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아시안게임과 팬들의 실망

국가대표로 출전한 야구·농구 선수들선발과정 문제·병역혜택 논란 잇따라태극마크 단 그들의 땀방울 진실성 의심 '사태 매번 반복' 이젠 개선점 찾아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과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의 평가전 모두 만원 관중을 동원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암표상이 나타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로 침체될 것을 우려했던 축구계는 표정 관리가 어려울 지경이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국민 모두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듯 이번 평가전 2경기도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프로축구단들도 이런 국민적인 관심을 정규리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 경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며 흥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하는 종목도 있다. 야구대표팀은 목표대로 금메달을 따 아시안게임 3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선수 선발과정과 운영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12일 한국야구위원회 정운찬 총장이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도 감소하고 있어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둡다. 남자농구도 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을 이끌던 허재 감독이 사퇴하는 등 2018~2019시즌 개막을 한달여 남겨 놓고 위기에 빠져 있다.하계와 동계 프로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야구와 농구가 아시안게임 이후 왜 이런 상황에까지 빠졌을까?선수 선발 문제와 병역 혜택 논란이 일며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땀방울에 대한 진실성이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선수 선발 권한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고유의 권한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선발 과정이 진행되며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선수들이 선택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런 논란에도 선발된 선수들이 팀이 목표하는 바를 이뤄내는데 일조한다면 선발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매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 논란이 증푹되는 건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이번 사태는 프로스포츠가 출범한 이후 같은 방식으로 병역 혜택을 받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건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또 프로선수로서 사회에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해주기를 바란다.한국 4대 프로스포츠 중 가장 먼저 출범한 종목이 야구다. 프로야구는 당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7년이 지난 지금 그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떳떳한 경기를 하고 있는지 되새겨 봤으면 한다. 지금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비록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축구도 야구와 농구처럼 선수 선발 과정과 병역면제 혜택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가장 오랜 프로스포츠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다운 국가대표팀 선발과 운영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반칙을 해서 승리하는 팀 보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감동을 주는 팀이 명문구단으로 인정받듯,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회피하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스포츠팬들이 원하는 건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이 아닌 바로 이런 논의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9-12 김종화

[데스크 칼럼]한국 체육의 현실 짚어준 '2018 AG'

24년만에 일본에게 2위 내주며 '3위'기초·효자 종목 예년에 비해 성적 부진스타선수 은퇴후 후진양성 실패 등 원인생활체육 활성화로 '선택과 집중' 필요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이 지난 2일 막을 내렸다.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49개, 은 58개, 동 70개를 따내며 중국(금 132, 은 92, 동 65)과 일본(금 75, 은 56, 동 7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65개 이상을 획득해 6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선전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이 AG에서 일본에게 2위 자리를 내준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며, 금메달 50개 획득에 실패한 건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반면 일본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의 금메달 47개보다 28개나 늘어난 75개를 획득했다. 순위를 바꾼 한국과 일본의 메달을 종목별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눈에 띄는 격차를 보이는 대목은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의 차이다. 육상 종목의 48개 금메달 중 일본은 6개, 한국은 1개를 획득했다. 41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선 일본이 19개, 한국은 2개를 따냈다.하지만, 한국이 기초 종목에서 부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메달 개수가 줄어든 실질적인 이유는 무얼까. 그동안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었던 '효자 종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태권도와 양궁, 사격, 볼링 등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사격과 볼링은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각각 절반 수준으로 금메달 개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한국이 획득한 메달도 줄어들었다. 또한, 태권도와 양궁 등의 종목에선 예년과 비교해 부진했다.대한체육회는 종합 2위 수성의 실패 원인으로 ▲종목별 스타 선수 은퇴 후 후진양성 실패 ▲전통 강세 종목에서 새로운 기술과 전술의 개발 미흡 ▲운동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유망주 발굴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그렇다면 일본의 상승세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 체육 위주로 정책을 전환했었다. 생활체육 육성으로 체육의 저변확대는 이뤄졌으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은 저조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다시 엘리트 체육에 과감한 투자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은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2008년 설립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다. 유망 선수들을 선발해 이 시설에서 집중 훈련과 함께 학업도 이수하도록 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이 탄생하고 있다. 2015년엔 스포츠청을 설치하면서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나섰다. 2016 리우올림픽의 상승세가 그냥 나온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2016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획득하며 4년 전보다 5계단 오른 종합 6위에 랭크됐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일본은 수십 년 동안 이뤄지고 있는 체계적인 학교 체육 교육과 클럽 스포츠의 병행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배출해내면서 기초 종목 또한 탄탄해졌다. 전체 스포츠 등록 선수 수도 인구수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12만 명, 일본 100만여 명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꾸준한 일본의 제도와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대한체육회도 2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메달 획득의 수준도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윈-윈'이라는 결론은 도출됐다. 우리 사정에 맞는 방향과 방법을 설정해 꾸준히 추진할 일만 남았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9-05 김영준

[데스크 칼럼]울리지 않은 인천 사이렌

화재 대응 취약한 지하도상가·전통시장市, 서울시 첨단장치 벤치마킹·예산 타령만지능형시스템 구축비용 13억원인데 또 미뤄간담회만 열심히하고 실천 안하면 소용있나소리를 내는 경보장치인 '사이렌'은 1819년 프랑스의 C. C. 투르라는 발명가가 만들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체의 반은 새이고, 반은 사람인 '사이렌'이라는 마녀가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을 유혹한 뒤 위험에 빠지게 한 데 착안해 그 이름을 따다 붙였다고 한다. 그 사이렌이 인천지역 화재 취약지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낡고 오래된 시설물일수록 안전에 취약하게 마련이다. 다중이용시설 중에서도 화재에 취약한 곳이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이다. 시설물 구조상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기도 불을 끄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결국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화재 발생 즉시 대응할 첨단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신속한 화재 대응에 취약하다고 지적받고 있는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의 첨단 화재 예방 시스템 설치에 유난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평지하도상가만 해도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16만 명에 달한다. 부평을 포함한 인천지역 15개 지하도상가도 화재 대응에 취약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전통시장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비상경보설비가 설치된 곳에서 8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 34건(41.9%)이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에는 60건의 화재 중 33건(55%), 2015년에는 73건 중 44건(60.2%)에서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인천지역 비상경보설비 미작동 비율은 전국 통계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높다고 한다.박남춘 시장은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안전교육을 총괄하는 전문 조직을 꾸려 체계적으로 시민 교육에 나서는 경기도나 서울시 등 타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해 인천지역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그런데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이 원론적이고, 탁상공론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인천시가 서울시의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는데도 박남춘 시장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서울시나 경기도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얘기가 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웃지 못할 일이 돼버린 것이다.인천시 관계자들은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화재감지 시스템이 경보만 울리거나 화재경보등이 깜박이는 방식이라 불이 날 경우 이용객이 빠르게 대피하는 '화재 진압 골든타임'(5분) 확보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의 첨단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렇게 하고서도 '예산' 타령만 하며 장기과제로 미루고 있다.서울시는 아날로그식 화재감지기 오작동률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모든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 등에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선망(LTE)을 이용한 센서가 5초 이상 지속하는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시장, 점포명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전달된 정보는 소방서 등 관련 기관과 점포주에게 곧바로 전파되는 시스템이다. 유선망 CCTV를 통해 화재, 대피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다.인천시는 200억원 규모의 지하도상가 특별회계를 운용하고 있다.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전체에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은 약 13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년이 아니라 당장 올 추경 예산에 반영해도 무리가 없는 액수이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다음으로 미루겠다고만 한다. 인천시는 대형 화재 해결 방안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적극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시의 행태를 보면 간담회만 열심히 개최할 생각인 것 같다. 말로만 떠들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2018-09-02 이진호

[데스크 칼럼]송도 워터프런트, 어쩌다 이 지경까지

시, 원안대로 차질없이 추진입장 밝혀주민들 "다시는 믿지 못하겠다" 격앙이제와서 사업성 따지는것은 이해 안돼재심의 가능성 등 대안마련 촉구 필요송도 워터프런트가 인천에서 핫한 이슈다. 최근 인천시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가 경제성을 이유로 1-1단계 구간 공사만 허용한 게 발단이다. 위원회는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다만 수로의 방재 기능을 고려해 1-1단계 사업만 관계기관·부서 의견을 들어 추진하는 것으로 조건부 승인했다. 실제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편익분석)값이 기준치인 1을 넘지 못했다. 0.739에 그쳤다.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기존 수로와 호수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ㅁ'자형 물길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사업으로 'ㄷ'자형 물길을 만들고, 송도 11공구를 조성하면서 별도로 수로를 내 'ㅁ'자형 워터프런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서측과 북측이 1단계(2018~2021년·10.46㎞), 남측은 2단계(2021~2027년·5.73㎞), 동측 11공구에 물길을 내는 사업이 3단계(2018~2027년·4.98㎞)인 셈이다.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한 1-1단계 수로 길이는 930m다. 우선 1-1단계 공사만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소식에 송도 주민들이 들고일어났다. 기대와 달리 고작 930m만 낸다니 주민들이 발끈할 만하다. 인천경제청이 보도자료와 김진용 청장 명의의 입장문, 기자회견을 통해 "원안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듭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민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시는 속지 않는다" "믿지 못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송도를 독립된 자치구로 만들어 예산을 별도 회계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천시가 재정난을 해결하려고 송도 땅을 가져다 쓰면서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 하나 못 하게 제동을 건 것에 대한 불만이 '자치구 독립' 요구로 표출된 것이다. 송도 주민들이 개발부담금은 워터프런트 조성 등 송도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자, '집단 이기주의'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온라인상에선 신도시와 구도심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가. 송도 워터프런트 단 한 건 때문은 아닌 것 같다. 151층 인천타워 건립은 무산됐고 학교 신설, 종합병원 유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송도국제업무지구와 6공구 개발, '아트센터 인천'(콘서트홀) 개관 등은 늦어지고 있다.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도 지난 2014년 9월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인천의 주요 사업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단 해묵은 과제와 난제를 풀어나가기 바쁜 듯한 느낌이 든다. 인천시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면 좋으련만,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과대 해석·추측도 불신을 키우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박남춘 시장 인수위원회는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박 시장의 '인천경제청에 버금가는 도시재생 총괄 전담기구 설립' 공약은 인천경제청 조직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왔다.인천경제청은 기자회견에서 1-1단계를 우선 착공하고, 나머지 구간은 사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성 제고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그동안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이제야 사업성 제고 방안을 찾겠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지연 없이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송도 주민들도 재심의가 가능한지, 사업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등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시장·경제청장·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문자 폭탄', 주민세 납부 거부 운동 등은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8-26 목동훈

[데스크 칼럼]궁예 도성과 한반도 평화

남측, 北에 '공동발굴 하자'고 잇따른 제안비무장지대내 성터 상당부분 그대로 방치주목받는 이유는 경원선 복원과 맞물려 있어 경기도, 마식령·금강산 연결 관광특화 계획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궁예 도성'이다.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위해 지난 8월 10~19일 평양을 방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북한 측에 DMZ(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궁예 도성' 남북 공동발굴을 제안했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23일 강원도 철원군청에서 이현종 철원군수와 한금석 강원도의회 의장 등을 만난 뒤 궁예 도성 터 현장을 방문, 남북 공동 발굴 가능성을 타진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경우는 지난 5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DMZ 궁예 도성 남북 공동발굴 추진 정책세미나'를 가졌다.'궁예 도성'은 남북 간 DMZ 내 유해 공동발굴 추진에도 등장한다. 지난 7월 31일 열린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비무장지대 유해 공동발굴에 뜻을 모았던 남북 군 당국이 후보지를 5곳으로 압축했는데 그중 하나가 '궁예 도성' 유적지 근처다. 또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남북이 DMZ 안에 있는 369개의 최전방 감시초소 GP 중 10여 곳을 우선 시범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는데 여기에도 '궁예 도성' 근처 GP가 등장한다.궁예(857?~918)는 우리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인물 중 한 명이다. 역사 속에 묻혀있던 그는 지난 2000년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탤런트 김영철씨의 몸을 통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왔다. 몰락한 신라 귀족 집안의 후손으로 알려진 궁예는 외가에서 태어나 어릴 때 버려진 뒤 승려가 됐다. 난세에 영웅이 태어나듯, 당시 진성여왕 시대는 어지러웠다. 출중한 솜씨를 가진 궁예는 892년 원주에서 일어난 반란군에 가담하면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한다. 궁예는 강릉에서 개성에 이르는 한반도 중부 지역을 장악한 뒤 901년 고구려의 부흥을 내걸고 태봉국(후고구려)을 세워 스스로 왕에 오른다. 역사는 궁예가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관심법을 앞세워 기행을 일삼다 부하였던 태조 왕건에게 내쫓겼고 백성에게 붙잡혀 비참한 최후를 맞은 폭군으로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궁예는 신라의 골품제를 폐지하는 등 한국 중세사를 새롭게 연 혁명가였다고 말한다.'궁예 도성'은 이런 궁예가 905년 수도를 개성에서 철원으로 옮긴 후 만든 태봉국의 수도다. 당시에는 드물게 평지에 건설된 신도시였고 외성의 길이가 12.5㎞, 높이는 10m에 이르렀다 한다. 또 내성이 7.7㎞, 궁성 1.8㎞로 기록돼 있다. 현재도 성터의 상당 부분이 남아있고, 제대로 발굴할 경우 유물도 다수 출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비무장지대 내에 위치한 데다 남북 군사분계선이 도성의 한가운데를 양분하면서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궁예 도성'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 새롭게 주목받으며 남북 분단과 평화의 상징물로 떠오른 배경이다. '궁예 도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일단 남북이 합의한 철도 복원 계획에서는 제외됐지만, 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는 경원선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경원선은 서울~원산(元山)을 잇는 철도로 길이 223.7㎞이며 1914년 9월 16일 전 구간이 개통됐다. 오늘날에는 국토 분단으로 용산역~의정부~동두천~연천을 거쳐 백마고지 역 사이의 94.4㎞만 운행되고 있다. '궁예 도성'은 이런 경원선이 복원되면 백마고지 다음 역인 월정리 역에서 불과 1㎞ 정도 거리다. 경기도는 이에 맞춰 경원선 복원 시 '궁예 도성'과 원산 근처의 마식령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관광노선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궁예 도성'의 복원은 곧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궁예 도성'에서 시간을 되돌려 궁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8-22 김순기

[데스크 칼럼]최고의 비즈니스

교회·불교계 소란·젊은 개혁 정치인 실종종교·정치 본질 없고 비즈니스만 있을 뿐기업인 대부분 사후에 '흉상' 남기는 이유는팔·다리 떨어질때까지 뛰었기 때문이란다한달여 전 60대 초반의 중견기업인 A대표와 그의 고향 충청도로 1박2일 여행길에 나선 일이 있다. A대표는 40여년 전 고등학교 졸업 직후 폐수처리업에 투신, 굵직한 중견기업을 일궈냈다.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내년 7월 '사회봉사를 표방하는 세계 최초의 봉사클럽 연합체'의 한 지구 총재 자리도 맡을 예정이다.A대표는 고향 동네 이곳저곳을 돌며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 고등학교 유학시절 고생담과 기업을 일구면서 겪었던 애환도 회상했다. 그러다 불쑥 "내가 40여년 사업을 하면서 '인생 최고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한 것이 3가지가 있다"며 '종교비즈니스, 정치비즈니스, 금융·보험 비즈니스'의 개인적인 관(觀)를 언급했다.일정 정도 위치에 오르면 더 이상의 큰 노력도 없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사견이다.서울의 대형 교회 부자 세습 논란이 연일 파장을 낳고 있다. 2015년 아버지 목사가 은퇴 후 2년 가까이 공석으로 있던 담임목사 자리에 아들 목사가 부임했다. '청빙 결의 무효소송'으로 이어졌고, 지난 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 재판결과 8명이 아들 목사의 청빙을 찬성, 7명이 반대했다. 한 표가 재판 결과를 가른 것이다. 개신교 법조인 약 500명으로 구성된 기독법률가회(CLF)는 "사실상 파행된 노회 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해 처리했으므로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주장,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불교계도 연일 소란이다. 사상 초유 총무원장 탄핵사태로 조계종이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안팎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퇴진하겠다던 약속을 뒤집고 지난 13일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을 직접 읽으며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2018년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원로회의 인준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차기 교권을 향한 쟁투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정치 비즈니스는 또 어떤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늘 '그때'뿐이다. 개혁을 자처했던 젊은 정치인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논란 당시 각 정당은 뇌물죄, 직권남용죄,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정작 피감기관 지원 국회의원 해외출장과 관련,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이하 김영란법) 위반이 의심된다며 통보한 38명 중 26명의 명단이 확인되자 여의도에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됐다.특활비 문제가 터지자 이번에도 이리저리 여론의 추이를 떠보더니 슬그머니 '반쪽 특활비 폐지'를 내놓고는 더 이상 말이 없다.A대표는 금융·보험비즈니스에 이르러 "이 사람 돈 받아다 저 사람에게 비싼 금리 적용해 빌려주고 이자 먹는 장사", "위기의식 조장해 보험료 받아 장사하는 비즈니스"라고 말한다.실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9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인 1조7천억이 늘어나 이자장사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더해 금리조작 파문까지 일으켜 국민들만 '봉'으로 만들었다. 보험업계도 보험료 받을 때와 보험금 줄 때가 '화장실 갈 때, 나올 때 틀리다'란 식이다.A대표는 "종교에 종교가 없고, 정치에 정치가 없다. 비즈니스만 있을 뿐"이라며 "100%는 아니지만, 기업인들은 사후에 대부분 흉상을 남긴다. 팔 다리가 모두 떨어져 나갈 때까지 평생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뛰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울림이 왔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8-19 이재규

[데스크 칼럼]막바지 무더위

한달 넘도록 끔찍한 '폭염'과 '여름 가뭄'찬바람 불면 '언제 그랬냐'는듯 잊지 말고내년 예산에 대비책 충분히 반영하길'닥치면 허둥대는 모습' 이제는 끝내야어젯밤에도 열대야와 전쟁을 했다.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는 후텁지근하고, 집안은 온통 달궈져 벽이고 침대고 모두 뜨끈뜨끈하니 배겨낼 방법이 없다. 에어컨 바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틀어놓고 잘 엄두를 못 내다보니 밤마다 더위와의 싸움이다. 선풍기를 틀어놓고도 모자라 아이스팩을 천으로 둘둘 말아 끼고 있었지만, 결국은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아침을 맞았다. 또 하루 '극기훈련'을 한 기분이다.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웠던지, 휴대폰 배터리가 다 부풀어 올랐다. 잘 되던 기능이 갑자기 안돼서 '왜 이러지?' 하고 휴대폰을 살펴보니 얇은 배터리가 배를 '불룩' 내밀고 있었다. 들어보니 여기저기 이런 '더위 먹은 배터리'가 많아서 배터리 주문도 갑자기 늘었고, 휴대폰이 고장이 났다며 AS센터를 찾은 고객도 많았다고 한다. 배터리뿐이랴. 달리던 값비싼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는 얘기를 올여름처럼 많이 들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BMW는 아예 '긴급점검 미이행 차량 운행중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하도 불이 났다는 기사를 많이 봐서 차를 몰고 다니기가 겁이 날 지경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역시나 기록적인 더위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많으니, 올여름 무더위가 남긴 또 하나의 '진기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이제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폭염의 끝이 보인다고 한다. 벌써 8월 중순을 지나고 있으니 무더위의 '피크'가 끝날 때도 됐다. 사실 아침에는 살살 찬바람이 돌기도 해서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있는 중이다. 한 열흘쯤 있으면 언제 더웠냐는 듯 선선한 바람이 불 것이고, 한 달 넘게 이어졌던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 기억도 낙엽 지듯 가을바람에 지워질 터이다. 아마 그때쯤이면 다가올 추위가 더 걱정이 될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아무것도 잊지 않는다면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고 한다. 그 많은 기억들을 고스란히 떠올리며 다닌다면 아마 '정신 나간 사람'처럼 될 것도 같다. 하지만 너무 빨리 너무 쉽게 잊는 것도 문제다.올여름 그렇게 끔찍한 폭염을 겪으면서 "여름마다 폭염이 되풀이될 것이다. 폭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을 정말 수도 없이 했다. 폭염 같은 광범위한 자연 재해에 대한 대처라는 게 금방 '뚝딱'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미리미리 크게 대비를 해놔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걱정이다. 올여름 폭염이 딱 끝나는 순간,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작년 봄, 우리는 '수십 년 내 최악'이라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그때 똑같이 말했다. "봄마다 가뭄이 되풀이될 것이다. 가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예상대로 올해도 가뭄이 극심하다. 봄 가뭄이 아니라 여름 가뭄으로 옮겨온 것이 다르지만, 한 달 넘게 목타는 가뭄이 이어져 저수지가 마르고 녹조가 번지고 있는 상황은 별다르지 않다. 이쯤에서 한번 묻고 싶다. 작년에 그토록 강조했던 가뭄 대책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실현이 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느냐고. 자연의 힘은 참 무시무시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경제력을 갖고 있어도 자연재해를 온전히 막아내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막을 수 없다면 미리미리 대비하여 피해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지혜다. 이제 가을이 오면 내년 살림을 짜는 '예산 시즌'이다. 부디 내년 예산에는 가뭄과 폭염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반영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지나가면 까먹고 닥치면 허둥대는' 모습은 이제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8-15 박상일

[데스크 칼럼]논란되고 있는 학생선수 학습권보장

최저학력제 채우기 위해 낯선 환경서 수업선수들에 도움 안되고 학부모들 반발만 사그들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도입된다면 어렸을때부터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학생 선수들의 운동권 보장 문제는 수년 전부터 체육계와 교육계의 공통된 관심거리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선수들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최저학력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최저학력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중 한 과목이라도 소속 학교의 해당 학년 교과별 평균성적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 학기 전국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초등학생은 평균 성적의 50%, 중학생은 평균성적의 40%다. 고등학생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강좌를 들으면 학교장의 판단하에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사실 최저학력제 도입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운동선수가 꿈인 청소년들 간에 학습차를 사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모든 일반학생들에게 적용될 수는 없지만 많은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은 학교 수업 외에도 추가적인 교육을 위해 사설기관의 강좌를 듣는다. 이런 사설기관에서 또는 학교 수업 외에도 자율적으로 공부를 하는 학생들과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같은 평가 기준으로 서열을 매겨 결정하는 최저학력제는 운동하는 청소년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인성이 바른 청소년을 육성하기 위함이라면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 중 몇몇 과목 대신 인성 교육을 위해 윤리나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알 수 있도록 역사와 같은 과목을 추가하는 것을 어떨까 제안해 본다.2 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국가대표로 발탁된 청소년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 합류하면서 발생한 문제는 수업 참여 문제였다. 지금도 학생 선수들은 정규 수업에 참가하기 위해 진천선수촌 부근의 학교에 등교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오로지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자신이 그동안 배워왔던 교육 과정과 다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수업 참여가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과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학생 선수들과 부모, 지도자들은 교육당국의 최저학력제를 비롯한 학습권 보장 방침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 선수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는 교육 정책이 아닌 일반 학생과 똑같은 시각에서의 정책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교육계는 그렇지 않다. 대학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있듯 운동선수는 운동선수에 맞는 교육과정을,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그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이 도입된다면 어렸을때부터 좀 더 체계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정책은 정책 수혜자인 학생 선수와 부모 모두에게 반발을 사고 있다.보편적인 시선에서 학생선수들을 바라보지 않고 학생선수의 입장에서 이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바라봐준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지 의문이 든다.운동선수도 학생이라면 교육에 참여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꿈인 학생들에게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제시됐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8-12 김종화

[데스크 칼럼]어느 노부부의 첫 백령도 여행

방문객 맘에 들도록 혁신적 관광정책 필요이제는 서해 최북단 섬 이미지 벗어버리고남북 분단선 아닌 연결지점으로 돼야 한다 여유와 평화 즐길방안 없는지 고민해 보자우리 동네 세탁소 주인 부부가 며칠 전 백령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60년 넘게 평생을 인천에 살면서도 백령도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단다. 그래서인지 벼르고 별러서, 정말이지 큰맘을 먹고 부부 둘이서만 백령도 여행을 떠난 거였다. 차를 갖고 들어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 백령도 현지 민박집에서 하루 5만 원씩 주고 렌트를 했다고 한다. 2박3일을 있었다. 부부의 표정은 백령도에 가기 전과 갔다 온 뒤가 달랐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으냐고 물으니 선뜻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렇게도 가 보고 싶어 하던 백령도 여행에서 노부부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온 거였다.깨끗한 바닷물과 이색적인 해변처럼 눈길을 끌게 한 것들도 있었지만 이들 부부에게 백령도 여행이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백령도만의 먹을거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묻고 물어 찾아간 칼국숫집은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여행객의 마음까지 잡아주지는 못했다. 백령도 현지인들조차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폭염이 심했는데, 덥고 짜증 나는 도심을 피해 멀고 먼 섬으로 온 관광객에게 더위를 날리게 할 장치는 없었다. 가장 큰 구경거리라는 두무진 해상 관광도 하지 못했다. 안개가 끼었다는 이유였다. 먹을 게 없었고, 더위조차 도심과 다를 게 없었고, 꼭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것도 있었다. 이 정도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이유로는 충분해 보였다. 마치 신혼여행을 준비하듯 했는데 안타까웠다.반면에 이들 부부보다 조금 먼저 백령도 여행을 다녀온 또 한 부부의 경우는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둘의 차이는 개별적으로 갔느냐, 여행사를 끼고 단체로 갔느냐에 있다. 단체 여행 부부는 먹는 것도 좋았고, 백령도 이곳저곳을 설명해주는 안내원의 이야기도 맘에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물론 백령도를 또 가고 싶은 여행지로 여긴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첫 백령도 여행에서 실망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백령도 관광에 대만족을 표한다. 하나의 섬인데도 불구하고 남과 북으로 갈려 서로 딴 곳만 바라보듯이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백령도 관광은 아직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을 듯하다. 백령도는 아직 개별 관광객들에게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그 점을 세탁소 노부부의 경험이 잘 일러준다.세탁소 부부의 얘기를 듣자니 오래전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5도를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삼아야 한다는 주제로 기획 취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검색을 하니, 꼭 10년 전이었다. 2008년 11월에 4박5일 동안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를 취재하고 다섯 차례에 걸쳐 기사를 썼다. '백령도를 수도권의 제주로!'였다. 백령도가 얼마나 색다른 여행의 맛을 주는지, 더 많은 여행객을 맞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썼다. 10년이 지났건만 백령도는 누구에게는 좋고, 누구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존재로 그대로 있었던 거다. 백령도는 이제 서해 최북단의 섬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북교류의 선봉으로 대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령도 관광 정책에 일대 혁신이 있어야 한다. 노부부 둘이서 여행을 하더라도 그들의 맘에 쏙 들도록 변해야 한다. 그 변화의 첫 출발은 백령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부터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서 해야 한다.백령도는 더 이상 남북의 분단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남북의 연결지점이 되어야 한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2012년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를 배경으로 평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로 시화집 '백령도'를 엮어내기도 했다. 거기 모인 작품 중에 '신화의 바다'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그 한 대목, '남북을 가르는 NLL 바다 위로 암호 같은 시간이 흐른다/이 불가해한 바닷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구절이 유난히 뇌리에 박힌다. 물범처럼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손쉽게 오가고, 맘속에 여유와 평화를 충만하게 할 방안은 없는지 백령도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자. 세탁소 주인 부부가 다시 백령도를 찾을 수 있도록 암호를 풀고, 열쇠를 돌리자./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정진오 인천본사 정치부장

2018-08-08 정진오

[데스크 칼럼]탄생 100주년 번스타인을 추억하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미국의 '문화영웅'작곡가·지휘자·피아니스트·교육자로 활동뉴욕 필하모닉 중심으로 수많은 명연과 함께'대중의 클래식화' 이끌어 낸 낭만주의자오는 25일은 20세기 미국의 '문화 영웅' 중 한 명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1918~1990)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이 위대한 음악가를 기리기 위한 행사가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번스타인의 악보 판권사 '부시앤드호크스'에 따르면 2017~2018 시즌에 전 세계에서 기념 공연과 이벤트가 2천여회 열린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번스타인 메모리얼 콘서트'를 시작으로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지난 3월에 열린 정기 연주회를 '번스타인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로 꾸몄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0월 티에리 피셔의 지휘 아래 오페라 '캔디드'를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다. 같은 달 내한하는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도 번스타인의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연주한다.소니의 번스타인 지휘 앨범 100장 세트를 비롯해 도이치그라모폰과 데카도 공동으로 앨범과 DVD 세트를 내는 등 음반사들도 기념 음반들로 거장을 추억한다.보스턴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번스타인은 작곡가이자 지휘자, 피아니스트, 교육자로 활동했다. 하버드대에서 음악이론과 철학을 전공하고 커티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번스타인은 25세였던 1943년 뉴욕 필하모닉 부지휘자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그해 번스타인은 연주회를 앞두고 갑작스레 몸져누운 '지휘계의 거성' 브루노 발터의 대체 지휘자로 11월 14일 공연(라디오로 미 전역에 중계)을 치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1958년 최연소(40세)로 뉴욕 필 음악감독에 취임한 번스타인은 11년 동안 재임하며 뉴욕 필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1960년대 번스타인과 뉴욕 필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전곡(CBS)을 최초로 녹음하는 등 역대 가장 많은 콘서트를 개최했다. 또한 번스타인과 뉴욕 필은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CBS TV 방영)로 대중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에미상을 받은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는 후대 지휘자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금난새는 이 프로그램을 접한 후 지휘자의 꿈을 키웠다고 일전에 밝힌 바 있으며, 사이머 래틀은 버밍엄 심포니의 상임 지휘자로 재임 때 20세기 모더니즘 음악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이 또한 번스타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1970년대 교양 애독서로 꼽힌 '음악의 즐거움'을 비롯해 번스타인의 저서들 또한 서양 음악과 번스타인의 음악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1970년대 들어서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번스타인은 빈 필하모닉을 중심으로 수많은 명연을 이끌어냈다. 특히 서거 직전(1985~1989년) 완성된 두 번째 말러 교향곡 전집(도이치그라모폰)은 말러 애호가들의 바이블과도 같다. 말러 연주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뛰어난 세 오케스트라들인 빈 필하모닉과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전곡을 완성했다. 1960대 녹음한 전집이 말러 음악의 '지표'와 같은 역할을 했다면 두 번째 전집은 보다 사색적이며 느려진 템포 속에서 말러 음악의 본질을 찾아 탐닉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국내에서도 일기 시작한 '말러 붐'에 불을 지핀 음반이기도 하다.어린이 음악팬들에게 설명한 "훌륭한 지휘자가 되려면 악보 한 마디 한 마디를 작곡가의 의도에 맞게 해석해서 완벽하게 이해해야 합니다"에는 번스타인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수많은 명연과 함께 '대중의 클래식화'를 이끌어낸 열정적인 낭만주의자였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8-05 김영준

[데스크 칼럼]미군 유해 송환 추가로 이어지길

실종자중 5300구 北에 있는 것으로 추정가족들 슬픔·기다림 깊이 헤아리기 힘들어'정서적 연대'는 이념이나 지역 뛰어넘는'보편적 인류애'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었던 지난 27일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 55구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로 송환됐다.미국은 남다른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 유해가 곧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며 "많은 가족들에게 엄청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대변인 성명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군 전사자 유해송환이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약속을 이행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모멘텀에 고무됐다"고 말했다. 또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북미 관계의 전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과감한 첫 번째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미국 언론들은 한국전쟁 실종자 유가족들이 유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발 빠르게 후속 보도도 내놓았다. 그중 애리조나 길버트에 사는 잰 커런(70·여)씨의 사연이 눈에 띈다. 해군비행사였던 그녀의 아버지 찰스 개리슨 중위는 그녀가 3살 때 한반도 상공에서 격추된 뒤 포로로 잡혀있다가 숨졌는데 유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그녀의 '아버지 유해찾기'는 수십년 간 이어졌다. 부친을 좋은 묘지에라도 모셔 자식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십 개 실종자 모임에 참여했고, 지난 2013년에는 부친이 생포된 곳까지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버지를 모셔오지 못한 게 아직도 괴롭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은 독립전쟁을 거쳐 탄생한 나라다. 개인의 자유와 가치, 평등을 매우 중시하면서도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명예롭게 여긴다. 서부개척 시대를 거치면서 개인이 맺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 단위인 '가족'에 대한 정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온 일병 구하기'는 이런 미국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2차대전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끝난 직후 미국 대통령은 한 가지 보고를 받게 된다. 전쟁에 참여한 한 집안의 4형제 중 3명이 죽고 제임스 프란시스 라이언이라는 이름의 막내만 살아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마지막 남은 아들 한 명만이라도 어머니의 품에 되돌려보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한 특수부대가 꾸려진다. 영화는 존 밀러가 이끄는 특수 부대가 사상자까지 내면서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줬다.잰 커런씨는 이번에 송환된 미군 유해 55구 중에 부친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하기까지 또다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일단 미군의 유해는 미국 국방부 '전쟁 포로 실종자 확인국'이 있는 하와이 연구소로 옮겨진다. 유전자(DNA)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있는 연구소에서 실종자 가족·친척들의 샘플과 비교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목걸이 인식표 등이 있으면 확인 기간이 짧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한국 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가운데 약 5천300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이런저런 실종자 가족들이 적지 않고 그들의 슬픔과 기다림은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그러기에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정서적 연대'는 이념이나 지역을 뛰어넘는 '보편적 인류애'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이 추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더 나아가 유해 발굴 및 송환이 종전선언·비핵화·평화협정 등으로 나아가길 희망해본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7-29 김순기

[데스크 칼럼]인천 도시재생 정책 방향은

2000년대 초반 '재개발·재건축' 가장 활발금융위기이후 대부분사업 폐지·축소·지연박남춘시장 공약 '원도심-신도시 균형발전'공공주도 한계 민간참여 등 '솔로몬지혜'를인천 남구 주안4동에 올해 개교 123주년을 맞은 인천고등학교가 있다. 1895년 6월 27일 개교한 '관립 한성외국어학교 인천지교'가 여러 번의 교명 변경 및 통합을 거쳐 인천고등학교(1951년 8월 31일)가 됐다. 인고가 주안4동에 자리 잡은 건 1971년 6월 5일이다. 인천감리서 안에서 개교한 인고는 송림동, 율목동을 거쳐 이곳에 왔다.인고백이십년사편찬위원회가 2015년 만든 '인고 백이십년사', 미추홀구(옛 남구)가 지난해 발간한 '도시마을생활사' 주안동 편에는 인고 이전 당시의 주안동 모습이 기록돼 있다. 주안동 일대는 인천 변두리 지역으로 학교 주위엔 논과 밭밖에 없었다. '민가 하나 없는 쌀쌀한 찬바람만 불어오는 황량한 지역'이었다. 허허벌판에 학교만 덩그렇게 있으니 동문의 불만이 많았다. 학교는 "지금은 이렇지만 10년 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옛터로 되돌아가자는 극성파 동문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예측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인지, 동문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적당히 둘러대어 위기를 모면한 건지 알 길 없지만, 어쨌든 주안동이 서서히 달라졌다. 인천 도심이 토지구획정리사업 등 도시 개발에 따라 이동·확장하면서 주안동 일대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거다. 1975년 인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석바위시장이 개설됐고, 2년 후 시장 인근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주안주공)가 들어섰다. 남동구와 연수구가 개발되기 전까지 주안동 일대, 특히 주안2·4동은 신도시 개념의 부촌(富村)이었다고 한다.며칠 전 찾아간 인고 뒤편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단독주택·빌라·상가 대부분이 텅텅 비어 있었고, 건물 외벽에 빨간 스프레이로 '철거'라고 적혀 있거나 현관문이 쇠사슬 또는 나무 막대로 굳게 잠겨 있었다. 이 일대 약 9만560㎡는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철거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고 이주가 한창이다. 아파트 13개 동 총 1천856세대가 건립될 예정이다. 허허벌판에 학교 하나만 달랑 있었던 곳이 저층 주거지를 거쳐 이제는 '고층 아파트 숲'으로 변모할 채비를 하는 셈이다.인천에서 주택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구월, 간석, 주안 등 저층 주공아파트 위주로 재건축이 이뤄졌는데, 재개발은 토지주와 세입자 등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탓에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보내기도 했다. 주안4구역도 2009년 4월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니 이 단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이명박 정부 때는 '뉴타운 광풍'이 인천에도 불었지만, 사업 대부분이 흐지부지되거나 축소·지연됐다.박남춘 인천시장 공약 2번은 '인천 재창조 프로젝트로 원도심-신도시 균형 발전'이다. 도시재생 총괄 전담기구 설립, 노후 저층 주거지 개선을 위한 소규모 정비사업(더불어 마을) 추진, 원도심 혁신지구 5년간 20곳 지정 등을 약속했다.과거와 달리 주민들이 도시정비사업을 만만하게 대하지 않는 점, 자부담 없이는 '헌 집 줄게 새집 다오'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점, 공공이 도시정비사업의 대안을 고민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과 주민들의 기대치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다. 공공이 도시재생을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또한 중요하다. 도로를 정비하고 공원·주차장을 만드는 등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것 외에 '인구 유입' '지역공동체 회복'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2018-07-25 목동훈

[데스크 칼럼]폭염속의 한국 경제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 등 타격 심각고용시장도 위축 취업률 증가폭 낮게 잡아정부, 저소득층 가계소득 보전 지원대책'땜질식 처방'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야7월 폭염 못지 않게 인터넷이나 신문을 뜨겁게 달군 것이 바로 최저임금일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올해 대비 10.9% 늘어난 8천35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경영계나 노동계 모두 불만족한 결과로 이어져 지금까지 폭염 못지 않게 최저임금이 화두가 됐다. 특히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해졌다. 당장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반발했고, 일선 영업장에선 폐업까지 고려한다고 하니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소상공인 중에서도 편의점 업계는 더욱 심각하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전국적으로 4만192개(3월 기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1만6천937개에 비해 2만3천255개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지난해 2월 3.5% 감소한 뒤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인상된 최저임금(16.4%)이 적용되면서 편의점 가맹점주와 본사 모두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편의점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월평균 수익이 195만원에서 130만2천원으로 감소했다며, 내년에는 50만∼60만원 정도 수익이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지난해 국민들은 최저임금 상승의 당위성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두자릿수로 오르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해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이 인건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일자리까지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는 더욱 팍팍해졌다.고용시장도 크게 경직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12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6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2월부터 4월 고용동향 역시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10만명대에 머무르면서 고용시장이 위축됐다.이런 이유로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추는가 하면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도 18만명으로 대폭 낮게 잡았다. 물론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경제지표 전망치도 나빠졌다. 민간소비는 2.8%에서 2.7%로, 설비투자는 3.3%에서 1.5%, 건설투자는 0.8% 증가에서 0.1% 감소,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3.5%에서 3.0% 등 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가 모두 악화됐다.정부는 성장률과 고용 전망치 하향 조정은 확산하는 미·중 무역전쟁, 국제유가 상승, 고용 쇼크에 따른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둔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쳤다고 하소연했지만, '일자리 정부'라는 기치를 내건 현 정부는 사실상 두 손을 든 것이나 다름없다.국민들은 안팎으로 힘든 경제 상황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일 폭염 속에서 사투를 벌인다. 앞으로도 무더위가 계속된다고 하니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다면 살길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나빠진 고용 상황이 가계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투자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성장률을 떨어뜨려 다시 고용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치닫는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긴급 처방으로 저소득층 가계소득 보전을 위한 지원대책을 내놓고 하반기 주거·위기업종 지원에 3조8천억원을 더 풀기로 했다. 하지만 땜질식 처방이 능사는 아니다. 계획을 잘 세워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해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는 게 정부의 임무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7-22 신창윤

[데스크 칼럼]두려운 '감시자의 눈'

인권위 지적처럼 인권침해 할 수 있는 CCTV사방에서 24시간 '감시' 당하고 있는평범한 사람들에겐 가슴이 답답하기만 해무작정 늘리는게 정답인지 따져봐야 할때좀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할 때처럼 집 밖 어딘가에 멈춰 있을 때 고개를 들어 뭔가를 찾는다. 특히 엘리베이터를 혼자 탈 때면 나도 모르게 천장 모서리를 슬쩍 쳐다본다. 역시나 어김없이 그곳에 딱 있다. 맞다 내가 찾는 건 CCTV(폐쇄회로TV)다. '찾는다'는 말이 어색할 만큼 굳이 찾을 필요도 없는 건, 열이면 열 꼭 생각한 그곳에 어김없이 있기 때문이다. CCTV를 볼 때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제목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라는 윌 스미스 주연의 스릴러 영화다. 주인공 윌 스미스는 액션하고는 관계가 없는 변호사였는데, 국가안보국 요원들에 쫓기던 옛날 대학 동창이 슬쩍 그의 쇼핑백에 넣은 '중요한' 녹화 테이프 때문에 그도 쫓기는 신세가 된다. 여기서 국가안보국이 CCTV며 인공위성까지 동원해 주인공을 추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영화를 보면서도 CCTV 추적이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억 속에 깊이 박힌 영화가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지금부터 20년 전인 1998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CCTV라는 게 그 정도로 흔하지 않을 때다. 그 이후 20년 사이에 엄청나게 숫자가 늘어나고 성능이 정교해진 CCTV들을 생각하면, 정말 우리는 CCTV의 '손바닥' 안에서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실제로도 CCTV는 이제 어디에서나 눈을 부라리고 있는 '감시자의 눈'이 되어 버렸다. 이런 기억들과 최근 뉴스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CCTV 영상들이 더해져 CCTV는 나에게 뭔가 '찜찜한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찾아보니 작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CCTV 개수가 95만4천261개나 된다고 한다. 통계를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게다가 최근에는 1년에 10만개도 넘게 늘어나고 있다. 2016~2017년 한 해 동안에도 10만9천125개가 늘었다. 2008년 15만7천여 개에서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100만개 가까이로 늘었으니 엄청난 증가 속도다. 게다가 이 통계는 공공기관이 파악해 개인정보보호 종합지원 시스템에 등록한 것만 따진 것이니, 개인들이 설치한 것들까지 더하면 실제 CCTV 숫자는 이보다도 훨씬 많을 것이다. 뜬금없이 CCTV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잇따라 지적하고 있는 관련 내용들 때문이다. 인권위는 지난 10일 "법률 근거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CCTV 통합관제센터 운영은 인권 침해"라고 발표했다. 지자체들의 CCTV 통합관제센터는 관할구역 내에 설치된 수많은 CCTV 들을 회선으로 연결해 관리하는 곳으로,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수많은 CCTV를 마음대로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인권위는 이런 통합관제센터에서 수집된 CCTV 영상들이 개인정보 침해의 소지가 다분함에도 이를 적절하게 관리할 법률적 근거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인권침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 2월에는 수용시설 내 과도한 CCTV 감시는 인권침해라고 지적했고, 지난해 11월에는 경찰이 CCTV를 활용한 근무감찰 등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실태조사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런 인권위 지적들은 CCTV가 이미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괴물'로 자리를 잡았음을 시사한다. 물론 CCTV가 범인 검거나 교통통제 등에 대단히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사방에서 24시간 '감시'를 당하고 있는 평범한 우리네들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효율성만을 따져 CCTV를 무지막지하게 늘리는 것이 정말 답인지 한 번 따져봐야 할 때다./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7-15 박상일

[데스크 칼럼]러 거장 지휘자 '로제스트벤스키' 서거

1955년 볼쇼이극장서 발레 지휘로 데뷔오페라 등 모든 장르 뛰어난 실력 갖춰정부 간섭 불구 서방에서 활발하게 활동2012년 서울시립교향악단 객원 지휘하기도러시아의 거장 지휘자 겐나디 로제스트벤스키(Gennady Rozhdestvensky·1931~2018)가 지난달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구 소련의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로제스트벤스키는 모스크바음악원에서의 뛰어난 성적을 인정받아 1955년 볼쇼이극장의 발레 지휘로 데뷔했다. 1959~1973년 모스크바 국립방송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재임한 로제스트벤스키는 1962년과 1972년에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과 미국 공연을 펼쳐 대성공을 거두는 등 발레 음악과 오페라, 교향곡 등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20세기 중반 러시아 지휘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예브게니 므라빈스키(Yevgeny Mravinsky·1903~1988)와 키릴 콘드라신(Kiril Kondrashin·1914~1981)의 뒤를 잇는 로제스트벤스키는 당시 구 소련의 여타 지휘자들과 달리 서방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콘드라신이 1979년 네덜란드로 망명한 이후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에서 지휘자로 활동하지만, 로제스트벤스키는 국적을 유지하면서도 다수의 해외 교향악단의 객원 지휘와 함께 1974~1978년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1978~1982년 BBC 교향악단 수석 지휘자를 역임했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서방에서의 활동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간섭이 있었다고도 한다.로제스트벤스키가 돌아왔을 때,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은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Vladimir Fedoseev·1932~ )라는 또 다른 걸출한 지휘자가 이끌고 있었다. 이에 소련 당국은 로제스트벤스키를 위해 소련 문화성 교향악단(USSR Ministry of Culture Symphony Orchestra)을 급조했다.로제스트벤스키와 소련 문화성 교향악단이 남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집' 음반(멜로디아)은 특히 뛰어나다. 소련 유일의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로, 폭 넓은 레퍼토리와 함께 재기 넘치는 지휘로 유명했던 로제스트벤스키는 예민한 색채 감각과 풍부한 음악성으로 비길 데 없는 선명한 연주를 들려줬다.1991년 구 소련의 붕괴 후에는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의 지휘자로 1995년까지 있었으며, 이후에도 세계 각지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지휘를 한 로제스트벤스키는 2012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해 국내 음악팬들에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등을 들려준 바 있다.기자는 2004년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에서 발레리 폴리얀스키가 지휘하는 러시아 국립 카펠라 오케스트라를 만났다. 당시 이들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메인으로 세웠으며, 서곡과 협주곡으로 구성된 공연으로 음악제의 막을 성대히 열었다.사전 조사 없이 급작스레 이들을 만났던 기자는 연주회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세부 연주를 기억하진 못하지만, 놀라운 기억은 생생하다.연주회 후 '대체 어떤 단체이길래 이런 연주력을 보여줬나'는 의혹 속에 실체(?)를 파헤쳤고, 이들이 소련 문화성 교향악단의 후신임을 알았을 때 '역시'하며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글에서 언급한 거장들 외에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Evgeny Svetlanov·1928~2002)도 떠오른다. 차이콥스키와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등은 러시아 거장들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이들의 장기를 러시아 음악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베토벤과 브루크너, 브람스 등의 독일 레퍼토리에서도 자신들만의 조형력과 소리로 수준급 연주를 들려준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07-04 김영준

[데스크 칼럼]주 52시간 근무제… 당신의 삶은

내주부터 300인이상 사업장·공공기관 시행직장인들 "인생2모작·투잡 준비" 희비교차고용노동부 '시간단축 가이드' 내놓았지만 복잡 업종 '혼선' 전망, 노사정 절충대화를얼마 전 지인이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얘기했다. 소기업을 운영하는 그 지인은 일부 직장인들이 자기 계발과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인생 2모작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이는 부족한 급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직업을 찾는다고 했다. 직장인들도 저녁 있는 삶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그의 말대로 실제 요즘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고 백화점 등 문화센터에서 행복한 삶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센터도 이런 직장인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오후 6시 넘어 20% 강좌의 프로그램을 늘렸다.그러나 또 다른 직장인은 먹고사는 문제로 투잡을 준비 중이다. 야근수당이 줄어든 만큼 급여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대리기사 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한 아르바이트 업체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투잡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당시보다 20%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이처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이 다음 주부터 시행된다. 노동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이 적용 대상이다.한국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천52시간(2016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천707시간을 훨씬 넘는다. 세계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은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우리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안 된다.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보다는 느슨하게 시간을 보내는 비효율적 근무 관습이 생겨난 것도 장시간 노동이 빚어진 결과일 수도 있다. 낮은 국민 행복지수, 높은 산업재해율과 자살률도 이런 장시간 노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물론 사업현장에서도 걱정이 많다. 어디까지가 노동시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를 내놓았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업종의 사업장에서 여러 형태의 노동이 이뤄지고 있어 혼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용부는 이 가이드에서 휴게 시간과 대기시간의 구분, 교육·출장·회식이 노동시간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혼선을 모두 해소하기란 불가능하다. 근로기준법에는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된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 규정을 기준으로 사업현장에서 노사가 노동시간 포함 여부를 결정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인 특징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노동시간 포함 여부 기준을 정해 놓으면 더 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결국 이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20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두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는 처벌을 유예하는 기간으로 삼아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현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제도를 연착륙시키려는 조치라고 했다.어찌 됐든 다음 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는 시행된다. 곳곳에 혼선의 소지와 노사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어 주 52시간 근무제의 앞날은 험난할 것이다. 노사정 이해당사자 모두가 대화하면서 최선의 절충점을 찾아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다수가 노동자인 우리 국민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제도가 서로의 희생과 양보 없이는 정착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신창윤 경제부장신창윤 경제부장

2018-06-27 신창윤

[데스크 칼럼]보수, 카이사르 그리고 이재명

'끼리끼리만 모여' 현실직시 못한 보수진영진보도 그런다면 총선서 '정반대 결과' 예상'다른일에 성공 정세 만회하려는 사람있다'검증대 오른 이재명 당선자 되새겨볼 문구'6·13 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10여 일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후폭풍이 거세다.압승한 진보 진영이나 참패한 보수 진영 모두 도도한 민심의 흐름에 놀라워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겸손과 책임, 보수 진영은 반성과 개혁을 꺼내 들며 민심 앞에 머리를 숙였다.문재인 대통령은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까지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며 "그 지지에 답하지 못하면,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능·도덕성·겸손한 태도를 강조했다.보수 진영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더욱 통렬하다. 보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일 '대한민국의 보수: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살린 것인가'라는 제하의 세미나에서 "없어 보이는 보수, 막말 보수, 무능한 보수로 전락한 보수 야당에 과연 미래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사실 보수에 대한 '빨간 불'은 끊임없이 울려 왔고 참패를 모면할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냉정히 판단하면 보수 진영이 이를 부정하며 민심과 반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대표적인 게 여론조사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여론조사 기관들은 안심번호제, 유무선 비율 조정, 전화면접 등의 방법을 도입하며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여왔다. 이런 여론조사는 민심의 현 주소와 흐름을 읽어내는 데 여전히 유용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하지만 보수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정당지지도는 물론 '6·13 지방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부정했다. 자신들의 조사와는 다르다며 여론조사 기관들을 어용으로 몰아붙였고, 선거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은 경기도지사 선거도 그렇게 희망했다. '스캔들 의혹'과 '네거티브 공세'가 전국적 이슈가 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어 역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론 조사의 큰 흐름은 바뀐 게 없었다. 여전히 국정농단, 한반도 평화가 상당수 경기도민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지방 선거 3일 전 판세를 묻는 개인적인 질문에 "촛불 혁명 이후 진보층은 물론 중도층의 70% 정도가 적폐청산,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있고 그 물결은 여전히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56.4%를 얻어 20.9%p 차이로 승리한 선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오노 나나미는 총 14권의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하면서 흔히 '시저'로 알려진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4, 5권에서 다뤘다. 행간 곳곳에 카이사르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시오노 나나미는 5권 후반부에 카이사르의 말이라며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적었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모든 게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밖에는 보지 않는다."끼리끼리만 모여서는 현실을 직시하지도,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한다. 이번에 보수 진영이 그런 양상이었고, 진보 진영도 앞으로 그런다면 다가올 총선에서는 이번과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볼 수도 있다. 흔히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는가.덧붙여, '로마인 이야기'에는 이재명 당선자가 깊이 되새겨 볼 만한 문구도 있다. 이재명 당선자는 이번에 누구보다 가혹한 검증대에 올랐다. 선거 운동 막판에는 공개적으로 "외롭다"고 했고, 측근들에게는 "힘들다"고도 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렇게 썼다. "실패로 끝난 사태를 개선하려고 애씀으로써 불리함을 만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것은 일단 그대로 놓아두고 다른 일에 성공함으로써 정세를 단번에 만회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카이사르는 후자의 대표자라고 해도 좋았다."/김순기 정치부장김순기 정치부장

2018-06-20 김순기

[데스크 칼럼]선거사범 수사, 경찰의 본 모습 기대

경기남부경찰청 공직선거법위반 225건 접수분당署, 이재명 당선자 관련사건 수사착수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 고발 중원署 이첩부분이 전체 반복 '프랙털 개념' 사례 안되길경기 남부지역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A씨. A씨는 어느 날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다 느닷없이 B건설노조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불법 체류자를 단속한다며 벌인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것도 경찰관들 앞에서의 폭행이었다. 건설노조원들은 해당 건설현장에 소속 노조원을 추가 고용해 달라고 연일 집회를 하며 외국인 노동자 등을 상대로 불법 행위를 하고 있었다.A씨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고소하세요"가 전부였다.경기남부경찰청이 관할 경찰서 담당 과장(경정)들을 불러 호되게 꾸지람을 했다. 적절하게 대처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며칠 후 경기 서부지역에선 장애인들이 처우 개선 및 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거리 행진에 나섰다. 행진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휠체어를 타고 행진하던 한 장애인이 차로에 진입했다. 일순간 차량 통행이 마비됐다. 주민들은 "경찰이 뭐하는 거냐, 쳐다만 보고…"라며 항의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던 경찰이 족히 30명 넘게 현장에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주민들의 항의는 더욱 거칠어졌고, 경찰은 외면하기 급급했다. 결국 1시간여 뒤 해당 지역 자치단체 장애인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와 장애인에게 읍소와 설득을 거듭해 겨우 해결됐다.경찰의 '민망한 모습'은 6·13 선거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목격됐다.서부권에서는 모 정당의 유력 단체장 후보를 위해 현직 공무원이 입당 원서를 수십장 받아 제출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공무원은 후보와의 인연을 통해 과거 시간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로 경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남부권에서는 모 정당 후보가 자신의 지지 선언 서명문에 현직 군인과 경찰의 이름을 임의로 넣었다 본인들의 강력 항의를 받았다.각 정당의 경선 과정에서도 상대를 음해하려는 흑색선전이 난무했지만, 일부는 사실로 확인된 사례도 있다는 게 정당 관계자들의 전언이고, 실제 경찰이 인지하고 있는 건도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선거 후에 제대로 할 것"이라는 게 경찰의 변이었다.본격적인 선거사범 수사가 시작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전날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25건을 접수했다. 인지 사건도 꽤 많다는 말이 나온다.성남 분당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 관련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바른미래당이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자를 고발한 사건은 성남 중원경찰서에 이첩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는 이성호 양주시장 당선자를 포함해 61명을 수사 중이다. 김종천 포천시장은 이미 재판에 넘겨졌다.물리학에 프랙털(Fractal)이라는 개념이 있다. 부분이 전체를 반복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나뭇잎의 모양, 눈(雪)의 결정 등이 대표적인 예다.'고소하세요' 등의 민망한 최근 경찰의 모습이 프랙털 개념의 또 다른 사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없는 죄를 만들 일은 아니다. 제대로 된 경찰의 모습을 기대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는 6개월로, 올 12월 13일까지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8-06-17 이재규

[데스크 칼럼]선거도 바꿀 때가 됐다

공보물 뜯기지도 않은채 버려져 '낭비'소음과 복잡한 길에 세워둔 유세차 '불편'찍을 후보 적극적으로 찾아나서 소통하는선거 주인인 유권자 의식 가장 먼저 변해야600그램 정도 된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서 집집마다 유권자들 앞으로 배달된 선거 공보물의 무게다. 들어보면 두툼하고 묵직하다. 후보들은 정성 들여 만들어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내용을 찬찬히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투표일 전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때 나가보면 봉투를 뜯지도 않은 공보물이 무더기로 버려져 있다. 열 번을 생각해도 아깝기만 하다. 속이 다 시원하다. 선거가 끝났으니 골목골목 세워져 있던 유세 차량이 사라질 것이고, 하루종일 울리던 후보들의 전화와 문자도 이제 끝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 선거구 후보들이 걸거나 보낸 것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다른 엉뚱한 지역의 후보들이 걸거나 보내는 게 훨씬 더 많아서 짜증이 난다. 집 전화는 그동안 아예 코드를 빼버렸다. 그렇게 보름이나 되는 시간을 보냈다.투표를 하러 가니 딴 세상이다. 두툼한 선거인 명부를 뒤적이는 모습이 사라졌고, 신분증과 함께 지문 인증을 한다. 사전투표 때는 투표용지를 프린터에서 척척 뽑아낸다. 자기 선거구에 굳이 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거의 똑같이 투표를 할 수 있는 것도 좋다. 네트워크와 인증기술이 만들어낸 편리함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선거는 옛날 방식과 새로운 방식이 뒤섞여 있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선거운동과 관련된 것들은 좀 구식(舊式)이 많다. 앞에서 말한 공보물만 해도 그렇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그렇게 많은 종이 인쇄물을 굳이 모든 유권자에게 돌려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들고 보내는 일도 일이지만, 자원 낭비란 면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해 볼 만 한 문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배부된 공보물에 들어간 비용만 대략 1천억원은 될 것이라고 한다. 투표용지와 벽보까지 합치면 1만5천t에가까운 종이가 사용된다고 하니 엄청난 일이다. 그렇다면 미리 '공보물 발송 제외'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공보물을 내려받거나 열어볼 수 있도록 하면 공보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선거에 적극적이고 의식이 있는 사람들만 참여해도 손해는 없을 듯하다. 인증이라든가 그런 여러 문제들은 하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으리라. 유세 차량 문제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요란하게 동네를 오가는 유세 차량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집이나 소음에 민감한 집들은 한바탕 홍역을 앓는다.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까 봐 차마 나가서 시끄럽다고도 못하고 꾹꾹 눌러 참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교차로나 상가 같은 복잡한 길에 여기저기 세워둔 유세 차량들로 차량 흐름이 방해를 받아 운전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역시나 구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니 문제다. 전화와 문자 역시 그런 면에서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이런 말을 하면 아마도 후보자들 쪽에서는 '이것저것 다 문제로 삼으면 어떻게 유권자들과 소통을 하라는 거냐'라고 반박할 듯싶다. 유권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얼굴이라도 한 번 더 알려야 할 후보자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선거는 달라져야 한다. 낭비적 요소, 불편을 주는 요소, 일방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합리적이고 소통 가능한 선거가 돼야 한다.물론 그렇게 선거가 달라지기 위해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 것은 유권자의 의식이다. 유권자들이 선거의 주인으로 나서 자기가 찍을 후보자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소통할 수 있어야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촛불'이 의식을 많이 바꿨다고 한다. 그럼 이제 바뀐 것을 증명해 볼 때다. 촛불을 들 때처럼, 선거도 좀 바꿔보자./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2018-06-13 박상일

[데스크 칼럼]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즈음해

차세대 한국축구 이끌 유망주 육성 시급대표팀 승리위해 모든걸 불태울거라 믿어아직 열리지도 않았는데 어두운 전망 보단열악한 환경서 우뚝선 그들에게 박수 보내자2018 러시아월드컵이 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국내 축구계와 축구팬들은 16강은커녕 1무라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조별리그에서 만나게 될 팀들이 한국 대표팀에 비해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을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국제축구연맹이 인터넷을 통해 발표하는 국가별 순위를 보면 한국은 57위인데 반해 1차전 상대인 스웨덴은 24위, 2차전에서 만나는 멕시코는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독일은 세계랭킹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번 러시아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상대 역대전적에서도 한국은 스웨덴에 2무2패, 멕시코에 4승2무6패, 독일에는 1승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수치화된 자료만 따지고 봤을 때 한국은 전 세계 국가들이 대륙별로 겨뤄 32개팀이 나가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또 여러 자료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겨룬다는 것만으로도 대표팀 선수들은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공은 동그랗다'라는 스포츠계의 말이 있다. 스포츠계에서 공에 빗대어 경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 말이다. 스포츠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참여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장 상태와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다. 독일과 한국의 FIFA랭킹이 1위와 57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승패는 경기 결과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승패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만들어내는 거지만 경기장 밖의 분위기는 팬들이 만든다. 월드컵은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축제라고 말한다. 세계 3대 스포츠축제의 개막이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국내 분위기는 전혀 축제 분위기가 아니다. 혹자들은 남·북한과 북미 간의 화해 분위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으로 인해 월드컵이 묻혀 있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침체된 분위기는 이미 K리그 2018시즌 시작부터 예견됐었다. 월드컵 분위기에 동반해서 관심을 끌어야 하는 K리그가 2018시즌이 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대표팀이 원정 월드컵 두 번째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다면 당연히 축구붐이 다시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의 성적에 기대하기보다는 지금의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2002 한일월드컵 이후 프로야구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프로축구가 왜 팬들로 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지 외부적인 문제보다는 내부적인 문제는 무엇이었을까?그 이유를 명확하게 내놓기는 힘들겠지만 K리그, 더 나아가 한국 축구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 육성의 부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후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본선 무대에 9회 진출하며 다양한 스타를 탄생 시켰다. 물론 이번 대회에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라는 걸출한 세계적인 스타가 대표팀에 합류해 있지만 이전 대회보다는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대형 스타가 많지 않다. 또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이재성(전북현대) 등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도 함께하지만 이전 대회보다는 한국 축구 미래를 밝게 전망할 유망주들 숫자도 많지 않다.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만들어낸 선수 대부분이 은퇴한 지금 한국 축구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세대교체는 지금이 아니라 10여 년 전부터 계속 제기됐던 문제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경기에 나선다.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모두 승리를 위해 준비하고 있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울 거라고 믿는다. 아직 열리지도 않은 경기에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보다는 열악한 환경에서 그 자리까지 올라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건 어떨까? 지금 성적이 아닌 미래 한국 축구를 위해서 말이다./김종화 문화체육부장김종화 문화체육부장

2018-06-10 김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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