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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 매니페스토 10년, 이제 정책의 눈으로 후보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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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규 안성시선거방송토론委 위원
매니페스토 운동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본격 도입돼 올해로 10년이 됐다. 그동안 2번의 대선, 2번의 총선, 3번의 지방선거가 치러져 재·보궐선거를 제외한 전국 단위 선거만 7번이 치러졌다. 그러나 매니페스토는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이 더 멀어 보인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9대 지역구 국회의원 239명의 총선공약 8천481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완료된 공약은 51.24%인 4천346개였다. 매니페스토가 본격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임기 만료 5개월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완료된 공약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만큼 공약의 중요성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국회의원들은 유권자가 정당이나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중심으로 투표한다고 생각하지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하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은 선거에서 후보자를 통해 국가의 비전과 그 비전을 실현시키는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후보자들이 국민들이 원하는 공약, 실천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올바른 정책을 선택할 권리를 잃게 된다. 어찌 보면 그동안 국민들은 스스로 올바른 정책을 선택할 권리를 포기한 채 후보자들에게만 맡긴 측면도 있다. 이제 정책의 눈으로 후보자를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가장 합당하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놓는 후보자가 누구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유권자 가운데는 어떤 것이 실천될 수 있는 공약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약간의 노력만 기울인다면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불가능한 공약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하고 있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기준이다. 매니페스토는 후보자가 공약을 제시했으면 왜 그 공약을 제시했는지, 그 공약이 어떤 기대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그 공약을 달성할 것인지, 언제까지 완료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 등이 함께 제시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야만 그 공약이 국가·지역의 미래에 부합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후보자의 말이 여기서 다르고 저기서 다른 '표리부동형' 공약, 재정 계획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빠져있는 '빈 수레형' 공약,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는 '붙고보자형' 공약, 선거에 임박해서 제시되는 '급조형' 공약, 이미 추진되고 있는 정책을 새로운 것처럼 속이는 '기만형' 공약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매니페스토 관련 단체들은 말한다. 지켜지지 않는 공약도 문제지만 잘못된 공약이 지켜진다면 엄청난 세금과 행정력 낭비 등 국가적 손실은 더 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수많은 특권과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선거에서 만큼은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갑'이다. 4월 13일 실시되는 제20대 총선은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 중심의 선거가 돼야 한다. 유권자들이 그동안 생각해 왔던 국가와 지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실현해 줄 각종 정책적 요구에 정치권과 후보자들이 정책적 대안들을 마련해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유권자들의 요구에 가장 합당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을 제시한 후보가 당선됐으면 한다.

/황형규 안성시선거방송토론委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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