새로운 경기도가 완성되고, 이재명 당선자도 기대되는 정치인임과 동시에 신뢰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남경필 지사는 그동안 자신이 외쳐왔던 보수 개혁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 낙선을 아쉬워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좌우균형을 찾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아쉬운 일이 그나마 덜 생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정치부 차장

2018-06-18 김태성

[오늘의 창]정치 축제가 몰고 올 후폭풍을 경계하자

정치권의 축제가 끝났다.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승리를 위해 달려온 수개월 간의 여정은 승자와 패자를 남긴 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승자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 패자의 아픔을 보듬고, 패자는 승자를 헐뜯기보다 승자의 기쁨을 함께하는 아량이 필요하다.선거 후 정치권의 뒷정리도 더없이 중요하다. 정치권의 한순간 한순간이 곧 민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흔히 지방선거의 끝은 '정치 과잉'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한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이뤄지면서 가장 큰 관심이 정치 쪽으로 쏠리는 탓이다. 당장 선거가 끝났으니 정당별로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이고, 당내에서는 계파 간 갈등과 분열 등이 첨예해질 것은 자명하다.여기에 정치권의 이합집산, '줄서기'로 대변되는 관료사회 권력 추의 이동, 기존 권력의 누수 등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곧 '생산성 낮은 정치'로 이어지고, 부정적 단면의 극성은 민생경제의 파탄을 가져올 어두운 그림자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국회 차원의 불확실성도 우려를 낳는다. 무엇보다 반환점을 돈 하반기 국회는 선거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하반기 국회 의장단 구성과 전당대회를 통한 각 정당 대표 선출이 기다린다. 이 기간 국회는 공백 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사실상 '깡통국회'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여야 간 대치도 부정적 측면을 키울 수 있다. 지방선거 이전부터 극을 달렸던 여야 간 대립과 국회 파행 장기화가 선거 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반기 국회에서 실타래를 풀지 못한 방송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안, 규제프리존 특별법안 등을 둘러싼 첨예한 대치가 불가피해서다. 이 가운데 상가임대차 보호법·주택 임대차 보호법·소비자 집단소송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는 결국 민생 경제를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정국일수록 경제계는 몸을 움츠릴 것이고, 그 여파로 경제의 혈관이 좁아지면서 국민의 주머니는 더없이 가벼워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가 몰고 올 후폭풍을 우리가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부(서울본부)차장

2018-06-13 김연태

[오늘의 창]대개천하(大蓋天下), 인개천하(仁蓋天下)

도량이 천하를 덮고(대개천하·大蓋天下), 어짊이 천하를 덮어야(인개천하·仁蓋天下) 천하를 받아들이고,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중국 주나라의 태공망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육도삼략(六韜三略)의 핵심으로, 마음이 크고, 인심을 베풀어야만 민심을 얻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다. 당시 주나라 문왕은 태공망에게 "어떻게 천하를 다스려야 하냐"고 물었고, 태공망은 주저 없이 6가지 비법(?)을 말하며, 대개천하와 인개천하를 으뜸으로 전했다고 한다. 태공망은 일자 바늘로 세월을 낚았던 강태공이다. 이렇듯 넓고, 어진 마음은 오래전부터 지도자의 필수 덕목으로 꼽힌다.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호비방, 각종 비리폭로를 넘어 가정문제까지 들춰내며 상대 후보와 유권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안산의 경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문제를 놓고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후보들은 안산시를 위한 개발계획과 복지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도 상대 후보의 의견을 대놓고 비하하는 등의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후보자 간 대립은 결국 주민들 간 마찰을 만들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만 안타깝게 할 뿐이다. 특히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안산지역 내 많은 인사들 간 치열한 선거전으로 인해 선거 이후 봉합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생길 정도다.당선인에게 바란다. 선거 이후 패한 후보는 물론 반대했던 인사들, 주민 모두 조속히 감싸 안아야 한다. 선거기간 쌓인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힘들었던 기간만큼 대립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화랑유원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문제를 비롯 무수히 많이 제시됐던 공약들에 대해 상대 후보와 주민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진행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넓고, 어진 마음으로 안산시를 멋지게 이끌어 주길 바란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8-06-11 김대현

[오늘의 창]'여우비'

'여우비'는 옛 이야기에서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여우가 시집가자 너무 슬퍼 우는 비를 말한다. 맑은 날에 잠깐 내리는 비를 가르쳐 '여우비'라 한다.요즘 안양시청에는 때아닌 '여우비'가 종종 출몰(?)해 민원인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양시청을 자주 찾는 민원인들이 공통으로 취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청사에 들어올 때는 고개를 숙이며 뛰고, 나갈 때는 하늘을 한번 쳐다보며 뛰는 것. 시 역시 민원인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시청사 입·출구마다 안내 표시판을 세워 놓고 있다. 이는 안양시가 전국 최초로 미세먼지 절감 대책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인공 비 살 수 시범운영 때문이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시청사 건물 옥상에 미스트나 인공 비 발생 시설을 별도 설치해 지상으로 인공 비를 뿌리고 있다. 인공 비는 건물 동서남북 4개면 모두에서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나쁨'을 기록할 때 1시간씩 매일 3회에 걸쳐 내리고 있다. 시는 다음달 말까지 인공 비 살 수를 시범 운영한 다음 데이터를 축적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할 예정이다. 시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나온 결과치를 토대로 만약 인공 비가 미세먼지 절감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 등 교육시설을 비롯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장소를 확대할 계획이다.요즘 환경부의 대기환경 발표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대기오염농도 수준이 '나쁨'이거나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길거리를 지나는 보행자나 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학교에 등하교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대다수가 입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기초단체장 이상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깨끗한 도시'를 만들겠다며 앞다퉈 미세먼지 문제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선거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면 나무 심기, 경유차 조기 폐차 유도 등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추진해야 하는 중장기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바로 앞에 닥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안양시의 '여우비' 시범운영 사업처럼 내 집 앞 미세먼지 문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해보면 어떨지 싶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2018-06-06 김종찬

[오늘의 창]가끔은 느리게…

세상에는 빠른 길 밖에 없는 걸까. 네비게이션을 켜면 빠른 길, 지하철 어플리케이션을 켜도 빠른 시간표가 먼저 나온다. 그래서 조금만 늦어도 화를 낸다고 누군가 말했다.하지만 그 길을 천천히 가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고, 가끔은 천천히 가는 길에서 여유와 힐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사는 듯 싶다. 또 누군가는 진짜 좋은 것은 모르는 듯 아는 듯 천천히 온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빨리 빨리를 외치는 일상에서 느림이라는 것은 때론 죄악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느리다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 말인 즉 지금의 사람들은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게 되면 결과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도 발생할 수 있다. 남이 다 해놓은 것을 자신의 결과물로 치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해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그런 일들 말이다.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빠르게 처리해야 할 일은 빠르게 해야겠지만 굳이 빠르지 않아도 되는 일조차 빠르게 한다면 살아가면서 느껴야할 여유마저 빼앗는 셈이 아닐까. 매일 똑같은 일상을 위해 같은 길을 다니다보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는 빠른길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 여유를 갖고 천천히 가다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주변 모습에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 그건 자신에게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오늘 퇴근길 늘 다니던 길을 천천히 가보자.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지금껏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느림의 길에서 찾는 여유라는 '힐링'이 될 것이다. /최규원 경제부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경제부 차장

2018-06-04 최규원

[오늘의 창]한반도 평화, 이제 지루한 성공의 길 택할 때

지난 주말 사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쳤다. 24일 진행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이어 몇 시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다시 불씨가 살아난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소식 등 불과 며칠 사이 수년간 겪어야 할 일이 한 번에 일어난 것처럼 어안이 벙벙했다.국내 정치권과 언론 또한 롤러코스터에 동승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몇 시간 사이 정 반대의 기사와 논평 등을 쏟아내며 국민들을 더 혼란에 빠뜨렸다. 24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하자 언론과 각 정당은 한반도 비핵화의 첫발을 뗐고 북미 정상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도와 논평 등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선언하자 일부 야당은 이런 조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외교 참사', '문재인 운전자론 실패',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 교체' 등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언론 또한 '북미정상회담 무산'이란 제목 하에 한반도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보도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이후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시 장밋빛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문제가 마치 '쇼'나 영화를 관람하듯 이렇게 가볍게 다뤄져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극적 반전', '성사 아니면 실패' 등 이번 사안을 보는 시각이 너무 가볍고 이분법적이다. 주말 사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여러 소식을 접하며 문득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칼럼집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가 떠올랐다. '이분법을 넘어 우리가 걸어야 할 지루한 성공의 길을 토의하다'란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최 교수는 이념의 좌·우를 떠나 파국을 향해 달리는 양분법과 극단론에서 벗어나 느리지만 착실히 우리 사회를 진전시켜 나가자고 주문한다.'한반도 평화'라는 종착역에 도착하기 위해 이제는 멀미가 날 만큼 오르락내리락 쾌속 질주하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와 지루한 성공의 길을 택해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2018-05-30 김명호

[오늘의 창]최저임금 논란 해법 마련 시급

최근 만난 인천 지역 한 중소제조업체 사장은 "해외로 나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이 잘돼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게 아니라, 공장 운영이 힘들어 다른 활로를 모색한다는 의미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부품값도 올라 제품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이 걱정이라고 했다. 수출시장에선 물론 내수시장에서조차 수입제품에 밀려 아예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다른 업체 사장은 미국시장에 공급했던 몇몇 제품의 '수출 포기'를 선언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의 어려움, 수용성을 충분히 분석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공약과 관련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을 높여주면서 같이 가야 한다. 인상 시에는 속도를 봐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이런 당정(黨政)의 속도 조절론을 반영하듯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로 포함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삭감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도 이번 개정안이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노사(勞使) 모두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지난 3월 말 가계부채 잔액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제조업 가동률, 유가 등 지표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 간 대립이 지속되면 언제든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당정이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에 둔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5-28 이현준

[오늘의 창]내부 제보자가 용기를 내려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리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부 제보자가 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제보한 사실이 노출될까?'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제보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밤잠을 설칠 것이다. 이 때문에 내부 제보를 받으려는 쪽은 무한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 '제보를 하면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제대로 파헤친다' '제보자는 철저히 보호한다' 정도의 평가는 받아야 제보자는 용기를 낼 수 있다.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탈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세관 당국에 핵심 제보가 안 들어온다고 한다. 세관 당국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세관을 못 믿겠다고 한다. 어렵게 제보를 하면 총수 일가에 증거를 인멸하는 시간만 벌어줄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인천세관에서 개설한 SNS '제보단톡방'에는 이따금 세관을 비아냥거리는 글만 올라오고 있다.세관 당국과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유착됐다는 의혹은 아직도 해소되지 못했다. 세관 직원이 총수 일가 밀수를 묵인하고 혜택을 받았다는 등 각종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관세청은 내부 감찰을 벌이겠다고 했지만, 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감찰을 통해 사실로 확인된 것이 있으면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알려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하나 명쾌한 것이 없다.최근 김영문 관세청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관세청 묵인 의혹이 자꾸 강조되다 보니까 (관세청에) 제보를 안 해주고 있다"며 "일단 우리를 믿고 적극적으로 제보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관세청장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믿어달라"는 백마디 말보다 신뢰 회복을 위한 행동이 필요한 때다. 세관 당국은 4차례에 걸쳐 총수 일가 자택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물품이나 자료를 확보했지만, 구체적 밀수 경로를 특정하고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한진그룹 내부 직원의 제보가 필요하다.세관 당국이 자신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드러내고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수사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한다. 세관 당국이 더는 늦지 않기를 바란다. /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hhk@kyeongin.com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8-05-16 홍현기

[오늘의 창]자치단체장의 인사·조직 관리 리더십

그동안 국(局)이 없었던 가평군에 올해 '경제복지국'과 '미래발전국'이 신설된다.인구 10만명 미만인 군(郡) 단위 지자체에 국을 둘 수 없도록 정한 대통령령인 '지자체 기구 정원 규정'이 최근 개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평군에는 오는 7월 중 회계과, 행복 돌봄과, 교통과 등 3개 과 9개 팀이 늘어나고 공무원 수도 60여 명 증원된다. 특히 올해 10여 명 안팎의 사무관 승진 인사가 예정돼 있어 인사 정체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돼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이 같은 인사가 예정된 만큼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군수의 인사·조직 관리 리더십이 조직과 지역 사회에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학연, 지연, 혈연 등과 선거 후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등 조직의 위계를 흔드는 공정하지 않은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원칙 있는 인사정책을 요구하는 소리로 해석된다. 인사행정은 지방자치 행정의 근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단체장은 무엇보다 인사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다수의 단체장은 선거를 앞두고 '인사가 만사다', '사기진작과 조직원들의 발전을 위한 교육과 인센티브 제공'. '창의력을 발휘하는 공무원들 승진 인센티브 제공' '능력 있는 인재 등용' 등등 조직원들을 위한 인사 정책에 대한 공약을 내놓는다.하지만 대다수 조직원은 교과서적인 이러한 인사정책을 이해하면서도 내심 사심 없는 단체장의 원칙 있는 인사 정책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관리 리더십을 고대한다.일부 공무원들은 단체장의 지도력을 인사정책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인사에 따른 사업 성과를 리더십의 산물로 보기도 한다.형평성 있는 인력 배치와 공정한 인사 관리가 배제된 인사정책은 조직원간 갈등, 불신과 상실감, 무력감 등을 야기하고 이는 곧 느슨한 조직으로 이어져 결국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인사관리 리더십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는 얘기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 관리 리더십이야말로 조직원은 물론 조직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 만큼 차기 가평군수의 공정한 인사 관리 리더십을 통한 조직· 지역 발전을 기대해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2018-05-09 김민수

[오늘의 창]등대지기와 등대올림픽

지난 4일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인 팔미도 등대를 취재차 들렀는데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를 들었다.많은 이들이 등대를 지키는 사람을 등대지기로 부르는데, 정작 등대에서 일하는 이들은 등대지기로 불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등대지기라는 표현이 너무 외롭게 일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거나 전문직이 아닌 것처럼 들린다는 이유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기'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없지만 어떤 직업을 두고 '~지기'라고 부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무도 경비원을 '문지기'라 부르지 않고, 역무원을 '역지기', '철도지기'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전문 자격증을 갖춰야 하는 항로표지관리원이 직업의 정식 명칭이고 '팔미도 항로표지관리소'가 일터의 정식 이름이다.이번에 또 새롭게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는데, 이 등대 와 같은 전국의 항로표지 5천289기(올해 3월31일 기준) 가운데 가장 많은 725기(13.75%)가 인천에 있다는 사실이다.인천의 바다가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고 항로가 복잡하고 길 뿐 아니라 안개도 심해 다른 항만과 비교해 배들이 드나드는 여건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와 관련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는 '등대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19차 IALA(국제항로표지협회) 컨퍼런스가 열린다. 4년에 한 차례 열리는 행사로 83개 회원국 49개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국제항로표지 중장기정책과, 항로표지 신기술과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전 세계 40여개국의 등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도 준비된다고 한다. 내 고장을 드나드는 배들을 안전하게 안내해주는 '항로표지시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 행사에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2018-05-07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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