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2018 한국시리즈 '인생경기' 응원한다

미·일 프로야구 보스턴·소프트뱅크 승리로1992년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또렷해피츠버그, 월드시리즈 진출 '3년 연속 고배'KS 마지막 격전지인 잠실벌 '명승부' 기대2018년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는 각각 보스턴 레드삭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최후의 승자로 올라서면서 막을 내렸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리그 중단으로 인해 늦춰진 일정을 소화한 우리 프로야구만이 마지막 승자를 가리기 위한 한국시리즈를 벌이고 있다. 시리즈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야구팬의 의식은 지난 2일에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 멈춰 서 있는 것 같다. '각본 없는 드라마'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9회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으며, 연장 10회초에 1점을 더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SK는 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김강민의 동점 홈런과 이어진 한동민의 결승 홈런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얻었다.수년 동안 필자의 의식을 멈추게 했던 경기가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당시 결승타와 득점 장면, 그와 동시에 수차례 이어진 현지 캐스터의 외침(Braves Win), 필자의 아쉬운 마음(응원한 팀이 졌음) 등 시청각적 기억과 머리와 가슴 속 기억 모두 또렷하다.1992년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리턴 매치로 이뤄졌다. 당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는 동·서부 지구로만 구성됐다. 지구 1위 팀끼리 챔피언십을 치르고 이기는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방식이었다. 피츠버그는 1990년과 1992년 올해의 내셔널리그 감독상을 받은 짐 릴랜드 감독이 이끌고 있었으며, 1990년 사이영상 수상자 덕 드라벡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중심 타선은 앤디 밴 슬라이크(올해 두산에서 뛴 스캇 밴 슬라이크의 아버지)와 바비 보니야, 배리 본즈로 구성됐다. 이들은 외야 3자리(보니야는 3루 겸업)도 맡으면서 공·수에서 막강 라인업을 구축했다. 1992년 시즌 후 드라벡과 본즈 등 주축 선수들이 FA가 되기 때문에 피츠버그로선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리그 챔피언십에서 3승3패로 맞선 피츠버그와 애틀란타는 7차전에 각 팀 에이스인 드라벡과 존 스몰츠를 내세웠다. 스몰츠(6이닝 2실점)로부터 2점을 뽑아낸 피츠버그가 8회까지 드라벡의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2-0으로 앞섰다. 9회에도 등판한 드라벡은 2루타, 2루수 에러, 볼넷을 허용하고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스탠 벨린다에게 넘겼다. 벨린다는 희생플라이로 1실점 후 볼넷을 내주며 다시 만루 위기에 처했다. 내야 플라이로 두 번째 아웃을 잡아낸 벨린다는 2타점 좌전 안타를 내주며 역전 득점을 헌납했다. 결승타 때 좌익수 본즈의 홈 송구가 약간 우측으로 치우치며 2루 주자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됐다. 이 장면이 있기 전 중견수 밴 슬라이크가 어깨가 강하지 않은 본즈에게 전진해서 수비하라고 충고했는데, 본즈가 듣지 않았다고 한다. 본즈가 인기 있는 백인 선수인 밴 슬라이크를 질투해 충고를 무시했고, 그로 인해 연장으로 갈 기회를 날려버렸다.결국 피츠버그는 1990년 이후 내리 3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지만, 신시내티 레즈(2승4패)에 이어 애틀란타에 2년 연속 3승4패로 패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이후 박찬호가 진출하면서 MLB 경기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홈런 타자로 변신한 본즈가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그를 좋아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2018 한국시리즈가 마지막 격전지인 잠실벌로 향한다. 승부를 결정지을 시리즈 막판에 어떤 명승부를 연출할지 기대된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11-11 김영준

[데스크 칼럼]매 맞는 드림파크CC 캐디

골프의 기본룰은 '동반자 배려하는 매너'일부 아마추어골퍼 팀원이나 캐디들에게음담패설·반말·욕설까지… 함부로 대해라운딩하는 '동행자'임을 왜 깨닫지 못할까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다. 대한골프협회가 지난 6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골프를 경험한 인구는 성인 20대 이상의 15.1%인 636만명으로 조사됐다. 2007년 251만명에서 2012년 401만명, 2014년 531만명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사이 2.5배 늘어난 셈이다. 2000년 139개이던 골프장도 2010년 200개가 늘어난 339개로 집계됐고, 2015년 438개, 2018년에는 5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골프장경영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만 280개에 이를 정도로 우리나라 골프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골프 대중화의 특징 중 하나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비회원제(퍼블릭)골프장이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골프장 이용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골프장 이용이나 복장 규정도 회원제보다 비회원제 골프장이 덜 엄격해 젊은 층과 여성 골퍼들이 자주 찾는다.골프가 대중화하면서 잡음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드림파크CC 골프장에서 캐디가 여성 고객에게 폭행당한 일이 벌어졌다. 골프백을 차량에 싣는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인데 캐디는 골프장 측에서 차량 파손이 잦으니 고객이 직접 싣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거부했고, 여성 고객은 캐디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사무실로 데려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동반자인 남성 고객이 골프채로 사무실 집기를 파손하는 일이 벌어졌다.여성과 남성 고객의 행동도 문제지만, 드림파크CC가 대처한 행동이 잘못이 더 크다. 일단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고객이 캐디를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했어야 했다. 설상 캐디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고객한테 맞아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드림파크CC는 고객의 눈치를 보느라 쩔쩔맸고, 사건을 조용히 넘기려는데 급급했다. 결국, 참지 못한 캐디들이 돌아가며 1인시위에 나섰고 언론을 통해 이런 일이 알려지자 뒤늦게서야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관련 직원을 징계했다. 그러면서 폭행당한 캐디도 1주일 동안 직무정지 처분을 내려 또다시 비난을 샀다.드림파크CC가 고객의 눈치를 봤던 데에는 물의를 일으킨 남성 고객이 피해영향권 내 거주하는 주민이라는 점이 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드림파크CC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피해영향권 지역 주민 대표로 구성된 '드림파크CC상생협의회'의 협의를 통해 운영된다. 협의회는 골프장 운영과 예산을 협의해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공사 측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날 폭행 사건도 상생협의회에 통보됐지만 드림파크CC 관계자는 "상생협의회 측에서 (남성 고객이) 소동을 핀 것이 처음이고, 지역 주민인 점을 감안해 조용히 넘어갔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고객이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어느 편을 들기가 난감하다"고 말했다. 당시 드림파크CC 또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캐디)전체가 파업했으면 좋겠다. (캐디들과 상생협의회)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골프의 기본 룰이자 매력은 '동반자를 배려하는 매너'일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 중에는 동반자는 물론, 캐디들에게까지 함부로 대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들 중에는 여자 캐디를 놀리려고 음담패설을 하거나 '거리를 잘못 불러준다', '그린 경사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며 반말에 욕설까지 퍼붓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 모두 캐디도 함께 라운딩하는 동반자임을 깨닫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다. 드림파크CC 골프장 캐디라고 해서 고객에게 매를 맞으면서 일해야 할 이유는 없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11-07 이진호

[데스크 칼럼]이재명 지사의 황망, 그리고 당혹감

광풍 같았던 스캔들·조폭연루설 '불기소'지지도 역주행… 댓글러-도민 '다른 시선'과거 사건에다 정치적 맥락·현재 행정행위'얽히고 설킨 아이러니 상황' 분명 낯설기만지난달 29일 오전 성남시 분당경찰서 맞은편 상가 건물 앞에서 이모(55)씨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잡은 뒤 쓰러졌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고 이씨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심근경색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날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분당경찰서에 출두한 날이었다. 이씨는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이씨의 죽음은 '여배우 스캔들' 등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다른 사안에 비해 그리 관심의 대상이 되진 못했다. 이재명 지사는 SNS에 "황망하기만 하다"고 글을 남겼고, 직접 강원도 동해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한 지지자의 '황망한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이재명 지사에 대한 경찰 조사는 ▲친형 강제 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허위 선거공보물 관련 등 3건에 대한 기소의견으로 송치,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일간베스트 활동 관련 등 3건에 대한 불기소의견 송치로 매듭지어졌다. 공은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은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12월 13일 이전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대부분 과거에 이미 논란이 됐던 '사건'들로, 지난 5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검증'의 형태로 다시 이슈화됐다. 여기에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이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거취 문제'로 '정치'적 맥락까지 더해졌다. 지난 6개월여 동안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일들은 공중파TV와 종편은 물론 종이신문, 특히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에서 가히 폭발적이었다.특히 '여배우 스캔들'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기한 '조폭연루설'의 파장은 하나의 광풍에 가까웠다. '여배우 스캔들'의 당사자인 김부선씨가 한마디 하면 포털사이트 실검이 들썩였고, 소설가 공지영씨의 발언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도도맘 사건'으로 구속된 강용석 변호사가 합류하고 느닷없이 '점'이 튀어나왔을 때는 '스캔들'이라기보다는 '막장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더 적절해 보였다. '조폭연루설'은 '아수라'라는 영화와 결합되면서 이재명 지사를 비리종합세트 안으로 몰고 갔다. 자연인으로서의 이재명 지사의 인권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지난 6개월여 동안 '이재명'이라는 키워드는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하나의 '현상' 내지는 '신드롬'처럼 소비됐다. '이재명 키워드'는 '역주행'하기도 하고 '스테디셀러'처럼 군림하기도 했다. 이 기간 '이재명 키워드' 관련 글들을 이어붙이면 지구를 몇 바퀴 돌고도 남을 듯하다. 그런데 '역주행'이나 '스테디셀러'는 '이재명 키워드'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리얼미터의 직무수행 지지도 발표에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8월 29.2%였지만 10월에는 45.3%로 역주행했다.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7~10% 사이로 이낙연 총리 등에 이어 2, 3위권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도지사·대선주자로서의 이재명과 '여배우 스캔들'·'조폭연루설' 등의 이재명이 각기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작동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스피커'나 '댓글러'들의 이재명과 '일반 도민'들의 이재명은 다르다는 것인지,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그래서 경찰조사 결과에 대해 "여배우와 조폭은 도대체 어디 갔고, 검사와 대장동은 또 뭐냐", "이재명은 과연 가해자냐 피해자냐"는 세간의 질문이 생뚱맞지만은 않다.'황망(慌忙)'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몹시 급하여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는 면이 있음'이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과거의 사건에다 정치적 맥락, 현재의 행정 행위가 얽히고설키는 '이재명 현상'은 현대사를 통틀어 분명 낯설고 당혹스럽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11-04 김순기

[데스크 칼럼]국내 경제 위기 언제 회복할까

대기업 실적 부진·증시 연중 최저점 기록소상공인 경영난 심화·장기 실업자 급증…전문가들 한국경제 미래 대체로 '부정적'미·중, 자국 우선주의등 세계경제 만만찮아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증시가 연중 최저점을 잇달아 기록하며 공황상태를 맞았고, 소상공인의 경영난 심화와 장기실업자 및 실업급여도 외환위기 후 최다를 기록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지난주 코스피는 2천27.15로 장을 마치면서 심리적 저지선인 2천선을 위협했다. 특히 10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고, 주요 선진·신흥시장과 비교해도 하락률이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같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 미국과 중국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기업 불신 등이 충격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문제는 국내 증시의 급락 여파로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올해 150조원 넘게 줄었다는 점이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지난 26일 현재 811조2천860억원(이하 종가 기준)으로 집계돼 작년 말 968조290억원보다 156조7천430억원(16.2%)이나 감소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 감소는 고스란히 대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만큼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암초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용지표는 현재 상황을 말해주듯 최악이다. 통계청 자료를 따져보니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올해 1∼9월 평균 15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6.9%) 증가했다. 이는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1999년 6월 이후 올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1∼9월 실업자 수도 111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1천명 늘었다.실업자가 많아지면서 실업급여 지급액 역시 약 5조3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업급여(약 4조929억원)보다 약 9천448억원(23.1%) 증가하는 등 한국 경제 악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수출 동향도 불안의 연속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3.96(2010년=100)으로 작년 9월보다 5.2% 줄었다. 올해 2월(-0.9%)에 이어 7개월 만에 감소했다. 효자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늘었지만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반도체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작년 9월 73.4%에서 올해 9월에는 27.7%로 하락했다.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소비도 좀처럼 활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분기와 비교한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분기 0.7%, 2분기 0.3%, 3분기 0.6%로 세 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소상공인의 경영난도 심각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15∼2017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는 전국 소상공인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1천77만원으로 2015년보다 14만원 늘었고 같은 기간 월평균 영업이익은 294만원에서 304만원으로 1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로는 각각 1.31%와 3.4%로 이 기간 물가상승률 2.9%를 고려하면 월 매출은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갈수록 자국 우선주의로 치닫고 있는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 일본의 패권주의 등 세계 경제가 만만치 않은 현실속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있는지 걱정된다. 불안한 한국 경제가 이대로 주저앉을까 두렵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10-28 신창윤

[데스크 칼럼]눈물의 그림전, 상상이 현실로 승화하다

서울 학고재 갤러리 이종구 화백 전시회세월호~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역사 그려임하도 폐교서 담은 단원고 학생 작품앞눈물짓던 젊은 여성 보니 미안한 마음…지난 토요일 오후 서울 종로 학고재 갤러리에 갔다. 인천에 사는 이종구 화백의 '광장-봄이 오다'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종구 화백은 4·16 세월호 사건의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그 사건으로 촉발된 광화문 광장의 촛불시위, 그로 인해 탄생한 새 정부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역사적 흐름을 그림에 담았다. 단원고 학생들의 1학년 때 단체 사진을 보고 그린 작품 10점도 걸렸다. 1반부터 10반까지 350명이다. 이들 중 325명이 수학여행에 참여해 세월호에 탔다. 75명이 살고 250명이 숨졌다. 그 250명의 넋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작가는 10점의 작품에만 특별히 액자를 했다. 세월호로 시작된 광장의 촛불이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켰고, 그것은 또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점을 이번 전시회는 또렷하게 보여준다.작품 속 학생들은 주로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반별로 나름의 신호처럼 서로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저쪽에서부터 보면서 오던 어느 젊은 여성이 한참을 서 있었다. 왜 이렇게 더디게 가는지 살피려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 여성은 울고 있었다. 눈 주위는 붉게 물들었고, 눈물이 주룩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발걸음을 멈춰 서 있었던 거였다. 아, 나는 도대체 뭘 보고 있었단 말인가. 사진과 영락없이 정말 잘 그렸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하기는 했지만 눈물까지는 나지 않았다. 눈물짓던 그 젊은 여성을 보노라니 갑자기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화가들도 함께 관람했는데 그들은 저 작품은 무슨 재질의 도구를 썼고, 무슨 기법으로 그렸는지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들 역시 아이들 단체 사진 작품 앞에서 눈물을 훔치던 그 여성을 보았다면, 아마도 학생들에게 미안해했을 거다.이종구 화백은 단원고 학생들을 작품에 담기 위해 정말이지 눈물겨운 작업을 했다. 그는 작년 여름 3개월을 해남 임하도에 가 있었다. 이제는 폐교된 우수영초등학교 분교 건물에서 혼자 먹고 자면서 그림을 그렸다. 바닷가의 이 학교에서는 세월호가 다니던 뱃길이 바로 보였다. 밤에는 뒤채는 파도소리와 을씨년스러운 바람소리가 무서웠다. 온갖 유령들이 왔다갔다 하는 통에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밤이면 밤마다 빨리 잠들고 싶었고, 빨리 새벽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개 반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는 데 꼬박 1주일이 걸렸다. 그렇게 꼼짝하지 않고 학생들을 그렸고, 그렇게 학생들을 달랬다. 작가는 3개월 폐교 생활을 정리하고 나오던 날이 마치 3년 군생활에서 제대하던 날 같았다고 했다. 현장에서, 고통을 감내해 가면서 완성한 작품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뿜어져 나왔던 모양이다. 순수한 관객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거였다.오는 21일까지 계속될 학고재 전시회에는 총 33점이 걸렸다. 등장인물만 500명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있다. 이종구 화백은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보고 나서 곧바로 백두산 정상을 배경으로 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판문점의 남북 분단선을 두 정상이 손을 잡고서 넘나드는 두 장의 사진을 중심으로 하고 백두산 천지와 우리의 산하를 배경으로 삼았다. 판문점 사진을 합성한 통일 염원의 작품이었다.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한 거였다. 그런데 그게 그만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천지에 함께 올랐다. 이번 전시회가 9월 28일 개막되었으니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1주일 사이에 보도 사진을 그림으로 그린 꼴이 되었다. 이종구 화백은 "상상력의 작가는 완전히 망하고, 생각지 않았던 기록화 작가가 되고 말았다"면서 웃었다./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10-14 정진오

[데스크 칼럼]범죄 장비는 첨단, 단속은 육안

장소 가리지 않는 '성범죄 몰카범' 급증범행도구 휴대용 스마트폰 가장많이 사용지자체들 공중화장실 '안심스크린' 설치예방효과 크고 여성들 만족도도 높다는 평법무부가 성범죄 몰카범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성범죄 영상물을 촬영·유포하는 사범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징역 5년의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는 게 골자다. 영리를 목적으로 성범죄 영상물을 촬영·유포하는 경우에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으로만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된 휴대용전화기를 사용해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몰래카메라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기초단체의회 여성화장실, 해군사관학교 내에서조차 범죄가 이뤄질 정도로 장소를 가리지 않자 경찰, 지방자치단체, 민간 할 것 없이 몰카 단속에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지난 6월 인천 부평구 문화의거리에서 가방 속에 숨겨둔 휴대전화 카메라로 길 가던 여성 10여 명을 촬영한 공무원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여주시의 주민센터 공무원이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380여 개의 성범죄 영상물을 촬영했다가 적발됐는가 하면 청주시 한 주민센터에서 공무원이 동료 여직원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것이 발각됐다. 지난 1일에는 군인권센터가 해군사관학교의 몰카 상습 촬영에 대해 가해자 생도를 퇴교시킨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불법 촬영 혐의를 받은 피의자가 1만 6천80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성범죄 영상물 몰카 범죄는 2014년 2천905명, 2015년 3천961명, 2016년 4천499명, 2017년 5천437명으로 4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에 피해를 본 사람은 2만 5천896명인데 이중 83%인 2만 1천512명이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몰카 범죄를 막겠다고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들이 팔을 걷고 나섰지만, 단속 실적은 '0'건이다.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50억 원을 지원해 몰카 탐지기를 구입하고 상시 점검반도 구성했지만 올 들어 단속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인천시는 지난 8월부터 공중 화장실에서 단속을 벌이고 있고, 9월부터 기초단체들도 합동 단속반을 구성해 조사에 나섰다. 일단 공중화장실 내 몰래카메라 실태조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조사가 이뤄진 뒤 결과를 봐야겠지만 고정형 몰래카메라를 찾는 것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점검에서 몰카를 발견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휴대용 기기로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다는 얘기다. 몰카 실태조사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는 공중화장실로 나타났고, 범행도구로는 휴대용 스마트폰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고 한다.지자체의 대대적인 단속과 사법부가 처벌을 강화하면서 몰카의 심각성을 알리고, 범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1차적인 조치가 이뤄졌다면 지금부터는 예방책이 실행에 옮겨져야 할 때다. 공중화장실은 특성상 CCTV와 같은 감시 장비를 갖출 수 없다. 범죄에 악용되는 장비는 갈수록 첨단 기능을 갖춰가는 데 단속은 눈으로 점검하는 수준이라면 근절할 수 없다. 없는 고정형 몰카 찾는데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최근 몰카 예방을 위한 '안심스크린'이 전국 지자체 사이에서 화제라고 한다. 제천, 충주, 청주시 등 충북도 내 기초단체들이 공중화장실 칸막이 밑을 가리는 '안심스크린'을 설치한 이후 제주도와 대구를 비롯한 다른 지자체들도 설치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설치 비용도 저렴하면서 예방 효과도 크고, 여성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평가다. '몰래카메라'를 예전 TV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재미', '호기심, '장난' 정도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이다. 몰카는 심각한 성범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10-07 이진호

[데스크 칼럼]인천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의 역할

국토부의 '물량 확보위한 끼워넣기' 느낌서북부 주거벨트 한축으로 전락해선 안돼복합환승센터 조성 교통편의 강화 중점첨단산업등 '자족형복합도시'로 조성돼야인천 서구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이 9월 21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포함됐다. 이번 대책에서 국토부는 양질의 저렴한 주택이 서울과 인천·경기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30만 호)를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1차 공공택지 개발 대상지로 검암역세권(7천800호) 등 17곳(약 3만 5천 호)을 공개했다.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은 공항철도와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탈 수 있는 검암역 남측 약 79만 3천㎡ 부지를 자족형 복합도시로 만드는 내용이다. 이날 인천시는 국토부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이 보도자료를 내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며 향후 절차를 거쳐 공급 시기 등 세부 사항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민 중심 주거 공간을 확보하고, 환승센터를 포함한 도시첨단 산업·물류 기능을 도입해 자족형 복합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검암역세권이 공공택지 개발 대상지로 선정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낸 셈이다. 국토부 대책에 포함된 만큼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관련 절차 및 협의가 신속히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듯하다.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은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온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는 '인천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 예정용지로 반영돼 있으며, 세부 계획이 담긴 '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동의안'은 올해 4월 인천시의회를 통과했다. 인천시 행정이나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 등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업이다. 개발계획이 행정절차 과정에서 일반에게 공개되는 게 잘못된 건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런데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포함될 것이라곤 예상치 못했다. 국토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은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의 치솟는 집값을 잡으려는 조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고, 집값 오름세 역시 크지 않다. 특히 인천 서구는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가정2지구 등 주택 공급 물량이 집중된 곳이다. 국토부가 물량 확보를 위해 이번 부동산 대책에 인천의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을 끼워 넣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이 아닌 인천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 아파트 등 주택 공급보다는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통해 검단신도시·검암지구·루원시티·청라국제도시 등 서북부 지역의 교통 편의를 보완·강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검암역세권은 사업 대상지와 그 주변에 난립한 공장들을 정비하면서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산업 구조 고도화' 기능을 해야 한다. 물론 주택 공급은 일정 부분 필요하다. 주거 용지 매각을 통해 복합환승센터와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비용을 마련하는 사업 구조인 데다, 상업시설과 산단 입주기업 직원을 위한 주택도 필요하다. 하지만 과잉 공급은 기존 주택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구도심 재생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수도권 신도시는 서울의 인구 과밀, 집값 상승, 주택난 따위를 해소하고자 계획적으로 만든 도시를 말한다. 그래서 신도시를 '스테이션(station)'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에 거주하지 말고 인근(신도시)에서 살면서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에 진입하라고 만든 게 신도시라는 것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검암역세권이 인천 서북부 주거 벨트의 한 축으로 전락하거나 서울행 스테이션이 돼서는 안 된다. 국토부와 인천시에서 밝힌 대로 '자족형 복합도시'가 되는지 지켜볼 일이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9-30 목동훈

[데스크 칼럼]아시안게임과 팬들의 실망

국가대표로 출전한 야구·농구 선수들선발과정 문제·병역혜택 논란 잇따라태극마크 단 그들의 땀방울 진실성 의심 '사태 매번 반복' 이젠 개선점 찾아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과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의 평가전 모두 만원 관중을 동원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암표상이 나타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로 침체될 것을 우려했던 축구계는 표정 관리가 어려울 지경이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국민 모두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듯 이번 평가전 2경기도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프로축구단들도 이런 국민적인 관심을 정규리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 경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며 흥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하는 종목도 있다. 야구대표팀은 목표대로 금메달을 따 아시안게임 3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선수 선발과정과 운영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12일 한국야구위원회 정운찬 총장이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도 감소하고 있어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둡다. 남자농구도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을 이끌던 허재 감독이 사퇴하는 등 2018~2019시즌 개막을 한달여 남겨 놓고 위기에 빠져 있다.하계와 동계 프로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야구와 농구가 아시안게임 이후 왜 이런 상황에까지 빠졌을까?선수 선발 문제와 병역 혜택 논란이 일며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땀방울에 대한 진실성이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선수 선발 권한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고유의 권한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선발 과정이 진행되며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선수들이 선택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런 논란에도 선발된 선수들이 팀이 목표하는 바를 이뤄내는데 일조한다면 선발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매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 논란이 증푹되는 건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이번 사태는 프로스포츠가 출범한 이후 같은 방식으로 병역 혜택을 받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건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또 프로선수로서 사회에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해주기를 바란다.한국 4대 프로스포츠 중 가장 먼저 출범한 종목이 야구다. 프로야구는 당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7년이 지난 지금 그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떳떳한 경기를 하고 있는지 되새겨 봤으면 한다. 지금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비록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축구도 야구와 농구처럼 선수 선발 과정과 병역면제 혜택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가장 오랜 프로스포츠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다운 국가대표팀 선발과 운영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반칙을 해서 승리하는 팀 보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감동을 주는 팀이 명문구단으로 인정받듯,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회피하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스포츠팬들이 원하는 건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이 아닌 바로 이런 논의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9-12 김종화

[데스크 칼럼]한국 체육의 현실 짚어준 '2018 AG'

24년만에 일본에게 2위 내주며 '3위'기초·효자 종목 예년에 비해 성적 부진스타선수 은퇴후 후진양성 실패 등 원인생활체육 활성화로 '선택과 집중' 필요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이 지난 2일 막을 내렸다.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49개, 은 58개, 동 70개를 따내며 중국(금 132, 은 92, 동 65)과 일본(금 75, 은 56, 동 7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65개 이상을 획득해 6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선전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이 AG에서 일본에게 2위 자리를 내준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며, 금메달 50개 획득에 실패한 건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반면 일본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의 금메달 47개보다 28개나 늘어난 75개를 획득했다. 순위를 바꾼 한국과 일본의 메달을 종목별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눈에 띄는 격차를 보이는 대목은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의 차이다. 육상 종목의 48개 금메달 중 일본은 6개, 한국은 1개를 획득했다. 41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선 일본이 19개, 한국은 2개를 따냈다.하지만, 한국이 기초 종목에서 부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메달 개수가 줄어든 실질적인 이유는 무얼까. 그동안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었던 '효자 종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태권도와 양궁, 사격, 볼링 등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사격과 볼링은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각각 절반 수준으로 금메달 개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한국이 획득한 메달도 줄어들었다. 또한, 태권도와 양궁 등의 종목에선 예년과 비교해 부진했다.대한체육회는 종합 2위 수성의 실패 원인으로 ▲종목별 스타 선수 은퇴 후 후진양성 실패 ▲전통 강세 종목에서 새로운 기술과 전술의 개발 미흡 ▲운동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유망주 발굴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그렇다면 일본의 상승세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 체육 위주로 정책을 전환했었다. 생활체육 육성으로 체육의 저변확대는 이뤄졌으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은 저조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다시 엘리트 체육에 과감한 투자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은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2008년 설립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다. 유망 선수들을 선발해 이 시설에서 집중 훈련과 함께 학업도 이수하도록 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이 탄생하고 있다. 2015년엔 스포츠청을 설치하면서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나섰다. 2016 리우올림픽의 상승세가 그냥 나온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2016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획득하며 4년 전보다 5계단 오른 종합 6위에 랭크됐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일본은 수십 년 동안 이뤄지고 있는 체계적인 학교 체육 교육과 클럽 스포츠의 병행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배출해내면서 기초 종목 또한 탄탄해졌다. 전체 스포츠 등록 선수 수도 인구수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12만 명, 일본 100만여 명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꾸준한 일본의 제도와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대한체육회도 2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메달 획득의 수준도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윈-윈'이라는 결론은 도출됐다. 우리 사정에 맞는 방향과 방법을 설정해 꾸준히 추진할 일만 남았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9-05 김영준

[데스크 칼럼]울리지 않은 인천 사이렌

화재 대응 취약한 지하도상가·전통시장市, 서울시 첨단장치 벤치마킹·예산 타령만지능형시스템 구축비용 13억원인데 또 미뤄간담회만 열심히하고 실천 안하면 소용있나소리를 내는 경보장치인 '사이렌'은 1819년 프랑스의 C. C. 투르라는 발명가가 만들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체의 반은 새이고, 반은 사람인 '사이렌'이라는 마녀가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을 유혹한 뒤 위험에 빠지게 한 데 착안해 그 이름을 따다 붙였다고 한다. 그 사이렌이 인천지역 화재 취약지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낡고 오래된 시설물일수록 안전에 취약하게 마련이다. 다중이용시설 중에서도 화재에 취약한 곳이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이다. 시설물 구조상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기도 불을 끄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결국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화재 발생 즉시 대응할 첨단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신속한 화재 대응에 취약하다고 지적받고 있는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의 첨단 화재 예방 시스템 설치에 유난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평지하도상가만 해도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16만 명에 달한다. 부평을 포함한 인천지역 15개 지하도상가도 화재 대응에 취약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전통시장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비상경보설비가 설치된 곳에서 8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 34건(41.9%)이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에는 60건의 화재 중 33건(55%), 2015년에는 73건 중 44건(60.2%)에서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인천지역 비상경보설비 미작동 비율은 전국 통계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높다고 한다.박남춘 시장은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안전교육을 총괄하는 전문 조직을 꾸려 체계적으로 시민 교육에 나서는 경기도나 서울시 등 타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해 인천지역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그런데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이 원론적이고, 탁상공론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인천시가 서울시의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는데도 박남춘 시장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서울시나 경기도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얘기가 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웃지 못할 일이 돼버린 것이다.인천시 관계자들은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화재감지 시스템이 경보만 울리거나 화재경보등이 깜박이는 방식이라 불이 날 경우 이용객이 빠르게 대피하는 '화재 진압 골든타임'(5분) 확보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의 첨단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렇게 하고서도 '예산' 타령만 하며 장기과제로 미루고 있다.서울시는 아날로그식 화재감지기 오작동률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모든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 등에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선망(LTE)을 이용한 센서가 5초 이상 지속하는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시장, 점포명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전달된 정보는 소방서 등 관련 기관과 점포주에게 곧바로 전파되는 시스템이다. 유선망 CCTV를 통해 화재, 대피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다.인천시는 200억원 규모의 지하도상가 특별회계를 운용하고 있다.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전체에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은 약 13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년이 아니라 당장 올 추경 예산에 반영해도 무리가 없는 액수이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다음으로 미루겠다고만 한다. 인천시는 대형 화재 해결 방안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적극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시의 행태를 보면 간담회만 열심히 개최할 생각인 것 같다. 말로만 떠들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9-02 이진호

[데스크 칼럼]송도 워터프런트, 어쩌다 이 지경까지

시, 원안대로 차질없이 추진입장 밝혀주민들 "다시는 믿지 못하겠다" 격앙이제와서 사업성 따지는것은 이해 안돼재심의 가능성 등 대안마련 촉구 필요송도 워터프런트가 인천에서 핫한 이슈다. 최근 인천시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가 경제성을 이유로 1-1단계 구간 공사만 허용한 게 발단이다. 위원회는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다만 수로의 방재 기능을 고려해 1-1단계 사업만 관계기관·부서 의견을 들어 추진하는 것으로 조건부 승인했다. 실제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편익분석)값이 기준치인 1을 넘지 못했다. 0.739에 그쳤다.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기존 수로와 호수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ㅁ'자형 물길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사업으로 'ㄷ'자형 물길을 만들고, 송도 11공구를 조성하면서 별도로 수로를 내 'ㅁ'자형 워터프런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서측과 북측이 1단계(2018~2021년·10.46㎞), 남측은 2단계(2021~2027년·5.73㎞), 동측 11공구에 물길을 내는 사업이 3단계(2018~2027년·4.98㎞)인 셈이다.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한 1-1단계 수로 길이는 930m다. 우선 1-1단계 공사만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소식에 송도 주민들이 들고일어났다. 기대와 달리 고작 930m만 낸다니 주민들이 발끈할 만하다. 인천경제청이 보도자료와 김진용 청장 명의의 입장문, 기자회견을 통해 "원안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듭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민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시는 속지 않는다" "믿지 못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송도를 독립된 자치구로 만들어 예산을 별도 회계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천시가 재정난을 해결하려고 송도 땅을 가져다 쓰면서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 하나 못 하게 제동을 건 것에 대한 불만이 '자치구 독립' 요구로 표출된 것이다. 송도 주민들이 개발부담금은 워터프런트 조성 등 송도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자, '집단 이기주의'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온라인상에선 신도시와 구도심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가. 송도 워터프런트 단 한 건 때문은 아닌 것 같다. 151층 인천타워 건립은 무산됐고 학교 신설, 종합병원 유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송도국제업무지구와 6공구 개발, '아트센터 인천'(콘서트홀) 개관 등은 늦어지고 있다.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도 지난 2014년 9월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인천의 주요 사업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단 해묵은 과제와 난제를 풀어나가기 바쁜 듯한 느낌이 든다. 인천시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면 좋으련만,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과대 해석·추측도 불신을 키우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박남춘 시장 인수위원회는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박 시장의 '인천경제청에 버금가는 도시재생 총괄 전담기구 설립' 공약은 인천경제청 조직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왔다.인천경제청은 기자회견에서 1-1단계를 우선 착공하고, 나머지 구간은 사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성 제고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그동안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이제야 사업성 제고 방안을 찾겠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지연 없이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송도 주민들도 재심의가 가능한지, 사업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등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시장·경제청장·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문자 폭탄', 주민세 납부 거부 운동 등은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8-26 목동훈

[데스크 칼럼]궁예 도성과 한반도 평화

남측, 北에 '공동발굴 하자'고 잇따른 제안비무장지대내 성터 상당부분 그대로 방치주목받는 이유는 경원선 복원과 맞물려 있어 경기도, 마식령·금강산 연결 관광특화 계획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궁예 도성'이다.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위해 지난 8월 10~19일 평양을 방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북한 측에 DMZ(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궁예 도성' 남북 공동발굴을 제안했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23일 강원도 철원군청에서 이현종 철원군수와 한금석 강원도의회 의장 등을 만난 뒤 궁예 도성 터 현장을 방문, 남북 공동 발굴 가능성을 타진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경우는 지난 5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DMZ 궁예 도성 남북 공동발굴 추진 정책세미나'를 가졌다.'궁예 도성'은 남북 간 DMZ 내 유해 공동발굴 추진에도 등장한다. 지난 7월 31일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비무장지대 유해 공동발굴에 뜻을 모았던 남북 군 당국이 후보지를 5곳으로 압축했는데 그중 하나가 '궁예 도성' 유적지 근처다. 또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남북이 DMZ 안에 있는 369개의 최전방 감시초소 GP 중 10여 곳을 우선 시범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는데 여기에도 '궁예 도성' 근처 GP가 등장한다.궁예(857?~918)는 우리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인물 중 한 명이다. 역사 속에 묻혀있던 그는 지난 2000년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탤런트 김영철씨의 몸을 통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왔다. 몰락한 신라 귀족 집안의 후손으로 알려진 궁예는 외가에서 태어나 어릴 때 버려진 뒤 승려가 됐다. 난세에 영웅이 태어나듯, 당시 진성여왕 시대는 어지러웠다. 출중한 솜씨를 가진 궁예는 892년 원주에서 일어난 반란군에 가담하면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한다. 궁예는 강릉에서 개성에 이르는 한반도 중부 지역을 장악한 뒤 901년 고구려의 부흥을 내걸고 태봉국(후고구려)을 세워 스스로 왕에 오른다. 역사는 궁예가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관심법을 앞세워 기행을 일삼다 부하였던 태조 왕건에게 내쫓겼고 백성에게 붙잡혀 비참한 최후를 맞은 폭군으로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궁예는 신라의 골품제를 폐지하는 등 한국 중세사를 새롭게 연 혁명가였다고 말한다.'궁예 도성'은 이런 궁예가 905년 수도를 개성에서 철원으로 옮긴 후 만든 태봉국의 수도다. 당시에는 드물게 평지에 건설된 신도시였고 외성의 길이가 12.5㎞, 높이는 10m에 이르렀다 한다. 또 내성이 7.7㎞, 궁성 1.8㎞로 기록돼 있다. 현재도 성터의 상당 부분이 남아있고, 제대로 발굴할 경우 유물도 다수 출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비무장지대 내에 위치한 데다 남북 군사분계선이 도성의 한가운데를 양분하면서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궁예 도성'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 새롭게 주목받으며 남북 분단과 평화의 상징물로 떠오른 배경이다. '궁예 도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일단 남북이 합의한 철도 복원 계획에서는 제외됐지만, 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는 경원선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경원선은 서울~원산(元山)을 잇는 철도로 길이 223.7㎞이며 1914년 9월 16일 전 구간이 개통됐다. 오늘날에는 국토 분단으로 용산역~의정부~동두천~연천을 거쳐 백마고지 역 사이의 94.4㎞만 운행되고 있다. '궁예 도성'은 이런 경원선이 복원되면 백마고지 다음 역인 월정리 역에서 불과 1㎞ 정도 거리다. 경기도는 이에 맞춰 경원선 복원 시 '궁예 도성'과 원산 근처의 마식령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관광노선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궁예 도성'의 복원은 곧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궁예 도성'에서 시간을 되돌려 궁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8-22 김순기

[데스크 칼럼]최고의 비즈니스

교회·불교계 소란·젊은 개혁 정치인 실종종교·정치 본질 없고 비즈니스만 있을 뿐기업인 대부분 사후에 '흉상' 남기는 이유는팔·다리 떨어질때까지 뛰었기 때문이란다한달여 전 60대 초반의 중견기업인 A대표와 그의 고향 충청도로 1박2일 여행길에 나선 일이 있다. A대표는 40여년 전 고등학교 졸업 직후 폐수처리업에 투신, 굵직한 중견기업을 일궈냈다.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내년 7월 '사회봉사를 표방하는 세계 최초의 봉사클럽 연합체'의 한 지구 총재 자리도 맡을 예정이다.A대표는 고향 동네 이곳저곳을 돌며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 고등학교 유학시절 고생담과 기업을 일구면서 겪었던 애환도 회상했다. 그러다 불쑥 "내가 40여년 사업을 하면서 '인생 최고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한 것이 3가지가 있다"며 '종교비즈니스, 정치비즈니스, 금융·보험 비즈니스'의 개인적인 관(觀)를 언급했다.일정 정도 위치에 오르면 더 이상의 큰 노력도 없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사견이다.서울의 대형 교회 부자 세습 논란이 연일 파장을 낳고 있다. 2015년 아버지 목사가 은퇴 후 2년 가까이 공석으로 있던 담임목사 자리에 아들 목사가 부임했다. '청빙 결의 무효소송'으로 이어졌고, 지난 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 재판결과 8명이 아들 목사의 청빙을 찬성, 7명이 반대했다. 한 표가 재판 결과를 가른 것이다. 개신교 법조인 약 500명으로 구성된 기독법률가회(CLF)는 "사실상 파행된 노회 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해 처리했으므로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주장,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불교계도 연일 소란이다. 사상 초유 총무원장 탄핵사태로 조계종이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안팎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퇴진하겠다던 약속을 뒤집고 지난 13일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을 직접 읽으며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2018년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원로회의 인준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차기 교권을 향한 쟁투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정치 비즈니스는 또 어떤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늘 '그때'뿐이다. 개혁을 자처했던 젊은 정치인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논란 당시 각 정당은 뇌물죄, 직권남용죄,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정작 피감기관 지원 국회의원 해외출장과 관련,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이하 김영란법) 위반이 의심된다며 통보한 38명 중 26명의 명단이 확인되자 여의도에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됐다.특활비 문제가 터지자 이번에도 이리저리 여론의 추이를 떠보더니 슬그머니 '반쪽 특활비 폐지'를 내놓고는 더 이상 말이 없다.A대표는 금융·보험비즈니스에 이르러 "이 사람 돈 받아다 저 사람에게 비싼 금리 적용해 빌려주고 이자 먹는 장사", "위기의식 조장해 보험료 받아 장사하는 비즈니스"라고 말한다.실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9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인 1조7천억이 늘어나 이자장사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더해 금리조작 파문까지 일으켜 국민들만 '봉'으로 만들었다. 보험업계도 보험료 받을 때와 보험금 줄 때가 '화장실 갈 때, 나올 때 틀리다'란 식이다.A대표는 "종교에 종교가 없고, 정치에 정치가 없다. 비즈니스만 있을 뿐"이라며 "100%는 아니지만, 기업인들은 사후에 대부분 흉상을 남긴다. 팔 다리가 모두 떨어져 나갈 때까지 평생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뛰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울림이 왔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8-19 이재규

[데스크 칼럼]막바지 무더위

한달 넘도록 끔찍한 '폭염'과 '여름 가뭄'찬바람 불면 '언제 그랬냐'는듯 잊지 말고내년 예산에 대비책 충분히 반영하길'닥치면 허둥대는 모습' 이제는 끝내야어젯밤에도 열대야와 전쟁을 했다.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는 후텁지근하고, 집안은 온통 달궈져 벽이고 침대고 모두 뜨끈뜨끈하니 배겨낼 방법이 없다. 에어컨 바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틀어놓고 잘 엄두를 못 내다보니 밤마다 더위와의 싸움이다. 선풍기를 틀어놓고도 모자라 아이스팩을 천으로 둘둘 말아 끼고 있었지만, 결국은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아침을 맞았다. 또 하루 '극기훈련'을 한 기분이다.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웠던지, 휴대폰 배터리가 다 부풀어 올랐다. 잘 되던 기능이 갑자기 안돼서 '왜 이러지?' 하고 휴대폰을 살펴보니 얇은 배터리가 배를 '불룩' 내밀고 있었다. 들어보니 여기저기 이런 '더위 먹은 배터리'가 많아서 배터리 주문도 갑자기 늘었고, 휴대폰이 고장이 났다며 AS센터를 찾은 고객도 많았다고 한다. 배터리뿐이랴. 달리던 값비싼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는 얘기를 올여름처럼 많이 들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BMW는 아예 '긴급점검 미이행 차량 운행중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하도 불이 났다는 기사를 많이 봐서 차를 몰고 다니기가 겁이 날 지경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역시나 기록적인 더위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많으니, 올여름 무더위가 남긴 또 하나의 '진기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이제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폭염의 끝이 보인다고 한다. 벌써 8월 중순을 지나고 있으니 무더위의 '피크'가 끝날 때도 됐다. 사실 아침에는 살살 찬바람이 돌기도 해서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있는 중이다. 한 열흘쯤 있으면 언제 더웠냐는 듯 선선한 바람이 불 것이고, 한 달 넘게 이어졌던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 기억도 낙엽 지듯 가을바람에 지워질 터이다. 아마 그때쯤이면 다가올 추위가 더 걱정이 될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아무것도 잊지 않는다면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고 한다. 그 많은 기억들을 고스란히 떠올리며 다닌다면 아마 '정신 나간 사람'처럼 될 것도 같다. 하지만 너무 빨리 너무 쉽게 잊는 것도 문제다.올여름 그렇게 끔찍한 폭염을 겪으면서 "여름마다 폭염이 되풀이될 것이다. 폭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을 정말 수도 없이 했다. 폭염 같은 광범위한 자연 재해에 대한 대처라는 게 금방 '뚝딱'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미리미리 크게 대비를 해놔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걱정이다. 올여름 폭염이 딱 끝나는 순간,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작년 봄, 우리는 '수십 년 내 최악'이라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그때 똑같이 말했다. "봄마다 가뭄이 되풀이될 것이다. 가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예상대로 올해도 가뭄이 극심하다. 봄 가뭄이 아니라 여름 가뭄으로 옮겨온 것이 다르지만, 한 달 넘게 목타는 가뭄이 이어져 저수지가 마르고 녹조가 번지고 있는 상황은 별다르지 않다. 이쯤에서 한번 묻고 싶다. 작년에 그토록 강조했던 가뭄 대책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실현이 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느냐고. 자연의 힘은 참 무시무시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경제력을 갖고 있어도 자연재해를 온전히 막아내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막을 수 없다면 미리미리 대비하여 피해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지혜다. 이제 가을이 오면 내년 살림을 짜는 '예산 시즌'이다. 부디 내년 예산에는 가뭄과 폭염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반영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지나가면 까먹고 닥치면 허둥대는' 모습은 이제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8-15 박상일

[데스크 칼럼]논란되고 있는 학생선수 학습권보장

최저학력제 채우기 위해 낯선 환경서 수업선수들에 도움 안되고 학부모들 반발만 사그들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도입된다면 어렸을때부터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학생 선수들의 운동권 보장 문제는 수년 전부터 체육계와 교육계의 공통된 관심거리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선수들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최저학력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최저학력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중 한 과목이라도 소속 학교의 해당 학년 교과별 평균성적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 학기 전국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초등학생은 평균 성적의 50%, 중학생은 평균성적의 40%다. 고등학생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강좌를 들으면 학교장의 판단하에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사실 최저학력제 도입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운동선수가 꿈인 청소년들 간에 학습차를 사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모든 일반학생들에게 적용될 수는 없지만 많은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은 학교 수업 외에도 추가적인 교육을 위해 사설기관의 강좌를 듣는다. 이런 사설기관에서 또는 학교 수업 외에도 자율적으로 공부를 하는 학생들과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같은 평가 기준으로 서열을 매겨 결정하는 최저학력제는 운동하는 청소년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인성이 바른 청소년을 육성하기 위함이라면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 중 몇몇 과목 대신 인성 교육을 위해 윤리나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알 수 있도록 역사와 같은 과목을 추가하는 것을 어떨까 제안해 본다.2 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국가대표로 발탁된 청소년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 합류하면서 발생한 문제는 수업 참여 문제였다. 지금도 학생 선수들은 정규 수업에 참가하기 위해 진천선수촌 부근의 학교에 등교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오로지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자신이 그동안 배워왔던 교육 과정과 다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수업 참여가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과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학생 선수들과 부모, 지도자들은 교육당국의 최저학력제를 비롯한 학습권 보장 방침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 선수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는 교육 정책이 아닌 일반 학생과 똑같은 시각에서의 정책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교육계는 그렇지 않다. 대학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있듯 운동선수는 운동선수에 맞는 교육과정을,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그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이 도입된다면 어렸을때부터 좀 더 체계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정책은 정책 수혜자인 학생 선수와 부모 모두에게 반발을 사고 있다.보편적인 시선에서 학생선수들을 바라보지 않고 학생선수의 입장에서 이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바라봐준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지 의문이 든다.운동선수도 학생이라면 교육에 참여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꿈인 학생들에게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제시됐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8-12 김종화

[데스크 칼럼]어느 노부부의 첫 백령도 여행

방문객 맘에 들도록 혁신적 관광정책 필요이제는 서해 최북단 섬 이미지 벗어버리고남북 분단선 아닌 연결지점으로 돼야 한다 여유와 평화 즐길방안 없는지 고민해 보자우리 동네 세탁소 주인 부부가 며칠 전 백령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60년 넘게 평생을 인천에 살면서도 백령도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단다. 그래서인지 벼르고 별러서, 정말이지 큰맘을 먹고 부부 둘이서만 백령도 여행을 떠난 거였다. 차를 갖고 들어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 백령도 현지 민박집에서 하루 5만 원씩 주고 렌트를 했다고 한다. 2박3일을 있었다. 부부의 표정은 백령도에 가기 전과 갔다 온 뒤가 달랐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으냐고 물으니 선뜻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렇게도 가 보고 싶어 하던 백령도 여행에서 노부부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온 거였다.깨끗한 바닷물과 이색적인 해변처럼 눈길을 끌게 한 것들도 있었지만 이들 부부에게 백령도 여행이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백령도만의 먹을거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묻고 물어 찾아간 칼국숫집은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여행객의 마음까지 잡아주지는 못했다. 백령도 현지인들조차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폭염이 심했는데, 덥고 짜증 나는 도심을 피해 멀고 먼 섬으로 온 관광객에게 더위를 날리게 할 장치는 없었다. 가장 큰 구경거리라는 두무진 해상 관광도 하지 못했다. 안개가 끼었다는 이유였다. 먹을 게 없었고, 더위조차 도심과 다를 게 없었고, 꼭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것도 있었다. 이 정도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이유로는 충분해 보였다. 마치 신혼여행을 준비하듯 했는데 안타까웠다.반면에 이들 부부보다 조금 먼저 백령도 여행을 다녀온 또 한 부부의 경우는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둘의 차이는 개별적으로 갔느냐, 여행사를 끼고 단체로 갔느냐에 있다. 단체 여행 부부는 먹는 것도 좋았고, 백령도 이곳저곳을 설명해주는 안내원의 이야기도 맘에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물론 백령도를 또 가고 싶은 여행지로 여긴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첫 백령도 여행에서 실망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백령도 관광에 대만족을 표한다. 하나의 섬인데도 불구하고 남과 북으로 갈려 서로 딴 곳만 바라보듯이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백령도 관광은 아직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을 듯하다. 백령도는 아직 개별 관광객들에게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그 점을 세탁소 노부부의 경험이 잘 일러준다.세탁소 부부의 얘기를 듣자니 오래전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5도를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삼아야 한다는 주제로 기획 취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검색을 하니, 꼭 10년 전이었다. 2008년 11월에 4박5일 동안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를 취재하고 다섯 차례에 걸쳐 기사를 썼다. '백령도를 수도권의 제주로!'였다. 백령도가 얼마나 색다른 여행의 맛을 주는지, 더 많은 여행객을 맞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썼다. 10년이 지났건만 백령도는 누구에게는 좋고, 누구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존재로 그대로 있었던 거다. 백령도는 이제 서해 최북단의 섬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북교류의 선봉으로 대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령도 관광 정책에 일대 혁신이 있어야 한다. 노부부 둘이서 여행을 하더라도 그들의 맘에 쏙 들도록 변해야 한다. 그 변화의 첫 출발은 백령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부터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서 해야 한다.백령도는 더 이상 남북의 분단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남북의 연결지점이 되어야 한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2012년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를 배경으로 평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로 시화집 '백령도'를 엮어내기도 했다. 거기 모인 작품 중에 '신화의 바다'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그 한 대목, '남북을 가르는 NLL 바다 위로 암호 같은 시간이 흐른다/이 불가해한 바닷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구절이 유난히 뇌리에 박힌다. 물범처럼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손쉽게 오가고, 맘속에 여유와 평화를 충만하게 할 방안은 없는지 백령도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자. 세탁소 주인 부부가 다시 백령도를 찾을 수 있도록 암호를 풀고, 열쇠를 돌리자./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8-08 정진오

[데스크 칼럼]탄생 100주년 번스타인을 추억하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미국의 '문화영웅'작곡가·지휘자·피아니스트·교육자로 활동뉴욕 필하모닉 중심으로 수많은 명연과 함께'대중의 클래식화' 이끌어 낸 낭만주의자오는 25일은 20세기 미국의 '문화 영웅' 중 한 명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1918~1990)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이 위대한 음악가를 기리기 위한 행사가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번스타인의 악보 판권사 '부시앤드호크스'에 따르면 2017~2018 시즌에 전 세계에서 기념 공연과 이벤트가 2천여회 열린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번스타인 메모리얼 콘서트'를 시작으로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지난 3월에 열린 정기 연주회를 '번스타인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로 꾸몄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0월 티에리 피셔의 지휘 아래 오페라 '캔디드'를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다. 같은 달 내한하는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도 번스타인의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연주한다.소니의 번스타인 지휘 앨범 100장 세트를 비롯해 도이치그라모폰과 데카도 공동으로 앨범과 DVD 세트를 내는 등 음반사들도 기념 음반들로 거장을 추억한다.보스턴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번스타인은 작곡가이자 지휘자, 피아니스트, 교육자로 활동했다. 하버드대에서 음악이론과 철학을 전공하고 커티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번스타인은 25세였던 1943년 뉴욕 필하모닉 부지휘자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그해 번스타인은 연주회를 앞두고 갑작스레 몸져누운 '지휘계의 거성' 브루노 발터의 대체 지휘자로 11월 14일 공연(라디오로 미 전역에 중계)을 치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1958년 최연소(40세)로 뉴욕 필 음악감독에 취임한 번스타인은 11년 동안 재임하며 뉴욕 필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1960년대 번스타인과 뉴욕 필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전곡(CBS)을 최초로 녹음하는 등 역대 가장 많은 콘서트를 개최했다. 또한 번스타인과 뉴욕 필은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CBS TV 방영)로 대중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에미상을 받은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는 후대 지휘자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금난새는 이 프로그램을 접한 후 지휘자의 꿈을 키웠다고 일전에 밝힌 바 있으며, 사이머 래틀은 버밍엄 심포니의 상임 지휘자로 재임 때 20세기 모더니즘 음악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이 또한 번스타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1970년대 교양 애독서로 꼽힌 '음악의 즐거움'을 비롯해 번스타인의 저서들 또한 서양 음악과 번스타인의 음악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1970년대 들어서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번스타인은 빈 필하모닉을 중심으로 수많은 명연을 이끌어냈다. 특히 서거 직전(1985~1989년) 완성된 두 번째 말러 교향곡 전집(도이치그라모폰)은 말러 애호가들의 바이블과도 같다. 말러 연주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뛰어난 세 오케스트라들인 빈 필하모닉과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전곡을 완성했다. 1960대 녹음한 전집이 말러 음악의 '지표'와 같은 역할을 했다면 두 번째 전집은 보다 사색적이며 느려진 템포 속에서 말러 음악의 본질을 찾아 탐닉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국내에서도 일기 시작한 '말러 붐'에 불을 지핀 음반이기도 하다.어린이 음악팬들에게 설명한 "훌륭한 지휘자가 되려면 악보 한 마디 한 마디를 작곡가의 의도에 맞게 해석해서 완벽하게 이해해야 합니다"에는 번스타인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수많은 명연과 함께 '대중의 클래식화'를 이끌어낸 열정적인 낭만주의자였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8-05 김영준

[데스크 칼럼]미군 유해 송환 추가로 이어지길

실종자중 5300구 北에 있는 것으로 추정가족들 슬픔·기다림 깊이 헤아리기 힘들어'정서적 연대'는 이념이나 지역 뛰어넘는'보편적 인류애'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었던 지난 27일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 55구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로 송환됐다.미국은 남다른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 유해가 곧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며 "많은 가족들에게 엄청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대변인 성명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군 전사자 유해송환이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약속을 이행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모멘텀에 고무됐다"고 말했다. 또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북미 관계의 전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과감한 첫 번째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미국 언론들은 한국전쟁 실종자 유가족들이 유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발 빠르게 후속 보도도 내놓았다. 그중 애리조나 길버트에 사는 잰 커런(70·여)씨의 사연이 눈에 띈다. 해군비행사였던 그녀의 아버지 찰스 개리슨 중위는 그녀가 3살 때 한반도 상공에서 격추된 뒤 포로로 잡혀있다가 숨졌는데 유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그녀의 '아버지 유해찾기'는 수십년 간 이어졌다. 부친을 좋은 묘지에라도 모셔 자식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십 개 실종자 모임에 참여했고, 지난 2013년에는 부친이 생포된 곳까지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버지를 모셔오지 못한 게 아직도 괴롭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은 독립전쟁을 거쳐 탄생한 나라다. 개인의 자유와 가치, 평등을 매우 중시하면서도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명예롭게 여긴다. 서부개척 시대를 거치면서 개인이 맺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 단위인 '가족'에 대한 정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온 일병 구하기'는 이런 미국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2차대전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끝난 직후 미국 대통령은 한 가지 보고를 받게 된다. 전쟁에 참여한 한 집안의 4형제 중 3명이 죽고 제임스 프란시스 라이언이라는 이름의 막내만 살아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마지막 남은 아들 한 명만이라도 어머니의 품에 되돌려보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한 특수부대가 꾸려진다. 영화는 존 밀러가 이끄는 특수 부대가 사상자까지 내면서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줬다.잰 커런씨는 이번에 송환된 미군 유해 55구 중에 부친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하기까지 또다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일단 미군의 유해는 미국 국방부 '전쟁 포로 실종자 확인국'이 있는 하와이 연구소로 옮겨진다. 유전자(DNA)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는 연구소에서 실종자 가족·친척들의 샘플과 비교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목걸이 인식표 등이 있으면 확인 기간이 짧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한국 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가운데 약 5천300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이런저런 실종자 가족들이 적지 않고 그들의 슬픔과 기다림은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그러기에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정서적 연대'는 이념이나 지역을 뛰어넘는 '보편적 인류애'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이 추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더 나아가 유해 발굴 및 송환이 종전선언·비핵화·평화협정 등으로 나아가길 희망해본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7-29 김순기

[데스크 칼럼]인천 도시재생 정책 방향은

2000년대 초반 '재개발·재건축' 가장 활발금융위기이후 대부분사업 폐지·축소·지연박남춘시장 공약 '원도심-신도시 균형발전'공공주도 한계 민간참여 등 '솔로몬지혜'를인천 남구 주안4동에 올해 개교 123주년을 맞은 인천고등학교가 있다. 1895년 6월 27일 개교한 '관립 한성외국어학교 인천지교'가 여러 번의 교명 변경 및 통합을 거쳐 인천고등학교(1951년 8월 31일)가 됐다. 인고가 주안4동에 자리 잡은 건 1971년 6월 5일이다. 인천감리서 안에서 개교한 인고는 송림동, 율목동을 거쳐 이곳에 왔다.인고백이십년사편찬위원회가 2015년 만든 '인고 백이십년사', 미추홀구(옛 남구)가 지난해 발간한 '도시마을생활사' 주안동 편에는 인고 이전 당시의 주안동 모습이 기록돼 있다. 주안동 일대는 인천 변두리 지역으로 학교 주위엔 논과 밭밖에 없었다. '민가 하나 없는 쌀쌀한 찬바람만 불어오는 황량한 지역'이었다. 허허벌판에 학교만 덩그렇게 있으니 동문의 불만이 많았다. 학교는 "지금은 이렇지만 10년 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옛터로 되돌아가자는 극성파 동문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예측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인지, 동문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적당히 둘러대어 위기를 모면한 건지 알 길 없지만, 어쨌든 주안동이 서서히 달라졌다. 인천 도심이 토지구획정리사업 등 도시 개발에 따라 이동·확장하면서 주안동 일대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거다. 1975년 인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석바위시장이 개설됐고, 2년 후 시장 인근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주안주공)가 들어섰다. 남동구와 연수구가 개발되기 전까지 주안동 일대, 특히 주안2·4동은 신도시 개념의 부촌(富村)이었다고 한다.며칠 전 찾아간 인고 뒤편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단독주택·빌라·상가 대부분이 텅텅 비어 있었고, 건물 외벽에 빨간 스프레이로 '철거'라고 적혀 있거나 현관문이 쇠사슬 또는 나무 막대로 굳게 잠겨 있었다. 이 일대 약 9만560㎡는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철거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고 이주가 한창이다. 아파트 13개 동 총 1천856세대가 건립될 예정이다. 허허벌판에 학교 하나만 달랑 있었던 곳이 저층 주거지를 거쳐 이제는 '고층 아파트 숲'으로 변모할 채비를 하는 셈이다.인천에서 주택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구월, 간석, 주안 등 저층 주공아파트 위주로 재건축이 이뤄졌는데, 재개발은 토지주와 세입자 등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탓에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보내기도 했다. 주안4구역도 2009년 4월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니 이 단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이명박 정부 때는 '뉴타운 광풍'이 인천에도 불었지만, 사업 대부분이 흐지부지되거나 축소·지연됐다.박남춘 인천시장 공약 2번은 '인천 재창조 프로젝트로 원도심-신도시 균형 발전'이다. 도시재생 총괄 전담기구 설립, 노후 저층 주거지 개선을 위한 소규모 정비사업(더불어 마을) 추진, 원도심 혁신지구 5년간 20곳 지정 등을 약속했다.과거와 달리 주민들이 도시정비사업을 만만하게 대하지 않는 점, 자부담 없이는 '헌 집 줄게 새집 다오'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점, 공공이 도시정비사업의 대안을 고민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과 주민들의 기대치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다. 공공이 도시재생을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또한 중요하다. 도로를 정비하고 공원·주차장을 만드는 등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것 외에 '인구 유입' '지역공동체 회복'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7-25 목동훈

[데스크 칼럼]폭염속의 한국 경제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 등 타격 심각고용시장도 위축 취업률 증가폭 낮게 잡아정부, 저소득층 가계소득 보전 지원대책'땜질식 처방'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야7월 폭염 못지 않게 인터넷이나 신문을 뜨겁게 달군 것이 바로 최저임금일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올해 대비 10.9% 늘어난 8천35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경영계나 노동계 모두 불만족한 결과로 이어져 지금까지 폭염 못지 않게 최저임금이 화두가 됐다. 특히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해졌다. 당장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반발했고, 일선 영업장에선 폐업까지 고려한다고 하니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소상공인 중에서도 편의점 업계는 더욱 심각하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전국적으로 4만192개(3월 기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1만6천937개에 비해 2만3천255개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지난해 2월 3.5% 감소한 뒤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인상된 최저임금(16.4%)이 적용되면서 편의점 가맹점주와 본사 모두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편의점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월평균 수익이 195만원에서 130만2천원으로 감소했다며, 내년에는 50만∼60만원 정도 수익이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지난해 국민들은 최저임금 상승의 당위성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두자릿수로 오르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해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이 인건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일자리까지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는 더욱 팍팍해졌다.고용시장도 크게 경직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12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6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2월부터 4월 고용동향 역시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10만명대에 머무르면서 고용시장이 위축됐다.이런 이유로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추는가 하면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도 18만명으로 대폭 낮게 잡았다. 물론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경제지표 전망치도 나빠졌다. 민간소비는 2.8%에서 2.7%로, 설비투자는 3.3%에서 1.5%, 건설투자는 0.8% 증가에서 0.1% 감소,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3.5%에서 3.0% 등 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가 모두 악화됐다.정부는 성장률과 고용 전망치 하향 조정은 확산하는 미·중 무역전쟁, 국제유가 상승, 고용 쇼크에 따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둔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쳤다고 하소연했지만, '일자리 정부'라는 기치를 내건 현 정부는 사실상 두 손을 든 것이나 다름없다.국민들은 안팎으로 힘든 경제 상황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일 폭염 속에서 사투를 벌인다. 앞으로도 무더위가 계속된다고 하니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다면 살길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나빠진 고용 상황이 가계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투자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성장률을 떨어뜨려 다시 고용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치닫는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긴급 처방으로 저소득층 가계소득 보전을 위한 지원대책을 내놓고 하반기 주거·위기업종 지원에 3조8천억원을 더 풀기로 했다. 하지만 땜질식 처방이 능사는 아니다. 계획을 잘 세워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해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는 게 정부의 임무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7-22 신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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