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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캠페인 박차…아카데미 시상식까지 '강행군'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급사 CJ E&M 등이 오스카 캠페인에 박차를 가한다.그동안은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를 위한 캠페인이었다면, 이제는 수상을 위해 전력 질주에 나서는 것이다.'기생충'은 다음 달 9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8천여명이 참여하는 수상작 투표는 이달 30일부터 시작돼 다음 달 4일 마감된다.이에 따라 봉 감독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등은 미국 현지에 머물며 남은 기간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는 한편,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표심잡기에 나선다.'기생충'은 아카데미 회원 일부가 참여한 미국 4대 조합상 후보에 올랐다.그런 만큼 봉 감독은 오는 18일 전미영화제작자조합(PGA) 시상식을 비롯해 19일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 25일 미국감독조합(DGA) 시상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에는 오스카 후보자들을 초청한 오찬도 예정돼있다.강행군은 다음 달까지도 이어진다. 2월 1일에는 미국작가조합(WGA) 시상식, 2일에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8일에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가 열린다. '기생충'이 모두 후보로 이름을 올린 시상식이어서 봉 감독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아카데미 시상식 때는 부문별 후보자들이 대거 참석할 것을 보인다.봉 감독과 곽 대표는 물론 각본상 후보에 오른 한진원 작가, 편집상 후보인 양진모 편집 감독, 미술상 후보에 오른 이하준 미술감독, 조원우 세트 디자이너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봉 감독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 순간, 기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기생충' 책임 프로듀서이기도 한 이미경 부회장은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기생충'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지난해 5월에는 칸영화제에 참석해, 공식 석상에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이 부회장은 CJ그룹 문화 관련 계열사 경영을 맡아 영화와 방송, 음악, 뮤지컬 등 국내 대중문화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 때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2014년 10월 돌연 미국으로 떠났고, 해외에서 활동해왔다.CJ ENM 관계자는 "아직 아카데미 시상식에 누가 참석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주최 측으로부터 몇장의 초청장을 받았는지는 대외비"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CJ ENM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후보로 확정된 시점인 지난해 8월 말부터 해외 배급사 네온과 함께 본격적으로 아카데미 캠페인을 전개했다.아카데미 회원 대상 시사회를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진행했고, 미국 감독 조합 등 영화계 직능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를 통해 '기생충'을 적극적으로 알렸다.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아카데미 노미네이트'가 빈번하게 이뤄져 아카데미 캠페인 전담팀이 조직 내 상설로 있지만, '기생충'은 한국 최초로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해 모든 것을 하나하나 부딪쳐가며 할 수밖에 없었다고 CJ ENM 측은 전했다.오스카 캠페인은 예산과 인력,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모두 결합해야 하는 작업이다. 특히 상당한 예산이 들 수밖에 없다.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다수 부문 후보에 오르고자 하는 영화의 경우 유권자에게 대접하기 위해 2천만∼3천만 달러(348억원)를 쓴다"면서 "특히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가 오스카 캠페인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작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탄) 넷플릭스의 '로마'는 오스카 캠페인에 최소 2천500만달러를 썼다"고 보도한 바 있다.CJ ENM 측 관계자는 "캠페인에 얼마를 썼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 "해외 작품들보다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영화 '기생충' 제작진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한국 매체 간담회에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송강호, 이정은,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작가 한진원, 봉준호 감독.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2020-01-16 연합뉴스

[영화|남산의 부장들]그날 총성이 울리기까지 그들은 얼마나 흔들렸나

'10·26 사건' 취재 논픽션 영화화… 역사의 이면 파헤쳐이병헌·이성민·곽도원 등 연기파 배우들 심리묘사 탁월■감독 : 우민호■출연 :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개봉일 : 1월 22일■드라마 / 15세 관람가 /114분우리나라의 역사를 바꾼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 속 이야기가 스크린에 부활한다.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 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18년간 지속된 독재정권의 종말을 알린 이 사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으로 꼽힌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대통령 암살사건 발생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담았던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따라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을 중심으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의 과열된 '충성 경쟁'을 담담하게 좇는다. 원작은 1990년부터 한 언론사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기반으로 출판되었으며, 한·일 양국에서 총 52만 부가 판매돼 논픽션 부문 최대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원작자는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1960~1970년대의 독재 18년은 중요한 시대다. 그 18년을 지배한 정점에 중앙정보부가 있었다. 입법, 사법, 행정을 총괄할 정도로 권력을 누렸던 중앙정보부에 대해 1990년대까지 모든 매체가 보도를 꺼렸다"며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막중한 권력을 휘두른 이들에 대해 기자가 보도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 생각해 사명감을 갖고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특히 영화는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까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국 중앙정보부의 부장(부총리급)들과 이들이 주도한 정치 이면사'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이병헌은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인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역을 맡아 특유의 해석력과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김규평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성민은 부와 권력에 대한 욕심을 가까이할수록 흐려지는 판단력, 흔들리는 심리를 소름 끼치게 재현해냈으며, 곽도원은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맡아 메소드 연기를 펼친다. 이희준은 '박통'의 존재를 종교적 신념으로 여기는 충성심 강한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아 열연했다.우민호 감독은 "방대한 내용을 다루는 원작 중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꼽히는 10·26 사건에 집중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건이지만, 그 인물들이 정확하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마음속에 무엇이 있었길래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총성이 들렸는지 탐구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1-15 김종찬

봉준호, 황금종려상 이어 아카데미상까지 쓸어담나

기생충 '한국영화 최초' 6개 부문 후보에 작품상 수상 땐 세계 영화사 두 번째 석권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기생충'은 13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시상식 후보작 발표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00년 한국 영화역사상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국 영화계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이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해 왔으나 최종 후보에는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다.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만이 국제영화상(당시 외국어영화상) 예비후보에 올랐으나 최종 후보에는 포함되지 못했다.그동안 외신 등은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이날 오스카 시상식 후보작 발표에서는 당초 예상을 뒤집고 더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숨 가쁘게 이어온 '기생충' 수상 퍼레이드는 다음 달 9일 미국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된다.'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실제 받으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골든글로브 수상에 이어 유럽과 북미에서 최고 권위의 영화상을 모두 휩쓰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또 한국 영화 100년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특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사례는 세계 영화역사상 단 한 작품(1955년작 '마티')뿐이다. 따라서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까지 받게 되면 반세기 만에 세계 영화사에 또 한번의 획을 긋게 되는 것이다. 경쟁 상대는 작품·감독·남우주연상 등 모두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다.한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옛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1-14 김종찬

'기생충' 후보 오른 아카데미상 수상작 어떻게 결정되나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후보작과 수상작을 결정하는 투표 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아카데미상 홈페이지와 여러 외신에 따르면 아카데미상 후보작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AMPAS 회원은 9천537명이며 이 중 8천469명이 투표권이 있다. 이들은 출품작 중 일정 기준(1월 1일 12월 31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속 7일 이상 연속 상영된 영화)을 충족한 영화를 대상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투표권을 가졌다 해서 부문에 상관없이 투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 자신이 속한 부문 영화에만 투표한다. 다만 작품상 후보를 선정할 때는 모든 부문 소속 회원이 투표한다. 투표는 시상식이 열리기 전해 12월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최대 10편까지 후보에 오르는 작품상을 제외하고는 회원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부문별 후보에 오를 영화 다섯편을 고른다.후보작이 되기 위해서는, 한 표에서라도 첫 번째로 선택된 영화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일정 정도의 표(해당 부문 회원 수를 후보작 수+1로 나눈 수)를 얻으면 바로 후보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먼저 후보가 된 영화를 빼고는 두 번째 후보작을 뽑는 과정이 다시 진행된다. 첫 번째로 선택받은 표가 가장 적은 영화는 후보에 오를 수 없다. 수상작은 후보작보다는 간단한 방식으로 결정된다. 회원들은 부문별로 한 표씩을 행사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영화가 그 부문 상을 거머쥐게 된다. 다만 부문별로 최종 투표 자격은 다르다. 제92회 아카데미상 규정에 따르면 국제영화상과 다큐멘터리상의 경우 5개 후보작을 모두 본 회원들만 투표한다. 감독상과 작품상, 미술상 등은 현재 활동 중인(active and life) 아카데미 회원이라면 투표할 수 있다. 올해 수상작 투표는 오는 30일 시작돼 시상식 5일 전인 2월 4일에 마감된다. 투표 과정은 회계 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맡는다. 이 회사는 1935년부터 80년 넘게 이 과정을 대행한다.투표 결과는 시상식 당일 발표되기 전까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직원 두 명만이 알고 있다. AMPAS 한국인 회원 수는 약 40명 정도다. 회원 구성에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15년 임권택·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최민식 등이 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됐다. 여러 번의 투표를 거쳐 마침내 수상의 영예를 안는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트로피는 일명 '오스카 트로피'( Oscar statuette)로 불린다. '오스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아카데미 협회 직원이 트로피를 보고 "우리 오스카 삼촌과 닮았다"고 한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가 트로피를 보고 "남편 오스카 넬슨과 닮았다"고 했다는 설 등이 거론된다. 합금 위에 도금했으며 아랫부분은 검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길이는 34㎝, 무게는 3.8㎏이다. 손에 칼을 쥐고 필름 위에 선 기사 형상이다. /연합뉴스봉준호 감독(가운데)과 배우 이정은(왼쪽), 송강호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77회 연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벌리힐스 AP=연합뉴스

2020-01-14 연합뉴스

전도연·정우성 "'지푸라기'는 여러 군상 그리는 범죄극"

"하나의 돈 가방을 각기 다양한 사연과 욕망으로 쫓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입니다."전도연·정우성·윤여정·배성우 등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해 출연 배우들은 이같이 설명했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평범한 인간들이 돈 가방 앞에서 짐승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다.13일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전도연은 "뻔한 범죄극이 아닌, 극적인 구성과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이 신선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함께 호흡을 맞춘 정우성도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온다"며 "배우들이 영화를 해석하는 방식도 각기 달랐다"고 말했다.전도연은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고자 하는 연희를 연기했다. 연희는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린다. 정우성이 맡은 태영은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빚을 남긴 채 사라져버린 애인 때문에 마지막 한탕을 계획하는 항만 공무원이다. 두 사람은 이번 영화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췄다."센 캐릭터라 힘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태영이 아는 연희와 모르는 연희가 서로 다른데, 태영이 아는 연희는 사랑스럽게 하려고 했는데 창피했어요. (웃음) 우성 씨와 이전에 함께 연기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현장에서 알았어요. 적응하자마자 끝이 났는데 더 오래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에요."(전도연)"그동안 전도연씨와 함께 작품 했을 법 했는데, 왜 못했을까 생각이 들었죠. 짧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태영은 때 묻은 강아지이지만 자신이 마치 밀림의 사자인 양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인물이에요." (정우성)배성우는 사업 실패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을, 윤여정은 중만의 어머니인 순자를 연기했다.윤여정은 "전도연의 제안으로 영화에 합류했다"고 강조했다."저는 나이가 들어서 피 나오는 영화를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좀 달랐어요. 전도연이 전화 걸어서 제가 해야 한다고 해서 중요하고 큰 역할인 줄 알았는데 별로 안 나와요. (웃음)"이날 윤여정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저는 나이는 많은데, 연기가 나이 많을수록 잘하는 거면 참 좋겠어요. 신인의 그 생생한 느낌은 이제 없어졌죠. 전도연의 연기는, 칸에서 상 타고 그런 배우인데 연기가 이상하다고 하면 제가 '또라이' 아니에요? (웃음)"이 밖에도 정만식과 진경과 신인배우인 신현빈, 정가람 등이 출연한다.불법체류자인 진태를 연기한 정가람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선배들이) '빵빵'하시니까 품에서 놀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표현했다.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은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이다.김 감독은 "원작이 소설에서만 허용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어서 그것을 영화적으로 바꾸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캐릭터들도 더 평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는 영화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이어달리기 같은 영화"라며 "각 인물이 배턴 터치하듯이 전개된다"고 설명했다.다음 달 12일 개봉. /연합뉴스배우 전도연(왼쪽), 정우성이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1-13 연합뉴스

'기생충'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서 감독상·외국어영화상 수상

한국 영화 아카데미(오스카) 출품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는 비중 있는 비평부문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바커행어에서 열린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시상식에서 '1917'의 샘 멘데스 감독과 함께 최우수 감독상을 공동 수상했다.감독상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세계적 명장들을 제치고 이뤄낸 쾌거로 평가된다.'기생충'은 지난 5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지만, 후보에 올랐던 감독·각본상은 수상하지 못했었다.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전혀 예상을 못 해 멘트를 준비하지 못했다. 오늘은 비건 버거를 맛있게 먹으면서 시상식을 즐기고만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면서 "'기생충'을 보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벌어지듯이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봉 감독은 이어 "이 상을 받은 것보다 노미네이션된 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올라 더 기쁘다. 노아 바움바흐,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 다들 내가 사랑하는 감독님들이다"면서 "저기 중간에 있는 우리 (기생충) 팀 너무 사랑한다. 최고 스태프들과 배우들, 바른손, CJ, 네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이제 내려가서 반쯤 남아있는 비건 버거를 먹어야 겠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을 자아냈다.'기생충'은 '애틀란티스', '레미제라블', '페인 앤 글로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외국어영화상도 수상했다.'기생충'은 특히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최근 시상식에서 연달아 눌러 다음 달 9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국제영화상 수상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다.아카데미 최종 후보작은 13일 오전 5시18분(한국시간 13일 오후 10시18분) 발표된다.'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감독·각본·남우조연상(송강호) 후보 지명이 점쳐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은 송강호의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을 예상하기도 했다.'기생충'은 그러나 이날 시상식에서 후보에 올랐던 작품상과 각본·편집·제작디자인·베스트액팅앙상블 부문에서는 수상하지 못했다. '기생충'은 모두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작품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돌아갔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각본상, 제작디자인상, 남우조연상(브래드 피트)까지 받아 4관왕에 올랐다.편집상은 '1917', 베스트액팅앙상블상은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거물급 배우들이 열연한 '아이리시맨'에 각각 돌아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한국 영화 아카데미(오스카) 출품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는 비중 있는 비평부문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AP=연합뉴스한국 영화 아카데미(오스카) 출품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는 비중 있는 비평부문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AP=연합뉴스

2020-01-13 연합뉴스

영화 내용 함축적으로 담은 '기생충' 포스터에도 관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해외에서도 흥행하면서 영화의 다양한 해외 포스터도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11일 CJ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기생충'은 현재까지 총 42개국에서 개봉했다. 각국에서는 기존 포스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문구만 추가하기도 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변형한 포스터로 관객 이목을 끌었다. 이 같은 해외 포스터들에는 '기생충'의 메시지가 함축적이고 시각적으로 들어있기도 한다.프랑스와 스위스, 독일 등지에서는 김상만 감독이 디자인한 기존 포스터에 '침입자를 찾아라'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 외에 '기생충'의 기택(송강호)네 가족과 박 사장(이선균)네 가족이 기존 포스터와 같이 모두 등장해 앉아 눈을 가린 포스터와 박 사장이 아내인 연교(조여정)에게 귓속말을 하는 포스터도 함께 사용했다. 브라질에서는 연교에게 귓속말을 하는 박 사장 아래 테이블에 기택네 가족 네 명을 넣은 포스터를 사용했다.홍콩과 마카오는 기존 포스터에 '상류기생족'이라는 제목과 함께 '가난이 막다른 길은 아닐 수 있다'라는 카피를 넣었으며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잘못된 가족", 헝가리는 '공격받은 장소'라는 문구를 넣었다. 일본에서는 '반지하의 가족'이라는 부제를 붙여 이를 포스터에 썼다.아트 포스터들도 화제다.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은 최근 '기생충'의 미국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축하하며 아티스트와 협업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기택네 반지하 집과 박 사장의 집이 한 건물의 아래층과 위층으로 표현됐고 기택네 집은 거의 물에 잠겼다. '기생충'의 수직적 이미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사장 가족은 집 안에서 평화로운 모습이지만 기택네 가족은 위태롭게 건물에 매달려있거나 물에 다리가 잠겨 있다. 미국 배급사 네온은 현지 개봉 후 또 다른 협업 포스터를 공개한 바 있다. 기택 머리 부분에는 박 사장 집이, 몸통 부분에는 반지하 동네가 거꾸로 들어가 있는 포스터로, 영화와 관련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다음 달 영국 개봉을 앞두고 영국 배급사가 공개한 포스터도 기발하다. 박 사장 집의 곳곳을 9개 화면으로 분할해 나타낸 것 같은 이 포스터는 한 칸에서 다른 칸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 수직 이미지를 나타냈다. 또한 테이블 밑에는 오스카상 트로피를 숨겨놓은 재치까지 보여줬다. 이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기원하는 뜻으로 읽힌다. /연합뉴스'기생충' 프랑스 포스터 /연합뉴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11 연합뉴스

사람 친구만 있으라는 법 있나… 수의사로 돌아온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작참여 화제특수효과·톱스타 더빙·동물 반전 재미전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은 영화 성적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아시아 대표의 '바로미터' 국가이다. 이미 마블 스튜디오 영화들은 대부분의 작품을 대한민국에서 최초 개봉하고 있다. 2020년을 여는 첫번째 판타지 어드벤처 '닥터 두리틀' 역시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휴 로프팅 작가의 원작 소설 '둘리틀 선생의 여행'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닥터 두리틀'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마법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왕국을 구하기 위해 동물들과 함께 놀라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특히 전세계가 가장 사랑하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이자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드디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이 영화로 처음 컴백한다.영화 '닥터 두리틀'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컴백 외에도 '어벤져스' 시리즈에 참여했던 시간부터 오랫동안 준비했던 작품으로 출연, 제작에 모두 함께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또한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아내인 수잔 다우니 대표 프로듀서의 남다른 애정이 담긴 작품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인생의 나락에서 아내 수잔 다우니를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세기의 커플 스토리로 유명하다.영화 속에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열연한 '닥터 두리틀'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세상과 단절한 특별한 능력의 수의사로 등장,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의미를 놀라운 모험 속에 담아냈다.이와 함께 '닥터 두리틀'은 디즈니스튜디오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시각적 특수효과(VFX)기술로 동물들을 생생하고도 리얼하게 표현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동물들을 구현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아울러 영화는 '해리포터' 시리즈 주요 촬영지인 영국 및 미국 뉴욕 등에서 촬영을 진행, 판타지 어드벤처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제작비만 1억7천500만달러가 투입됐다.동물들의 목소리 역시 전 세계 최고의 톱스타들이 보이스 더빙에 참여,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먼저 고릴라 '치치' 역의 라미 말렉, 개 '지프' 역의 톰 홀랜드, 여우 '투투' 역의 마리옹 꼬띠아르, 기린 '벳시' 역의 셀레나 고메즈, 오리 '댑댑' 역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영화 관람 시 이들의 목소리와 동물들을 비교하면서 듣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사람 친구 같은 동물친구들이 펼치는 언변의 대향연과 각자 갖고 있는 약점은 영화의 또 다른 반전 재미를 선사한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1-08 김종찬

美매체 "첫 韓영화 수상작 '기생충' 골든글로브 역사를 쓰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의 열기는 밤새 식지 않았다.다음날인 6일 아침 배달된 신문과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이 전날 밤의 흥분을 고스란히 지면과 웹페이지에 담아냈기 때문이다.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움켜쥔 '기생충'에 대해 별도의 기사로 조명하는 매체가 눈에 띄었다.미 일간 LA타임스는 '봉준호의 '기생충', 첫 한국 영화 수상작으로 골든글로브 역사를 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적 소재의 계층 스릴러인 이 영화는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봉하이브'는 소셜미디어에서 봉준호 감독을 응원하는 열렬 팬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LA타임스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봉하이브의 일부가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칸에서 황금종려상(프랑스어로 팔롬도르·Palme d'Or)을 탔을 때 '봉도르'(Bong d'Or) 열풍이 일었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것이다.할리우드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미국에서 한국 다크 코미디의 성공은 경이(surprise) 이기도 하지만 필연적(inevitable)이기도 하다"는 봉준호 감독의 말을 전했다.봉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무대 뒤에서 "10월 북미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실적이 나오고 놀랐지만 필연적이라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또 공식 회견 소감으로 "미국이 자본주의의 중심이고 따라서 자연스러운 반응이 있을 거라 봤다"고 한 대목도 강조했다.또 다른 할리우드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THR)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작품상 후보작들을 사실상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로 구사되는 영화로 국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기생충'이 작품상 후보로도 노미네이트 됐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봉준호 감독(가운데)과 배우 이정은(왼쪽), 송강호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77회 연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벌리힐스 AP=연합뉴스

2020-01-07 연합뉴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것은 영화"… '기생충' 첫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한국 영화 아카데미(오스카) 출품작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이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올해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기생충'을 선정해 발표했다.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와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며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린다.'기생충'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베스트 모션픽처-포린 랭귀지) 부문에서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비롯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더 페어웰'(중국계·미국), '레미제라블'(프랑스) 등 쟁쟁한 작품들과의 경합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기생충'의 골든글로브상 수상은 칸영화제 작품상인 '황금종려상' 수상 쾌거에 이어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계의 높은 벽을 넘은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된다.아울러 이번 수상으로 내달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수상 가능성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예비후보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두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최종 후보작은 오는 13일 발표된다. 봉 감독은 소감을 통해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리고 멋진 세계 영화 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이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 행렬을 이어오고 있다. 트로피 규모만 5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표 참조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1-06 김종찬

디캐프리오 "기생충은 놀라운 영화"…봉준호 '할리우드 핵인싸'

영화 '기생충'의 해외 영화제 수상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는 가운데, 세계 영화 시장의 중심 미국 할리우드에서 봉준호 감독이 '핵인싸'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파티 : 모두가 기생충을 만든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봉 감독의 인기가 뜨겁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열리는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 3일 로스앤젤레스 선셋타워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파티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한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봉 감독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나온 디캐프리오는 봉 감독과 악수를 하면서 "놀라운 영화"라고 인사했다. 그는 골든글로브를 놓고 '기생충'과 경쟁하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출연 배우이기도 하다. 이날 파티에는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감독과 배우 로라 던, '밤쉘'의 제이 로치 감독 등 다른 골든글로브 후보들도 참석했다. 신문은 "'기생충' 속 파티는 엉망이 됐지만, 적어도 금요일(3일)에 열린 파티는 그보다는 상당히 좋았다"면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 주말 열린 수많은 파티 중 '기생충' 파티 티켓이 가장 인기였다고 전했다. 봉 감독의 인기는 이튿날 아침 인디펜던트 스프릿 어워즈(Independent Spirit Awards)가 주최한 브런치 행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NYT는 "봉 감독은 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면서 "사람들은 그에게 행운을 빌었고 사진을 찍자고 청했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NYT에 "영화 제작자들과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런 파티는 굉장히 낯설다"면서 "한국에서는 이런 행사 때 다들 앉아있는데, 여기서는 다들 서 있다. 이따금 내 다리가 아프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나이브스 아웃',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라이언 존슨 감독도 봉 감독에 대해 "나는 그의 굉장한 팬"이라며 "이전에 비행기 앞에서 봉 감독에게 내 소개를 수줍게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NYT는 "지난 4일 넷플릭스가 주최한 파티에서 존슨 감독은 자신이 전날 참석했던 '기생충' 파티 얘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전했다. 존슨 감독은 "시상식 시즌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봉 감독처럼 당신이 존경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상 후보작에 오른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외신들은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예고했다. '기생충'에 쏠린 관심은 골든글로브를 넘어 내달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 닿아있다. NYT는 '기생충'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에 관한 이야기로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적으로 1억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미국영화배우조합상(SAGA·스크린 액터스 길드 어워드) 작품상 격인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앙상블) 인 모션픽처' 부문 후보에 올랐다면서 "많은 전문가는 내달 오스카 작품상을 따낼 첫 외국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봉 감독은 각종 시상식과 '기생충' 홍보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월 내내 미국에 머물며 각종 시상식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뉴욕 휘트비 호텔 상영관에서 사진 촬영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2020-01-06 연합뉴스

봉준호 '기생충' 한국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 쾌거…외국어영화상 따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 영화사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업적을 새긴 것으로 평가된다. 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발표됐다.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분에는 '기생충' 뿐 아니라,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비롯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더 페어웰'(미국), '레미제라블'(프랑스) 등 쟁쟁한 작품들이 올랐다. '기생충'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하게 수상작으로 선정됨으로써 한국영화의 수준을 세계에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대회로, 아카데미와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힌다.'기생충'은 지난달 9일 HFPA가 발표한 골든글로브 후보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뿐 아니라 감독상, 각본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었다. '기생충'은 앞서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애틀랜타 비평가협회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뉴욕 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 작품상·감독상·각본상,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작품상·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등을 줄줄이 휩쓸면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왔다. 뉴욕타임스(NYT) 선임 평론가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오르기도 했다.'기생충'은 아카데미에서도 국제극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로 선정돼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기생충'으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영화 '기생충'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06 박상일

현실은 냉랭한데…스크린·안방 달구는 남북 브로맨스·로맨스

"영화 촬영 중에 북한 선제 타격이니 어쩌니 난리가 났다. 그러다 촬영을 마쳤을 때는 남북 정상이 다리에서 만나고, 우리 영화와 비슷한 장면이 구현돼 놀랐다." 2018년 여름 개봉한 영화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 말이다. '공작'은 북한에 잠입한 실존 안기부 첩보원과 북한 고위 간부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때마침 남북 관계가 급속히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을 때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마치 예언이라도 한 듯 현실과 비슷한 장면이 극 중에 등장해서다. 그러나 윤 감독은 개봉 때까지 주변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북한 소재 작품을 기획개발 중이지만, 몇 년째 '타이밍'을 놓고 고민 중이다. 그는 "남북·북미 관계가 냉·온탕을 오가면서 언제쯤을 목표로 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훈훈' '달달' 남북 브로맨스·로맨스…"현실 왜곡" vs "드라마일 뿐"북한 관련 소재는 한국 영화·드라마 단골 소재다. 극적인 갈등을 담아낼 수 있고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가 가능하며 남녀 간 사랑은 물론 민족애, 휴머니즘 등 여러 가치를 담아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위험부담도 크다. 실제 남북 관계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거나, 영화 내용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때가 많다. 통상 영화 기획부터 개봉까지 최소 3년, 길게는 7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모험인 셈이다. 한 제작사 대표는 "북한을 바라보는 관객 시선이 매우 복잡하기에 콘텐츠를 만들 때는 현실과 상상력의 경계를 어디까지 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작품이 공개될 당시 정치 사회적 분위기와 남북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최근 영화 '백두산'과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둘러싼 논란도 이 연장선에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이 연일 위협 수위를 높이는 시점에 훈훈한 남북 브로맨스와 달곰한 로맨스를 그리다 보니 현실과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700만명을 넘긴 '백두산'은 2014년부터 기획해 상업적으로 가장 무난한 이야기를 택했음에도 논란을 비껴가진 못했다. 브로맨스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는 과정에서 북한 요원 리준평(이병헌 분)의 활약이 남한 요원 조인창(하정우)보다 훨씬 더 돋보이는 탓에 북한군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한국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북한 엘리트 장교 리정혁(현빈)의 로맨스를 그린 '사랑의 불시착'은 시청률 6%대로 시작해 10% 돌파를 앞뒀다. SNS와 인터넷에선 드라마 속 북한말인 '후라이 까지 마라'(거짓말 마라), '샴팡'(샴페인), '가락지빵'(도넛), '살결물'(스킨로션), '밥가마'(밥솥), '살까는 중'(살 빼는 중), '귀때기'(도청하는 사람) 같은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10대, 20대를 중심으로 "북한말이 생소하면서 재밌다, 기발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성 시청자들은 현빈, 손예진이 연기하는 로맨스에 열광한다. 지난달 30일 방영된 6회 시청률은 평균 9.2%였지만, 40대 여성 시청률은 순간 최고 13.4%를 기록했다.반면, '보기가 힘들다'는 반응도 많다. 국경 근처 북한 마을을 평화롭고 풍요로워 보이는 전원 마을처럼 묘사한 점 등 현실을 왜곡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40대 시청자(회사원)는 "북한 풍경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다 보니 채널을 돌리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을 무작정 미화한 것은 아니다. 일상화한 도청, 잦은 정전 등 북한 현실을 일정 부분 반영했다. 탈북민 한송이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드라마 설정이 북한에 살던 때와 흡사한 부분이 많다. 전화 도청이나 유일한 간식거리가 누룽지인 점 등 디테일을 잘 살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 관계자는 "오래전 기획된 작품으로, 남북관계보다는 로맨틱 코미디를 위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북한 장교 역을 현빈이 맡은 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빈은 영화 '공조'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군을 연기했다. '강철비'에선 정우성, '백두산'에선 이병헌이 북한군으로 나왔다. 영화계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안 좋을 때는 미남 배우들을 북한 쪽으로 캐스팅해야 관객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다"면서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 나온 '간첩 리철진'(1999)에선 리얼리티를 살려 유오성이 간첩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 그래도 북한은 "매력적"여러 논란에도 북한 소재는 여전히 창작자들에겐 매력적인 소재다. 올해만 해도 '강철비' 양우석 감독 신작 '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 편이 개봉 준비 중이다. 정우성·곽도원 주연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남북한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이 핵잠수함에 납치·감금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모로코에서 촬영 중인 류승완 감독 신작 '모가디슈'는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에 고립된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의 목숨을 건 탈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최민식 주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와 '수포자' 고등학생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배급사 관계자는 "북한 소재라도 반목, 대립보다는 결국 사람 이야기를 다룬다"며 "개봉 시기에 정치적 변동 소지는 있지만, 이는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지욱 평론가는 "이제는 관객도 영화를 정치와 분리해서 생각하고, 작품 자체가 가진 함의나 상업성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면서 "다만 남북을 다룬 영화들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보다 섬세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백두산' /연합뉴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04 연합뉴스

우리가 사랑한 마왕… 그리고 인간 신해철

뮤지션·DJ 등 모습 음원복원 기술로 재현시나리오 작업 돌입… 3~5년내 극장 상영'마왕' 신해철의 삶과 음악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 영화 투자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2일 스물 한살 나이로 데뷔한 신해철이 25년간 남긴 음악과 삶의 흔적을 담을 영화 '그대에게'(가제)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신해철 저작권을 보유한 넥스트 유나이티드가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다.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로 출연해 '그대에게'로 대상을 거머쥐며 데뷔한 신해철은 1990년 1집을 내고 솔로 가수로 나서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재즈 카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등을 히트시키며 스타로 떠올랐다.그러다 자신의 뿌리인 밴드로 돌아가 넥스트를 결성하고 1992년 '인형의 기사'와 '도시인' 등 명곡이 담긴 1집을 시작으로 음악 실험을 이어나갔다.새로운 음악과 사회성 짙은 메시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던 그는 2014년 10월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장 협착 수술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심정지로 입원했으나, 저산소 허혈성 뇌 손상으로 끝내 숨졌다.영화에는 록, 발라드, 테크노, 재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실험한 뮤지션 신해철과 라디오 DJ로서 10대들과 끊임없이 소통한 신해철, 논객으로서의 신해철 등 다양한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영화 속에서 신해철 목소리는 실제 육성뿐만 아니라 넥스트 유나이티드가 보유한 새로운 음악 복원 기술인 넥스트 솔루션을 통해 실감나게 구현할 계획이다.정현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대표는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음악과 메시지들은 영화를 통해 다시 기억될 것"이라며 "우리가 알았던 '마왕'과 우리가 몰랐던 '인간 신해철'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영화는 올해부터 시나리오 개발에 들어가며 이르면 3∼5년 내 극장에 내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1-02 김종찬

[영화|미드웨이]태평양 전쟁史를 바꾼 '최후의 5분'

日 진주만 공습에 위기 맞은 미군'다음 목표지' 알아내고 반격 준비절대적 수세 속 기적의 전투 재현20년간 고증 웅장한 스케일 압도■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출연: 에드 스크레인(딕 베스트), 패트릭 윌슨(레이튼), 루크 에반스■개봉일: 12월 31일■액션, 드라마/15세 관람가 /136분1941년 진주만 공습 이후 전 세계를 향한 일본의 야욕이 거세진다. 급기야 일본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본토 공격을 계획한다. 미군은 진주만 다음 일본의 공격 목표가 어디인지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애쓰고, 동시에 긴박하게 전열을 정비해 나간다. 가까스로 두 번째 타깃이 '미드웨이'라는 것을 알아낸 미국은 반격을 준비한다. 그러나 미국에게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영화 '미드웨이'는 태평양전쟁 초기인 1942년 하와이 북서쪽 미드웨이 앞바다에서 벌어진 미국과 일본의 해전을 그렸다.영화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시작한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으로 임명된 체스터 니미츠 제독(우디 해럴슨)은 일본군의 다음 공격 목표를 미리 알아내 복수를 꿈꾼다. 이에 정보장교 에드윈 레이튼(패트릭 윌슨)은 가까스로 결정적인 암호를 해독해 일본함대의 다음 타깃이 미드웨이섬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그러나 정부는 레이튼의 암호 해독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작전 승인을 내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니미츠 제독은 레이턴을 믿고 미드웨이 해전을 준비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미국은 절대적인 수적 열세에도 불구, 마지막 기적의 5분으로 일본을 침몰시킴으로써 전 세계의 역사를 바꾼 순간이다.'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등을 연출한 재난영화의 거장 롤랜드 에머리히는 20년간에 걸친 철저한 고증을 통해 실제 '태평양 전쟁' 중 벌어진 '미드웨이 해전'을 신작 '미드웨이'로 완벽히 재현했다. 특히 감독은 마치 비디오 게임에서나 볼 법한 비행 시뮬레이션 등의 압도적 스케일을 선사하며 영화 내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또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굳은 신념과 따뜻한 가족애를 전투장면에 녹여 넣어 웅장한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를 완성했다.다만 '미드웨이'의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여느 전쟁 영화들처럼 영웅주의와 애국주의로 귀결된다. 하지만 가슴속 울림은 깊다. 일본군보다 열세였던 미군이 강한 집념으로 승리를 거두고, '미드웨이 해전'이 우리가 일본에서 해방되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등의 시대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주)누리픽쳐스 제공

2020-01-01 김종찬

[영화리뷰]한 가정을 집어삼킨 거대한 불씨 '와일드라이프'

"사람들이 여기 오는 건 좋은 일들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란다."아주 작은 균열이 전부를 덮치는 때가 있다. 폴 다노 감독의 데뷔작 '와일드라이프'는 화목했던 가정이 조금씩 어긋나는 순간을 그린다.영화는 리처드 포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60년 미국, 조(에드 옥슨볼드 분)는 부모님과 함께 몬태나로 이사를 오고 아빠 제리(제이크 질렌할 분)는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집을 떠난다. 그 사이 엄마 자넷(캐리 멀리건 분)은 수영강습 회원인 워렌 밀러(빌 캠프 분)와 점차 친밀해지기 시작한다. 그런 가운데, 조는 방과 후 사진관에서 일하며 카메라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부부의 갈등은 직장 문제를 시작으로 불씨를 터뜨린다. 이사 후 실업 문제에 직면한 두 사람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애를 쓰지만 서로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제리는 해고 후 쉬운 일만 찾아 방황하고, 자넷은 그런 남편에게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갈망한다. 배우 캐리 멀리건은 작품에 대해 "가족을 향한 사랑의 한계와 힘든 시기에 시험을 받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영화 '브라더스(2009)'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제이크 질렌할과 캐리 멀리건은 갈등의 골이 깊어진 부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기했다. 그들은 침묵 속에서 서로의 기분을 눈빛으로 쫓거나, 사이에 문을 닫고 대화를 거부한다. 그중 거실 한가운데서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모습은 작품을 더욱 긴장감 있게 끌고 간다.이때 감독은 부부의 갈등을 대조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가족의 만류에도 목숨을 걸고 화재 현장으로 뛰어들려는 제리와, 생계를 위해 수영 강습에 나선 자넷의 모습은 완벽하게 다른 색감으로 그려진다. 영화는 거대한 산을 휘감는 불꽃과, 투명한 물이 가득 담긴 수영장을 번갈아가며 비춘다.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소년 조가 서 있다. 영화는 조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특히 몬태나의 산불을 바라보는 그의 뒷모습은 관찰자적인 위치를 더욱 잘 드러낸다. 그가 마주한 불꽃은 한 가정을 집어 삼켜버릴 것처럼 거칠게 타오른다.폴 다노는 "우리 모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역경, 고통, 좌절을 겪는다. 어린 나이에 인생이나 나 자신의 양면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외도. 완벽하지 못한 어른들 틈에서 소년은 무력함을 자양분 삼아 자란다. 하지만 가정이 붕괴 되기 직전에도 그는 울지 않는다. 다만 함께 사진 찍을 것을 권유할 뿐이다.'사람들이 여기 오는 건 좋은 일들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진관 주인의 말처럼, 사진은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가둬놓는다. 영화는 그 순간을 품에 안은 채 성장한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의 역경을 헤쳐갈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준다.러닝타임 105분. 25일 개봉. 15세 관람가./유송희기자 ysh@kyeongin.com영화 '와일드라이프'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영화 '와일드라이프'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2020-01-01 유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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