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두려운 '감시자의 눈'

인권위 지적처럼 인권침해 할 수 있는 CCTV사방에서 24시간 '감시' 당하고 있는평범한 사람들에겐 가슴이 답답하기만 해무작정 늘리는게 정답인지 따져봐야 할때좀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할 때처럼 집 밖 어딘가에 멈춰 있을 때 고개를 들어 뭔가를 찾는다. 특히 엘리베이터를 혼자 탈 때면 나도 모르게 천장 모서리를 슬쩍 쳐다본다. 역시나 어김없이 그곳에 딱 있다. 맞다 내가 찾는 건 CCTV(폐쇄회로TV)다. '찾는다'는 말이 어색할 만큼 굳이 찾을 필요도 없는 건, 열이면 열 꼭 생각한 그곳에 어김없이 있기 때문이다. CCTV를 볼 때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제목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라는 윌 스미스 주연의 스릴러 영화다. 주인공 윌 스미스는 액션하고는 관계가 없는 변호사였는데, 국가안보국 요원들에 쫓기던 옛날 대학 동창이 슬쩍 그의 쇼핑백에 넣은 '중요한' 녹화 테이프 때문에 그도 쫓기는 신세가 된다. 여기서 국가안보국이 CCTV며 인공위성까지 동원해 주인공을 추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영화를 보면서도 CCTV 추적이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억 속에 깊이 박힌 영화가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지금부터 20년 전인 1998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CCTV라는 게 그 정도로 흔하지 않을 때다. 그 이후 20년 사이에 엄청나게 숫자가 늘어나고 성능이 정교해진 CCTV들을 생각하면, 정말 우리는 CCTV의 '손바닥' 안에서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실제로도 CCTV는 이제 어디에서나 눈을 부라리고 있는 '감시자의 눈'이 되어 버렸다. 이런 기억들과 최근 뉴스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CCTV 영상들이 더해져 CCTV는 나에게 뭔가 '찜찜한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찾아보니 작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CCTV 개수가 95만4천261개나 된다고 한다. 통계를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게다가 최근에는 1년에 10만개도 넘게 늘어나고 있다. 2016~2017년 한 해 동안에도 10만9천125개가 늘었다. 2008년 15만7천여 개에서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100만개 가까이로 늘었으니 엄청난 증가 속도다. 게다가 이 통계는 공공기관이 파악해 개인정보보호 종합지원 시스템에 등록한 것만 따진 것이니, 개인들이 설치한 것들까지 더하면 실제 CCTV 숫자는 이보다도 훨씬 많을 것이다. 뜬금없이 CCTV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잇따라 지적하고 있는 관련 내용들 때문이다. 인권위는 지난 10일 "법률 근거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CCTV 통합관제센터 운영은 인권 침해"라고 발표했다. 지자체들의 CCTV 통합관제센터는 관할구역 내에 설치된 수많은 CCTV 들을 회선으로 연결해 관리하는 곳으로,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수많은 CCTV를 마음대로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인권위는 이런 통합관제센터에서 수집된 CCTV 영상들이 개인정보 침해의 소지가 다분함에도 이를 적절하게 관리할 법률적 근거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인권침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 2월에는 수용시설 내 과도한 CCTV 감시는 인권침해라고 지적했고, 지난해 11월에는 경찰이 CCTV를 활용한 근무감찰 등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실태조사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런 인권위 지적들은 CCTV가 이미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괴물'로 자리를 잡았음을 시사한다. 물론 CCTV가 범인 검거나 교통통제 등에 대단히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사방에서 24시간 '감시'를 당하고 있는 평범한 우리네들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효율성만을 따져 CCTV를 무지막지하게 늘리는 것이 정말 답인지 한 번 따져봐야 할 때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7-15 박상일

[데스크 칼럼]러 거장 지휘자 '로제스트벤스키' 서거

1955년 볼쇼이극장서 발레 지휘로 데뷔오페라 등 모든 장르 뛰어난 실력 갖춰정부 간섭 불구 서방에서 활발하게 활동2012년 서울시립교향악단 객원 지휘하기도러시아의 거장 지휘자 겐나디 로제스트벤스키(Gennady Rozhdestvensky·1931~2018)가 지난달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구 소련의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로제스트벤스키는 모스크바음악원에서의 뛰어난 성적을 인정받아 1955년 볼쇼이극장의 발레 지휘로 데뷔했다. 1959~1973년 모스크바 국립방송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재임한 로제스트벤스키는 1962년과 1972년에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과 미국 공연을 펼쳐 대성공을 거두는 등 발레 음악과 오페라, 교향곡 등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20세기 중반 러시아 지휘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예브게니 므라빈스키(Yevgeny Mravinsky·1903~1988)와 키릴 콘드라신(Kiril Kondrashin·1914~1981)의 뒤를 잇는 로제스트벤스키는 당시 구 소련의 여타 지휘자들과 달리 서방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콘드라신이 1979년 네덜란드로 망명한 이후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에서 지휘자로 활동하지만, 로제스트벤스키는 국적을 유지하면서도 다수의 해외 교향악단의 객원 지휘와 함께 1974~1978년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1978~1982년 BBC 교향악단 수석 지휘자를 역임했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서방에서의 활동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간섭이 있었다고도 한다.로제스트벤스키가 돌아왔을 때,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은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Vladimir Fedoseev·1932~ )라는 또 다른 걸출한 지휘자가 이끌고 있었다. 이에 소련 당국은 로제스트벤스키를 위해 소련 문화성 교향악단(USSR Ministry of Culture Symphony Orchestra)을 급조했다.로제스트벤스키와 소련 문화성 교향악단이 남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집' 음반(멜로디아)은 특히 뛰어나다. 소련 유일의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로, 폭 넓은 레퍼토리와 함께 재기 넘치는 지휘로 유명했던 로제스트벤스키는 예민한 색채 감각과 풍부한 음악성으로 비길 데 없는 선명한 연주를 들려줬다.1991년 구 소련의 붕괴 후에는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의 지휘자로 1995년까지 있었으며, 이후에도 세계 각지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지휘를 한 로제스트벤스키는 2012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해 국내 음악팬들에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등을 들려준 바 있다.기자는 2004년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에서 발레리 폴리얀스키가 지휘하는 러시아 국립 카펠라 오케스트라를 만났다. 당시 이들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메인으로 세웠으며, 서곡과 협주곡으로 구성된 공연으로 음악제의 막을 성대히 열었다.사전 조사 없이 급작스레 이들을 만났던 기자는 연주회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세부 연주를 기억하진 못하지만, 놀라운 기억은 생생하다.연주회 후 '대체 어떤 단체이길래 이런 연주력을 보여줬나'는 의혹 속에 실체(?)를 파헤쳤고, 이들이 소련 문화성 교향악단의 후신임을 알았을 때 '역시'하며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글에서 언급한 거장들 외에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Evgeny Svetlanov·1928~2002)도 떠오른다. 차이콥스키와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등은 러시아 거장들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이들의 장기를 러시아 음악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베토벤과 브루크너, 브람스 등의 독일 레퍼토리에서도 자신들만의 조형력과 소리로 수준급 연주를 들려준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7-04 김영준

[데스크 칼럼]주 52시간 근무제… 당신의 삶은

내주부터 300인이상 사업장·공공기관 시행직장인들 "인생2모작·투잡 준비" 희비교차고용노동부 '시간단축 가이드' 내놓았지만 복잡 업종 '혼선' 전망, 노사정 절충대화를얼마 전 지인이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얘기했다. 소기업을 운영하는 그 지인은 일부 직장인들이 자기 계발과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인생 2모작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이는 부족한 급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직업을 찾는다고 했다. 직장인들도 저녁 있는 삶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그의 말대로 실제 요즘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고 백화점 등 문화센터에서 행복한 삶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센터도 이런 직장인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오후 6시 넘어 20% 강좌의 프로그램을 늘렸다.그러나 또 다른 직장인은 먹고사는 문제로 투잡을 준비 중이다. 야근수당이 줄어든 만큼 급여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대리기사 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한 아르바이트 업체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투잡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당시보다 20%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이처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이 다음 주부터 시행된다. 노동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이 적용 대상이다.한국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천52시간(2016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천707시간을 훨씬 넘는다. 세계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은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우리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안 된다.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보다는 느슨하게 시간을 보내는 비효율적 근무 관습이 생겨난 것도 장시간 노동이 빚어진 결과일 수도 있다. 낮은 국민 행복지수, 높은 산업재해율과 자살률도 이런 장시간 노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물론 사업현장에서도 걱정이 많다. 어디까지가 노동시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를 내놓았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업종의 사업장에서 여러 형태의 노동이 이뤄지고 있어 혼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용부는 이 가이드에서 휴게 시간과 대기시간의 구분, 교육·출장·회식이 노동시간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혼선을 모두 해소하기란 불가능하다. 근로기준법에는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된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 규정을 기준으로 사업현장에서 노사가 노동시간 포함 여부를 결정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인 특징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노동시간 포함 여부 기준을 정해 놓으면 더 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결국 이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20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두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는 처벌을 유예하는 기간으로 삼아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현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제도를 연착륙시키려는 조치라고 했다.어찌 됐든 다음 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는 시행된다. 곳곳에 혼선의 소지와 노사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어 주 52시간 근무제의 앞날은 험난할 것이다. 노사정 이해당사자 모두가 대화하면서 최선의 절충점을 찾아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다수가 노동자인 우리 국민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제도가 서로의 희생과 양보 없이는 정착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6-27 신창윤

[데스크 칼럼]보수, 카이사르 그리고 이재명

'끼리끼리만 모여' 현실직시 못한 보수진영진보도 그런다면 총선서 '정반대 결과' 예상'다른일에 성공 정세 만회하려는 사람있다'검증대 오른 이재명 당선자 되새겨볼 문구'6·13 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10여 일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후폭풍이 거세다.압승한 진보 진영이나 참패한 보수 진영 모두 도도한 민심의 흐름에 놀라워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겸손과 책임, 보수 진영은 반성과 개혁을 꺼내 들며 민심 앞에 머리를 숙였다.문재인 대통령은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까지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며 "그 지지에 답하지 못하면,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능·도덕성·겸손한 태도를 강조했다.보수 진영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더욱 통렬하다. 보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일 '대한민국의 보수: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살린 것인가'라는 제하의 세미나에서 "없어 보이는 보수, 막말 보수, 무능한 보수로 전락한 보수 야당에 과연 미래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사실 보수에 대한 '빨간 불'은 끊임없이 울려 왔고 참패를 모면할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냉정히 판단하면 보수 진영이 이를 부정하며 민심과 반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대표적인 게 여론조사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여론조사 기관들은 안심번호제, 유무선 비율 조정, 전화면접 등의 방법을 도입하며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여왔다. 이런 여론조사는 민심의 현 주소와 흐름을 읽어내는 데 여전히 유용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하지만 보수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정당지지도는 물론 '6·13 지방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부정했다. 자신들의 조사와는 다르다며 여론조사 기관들을 어용으로 몰아붙였고, 선거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은 경기도지사 선거도 그렇게 희망했다. '스캔들 의혹'과 '네거티브 공세'가 전국적 이슈가 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어 역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론 조사의 큰 흐름은 바뀐 게 없었다. 여전히 국정농단, 한반도 평화가 상당수 경기도민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지방 선거 3일 전 판세를 묻는 개인적인 질문에 "촛불 혁명 이후 진보층은 물론 중도층의 70% 정도가 적폐청산,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있고 그 물결은 여전히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56.4%를 얻어 20.9%p 차이로 승리한 선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오노 나나미는 총 14권의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하면서 흔히 '시저'로 알려진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4, 5권에서 다뤘다. 행간 곳곳에 카이사르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시오노 나나미는 5권 후반부에 카이사르의 말이라며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적었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모든 게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밖에는 보지 않는다."끼리끼리만 모여서는 현실을 직시하지도,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한다. 이번에 보수 진영이 그런 양상이었고, 진보 진영도 앞으로 그런다면 다가올 총선에서는 이번과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볼 수도 있다. 흔히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는가.덧붙여, '로마인 이야기'에는 이재명 당선자가 깊이 되새겨 볼 만한 문구도 있다. 이재명 당선자는 이번에 누구보다 가혹한 검증대에 올랐다. 선거 운동 막판에는 공개적으로 "외롭다"고 했고, 측근들에게는 "힘들다"고도 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렇게 썼다. "실패로 끝난 사태를 개선하려고 애씀으로써 불리함을 만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것은 일단 그대로 놓아두고 다른 일에 성공함으로써 정세를 단번에 만회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카이사르는 후자의 대표자라고 해도 좋았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6-20 김순기

[데스크 칼럼]선거사범 수사, 경찰의 본 모습 기대

경기남부경찰청 공직선거법위반 225건 접수분당署, 이재명 당선자 관련사건 수사착수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 고발 중원署 이첩부분이 전체 반복 '프랙털 개념' 사례 안되길경기 남부지역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A씨. A씨는 어느 날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다 느닷없이 B건설노조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불법 체류자를 단속한다며 벌인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것도 경찰관들 앞에서의 폭행이었다. 건설노조원들은 해당 건설현장에 소속 노조원을 추가 고용해 달라고 연일 집회를 하며 외국인 노동자 등을 상대로 불법 행위를 하고 있었다.A씨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고소하세요"가 전부였다.경기남부경찰청이 관할 경찰서 담당 과장(경정)들을 불러 호되게 꾸지람을 했다. 적절하게 대처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며칠 후 경기 서부지역에선 장애인들이 처우 개선 및 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거리 행진에 나섰다. 행진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휠체어를 타고 행진하던 한 장애인이 차로에 진입했다. 일순간 차량 통행이 마비됐다. 주민들은 "경찰이 뭐하는 거냐, 쳐다만 보고…"라며 항의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던 경찰이 족히 30명 넘게 현장에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주민들의 항의는 더욱 거칠어졌고, 경찰은 외면하기 급급했다. 결국 1시간여 뒤 해당 지역 자치단체 장애인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와 장애인에게 읍소와 설득을 거듭해 겨우 해결됐다.경찰의 '민망한 모습'은 6·13 선거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목격됐다.서부권에서는 모 정당의 유력 단체장 후보를 위해 현직 공무원이 입당 원서를 수십장 받아 제출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공무원은 후보와의 인연을 통해 과거 시간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로 경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남부권에서는 모 정당 후보가 자신의 지지 선언 서명문에 현직 군인과 경찰의 이름을 임의로 넣었다 본인들의 강력 항의를 받았다.각 정당의 경선 과정에서도 상대를 음해하려는 흑색선전이 난무했지만, 일부는 사실로 확인된 사례도 있다는 게 정당 관계자들의 전언이고, 실제 경찰이 인지하고 있는 건도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선거 후에 제대로 할 것"이라는 게 경찰의 변이었다.본격적인 선거사범 수사가 시작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전날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25건을 접수했다. 인지 사건도 꽤 많다는 말이 나온다.성남 분당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 관련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바른미래당이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자를 고발한 사건은 성남 중원경찰서에 이첩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는 이성호 양주시장 당선자를 포함해 61명을 수사 중이다. 김종천 포천시장은 이미 재판에 넘겨졌다.물리학에 프랙털(Fractal)이라는 개념이 있다. 부분이 전체를 반복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나뭇잎의 모양, 눈(雪)의 결정 등이 대표적인 예다.'고소하세요' 등의 민망한 최근 경찰의 모습이 프랙털 개념의 또 다른 사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없는 죄를 만들 일은 아니다. 제대로 된 경찰의 모습을 기대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는 6개월로, 올 12월 13일까지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6-17 이재규

[데스크 칼럼]선거도 바꿀 때가 됐다

공보물 뜯기지도 않은채 버려져 '낭비'소음과 복잡한 길에 세워둔 유세차 '불편'찍을 후보 적극적으로 찾아나서 소통하는선거 주인인 유권자 의식 가장 먼저 변해야600그램 정도 된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서 집집마다 유권자들 앞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물의 무게다. 들어보면 두툼하고 묵직하다. 후보들은 정성 들여 만들어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내용을 찬찬히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투표일 전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때 나가보면 봉투를 뜯지도 않은 공보물이 무더기로 버려져 있다. 열 번을 생각해도 아깝기만 하다. 속이 다 시원하다. 선거가 끝났으니 골목골목 세워져 있던 유세 차량이 사라질 것이고, 하루종일 울리던 후보들의 전화와 문자도 이제 끝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 선거구 후보들이 걸거나 보낸 것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다른 엉뚱한 지역의 후보들이 걸거나 보내는 게 훨씬 더 많아서 짜증이 난다. 집 전화는 그동안 아예 코드를 빼버렸다. 그렇게 보름이나 되는 시간을 보냈다.투표를 하러 가니 딴 세상이다. 두툼한 선거인 명부를 뒤적이는 모습이 사라졌고, 신분증과 함께 지문 인증을 한다. 사전투표 때는 투표용지를 프린터에서 척척 뽑아낸다. 자기 선거구에 굳이 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거의 똑같이 투표를 할 수 있는 것도 좋다. 네트워크와 인증기술이 만들어낸 편리함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선거는 옛날 방식과 새로운 방식이 뒤섞여 있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선거운동과 관련된 것들은 좀 구식(舊式)이 많다. 앞에서 말한 공보물만 해도 그렇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그렇게 많은 종이 인쇄물을 굳이 모든 유권자에게 돌려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들고 보내는 일도 일이지만, 자원 낭비란 면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해 볼 만 한 문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배부된 공보물에 들어간 비용만 대략 1천억원은 될 것이라고 한다. 투표용지와 벽보까지 합치면 1만5천t에가까운 종이가 사용된다고 하니 엄청난 일이다. 그렇다면 미리 '공보물 발송 제외'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공보물을 내려받거나 열어볼 수 있도록 하면 공보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선거에 적극적이고 의식이 있는 사람들만 참여해도 손해는 없을 듯하다. 인증이라든가 그런 여러 문제들은 하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으리라. 유세 차량 문제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요란하게 동네를 오가는 유세 차량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집이나 소음에 민감한 집들은 한바탕 홍역을 앓는다.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까 봐 차마 나가서 시끄럽다고도 못하고 꾹꾹 눌러 참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교차로나 상가 같은 복잡한 길에 여기저기 세워둔 유세 차량들로 차량 흐름이 방해를 받아 운전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역시나 구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니 문제다. 전화와 문자 역시 그런 면에서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이런 말을 하면 아마도 후보자들 쪽에서는 '이것저것 다 문제로 삼으면 어떻게 유권자들과 소통을 하라는 거냐'라고 반박할 듯싶다. 유권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얼굴이라도 한 번 더 알려야 할 후보자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선거는 달라져야 한다. 낭비적 요소, 불편을 주는 요소, 일방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합리적이고 소통 가능한 선거가 돼야 한다.물론 그렇게 선거가 달라지기 위해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 것은 유권자의 의식이다. 유권자들이 선거의 주인으로 나서 자기가 찍을 후보자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소통할 수 있어야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촛불'이 의식을 많이 바꿨다고 한다. 그럼 이제 바뀐 것을 증명해 볼 때다. 촛불을 들 때처럼, 선거도 좀 바꿔보자./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6-13 박상일

[데스크 칼럼]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즈음해

차세대 한국축구 이끌 유망주 육성 시급대표팀 승리위해 모든걸 불태울거라 믿어아직 열리지도 않았는데 어두운 전망 보단열악한 환경서 우뚝선 그들에게 박수 보내자2018 러시아월드컵이 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국내 축구계와 축구팬들은 16강은커녕 1무라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조별리그에서 만나게 될 팀들이 한국 대표팀에 비해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을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국제축구연맹이 인터넷을 통해 발표하는 국가별 순위를 보면 한국은 57위인데 반해 1차전 상대인 스웨덴은 24위, 2차전에서 만나는 멕시코는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독일은 세계랭킹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번 러시아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상대 역대전적에서도 한국은 스웨덴에 2무2패, 멕시코에 4승2무6패, 독일에는 1승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수치화된 자료만 따지고 봤을 때 한국은 전 세계 국가들이 대륙별로 겨뤄 32개팀이 나가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또 여러 자료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겨룬다는 것만으로도 대표팀 선수들은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공은 동그랗다'라는 스포츠계의 말이 있다. 스포츠계에서 공에 빗대어 경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 말이다. 스포츠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참여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장 상태와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다. 독일과 한국의 FIFA랭킹이 1위와 57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승패는 경기 결과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승패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만들어내는 거지만 경기장 밖의 분위기는 팬들이 만든다. 월드컵은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축제라고 말한다. 세계 3대 스포츠축제의 개막이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국내 분위기는 전혀 축제 분위기가 아니다. 혹자들은 남·북한과 북미 간의 화해 분위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으로 인해 월드컵이 묻혀 있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침체된 분위기는 이미 K리그 2018시즌 시작부터 예견됐었다. 월드컵 분위기에 동반해서 관심을 끌어야 하는 K리그가 2018시즌이 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대표팀이 원정 월드컵 두 번째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다면 당연히 축구붐이 다시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의 성적에 기대하기보다는 지금의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2002 한일월드컵 이후 프로야구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프로축구가 왜 팬들로 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지 외부적인 문제보다는 내부적인 문제는 무엇이었을까?그 이유를 명확하게 내놓기는 힘들겠지만 K리그, 더 나아가 한국 축구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 육성의 부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후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본선 무대에 9회 진출하며 다양한 스타를 탄생 시켰다. 물론 이번 대회에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라는 걸출한 세계적인 스타가 대표팀에 합류해 있지만 이전 대회보다는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대형 스타가 많지 않다. 또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이재성(전북현대) 등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도 함께하지만 이전 대회보다는 한국 축구 미래를 밝게 전망할 유망주들 숫자도 많지 않다.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만들어낸 선수 대부분이 은퇴한 지금 한국 축구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세대교체는 지금이 아니라 10여 년 전부터 계속 제기됐던 문제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경기에 나선다.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모두 승리를 위해 준비하고 있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울 거라고 믿는다. 아직 열리지도 않은 경기에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보다는 열악한 환경에서 그 자리까지 올라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건 어떨까? 지금 성적이 아닌 미래 한국 축구를 위해서 말이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6-10 김종화

[데스크 칼럼]문화, 선거공약의 양념이 아니다

'인천, 시인과 만나다' 후보자 한명도 안 와대개 건설·복지 내걸고 '문화'엔 관심 적어이제부터는 작은 모임이라도 참여 한다면지역문화 살찌우고 자신 '문서력'도 키울듯지난주 토요일 오후 5시 인천 중구청 근처의 한국근대문학관에 갔었다. 이설야 시인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한국근대문학관의 '인천, 시인과 만나다'란 프로그램 세 번째 순서였다. 이설야 시인의 시집 '우리는 좀 더 어두워지기로 했네'에 실린 작품들이 이야기의 주제였다. 시들은 인천 동구와 중구, 그중에서도 빈민들의 동네 이야기였다. 50석이 넘는 자리는 금세 꽉 찼다. 통로마다 보조 의자가 더 깔렸고, 뒤에는 서 있는 이들도 있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도 있었고, 두 발로 걷지 못하는 휠체어를 탄 아저씨도 있었다. 시를 안 읽는다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인천 시'에 관심을 갖고 참석한 것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김응교 교수는 이 자리에 오기에 앞서 시에 나오는 인천의 여러 장소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고 했다. 시집에 등장하는 인천과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그 인천을 비교하면서 시인이 말하는 인천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김응교 교수는 "이설야 시인의 시는 인천을 기반으로 한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이라고 했다. 진행자와 시인, 그리고 강의실을 가득 채운 청강생들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시를 읽었다. 그렇게 모두는 '동일방직에 다니던 그 애'의 이야기를 읊기도 했다. 인천의 아주 오래된 동네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꿈틀댔다. 지금은 흔적조차 희미해진 인천의 옛 기억이 불려나왔다. '인천의 시'는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몄다.이런 게 바로 문화구나 싶었다. 문화는 먼 데 있는 게 아니었다. 거창하거나 화려한 것도 아니었다. 서로 모여 옛 기억과 장소를 더듬고 그곳에 얽힌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문화는 충분히 누릴 수가 있었다. 주어진 시간, 90분이 지나갈 무렵에 문득 생각 하나가 스쳤다. 여기에 왜 정치인들은 없을까. 유권자가 10여 명만 모여도 득달같이 달려드는 6·13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그게 이상스러웠다. 아니, 정치인들이 없었기에 커다란 감동이 밀려들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작은 공간에서 짧게 맞이한 그 소소한 문화가 그렇게 귀하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엊그제 집에 당도한 6·13 후보자들의 공보물을 넘기면서 자꾸만 지난주 토요일의 '인천, 시인과 만나다'가 떠올랐다. 인천시장 후보들, 인천시교육감 후보들, 구청장 후보들, 누구 하나 '문화'를 제대로 이야기하는 후보자가 보이지 않았다. 대개는 건설과 복지분야 공약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심어줄 문화 공약은 어디로 숨었는지 좀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치인들이 문화 공약을 아예 빼놓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에게 문화는 단지 양념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들은 모른다. 정치의 요체가 문화의 힘에 있다는 것을. 어떤 학자는 말한다. 마오쩌둥(1893~1976)과 저우언라이(1898~1976)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서력(文書力)'에 있었다고.1등 정치인 마오쩌둥과 늘 2인자에 머문 저우언라이를 구별하는 문서력은 바로 문화적 마인드에서 나오는 인문적 크기를 말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서력이 풍부한 후보자가 없다고 해서 아예 선거를 포기할 일은 아니다. 그 가능성이 높은 이에게 표를 던지면 되니까 말이다. 문화는 처음부터 커다란 게 아니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마련이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문화 모임에도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게 바로 지역의 문화도 살찌우고, 그 정치인 자신의 문서력도 키우는 일이 될 터이다. 문화는 정치적 일인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문화는 양념이 아니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6-06 정진오

[데스크 칼럼]안목(眼目)

인천에 걸릴 지방선거 홍보용 인물화 367장화려한 외형 현란한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한번 결정하면 싫든 좋든 4년을 봐야한다후보자 내면·능력 살펴 신중하게 선택해야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문과 학식을 안목(眼目)이라고 한다. 그림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 그림을 보는 안목이 있다고 말한다. 그림을 보는 수준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이게 얼마짜리인데'라는 재산가치형, 둘째는 그림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형, 마지막 셋째는 그림의 정수를 이해하고 아끼고 마음으로 간직하는 소장형이다. 소장은 그저 쌓아두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내 손에 갖고 있다고 해서 가치와 작품성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를 개 밥그릇으로 쓴다고 해서 소장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재산가치형은 비싼 그림이니 재산가치만을 따지다 보니 그림의 내용은 관심이 없다. 매일 곁에 두고 보기는 하는데 무엇이 좋은지 모른다. 심지어 그림의 위아래도 구분 못 하고 거꾸로 걸어놓거나 옆으로 걸어놓고 비싼 작품이라고 흡족해한다. 애호가는 그나마 낫다. 그림에 대한 애정이 있다. 작품을 만든 기법과 제작 과정, 어떤 구도로 만들었는지,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 등을 훤하게 꿰뚫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애호가 중에도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외형과 기술적 측면에 집중한 나머지 그림을 그림으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림에 대해 안목을 가진 사람은 색채나 구도, 기법에 대한 기본적인 견문과 학식은 기본이고, 마음으로 그림을 만난다. 그림을 벽에 걸어 놓고 본다고 해서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며칠 뒤면 시내 곳곳에 다양한 인물화가 걸린다. 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선거 홍보용 벽보다. 인천 도심 곳곳에 걸릴 이 인물화는 모두 367장이나 된다. 이중 시장 인물화는 4장, 교육감 3장, 구청장 34장, 시의원 76장, 구의원 201장, 시의원 비례 14장, 구의원 비례 35장이다. 이 그림은 조만간 가정집마다 우편으로 보내지게 된다. 이 그림들은 크게는 4가지 색을 기본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안에 담긴 얼굴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얼굴은 '얼'의 '꼴'이란 말이 있듯이 얼굴에는 마음의 생각이 나타난다. 표정(表情)이다. 마음속 생각이 바뀌면 표정도 바뀌게 마련이다. 그런데 선거 때마다 붙어 있는 벽보 속 얼굴은 대부분이 환하게 웃거나 얌전하게 미소를 짓고 있어 표정을 읽기가 쉽지 않다.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후보자들을 제대로, 똑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겉만 보고 판단했다가 실수하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유행이라고 해서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 샀다가 장롱 속에 처박아 두는 경우가 그렇다. 포장이 예뻐 덜컥 물건을 사기도 한다. 화려한 외모와 말솜씨에 빠져 손해를 보기도 한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제대로 볼 줄 아는 견식(見識)을 기르지 못해 일어나는 일들이다.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사회를 이끌어갈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과 닮았다 해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선택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우(愚)를 저질러서는 안 될 일이다. 반대로 싫어하는 누군가의 얼굴을 닮았다는 선입견에 막무가내 외면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2주 남은 6월 13일에는 나라와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할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한번 선택하면 싫든 좋든 4년을 봐야 한다. 마음에 안 들어도 물릴 수 없다.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화려한 외형과 현란한 말에 현혹되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내면과 능력을 살펴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5-30 이진호

[데스크 칼럼]'북미회담'과 '식스센스'

24일 오후 11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문대통령·트럼프·김정은이 써내려 간반전에 반전 거듭해 온 '北美회담 드라마'상대방 모두 만족하는 '해피엔딩' 기대기막힌 '반전'으로 걸작 반열에 오른 영화가 여러 편 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1999)도 그중 하나다. 영화에서 아동 심리학자 말콤 크로우 박사(브루스 윌리스 분)는 자폐증에 걸린 여덟 살 난 소년 콜 시어(할리 조엘 오스멘트 분)의 치료를 맡게 된다. 콜은 죽은 자들이 자기 앞에 나타나 뭔가를 호소하는 일이 반복되자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다. 영화는 내내 콜의 상태에 집중하게 하다 막판에 말콤의 정체를 드러내며 신음을 내지르게 한다. 말콤에 대한 놀랄만하고 어질어질한 반전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신인이었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영화 한 편으로 명감독 대열에 서게 됐고 이후 '식스 센스'식 '반전' 영화들이 줄을 이었다.우리 시간으로 지난 24일 밤 11시에서 27일 오전 10시 20분까지 나흘간 문재인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써내려 간 '북미회담 드라마'는 '식스 센스'의 '반전' 그 이상이다.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전 11시께 공개서한 형식으로 북미회담 취소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북미회담을 둘러싼 아슬아슬한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됐지만, 한반도의 운명과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의 미래가 걸린 세기의 이벤트를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취소하리라고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북한의 태도 역시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서한이 발표된 지 약 9시간 뒤인 25일 오전 7시 30분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문을 내놓았다. 담화문은 첫머리에 '위임에 따라'를 표시해 김정은 위원장의 뜻임을 밝히면서 "'트럼프 방식'이라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역할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밝혔다. 또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했다.당초 예상했던 강력한 반발이 아니었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설득하려는 낮은 자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북미회담 취소에 대한 태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또다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일어났다. 김정은 위원장의 요구로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6·12 북미정상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하며 "우리가 말하는 지금, 어떤 장소에서 미팅이 진행 중"이라며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연일 전 세계 언론의 헤드 라인을 장식했던 '사흘간의 반전 드라마'는 이렇게 흘러왔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근거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선대와는 다른 김정은 위원장의 열망,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이 빚어낸 '반전 드라마'의 최종 '엔딩 자막'은 아직 올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엔딩'의 '키 맨'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조지 로스는 '트럼프처럼 협상하라'는 저서에서 "협상의 유일한 목적은 가능한 최대의 이익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접근방식은 이와는 대조적이다. 그는 협상의 결과로 상대방 또한 만족을 얻게끔 만든다"고 기술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온 '북미회담 드라마'의 '해피 엔딩'을 기대해 본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5-27 김순기

[데스크 칼럼]81년만에 일제잔재 청산 '철도의 날'

日, 한국최초 경인선 노량진~제물포 구간 철도 개통한 '9월 18일' 기념일로 정해정부, 철도국 창설일인 '6월 28일'로 변경보수, 건국기점 바뀐것 화풀이라면 곤란일제가 정한 9월 18일에서 우리나라 최초 철도국 창설일인 6월 28일로 변경됐다. 철도의 의의를 높이고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자 제정한 '철도의 날' 얘기다.정부는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철도의 날을 바꾸는 내용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일제가 정한 철도기념일로 따지면 81년 만에 바뀌는 셈이 된다.1937년 일제는 우리나라 최초 철도인 경인선 노량진~제물포 구간 개통일(1899년 9월 18일)을 '철도기념일'로 삼았고, 1964년 11월 우리 정부는 이날을 '철도의 날'로 이어받았다. 경인선은 일제가 한반도 침탈을 목적으로 건설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80년 넘게 이날(9월 18일)을 기념해왔다는 점에서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생길 수 있다.일제가 1937년 철도기념일을 만든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철도기념일 제정 이유는 일본 센코카이(선교회·鮮交會)가 1986년 4월 펴낸 '조선교통사'(朝鮮交通史)에 나온다.일제는 중일전쟁 발발 이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철도 종사원의 사기를 높이는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 철도는 전쟁 시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는 중요한 수단이라 그랬다. 특히 일제는 중일전쟁 이후 병력과 물자 수송이 매우 중요해졌고, 이에 따라 철도의 군사 수송 업무도 급격히 증가했다.일제는 철도국 국기(局旗)와 국가(局歌)를 만들고, 경인철도합자회사가 한국 최초로 경인선 노량진~제물포 구간에서 철도를 운영한 9월 18일을 철도기념일로 정했다. 경인선 개통이 아닌, 자신들이 경인선을 처음 운영한 날을 기념하는 데 의미를 둔 거다. 그다음이 더 문제다. 철도기념일에는 서울에서 철도국, 철도·건설·개량 각 사무소, 공장, 역사 전 직원, 인근 호텔과 식당 대표 등이 모여 조선신궁(일제강점기 서울 남산에 세운 신사)을 참배했다. 지방에서도 각 사무소, 공장, 역사 전 직원이 그 지역의 신사를 참배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했다. 철도 종사원 3분의 2가량은 조선인이었다. 이토록 치욕적인 날을 그동안 우리 스스로 '철도의 날'로 기념해온 것이다.경인일보가 일제 잔재인 '철도의 날'을 바꾸자고 처음 보도한 게 2016년 9월 12일이다. 이를 계기로 국회에서 '철도의 날 재지정 촉구 결의안'이 발의됐고, 정부는 기념일 변경을 검토하게 됐다. 박근혜 정부 시기의 일이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에선 문재인 정부가 편향된 이데올로기와 역사관에 따라 기념일까지 맘대로 바꾼다고 난리다. 자유한국당 모 의원은 "6월 28일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한강 이남 진격을 막기 위해 한강철교를 끊은 날"이라며 6월 28일을 '철도의 날'로 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데, 설득력이 떨어지고 논리적이지도 못하다.우리나라 철도국이 창설된 날은 1894년 음력 6월 28일이다. 양력으로 환산한 7월 30일을 '철도의 날'로 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당시에는 음력만 사용했기 때문에 그 날짜를 인용해도 된다"는 정부 입장도 일리가 없진 않다. '철도의 날'처럼 음력을 양력으로 가져온 경우가 여럿 된다.철도의 날 변경에 대한 보수 진영의 삐딱한 시선은 건국 기점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로 변경된 것에 대한 불만이요, '국군의 날'과 '경찰의 날'이 바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현 정부가 못마땅하다고 '철도의 날'에 화풀이하는 건 곤란하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5-23 목동훈

[데스크 칼럼]휴대폰 요금이 너무해

통신사들 무한경쟁속 소비자들은 큰 부담이달말 2G·3G 통신비 원가자료 결국 공개도대체 왜 원가 안 밝히는지 이유가 궁금내놓을 수 없는 '뭔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가끔 곰곰 생각해 본다. 몇 년 사이 씀씀이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게 무엇일까. 딱 떠오르는 게 통신비다. 우리 집 통신비는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3~4배가 뛰었다. 통신비 중에서 인터넷이나 IPTV 요금은 별로 늘지 않았는데, 휴대폰 요금이 유독 많이 늘어난 때문이다.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휴대폰 사용이 '통화'에서 '데이터' 위주로 옮겨가면서 생긴 일이다. 같은 기간의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휴대폰 요금이 늘어난 폭은 어마어마하다. 물론 휴대폰 요금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이동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달라진 통신환경도 한몫을 한다. 전화통화와 문자만 하던 휴대폰은 이제 인터넷 검색과 SNS는 물론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보고 인터넷 뱅킹도 하는 '만능 재주꾼'이 됐다. 사용하는 사람도 '어른'에서 '온 가족'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집집마다 평균 20만원 혹은 그 이상의 휴대폰 요금을 내려니 부담이 크기만 하다. 어떤 이는 "휴대폰 밥값(요금)이 주인인 사람들 밥값보다 많아"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휴대폰 요금이 늘어나면서 불만이 쌓이자 문재인 정부는 휴대폰 요금을 낮추는 정책에 팔을 걷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작년 대선 당시 주요 공약으로 '통신비를 덜어드리겠다'고 내놓은 바 있어서, 휴대폰 요금 문제는 현 정부가 꼭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했다.하지만 통신사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기업의 존재 이유 중 하나가 '돈을 버는 것'인데, 수익과 가장 직결되는 요금을 쉽사리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요금 인하 요구에 적극적으로 맞서 통신비 공약 중 핵심인 '기본요금 폐지'를 뒷전으로 밀어내기도 했다. 정부는 그 대신 통신비 지원금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선택약정 할인율을 20%에서 25%로 높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통신사들은 실적이 나빠졌다고 아우성이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3천255억 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20.7%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KT도 영업이익이 4.8% 줄었고, LG유플러스는 7.5% 감소했다며 울상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통계들은 여전히 우리나라 통신비가 높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핀란드의 경영컨설팅업체 리휠이 최근에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4G 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기준으로 1기가바이트(GB) 당 가격이 한국은 13.9유로(약 1만7천900 원)로 조사국가 41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GB 당 2.9유로였고, 미국은 1GB 당 7유로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런 통계를 대면 통신사들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통신환경과 각종 할인제도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선다. 맞다. 우리나라 통신환경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견줄 만 하다. 이런저런 할인이나 혜택도 많다. 하지만 그것은 통신시장에서 무한 경쟁하면서 각 통신사들이 스스로 앞다퉈 벌인 일들이다. 마음대로 엄청난 투자를 해놓고 소비자들에게 비싸게 쓰라는 격이다. 소득이 많지 않은 서민들은 이런 비싼 요금이 큰 부담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까지 통신비를 내리려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특히 저소득층을 위해 저렴하면서도 적당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은 박수를 쳐줄 만 하다. 뉴스를 보니 빠르면 이달 말 2G·3G 통신비 원가자료가 공개된다고 한다. 긴 법정 싸움 끝에 시민단체가 소송에서 이긴 덕이다. 통신사들은 끈질기게 공개를 거부해 결국 대법원까지 갔다. 국민들은 궁금하다. 도대체 원가를 공개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른 나라도 다 하는 서비스의 원가를 굳이 숨기는 것은, 내놓을 수 없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5-13 박상일

[데스크 칼럼]사회의 다양성을 생각하며

공부·운동 병행하고 싶어도 못하는 제도교육당국 현실 외면한채 '법대로' 만 요구전문 스포츠선수 꿈꾸며 운동하는 학생들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환경 만들어줘야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스포츠인들에게는 미래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리는 달이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출전하는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성적을 떠나 어린 선수들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바라보는 스포츠인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어린 선수들이 행복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 선수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채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에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 학생 선수는 소위 말해 '슈퍼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학생 선수는 일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운동장 또는 체육관으로 가 대략 4~5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여기에서 하루 일과가 끝나지 않는다. 최저학력제 도입으로 인해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학원 또는 과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주말에는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또 방학때는 기술 향상을 위해 전지훈련을 떠나거나 전국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점검해야 한다.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이기간 동안 국제대회에도 출전한다.물론 학생 선수는 학업을 등한시하고 운동만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일반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를 하듯, 학생 선수는 전문 스포츠선수가 되기 위해 운동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제공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의 교육 현실은 운동선수에게 맞는 교육과정은 제공되지 않은채 일반 학생들과의 경쟁을 요구한다.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또 전문화 되어 간다고 말하지만 교육 현장은 그렇지 못하다.지난해부터 경기지역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주소지 학교로만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자신이 배우고 있는 종목이 없을 경우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이로인해 단체종목의 경우 해체 위기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예를 들어 A시의 경우 고교 야구부가 2개교지만 중학교팀은 1개팀에 불과해 타 시군의 운동선수들이 A시로 진학을 해야 팀을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의 주소지 외에 다른 지역의 학교로 진학하는게 불법이기 때문에 합법적으로는 팀을 꾸릴 수 없다. 이는 특정 종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종목이 안고 있는 문제다.교육당국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는 눈을 감은채 법대로 하라고 말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을 대한다.일본의 경우 부카츠라는 방과후수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 일본의 초중고교는 스포츠 외에도 문화,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부카츠를 운영한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을 마친 후 자신이 원하는 부카츠 과목을 결정해 선생님들과 함께 부카츠 활동을 한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고 싶은 학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종목이 있는 학교로 전학해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기도 한다. 학교는 학생선수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담당 교사 외에도 훈련을 지도할 외부 강사도 채용한다.학교 운동부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분명한 건 이 사회를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운동을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모든 학생에게 좋은 대학을 꿈꾸라고 하는게 아닌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예술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5-09 김종화

[데스크 칼럼]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

경기 졌어도 예정된 회식으로 선수 위로중요한 게임 지친 주전들 엔트리서 제외NBA 샌안토니오와 감독의 롱런 비결은'소통'이란 테마로 구성된 '원팀'이기 때문미국 프로농구 NBA 플레이오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8개 팀만이 살아남아 2017~2018시즌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텍사스주 샌안토니오를 연고지로 하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1승4패로 시리즈를 내주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팀의 간판인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정규 시즌에 9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샌안토니오는 47승35패를 거두며 서부콘퍼런스 7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팀의 제1 옵션'으로 평가받는 그렉 포포비치(69) 감독마저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을 앞둔 시점에 부인의 별세로 팀에서 이탈했다.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진군은 멈춰 섰지만,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가 지난 22년간 이뤄온 것들에 대한 평가는 절하되지 않는다. 포포비치와 샌안토니오는 1998~1999시즌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 마지막 우승까지 NBA 파이널에 6회 진출해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96년 부임해 프로팀 감독 경력은 오로지 샌안토니오 뿐인 포포비치 감독은 한 팀에서만 '올해의 감독상'을 3차례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은 '원 팀(One Team)'으로 요약된다. 지난 3월 출판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대니얼 코일 저·박지훈 역·웅진지식하우스 刊)에서 기술된 일화는 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을 잘 보여준다.2013년 6월 18일, 시즌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3승2패로 앞선 샌안토니오는 6차전 경기를 가졌다. 경기 종료까지 28초 남은 상황에서 5점 차로 앞서던 샌안토니오가 통산 5번째 패권을 차지할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과 함께 5점 차를 만회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연장 접전 끝에 103-10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팀의 간판인 토니 파커는 눈물을 보였고 팀 던컨도 주저앉아버렸다. 감독의 불호령 속에 숙소로 돌아갈 것을 예상한 선수들에게 포포비치 감독은 "우리 가족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식당에 모이세요. 예정대로 회식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식당에 도착한 포포비치 감독은 선수들을 농담과 웃음으로 맞았다.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은 패배를 마음속에서 밀어냈다. 비록 7차전에서도 패하지만, 당시 선수들은 화합을 통해 우리가 최고의 팀임을 확인했다고 돌아본다. 샌안토니오와 마이애미는 다음 시즌 파이널에서도 맞붙었고 샌안토니오가 4승1패를 거두며 5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가 롱런한 비결을 꼽자면 '소통'과 '감독의 장기적 안목' 등을 꼽을 수 있다. 던컨은 2005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소통'은 우리 팀의 테마"라고 말한 바 있다. 포포비치 감독은 2012~2013시즌 마이애미 전에서 던컨과 지노빌리 등 핵심 선수들을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주축 선수들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NBA 사무국과 데이비드 스턴 당시 총재는 분개했다. 하필 전국에 중계되는 큰 경기에 알짜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사무국은 25만달러의 벌금을 물렸지만, 포포비치 감독은 "다시 그런 일이 생겨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일단 볼이 토스되는 순간부터는 전혀 다른 내용, 다른 상황의 경기가 펼쳐진다. 매년, 매 경기가 그랬다. 그러므로 과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2013년 파이널 직전 인터뷰 中)고 피력한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의 다음 여정이 궁금하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5-02 김영준

[데스크 칼럼]근로자는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다

5월 1일은 국가기념일인 '근로자의 날'노동자 노고 위로·노사 협조 등 목적설립취지 제대로 이행되는지 따져봐야근로자는 노예도 하인도 아니기 때문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1970년대는 근로자들에게 암흑기였다. 전쟁을 막 겪은 세대들이 두려워한 것은 배고픔이었다. 벌이가 넉넉하지 않던 시절 박봉(薄俸)이라도 일만 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일자리는 목숨과도 바꿀만한 간절함이었다. 인권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근로자들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했다.특히 1970년대 여성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은 열악했다. 여성근로자들은 정상근무시간 이외에 잔업을 위해 각성제까지 복용하며 밤을 새워 일했으며 휴일에까지 연장근무를 강요받았다. 장시간의 고된 일, 잦은 밤샘작업과 휴일조차 쉬지 못하는 공장생활은 '인간다운 삶'의 포기를 의미했다. 몇몇 여공들은 못된 작업반장과 공장장의 음흉한 손길을 뿌리치다가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했다. 성추행과 성폭행을 알려도 오히려 얌전하게 행동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살인적인 노동강도 속에서 그들이 받는 돈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했다.버스 안내양들은 퇴근할 때마다 소위 '삥땅'한 사람을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속옷 차림으로 남자 직원들한테 몸 검색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돈을 훔친 일도 있었으니 응당 그런 대우를 받아도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로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화학제품을 다루는 노동자들이 독극물 중독으로 병을 얻어 사경을 헤매도 회사는 늘 작업 환경 때문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정부의 성장 위주의 정책, 이익에 눈이 먼 경영자들의 비인간적 노동착취가 빚어낸 비극이었다.근로환경이나 대우가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상당수 근로자는 70년대,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던 암흑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항공이 오너의 딸들이 저지른 '땅콩 회항', '물컵 폭행'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그룹의 회장 부인까지 현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그뿐인가. 재벌 아들이 술집 종업원과 시비를 벌이다 다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인 그룹 총수가 경호원과 수십 명의 직원을 대동하고 술집에 찾아가 뺨을 때리고 권총을 휘둘렀던 일도 있었다. 노조를 불법적으로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툭하면 "잘라버리겠다"는 입주자대표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과 대우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난을 살 정도다.헌법에서는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의 취지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일부 몰상식한 기업주나 재벌들이 법과 제도 위에 있는 특수계급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는 한, 부(富)를 기준으로 한 사회적 신분 차별은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물질 만능 주의가 만들어낸 또 다른 비극이다.5월 1일은 세계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기념하는 '메이데이(노동절)'다. 우리나라 정부는 1994년 3월 9일 '근로자의날제정에관한법률'을 개정해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정했다. 근로자의 날을 정한 취지는 산업사회에서 근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며, 노사협조 분위기를 진작시켜 노사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근로자의 날 설립 취지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다시 한 번 따져볼 일이다. 근로자는 노예도, 하인도 아니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4-29 이진호

[데스크 칼럼]'종군기자'와 '격세지감'

지난해 겪었던 청와대 '유사시' 매뉴얼 점검트럼프와 김정은 '막말'에 전쟁 위협까지…美특사, 북 비밀 방문·北, 핵시험 중지 결정몇달 새 변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되나북미 관계가 일촉즉발로 치닫던 지난해 말 어느 날이었다.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로 춘추관에서 다른 기자들과 함께 춘추관장이 오전 9시께 매일 진행하는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춘추관장은 이날 브리핑 끝에 오늘 청와대에서 특별한 훈련을 하니 참조만 하라고 했다. 청와대는 '유사시'를 대비해 매뉴얼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이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는 것이었다.기자들은 당시의 급박한 분위기와 맞물려 직감적으로 '유사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챘다. 한 기자가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다. 춘추관장은 답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매뉴얼에 따라 여러분들은 종군기자로 참여하게 된다". '종·군·기·자.....'. 가슴이 먹먹해지는 네 글자였다. 지난 1953년 맺어진 정전 협정이 65년간 지속돼 온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유사시'가 현실화될 수 있는 충분한 개연성을 가진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북한이 휴전선 근처에 배치해 놓은 1천500문 이상의 장사정포가 불을 뿜으면 2~3분 내에 서울 광화문과 수원 부근까지 포탄이 떨어진다는 사실. 장사정포 범위 안에 2천만여명의 인구가 몰려 있다는 사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부정 속에 사재기 같은 흔들림 없이 일상을 영위하는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외신기자의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의아한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머리를 강타했다.이 모든 게 그리 멀지 않은 엊그제 일이었다. 되돌아 보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며 "북한을 완전 파괴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화성 12형'·'화성 15형' 등을 연달아 쏘아대며 한국·일본·괌·미 본토까지 모두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미사일 종합세트를 확보했다고 선전했고, 이른바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미 전략폭격기 B-1B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과 함께 가상 무장투하 훈련을 실시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몇 주 후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김정은을 만날 것이다. 북한과 세계를 위한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도록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후보자는 북한을 비밀리에 전격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주재하에 지난 20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결정서를 채택했다. 결정서에서는 또 "핵 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한반도의 운명이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 흘러 왔다. 미국의 군사적 옵션이 부상하면서 한반도에 전운이 짙게 깔렸다가 항구적인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이어졌고 또 다른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분명해 보이는 건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유사시'를 끝장낼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북은 물론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4-25 김순기

[데스크 칼럼]'허술한' 송도 협약의 후유증

송도세브란스병원 건설 '하세월' 이유는협약서에 의무·페널티 조항 내용 없어무산된 151층 인천타워사업과 너무 흡사잘못된 계약 설명·이해 구하는 노력 부족연세대학교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고 사이언스파크(교육연구시설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연세대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마련한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식'에서다. 이날 연세대 윤도흠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여러 가지 여건상 500병상으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는 800에서 1천 병상까지 가는 것이 저희 목표"라며 "처음부터 800병상에 맞춰 지을 것이냐, 아니면 500병상부터 짓고 나중에 추가로 지을지 진행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공사 시기에 대해선 "설계가 완료되는 2019년 말까지는 착공을 하려고 노력하겠다"며 "공사 기간은 일반적으로 3~4년 정도를 잡는다"고 했다. 연세대 계획대로 라면 2024년 개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명문대의 종합병원이 인천 송도에 들어온다는 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소식이 그리 달갑지 않다. 연세대와 인천시는 지난 2006년 송도에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세브란스병원 등을 조성하기로 협약을 맺었는데, 병원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2024년까지 앞으로 5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하니 그런 반응이 나올 만하다.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은 왜 늦어진 것일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 가운데 '허술한 협약'이 있다.2006년 협약을 보면 인천시는 송도 7공구와 11공구 약 182만㎡를 2개 단계로 나눠 조성원가로 공급하고, 연세대는 그곳에 학생 1만 명을 수용하는 캠퍼스, 병원, 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데 협약서 어느 곳에도 언제까지 병원을 지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개원 시한을 못 박은 의무조항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페널티를 주는 조항이 없다 보니 '하세월'이 됐다. 인천시가 1단계 사업이 완료되기 전에 이례적으로 2단계 부지를 공급하게 된 까닭도, 병원 개원 시한을 협약서에 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게다. 그 속도 모르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인천시가 연세대에 2단계 부지를 공급하기로 한 협약은 송도랜드마크시티(SLC) 상황과 너무 닮았다. 지난 2007년 인천시는 송도 6·8공구에 151층짜리 인천타워를 짓는 것을 조건으로 그 주변 228만㎡에 대한 개발권을 SLC 사업시행자에게 몽땅 넘겼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타워 건립은 무산됐지만, 사업시행자는 그대로 유지됐다. 2007년 이 사업 협약에도 인천타워 건립에 관한 의무조항과 페널티 조항이 없었다. 결국, 이 사업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 용지 7개(총 34만㎡)만 SLC 측에 공급하는 것으로 2015년 정리됐다. SLC는 지난해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송도 6·8공구 특혜 의혹'의 핵심 사업으로 지목됐으며, 지금도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인천경제청은 열악한 투자 환경 때문에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다. "2006년과 2007년에는 그 누구도 송도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송도의 투자 환경이 열악했던 건 사실이다. 문제는 해결 방식이다. 잘못된 협약을 바로잡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실망이다. '땅'을 싸게 팔아 유치한 사업이 꼬이거나 틀어지자 '땅' 공급으로 쉽게 해결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송도 땅은 갯벌의 희생으로 탄생한 시민의 소중한 자산으로,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지금도 그 어느 곳에서 협약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텐데, '허술한 협약' 때문에 투자자에게 끌려다니는 일이 다시는 없길 바란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4-22 목동훈

[데스크 칼럼]염치(廉恥)

중국 춘추시대 관통한 사상 '예의염치'수감된 두 전직대통령 발언·행태보며국민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 아쉬움김기식 논란도 친정인 참여연대 "실망"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는 공자(孔子)가 살았던 기원전 700년경부터 시작된다. 춘추시대를 관통하는 사상은 예의염치(禮義廉恥)였다. 예의, 아래 위를 알아보고 존중하고 배신하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살라는 뜻이다. 비록 과거이긴 하나 역사는 이에 반하는 자를 어마 무시한 무기로 척결했다.이명박(MB)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나란히 수감됐다. 하지만 '정치보복'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 국선 변호인들의 면담도, 검찰의 방문조사도 거부한다.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비선 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몸통'이자 최종 책임자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사실 18가지 중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했다.MB 역시 헌정사상 4번째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이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16개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이 본 뇌물수수액만 111억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에서 대납받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관련 소송비 약 67억7천만원, 국가정보원에서 상납받은 특수활동비 약 7억원, 민간영역에서 받은 불법자금 36억6천만원 등 크게 세 갈래다.특히 검찰은 "3개월에 걸쳐 수사한 결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무죄 추정의 원칙',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두 전직 대통령은 무죄다. 그러나 최소한 국민들에 대한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나? 검찰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참담한 심정"이라 했다. 진정 염치 있는 사과였을까?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과 임기 만료 직전 후원금과 보좌진에 대한 퇴직금 등 여러 논란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회담 '의제'로까지 다뤄졌다.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란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며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앞서 청와대는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 가는 행위 ▲해외출장 중 관광 등 김 원장을 둘러싼 4가지 논란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중앙선관위에 공식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돌아가는 흐름을 보면 김 원장은 자리를 보전할 듯 하다는 것이 '낙마'보다 더 무게가 실린다.그러나 '친정'인 참여연대가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회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김 원장의 의원 시절 행적에 대해 야당과 언론이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김 원장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누구보다 공직 윤리를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던 당사자였기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했다.김 원장은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창립 발기인으로 2002~2007년 사무처장, 2007~2011년 정책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염치가 없음을 몰염치(沒廉恥)라 했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4-15 이재규

[데스크 칼럼]가끔 뒤돌아 보기

신통방통한 휴대폰 없인 못산다는 세상갈수록 새로움에 뒤처지지 않으려 허덕이따금 내 가족·친구들 잊지 않았는지'사람 냄새' 사라지지 않았는지 돌아보자참 좋은 세상이다. 주머니에서 휴대폰만 척 하고 꺼내면 안되는 게 없으니 말이다. 손바닥 만한 것으로 인터넷 검색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돈도 내고, 메모도 하고, 심지어는 길도 찾아주기도 하고, 집안의 가전제품을 켜고 끄기도 한다. 요즘에는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쇼핑할 때 적당한 상품을 추천까지 해준다고 하니 정말 신통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바꿔봤다. 2년의 약정기간을 꽉 채워 쓴 휴대폰이 애초부터 시원치 않은 것이어서 답답하던 차에 조금 더 '신식'으로 바꿔봤다. '최신'이라고 안하는 것은 그 정도는 안된다는 의미다. 2년 전쯤에는 '최신'이었을 제품이지만, 이제는 매장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제품이다. 매장에서도 팔지 않는 제품이니 당연히 중고로 샀다. "웬 중고?"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깨끗한 중고를 사서 쓰는 짭짤한 재미를 즐기는 편'이라는 변명을 준비해 두었다. 바꿔보니 역시 좋다. '지문 인식'이라는 것도 되고, '음성검색'을 누르고 "○○ 찾아줘" 라고 하니 구글에서 알아서 검색까지 해준다. 카메라도 렌즈가 두 개라 가까이 혹은 광각으로 찍을 수 있고 '슬로 모션'이니 '타임 랩스'니 하는 요상한 기능까지 있다. 하지만 마냥 좋을 리 있으랴. 역시나 문제가 생겼다. 백업 프로그램을 돌려서 틀림없이 백업을 해 옮겼는데, 주소록에서 수십 명이 사라졌다. 혹시나 해서 구글 동기화까지 돌리고 예전 휴대폰과 연결해 주소록을 다시 옮기는 등 별별 짓을 다해도 예전 주소록 숫자보다 10여 명이 부족하다. 천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 연락처 중 어느 것이 사라졌는지 도무지 찾지를 못하겠다. 당황해 하고 있는 사이에 전화가 울린다. 거는 상대방이 누군지 안 뜬다. 별 수 있나, 공손하게 "여보세요"하고 받았다. 일순 대화가 멈추더니 "… 접니다…" 라며 당황한 목소리가 돌아온다. 아차, 우리 부서 후배다. "하하, 전화기를 바꿨더니 번호가 안 떠서…." 웃으며 넘어갔지만, 사라진 10여 명이 영 찜찜하다. 그러다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들었다. "어라? 번호가 어디 갔지?" 또 당황한다. 그리고 가족 전화번호도 못 외우는 머리만 애꿎게 쥐어박는다. 허~그게 머리 잘못인가. 아마도 누구나 한 두번 쯤은 거의 똑같은 기억이 있지 않을까 싶다. 늘 하는 얘기지만, 이제는 휴대폰에 문제가 생기면 순식간에 바보가 되고 만다. 오죽하면 회사에 출근했다가도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다고 다시 가고, 휴대폰이 고장 나면 만사를 제쳐놓고 고치러 갈까. 가끔 우스개 소리로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휴대폰 없이는 못산다"는 말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가끔 옛날 옛적 '3G폰'을 쓰는 사람들을 만난다. '스마트폰'이 아닌 이 '유물'은 요즘 것들이 자랑하는 그 신통방통한 기능들이 별로 없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똥고집'을 부리며 옛날 폰을 쓰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리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 하긴 우리도 몇 년 전에는 그것을 썼으니, 그 사이 생활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별 문제없는 게 맞다. 그렇다. 그 신통방통한 것에 빠지지 않으면 될 뿐이다.생각해 보니 갈수록 새로운 세상에 뒤떨어지지 않으려 허덕이며 사는 것 같다. 회사에서 맡은 일과 연관도 있으니 아예 모른 체 하며 살 수는 없겠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혹은 새로운 것에 빠져서 본래의 '나'를 잊고 산다면 그것도 문제다. 가끔 한번 쯤 뒤를 돌아보며 살자. 내 가족들과 친구들과 동료들을 잊고 살지는 않는지, 휴대폰이 없으면 당장 바보가 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 '사람 냄새'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4-11 박상일

[데스크 칼럼]경기지역 프로축구단

성적 못잖게 생존위한 남다른 몸부림기업후원 물품 유치·사회공헌 활동 사활1·2부 분할 6년째… 지자체에 기대기보다자체 수입창출 운영방안 고민해야 할때최근 경기지역 축구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팀은 K리그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로 꼽히는 수원삼성이 아닌 부천FC와 성남FC다.K리그2에 속한 구단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건 사실 드문 경우다. 하지만 이 두팀은 비슷한거 같지만 서로 상반된 상황 때문에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K리그2 개막전 부천FC가 1위를 질주할거라는 예상을 한 축구 전문가와 팬은 많지 않았다. K리그2에는 K리그1에서 강등된 팀들이 많다. 이들 팀은 다시 K리그1로 복귀하기 위해 리그 평균 운영비 보다 많은 운영비를 책정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부천FC는 K리그1에 오르기 위해 야심차게 선수들을 영입한 팀들보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그 평균보다 낮은 운영비로 운영되고 있는 팀이 부천FC다.반면 성남FC는 지난해 연말 시의회의 반대로 필요한 예산 70억원 가운데 15억원만을 확보했다. 그리고 최근 나머지 55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부활시키려 했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표면적으로는 구단과 시의회간의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건은 한국프로축구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성남구단이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는 운영비는 부천구단보다 2배 이상 많다.수년전 스코틀랜드의 셀틱FC와 일본프로축구 우라와 레즈 구단을 방문했을때 구단 관계자들은 구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관람권 판매에서 확보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금액을 광고와 후원으로 확보하고, 이를 위해 비시즌 기간 사활을 걸고 마케팅 활동을 한다고 덧붙였었다.비단 축구만이 그런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의 유일한 시민야구단인 히로시마도 입장권 판매, 광고와 후원사 모집으로 야구단 운영비의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라쿠텐도 모기업에 기대기 보다는 구단 운영비를 독자적으로 확보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입장객의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 해외프로스포츠구단들은 살아 남기 위해 사활을 건다.하지만 한국 프로스포츠구단들은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 대신 기업구단들은 모기업에, 시민구단들은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의지하는 경향이 크다. 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성남구단은 한때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썼었다. 하지만 전체 운영비 중 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크지 않았다. 물론 모두 그런건 아니다.K리그2에 속한 구단 중 부천만 이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상위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건 아니다. 안산그리너스FC도 부천구단 못지 않은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상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고 군인 선수들의 팀인 아산무궁화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특히 부천구단과 안산구단, 안양구단은 성적 못지 않게 생존을 위한 몸부림도 남다르다. K리그2에서 재정이 열악한 구단으로 꼽히는 부천구단과 안산구단, 안양구단 등은 지역 기업에 현금 후원에 국한하지 않고 후원물품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안양구단은 유명 치솔회사와 협약을 맺고 구단 로그를 넣은 상품을 개발해 판매 수익 일부를 받기로 했고 막내 구단 안산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1년에 수십차례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K리그가 1부리그와 2부리그로 나뉜지 6시즌째다.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기초지방자치단체에 기대기 보다는 이제는 프로스포츠단으로서 자체적으로 수입을 창출해 운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때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4-08 김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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