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참성단]주식 대박의 꿈

네덜란드 튤립 투기, 프랑스 미시시피 회사와 영국의 남해회사 투기 투자를 초기 자본주의 3대 버블로 꼽는다. 근대과학의 아버지 아이작 뉴턴은 1720년 남해회사 주식을 샀다가 되팔아 7천 파운드를 벌었다. 하지만 그가 주식을 매도한 후에도 주가는 더 올랐다. 땅을 치고 후회한 뉴턴은 재빨리 다시 사들였지만, 불행히도 그때가 상투였다. 결국, 2만 파운드를 잃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이 미적분법을 창시한 이 수학의 천재에게 주가의 방향을 묻자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주식투자에서 대박을 노렸다가 쪽박을 찬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상대성원리로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921년 노벨상 상금 2만8천 달러를 주식에 투자했다가 대공황이 불어닥치면서 원금을 거의 까먹었다.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도 재산 대부분을 주식으로 날렸다. 그래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트웨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10월은 주식투자에 특히 위험한 달이다. 그다음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다." 주식으로 돈 벌 생각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집중 매수해 '동학 개미운동' 바람을 일으킨 우리나라 개인 투자가들의 매매 패턴이 바뀌고 있어 이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우량주들이 주춤한 사이 바이오 주, 원유선물 등이 급등하자 이를 추격 매수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식 매수 대기자금은 44조원에 이른다. 정석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동학 개미운동'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주가의 흐름은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의 적정 기대수익률을 '금리+α'나 '채권 수익률의 2배'로 본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연 4∼5%가량이면 무난한 수준이다. 문제는 100억원 이상의 슈퍼 투자가의 기대 수익률이 연 5%인데 반해 개미투자가의 기대 수익률은 100%라는 데 있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주식은 하나의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아 단기간에 주식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집착은 금물이다. 과욕은 늘 화를 부른다. /이영재 주필

2020-04-02 이영재

[기고]뒤늦은 개학을 맞이하며

그동안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았다.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이 잦아지지 않고,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개학을 결심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교육부 차원에서도 많은 고민 끝에 온라인 개학을 병행한다는 입장까지 나온 상황을 보면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돼야 함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지금도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의 학습 결손을 줄이고,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학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은 낯설지만 온라인 학습을 통해 학습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학사 일정과 평가 계획 등 학교의 제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만반의 준비와 함께 학교 위생 관리를 위한 방역도 철저히 하고 있다.일부 몰지각한 교육수장의 비난에도 상관없이 '교육'을 위해 성심을 다하고 있다. 뒤늦은 개학이니만큼 빠르고 안정적인 학사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의 모든 주체는 철저한 점검과 준비를 다시 한 번 점검해 주기를 당부한다.우선 학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다양한 주문을 하고 있다. 아침 등교 시 발열체크, 의심환자 발생 시 조치 요령 등 이전의 감염병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만들었음에도 현장의 어려움을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조치인 만큼 지침의 정확한 숙지가 필요하다.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이 큰 만큼 개인의 위생 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저소득층에 대한 디바이스 대여, 시스템 지원 등에 대한 방안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지금도 노고가 많지만 선생님들도 더 힘을 내야 한다. 3월 첫주에 준하는 마음으로 개학을 맞이하고 아이들에 대한 빠른 파악과 따뜻한 지도가 필요하다. 휴업이 길어짐에 따라 느슨해진 학업 습관과 태도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미리 다가온 온라인 교육 환경을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이런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미래 교육 역량으로 생각하고 준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건강이 가장 중요함을 잊지 말고 개인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 주길 당부한다.가정에서는 아이들의 빠른 신학기 적응을 위해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긴 휴업기간 동안 가정에서 학부모님들이 느꼈을 피로도 또한 클 것이다.건강은 학교에서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함께 지도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긴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발열이나 기침 등 이상 징후가 있으면 등교시키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온라인 학습이 가정에서 이뤄지는 동안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고 응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끝으로 우리 학생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졸업과 종업식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입학과 개학도 하지 못해 가장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휴업의 연장과 대책 확보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각자 자신의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 개학 후에도 기본 수칙을 잘 지키며 마음을 다잡고 학교생활에 임해주길 바란다.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학교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진행형인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어떤 속단도 위험하지만 정부 지침에 따라 개학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건강을 다시 한 번 기원하며,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이대형 인천교총회장이대형 인천교총회장

2020-04-02 이대형

[풍경이 있는 에세이]고달사지의 봄

통일신라 경덕왕시절 창건한 사찰폐사지 입구 늙은 느티나무 신고식석조 지나 상부의 원종대사탑 웅장노란산수유 계곡옆 거니시는 스님내가 꿈꾸던 '한폭의 그림' 펼쳐져내 기억에 저장된 여주 신륵사는 메타세쿼이아가 붉게 물드는 늦가을 타종소리가 강을 건너는 오후 6시쯤 강 맞은편에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답다. 그러나 오늘 나의 목적지는 멀찍이서 신륵사를 볼 수 있는 강천이다.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에 기지개를 펴보겠다고 봄 강물 따라 강천으로 향했다. 강가에는 버들가지가 다투어 피고 저 멀리 연노랑 물감 번지듯 퍼지는 산수유 꽃이 행자를 유혹하기 바쁘다. 눈앞에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은 강원도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하여 김포 월곶 보구곶리에서 서해에 합류하는 강으로 강원 오지에서 눈 녹은 물이 흘러 모인 것이니 해빙기가 되면서 강의 유속이 빨라지는 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강에만 오면 부질없는 장난을 한다. 납작한 돌멩이를 찾아 물수제비를 떠보는 것이다. 더러는 성공한 것도 있지만, 대개는 얼마 못 가 강 속으로 몸을 숨기는 돌, 강은 바닥에 내려앉은 돌을 자기 몸처럼 안아주기 위해 얼마의 품을 허락했을까.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강천을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시간은 오후로 건너뛴다.이번엔 강천에서 멀지 않는 고달사지로 향한다. 지난 가을에 다녀왔지만 새봄의 고달사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직 잔디가 온전히 초록을 띠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피어있는 노란 산수유 꽃 덕분인지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고달사지, 언제 가도 한적해서 걷기 좋은 길로 이만한 곳도 없을 듯하다.여주시 북내면 혜목산 동쪽에 자리 잡은 고달사는 일명 고달원(高達院)이라고도 하며 통일신라시대 764년(경덕왕 23)에 창건한 사찰로 알려지고 있다. 근처 다른 폐사지와 비교하면 터가 넓어 예전 사찰의 규모를 가늠해보는 건 물론,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트이게 한다. 차에서 내리면 폐사지 입구 400살 나이를 가진 늙은 느티나무에게 신고식을 마치고 낮은 스펜스 안으로 들어서면 지정된 관람로를 따라 걷는 건 지극히 정석이다. 사찰이 번성했을 당시 수조로 쓰였을 석조 구조물은 단아한 지붕을 이고 있어 그것이 중요 유적임을 말해주고 있다.석조의 용도는 사찰에 큰 행사가 있을 때 곡물을 씻기도 하지만 평소엔 물을 담아두거나 사찰 중심 공간에 두고 부처님 전에 나갈 때 몸을 깨끗이 씻고 가라는 의미도 있다. 지붕이 있는 두 개의 석조를 지나 가운데 상부에 자리 잡은 원종대사탑은 스케일이 웅장하고 위쪽 부서진 모서리 부분을 제외하면 비교적 형태는 양호하다. 탑신부에는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고 아래 석탑에 새긴 조각은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거북이와 용이 꿈틀거리며 노니는 형상이다. 넓은 폐사지에는 부도, 석불대좌, 석불좌, 승탑, 쌍사자 석등 총 7종의 보물이 있으며 중앙 위쪽에 자리 잡은 원종대사탑을 지나면 폐사지 고달사와 무관한 고달사란 절이 기다린다.그 고달사를 왼편에 끼고 산 쪽으로 올라가면 평평한 터에 최근에 세운 듯한 2기의 석불을 만날 수 있다. 이 석불에서 오른쪽 숲길로 꺾어들면 오래 전 불심이 가득한 석공들의 섬세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단아한 석등이 반긴다. 거기까지 갔다면 등이 있는 자리에서 아래 너른 폐사지를 내려다보는 여유는 누구라도 놓치지 않았으면 싶다. 홀로 석등 주변을 서성대다 폐사지로 내려오니 노란 산수유가 망울을 트기 시작한 맞은편 계곡 옆으로 스님 한 분이 봄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거니신다. 내가 꿈꾸던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그날 나는 집으로 돌아와 폐사지에 핀 노란 산수유꽃이 지난해 결실인 붉은 열매를 그대로 안고 있는 걸 보고 '고달사지의 봄'이란 시를 썼던가 아니었던가.꽃의 사리, 열매의 사리,저 고운 것이 하늘에서 떨어졌겠느냐.아니면 누가 몰래 매달기라도 했겠느냐.꽃이 부르니 열매가 왔겠지.열매가 부르니 꽃도 좋아서 같이 살자 했겠지.-시(詩) '고달사지의 봄' 중에서/김인자 시인·여행가김인자 시인·여행가

2020-04-02 김인자

[춘추칼럼]사랑의 거리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방 배려·존중 필수미투운동후 사람들 관계 더 조심스런 세상코로나19 확산에 '사회적 거리' 까지 등장이 모든 간격들이 생명을 살리는 해법되길예전, 젊어서 고향에 살 때의 기억이다. 금강 하구 철새도래지로 가끔 청둥오리 사냥을 가는 젊은 축들이 있었다. 그들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백조에 대한 것이다. 백조는 우리 말로는 고니라고 불리는 몸집이 크고 털 빛깔이 새하얀 새이다.녀석들은 갈대숲이나 습지에 무리 지어 앉아있다가 사람이 다가가면 어김없이 사람이 다가간 거리만큼 뒤로 물러난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한 방책이다. 말하자면 생명의 거리인 셈이다. 동물치고는 참 영리하고 똑똑한 녀석들이라 하겠다.인간 세상도 그렇다. 아무리 좋은 사이라 해도 너무 거리가 가까우면 진력이 나고 싫증이 나게 되어 있다. 좋은 사이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면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친구나 이웃이나 직장 동료 사이도 그렇고 심지어 애인 사이도 그렇다. 가까운 사이 좋은 사이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세심한 조심이 필요하다. 그것은 한집에 사는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다. 상호 존중할 것은 존중하고 삼갈 것은 삼가고 눈감거나 비켜 갈 것은 또 그래야 한다. 그러기에 옛날 어른들도 부부유별이라 했다.부부 사이는 구별이 안 되는 밀접한 인간관계다. 그래도 그래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것은 매우 평범하고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교훈이라 하겠다. 오랫동안 사람들과 사귀면서 내가 지키고 있는 원칙 같은 것이 있다.누구하고든 거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특히 좋은 사람, 내가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런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지만 지나칠 정도로는 가까이 가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도 모조리 하지는 않고 조금은 아껴 둔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미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연유로 해서 어떠한 경우에도 나빠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오래 만나지 못하고 헤어져 있는 동안에도 좋은 느낌으로 그 자리에 그냥 멈추어 설 수 있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좋은 관계로의 새로운 복원이 가능하다.이것을 나는 사랑의 거리라고 말하고 싶다.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말은 생텍쥐페리의 말이다. '사랑은 둘이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앉아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은 좋은 관계로 오래 함께 살아온 부부 사이를 말해주는 것도 같다.미투 운동이 일어난 이후로 사람들 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경향이다. 언어폭력이든지 성추행이란 말까지 나돌아 특히 남녀 사이가 많이 경직되어 있다. 사랑한다는 말, 좋아한다는 말이 얼마나 따스한 말이고 좋은 말인가. 그러나 그런 말조차도 조심스러운 세상이다.그야말로 이것은 마음의 거리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사랑의 거리가 아니고 강제로 만들어진 마음의 거리다. 왜 우리가 이 좋은 세상을 살면서 서로 사랑한다는 말, 좋아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살게 되었는가. 많이 서글픈 마음이다.최근엔 코로나19 전염병 때문에 사회적 거리란 것이 다시 생겨났다. 일상의 평범한 삶은 멈추고 갑자기 이상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야말로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삶과 살아보지 않은 세상에 살게 된 것이다.신종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거리를 두어야 하고 신체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방책이다. 우리 풀꽃문학관만 해도 계속 휴관 중이다. 뜨문뜨문 관광객들이 오고 아는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갑지가 않다.멀리서 바라보며 인사하고 좋은 시절이 오면 다시 오시라 인사를 보낸다. 물론 악수도 하지 않고 사진도 같이 찍지 않고 책을 들고 와 사인을 해달라고 해도 다음에 하자고 미룬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참 많이 소원해진 느낌이다.어쨌든 다 좋다. 고니들에게는 생명의 거리, 나에게는 사랑의 거리, 미투 사태에는 마음의 거리, 코로나19에는 사회적 거리, 모든 거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음의 단절이 있을 수 있고 소통의 부재가 있을 수 있겠다.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그 모든 '거리'들이 사람을 살리는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금쯤 섭섭함과 공허함과 불편함이 있겠지만 그것들을 넘어서 생명의 거리, 소생의 거리, 끝내는 사랑의 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나태주 시인나태주 시인

2020-04-02 나태주

[오늘의 창]소량의 마스크보내기, 한국의 인식 바꾼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 편의점을 찍은 사진을 봤다. 다양한 물품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휴지와 물티슈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한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우리나라도 1~2주 전만 해도 마스크 수급이 원활치 않아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모습이 많이 줄어들었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월 마스크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마스크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뉴스와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접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외국인들은 한국인 지인에게 마스크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한다. 외국 지인의 부탁을 받은 이들은 소량이라도 보내주고 싶어 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 도움을 주는 것은 개인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할 뿐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지인에게 마스크를 보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가 해외에 체류하는 가족에게 보내는 것만 제외하고 마스크 반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0매 안팎의 마스크를 외국으로 보내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이 인도적 목적으로 소량 보내는 것은 국내 마스크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그로 인해 얻는 효과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이번 코로나19 대응으로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작은 정책 변화가 '부러움'을 '고마움'으로 바꿀 수 있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20-04-02 정운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이상견빙: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된다

요즈음의 우울한 세계상황은 새삼 작은 것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작은 것들은 숨어있고 미세하기 때문에 들추어내고 확대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작고 크다는 것이 상대적이긴 하지만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바이러스는 확실히 작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것들이 이 큰 세계를 뒤흔들고 있으니 영향력은 작고 큼에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작은 세계로 들어갈수록 오히려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원자나 양자나 유전자나 바이러스는 다 작은 것들이다. 주역에서 작은 것에 대한 생각은 모두 괘의 가장 처음에 해당하는 초효(初爻)에 들어있다. 그 중에 땅을 상징하는 곤괘(坤卦)에 맨 처음이자 맨 아래에 있는 초효(初爻)에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된다고 하였다. 절기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되면 땅에 서리가 내린다. 그 서리를 계속해서 밟고 지나가면 나중에는 얼음처럼 견고해져서 어찌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서리 내리는 계절이 얼음이 어는 계절로 바뀌려면 거쳐 온 시간이 있고 한 순간에 갑자기 그리 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겪는 좋지 않은 일도 한 순간 갑자기 된 것은 드물고 뒤져보면 그리 될 만한 연유가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겪어온 재앙을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할 때 하나는 재(災)이고 하나는 생()이다. 재(災)는 자연적인 재앙이고 생()은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다. 자연적인 사이클에 의한 재앙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인간이 자초하는 재앙은 줄여나갈 수 있다. 생태적 차원에서 보면 작은 미물도 우주에 참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이 자기들 위주로만 마구 개발하면서 그들의 처소를 침범하는 등 함부로 다루면 대가가 따른다. 작은 것일수록 그것들과 관계함에 있어 향후 그 미치는 파장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한 티끌 속에도 시방세계가 들어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20-04-01 철산 최정준

[경제전망대]코로나19 사태 지원정책, 적절한가

3차례 25조6천억 작년GDP 1.34%피해 심한 伊·스페인 비슷한 규모소득기준만으로 지원금 산정 한계사회적거리두기·경기부양 딜레마기업은 국민경제영향 우선 고려를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2월에 4조원의 긴급지원책을 발표한 데 이어 3월18일 11조7천억원의 추경예산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추가로 3월30일 정부는 소득 하위 70% 이하 1천400만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4인가구 기준 10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소요비용은 총 9조1천억원이지만 이를 위한 2차 추경예산은 7조1천억원이라고 한다. 차액 2조원은 지자체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세출구조조정 또는 국채발행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 차례의 지원책을 모두 합한 25조6천억원은 작년 GDP의 1.34%에 달한다. 이 규모는 적정한가?외국과 비교해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하면 그렇게 적지 않다. GDP 대비 코로나19 관련 재정지원 규모는 대만 0.55%, 영국 1.5%, 이탈리아 1.4%, 스페인 1.3%, 독일 4.3%다. 피해가 덜한 대만은 우리보다 지원 강도가 약하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피해가 극심한 점을 고려하면 우리 지원 규모는 적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은 그 비율이 무려 10.7%다. 미국과 비교해 우리 지원 규모가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평면적 비교는 곤란하다.미국은 인구의 60%인 2억명에 가까운 인원이 외출 제한 명령을 받고 있다. 사실상 경제활동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상태여서 재정지원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독일도 전국적으로 종교시설과 비필수적인 가게는 강제로 문을 닫게 했다. 반면에 우리는 비교적 방역에 선방하고 있는 편이다. 개학이 연기되고 피해가 큰 업종이 있지만 대다수 국민이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여서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 무급휴직자와 실업자가 쏟아지게 되어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듯이 우리나라도 소득 불평등보다 자산 불평등이 더 심각하다. 따라서 소득 기준만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쳐 기준소득을 산정하면 좋지만 시간이 더 걸리는 문제가 있다. 급여생활자는 최근 소득을 반영할 수 있지만 피해의 업종별 격차가 큰 소상공인은 전년도 연말정산 자료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문제도 있다. 피해가 심한 여행사 사장과 장사가 더 잘되는 배달음식점 사업주가 작년 기준으로 지원받는다. 물론 선별 비용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중위소득을 넘는 가구가 긴급한 지원금이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위로 차원이라면 모든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 낫고, 그렇지 않다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및 고용유지금 확대가 더 나은 정책으로 보인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원에는 또 다른 딜레마가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소비촉진은 모순적인 목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 할수록 방역 효과는 커지나 소비는 더 위축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손에 쥐어질 5월 이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야 정책의 엇박자가 해소된다.가계에 대한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기업에 대한 지원인데 정부는 과도하게 정서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순이다. 하지만 그런 식이면 호황인 중소 온라인쇼핑업체 업주가 대기업 대형마트 계산대 직원보다 우대를 받게 된다. 대기업에는 많은 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가 있다. 회사 크기가 아니라 피해 정도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항공업이다. 인천국제공항 승객은 1일 약 20만명에서 1만명대로 감소했고 갈수록 줄고 있다. 국제선 운항을 아예 중단한 저가 항공사가 많다. 대형항공사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여서 대한항공은 무급 휴직을 확대했고 아시아나항공은 4월부터 모든 직원이 최소 15일의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그런데도 정부 지원은 정류료, 착륙료 감면과 저가항공사 대상 3천억원의 금융지원 등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항공사에 무제한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고 미국은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아예 35조원에 달하는 보조금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고용유지와 자사주 매입금지 등의 조건이 붙어있다. 우리도 대주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문제가 된다면 고용유지금이나 출자전환 옵션부 대출 형태의 지원을 선택하면 된다./허동훈 인천연구원 부원장허동훈 인천연구원 부원장

2020-04-01 허동훈

[참성단]걱정 갈아엎어 주세요

오래전 인천에서 한 고등학교 교가가 문제가 된 적 있다. 학교에서 자주 교가를 틀었나 본데 인근 주민들이 시끄럽다며 학교 측과 마찰을 빚기 일쑤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주민들은 자신도 모르게 교가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사까지 완벽히 꿰차게 됐다고 하니 노래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교가가 이 정도이니 귀에 쏙쏙 꽂히도록 기획된 선거 로고송의 중독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오늘(2일)부터 4·15 총선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거리 곳곳에서 갖가지 선거 로고송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질 판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지만 선거마케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로고송을 정치권이 포기할 리 만무하다. 로고송이 본격적으로 선거운동 현장에 등장한 건 1995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거리에서 확성기 사용이 허용되면서부터다. 그해 6·27 지방선거에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가 울려 퍼지며 로고송 시대의 막이 올랐다.'비틀스로 귀가 뚫렸다'는 김훈 작가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왔을 때 더 이상 대중음악의 흐름을 따라갈 자신이 없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댄스음악이 대중음악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중장년 유권자는 따라 부를 엄두조차 나지 않는 '난 알아요'가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96년 총선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의 로고송 '넌 그렇게 살지마'와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난 알아요'가 맞붙은 것이다. 선거 로고송에서도 여야 격돌현상이 벌어진 게 이때부터 아닌가 싶다.대통령선거에서 최고의 히트곡으로는 'DJ DOC'의 'DOC와 춤을'을 개사한 'DJ와 꿈을'이 꼽힌다.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는 로고송에 맞춰 관광버스춤까지 선보이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그가 당선되자 '김대중의 승리가 아니라 로고송의 승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걱정말아요 그대'(전인권)를, 미래통합당은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로 시작하는 '사랑의 재개발'(유산슬)을 메인 로고송으로 내세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 제목만으로도 여야의 로고송 선정 이유가 엿보인다. 정작 국민들이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은 두 곡의 콜라보 버전 격인 '그대여 걱정 갈아엎어 주세요'가 아닐까. /임성훈 논설위원

2020-04-01 임성훈

[발언대]방구석 정책선거

선거운동으로 한창 떠들썩해야 할 요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조용한 선거철을 보내고 있다.그래도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겠다.사회적 활동이 줄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이 오히려 지역의 대표자와 각 정당의 정책들을 살펴보고 깊이 고민해 볼 좋은 기회다.그렇다면 좋은 정책을 어떻게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을까?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전개하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운동을 활용하면 된다.매니페스토 정책선거란 정당이나 후보자가 정책의 구체적인 목표, 실시기한,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 우선순위를 명시해 공약하는 것을 말한다. 유권자는 당선자의 공약 이행상황을 지속 평가해 다음 선거에서의 지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후보자들이 구체적이며 책임 있게 약속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이 출마자가 약속을 잘 지키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평가하는 운동이다.정치인들은 우리의 표를 통해 국민을 대표해 권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우리의 표가 정책과는 상관없는 일종의 맹목적인 지지가 될 때는 국민의 봉사자가 아닌 권력자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싶은 유혹을 더욱 강하게 느낄 것이다.학연이나 지연, 정치적 이념보다는 우리 삶을 위한 정책에 중심을 두고, 그 정책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그리고 그 실현 여부에 따라 다음 선거 결과가 좌우되는 선순환이 이어지면 우리의 대표자들은 우리의 요구에 관심 갖고, 그에 맞는 정책들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부터 방구석에서 후보자들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소로 향하자. 선관위의 정책·공약알리미 사이트(http://policy.nec.go.kr)를 참고하면 각 후보자 및 정당의 공약과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고 비교할 수 있다. 공약이슈지도(http://issue.nec.go.kr)를 통해 지역별 정책 이슈들을 살펴볼 수 있고, 희망공약 제안 서비스로 공약을 제안할 수 있다./권용민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선거사무보조원권용민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선거사무보조원

2020-04-01 권용민

[기고]정책선거 위한 첫걸음, 후보자 TV토론회

닉슨의 당선 확실시되던 '1960년 美 대선'언변 유창 케네디 첫 TV토론서 대역전극대의민주주의체제 '정보한계' 보완재 역할코로나로 대면접촉 제한 '중요성' 더 커져미국 자유주의의 상징이자 비운의 죽음으로 유명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당선에는 흥미로운 비화(秘話)가 있다.196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공화당에서는 리처드 닉슨이, 민주당에서는 존 F. 케네디가 출마했다. 상대적으로 정치 신인이었던 케네디에 비해 여당 후보이자 부통령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닉슨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그런데 이 선거에서는 미국 대통령선거 역사상 최초의 TV토론회가 열린다.케네디는 유창한 언변과 당당하고 젊은 이미지로 자신의 정치 공약을 유권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새긴 반면, 닉슨은 토론 내내 불안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TV토론회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표심은 케네디에게로 흘렀고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케네디는 미국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다.선거의 판도를 바꾼 이 역전의 드라마는 후보자 TV토론회가 유권자의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법에 따라 여러 선거운동방법으로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한다.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점 선거운동의 폭이 넓어지고 방법의 다양성이 증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권자가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존재할뿐더러 각각 다른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분석하고 정책적 청사진에 대해 따져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다수의 유권자는 이러한 정보와 판단 기준의 부재로 투표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주체적인 판단에서 벗어난 투표를 하기도 한다.이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주권자들의 선거를 통한 합의로 도출된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이와 같은 한계에 대한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후보자 TV토론회다.'TV'란 매개체를 통해 유권자는 후보자의 얼굴을 마주하고 후보자가 내세운 구체적인 공약과 정책에 대해 귀 기울일 수 있으며 각각의 공약과 정책을 상호 비교·평가할 수 있다. 또한 토론과정에서 후보자 간의 합리적 비판과 논증을 통해 그 깊이와 실현 가능성에 대해 검증할 수 있고 더불어 후보자의 자질과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다.그리하여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에게는 선택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유권자에게는 선택에 대한 확신 또는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다. 이렇듯 후보자 TV토론회는 선거 벽보나 선거공보 등의 단편적인 선거운동방법과 달리 후보자에 대해 보다 심도 있고 생동감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며, 선택의 준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판단의 척도로 기능한다.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TV토론회는 후보자 TV토론 주간(4월 2~9일)에 개최된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면 접촉 방식의 선거운동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TV토론회가 갖는 의미는 그 어느 선거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이런 시기에 현명한 유권자의 눈으로 TV토론회를 시청해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가를 살피고 우리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공약과 정책에 기반한 선택이 비로소 투표에 가치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또한 유권자의 역할은 투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당선인의 공약과 정책이 잘 이행되는지 진단하여 차기 선거에 반영하는 것까지이다.유권자로서의 올바른 선택 기회와 '정책선거'의 선순환을 위해 꼭 후보자 TV토론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조원봉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조원봉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2020-04-01 조원봉

[경인칼럼]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말직임에도 '멍에 쓴듯' 두번 임기를 마쳤다미디어불모지 6년을 갈고나니 한결 홀가분기억에 남는 건 발달장애아 만났던 시공간비장애아 함께할 '공감 프로그램' 적용 기대두 번의 임기를 마쳤다. 개방형 직위인 방송통신위원회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에 임용돼 꽉 차는 6년을 일했다. 누가 물었다. 섭섭하지 않으냐고. 천만에. 전혀 아니다. 시원하다. 미관말직이었음에도 지난 6년간 목에 씌워져 있던 멍에는 무거웠던 것 같다. 곧은 멍에든 굽은 멍에든 일단 그것을 짊어진 순간부터 겨리나 호리를 끌어야 했는데 인천은 갈아야 할 산비탈치곤 너무 그늘지고 가팔랐다. 서울의 음영지대, 미디어문화의 황무지, 특히 방송영상미디어의 불모지로 일컬어지는 곳 아니던가. 내려놓았을 때 봄바람처럼 느껴지던 그 홀가분함이란. 떠난 며칠 뒤 센터직원들이 전해준 2019년도 센터경영 평가결과도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그동안의 쟁기질이 영 볼썽사납고 거칠기만 했던 건 아닌가 보다.또 하나, 이런 질문을 받았다. 누가 기억에 남느냐.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지우고 하는 사이 문득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이 있었다. 나로서도 뜻밖의 인물들이다. 이제 고등학교를 다닐만한 나이가 되었을까. 2∼3년 전쯤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 그는 늘 어머니와 함께였다. 센터 한쪽에 마련된 화단에 걸터앉아 화장실에서 페트병에 담아온 물을 나무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물이 떨어지면 다시 화장실로 가 세면대에서 물을 담아 나무에 뿌려주는 행위를 되풀이했다. 그 곁에서 어머니는 말없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그러고 있는 아들과 스마트폰에게 교대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거의 매일,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던 청년이 흔적을 심하게 남겨놓아 불편하긴 했지만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아주 심한 경우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휴지로 훔치곤 했다.다른 한 '아이'는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어머니와 함께인 그 아이처럼 센터와 같은 건물에 있는 보건기관의 재활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듯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센터로 올라와 시간을 보내는 모양이었다. 언제나 혼자였던 그는 늦은 오후 하루 일정을 끝낸 미디어체험공간을 서성이면서 누군가와 끊임없이 말을 나눴다. 때론 천장을 향해, 때론 바닥을 향해, 때론 빈 벽을 향해 말을 했다. 혼잣말이었으나 혼잣말이 아닌 대화들. 가까이 지나친 적도 많았지만 대화의 내용을 한 번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가끔씩 센터 입구 나무그늘에서도 마주치고, 아주 드물게 인천지하철 1호선 열차의 송도구간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행동은 한결 같았다.그 '아이들'과의 만남이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미디어 체험프로그램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재작년 가을부터 서울대 의생명지식공학연구실 김홍기 교수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이어 숙명여대 숙명인문학연구소장 박인찬 교수와 이재준 연구교수, 같은 대학의 심리치료대학원 놀이치료학과 이영애 교수, 연세대 X-미디어센터장 이현진 교수 등을 차례로 만나 프로그램의 개발 필요성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함께 뜻을 모아 시작된 프로젝트가 '미디어 공감'이고, 1년여 만에 개발된 미디어 체험프로그램이 '다함께 팡팡'이다. '나', '너', '공감', '우리' 4단계로 설계됐는데 각 단계별로 적합한 미디어아트 기법을 적용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공감' 단계의 프로그램으로 시범운영을 모두 마쳤고, 올해 인천지역 특수학교 미디어체험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한껏 가벼워진 마음으로 떠날 때에도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개관 준비를 하던 6년 전처럼 센터의 문은 잠겨있었다. 코로나사태에 센터도 예외일 수 없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이 난리통에 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2018년 기준 국가등록 발달장애인은 22만5천601명, 전체 장애인의 8.9%를 차지한다. 지적장애 20만903명, 자폐성장애 2만4천698명이다. 내가 사는 인천만 하더라도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지적장애 1만574명, 자폐성장애 1천530명 등 모두 1만2천104명에 이른다. 그 '아이들', 빗장이 걸린 센터의 그 공간이 아니더라도 어디 마땅히 시간을 보낼 데가 있긴 한 걸까. 어머니는 또 어디서 아들을 지켜보고 있을까./이충환 언론학박사이충환 언론학박사

2020-03-31 이충환

[오늘의 창]코로나19 극복, 모두가 힘모아야 할 때

대한민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늘 국민들이 앞장서서 위기를 극복해왔다.임진왜란 때는 의병으로, 일제강점기엔 독립운동가로, IMF 경제위기 땐 금모으기 운동 등 방법만 다를 뿐 국가 위기가 닥치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국민 모두가 똘똘 뭉쳐 위기를 타개해 나갔다.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가가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 평소 같으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쉽게 이 위기를 극복해나갔을 것이라 믿지만 때마침 선거가 끼어있어 답답한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보다 자신이 속한 정당의 유·불리를 우선시하는 바람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명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순 없다. 코로나19 사태 종식의 첫 걸음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독자적인 문화인 '정(情)' 때문에 익숙지 않고 낯설 것이다.하지만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선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국가가 개인의 모든 안전을 책임져 주면 좋겠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국가는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안성에서는 31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밖에 나오질 않았다.안성 첫 확진자가 외부활동 당시에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의 예방활동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코로나19에 전염이 됐어도 남편 등 총 17명의 접촉자 모두가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19만 안성시민들이 첫 확진자의 완쾌를 함께 기뻐하고, 비난 보다는 고마움을 표시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놀음에 휘둘리지 않고, 성숙한 시민 의식을 토대로 다시 한 번 힘을 하나로 모아 전 세계에서 '위기에 강한 국가'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20-03-31 민웅기

[기고]반려동물 전성시대

4차산업혁명 고도화된 물질사회 '인간의 동반자' 돌봄족만 1천만명우울감 줄이고 치매예방에 도움경기도 2022년 여주에 '테마파크'내년 화성에는 '고양이 보호센터'귀엽고 자그마한 강아지 벤지는 주인없는 떠돌이 개지만, 마을 사람들의 사랑 속에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한다. 어린이 신디와 폴은 벤지와 함께 살고 싶지만 아버지는 반대다. 아이들이 벤지에게 먹이를 주는 친절함은 여전하다. 그러다 벤지는 자신에게 먹이를 주던 신디와 폴이 납치되는 모습을 목격한다. 납치범들을 어렵사리 따라붙고, 아이들에게서 구조요청 쪽지를 건네받은 벤지는 도움을 받기 위해 달음박질한다. 위기에 처한 납치범들이 벤지를 쫓지만, 타고난 영리함과 용기로 두 아이를 구해내고, 아버지는 벤지를 가족으로 맞이한다. 스크린에 걸린 반려동물 영화 중 고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4차 산업혁명의 시대, 사물인터넷이 발달한 고도화 사회가 되면서 물질은 풍요롭지만 인간은 자기중심적 사고로 마음은 무미건조해져 간다. 여기에 반해 동물의 세계는 항상 천성과 순수함이 그대로다. 인간은 천성과 순수함을 겸비한 동물과 만남을 통해 잃어가는 자아와 정(情)을 찾는다. 그렇기에 동물을 반려하고, 상대가 되는 동물을 칭하여 반려동물이라 말한다. 인간에게 혜택을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가 반려동물이다.반려동물을 기르면 대표적으로 우울감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미국노인병학회는 노인이 반려동물을 기르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우울감을 덜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또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동물을 기르면 뇌 활동이 활기차게 되고, 여기에 뇌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늘어나면서 정보를 활용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반려동물은 어린 자녀의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은 언어능력, 지각능력, 공감능력, 사회적 능력, 지능지수, 운동능력 등 여러가지 긍정적 향상을 보인다. 함께 뛰어놀다 보면 신체적 건강도 좋아질 수 있다.이러한 인식에 힘입어 반려동물이 우리 생활 속에 급격히 팽창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의식과 문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반려동물 중 상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려견은 호기심과 넘치는 에너지로 바깥활동이 견생(犬生)에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호자, 즉 견주들은 동물에게도 이러한 기본 욕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생활속 일부가 된 반려견들 중 사냥이나 사역을 목적으로 번식된 품종이 있다. 이 품종은 하루 필요 운동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규칙적인 산책(외부활동)이 문제행동의 많은 부분을 예방하거나 문제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교적이지 않은 반려견은 그룹 단위로 산책하는 것이 사회성을 기르는데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반려동물 사회속 경기도에서도 동물복지 정책에 팔을 걷어붙였다. 여주 상거동 16만5천200㎡에 4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2022년 3월 완공을 목표로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문화센터, 캠프장, 관리동 등 반려견 600마리가 이용할 수 있는 체험·놀이공간이 들어설 계획이다. 화성 마도면에는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고양이 보호센터를 조성한다. 4만7천419㎡ 부지에 고양이 15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보호·입양센터와 교육관, 다목적 운동장, 산책로를 갖출 예정이다.고양이 보호센터 예정지 앞 도우미견 나눔센터는 경기도가 직접 운영하는 도우미견·반려견 훈련, 입양 전문기관으로 2013년 문을 연 곳이다. 이곳에서는 보호 기관이 끝나 안락사 대상 중 자질이 있는 개를 도우미견으로 훈련시켜 장애인과 홀몸노인에게 무상으로 분양한다.지금은 '반려동물 돌봄족' 1천만 시대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증가, 유기동물도 증가하는 시대상황속, 동물권 인식 확산 등 동물복지정책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다양한 동물권 보호사업과 인식개선 사업이 필요할 때다./장현국 경기도의원 (민·수원7·농정해양위원회)장현국 경기도의원 (민·수원7·농정해양위원회)

2020-03-31 장현국

[참성단]하얀 목련

'일어나'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 히트곡이 쏟아진, 1994년 발매한 김광석의 4집 앨범은 명반으로 꼽힌다. 이들 노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앨범에 실린 곡 중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독 아끼는 곡이 있으니 다름 아닌 '회귀'다. 처연한 모습으로 피어난 목련을 통해 허무한 인간의 삶을 성찰한 곡이다. 김지하의 시에 황난주가 곡을 붙였다. '목련은 피어 흰빛만 하늘로 외롭게 오르고/ 바람에 찢겨 한 잎씩 꽃은 흙으로 가네/ 검은 등걸 속/ 애틋한 그리움 움트던 겨울날 그리움만 남기고/ 저 꽃들은 가네.'목련에 관한 노래는 셀 수 없이 많다. 양희은의 '하얀 목련'도 그중 하나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30대 초반 암 판정을 받은 양희은은 친구가 보낸 편지를 읽고, 때마침 창밖에 핀 목련을 보며 노래 가사를 적어 내려갔다. 여기에 김희갑이 곡을 붙였다. 봄날의 찬연한 슬픔과 삶의 쓸쓸함이 담겨있는 두말이 필요없는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목련(木蓮)은 말 그대로 '나무에 핀 연꽃'이다. 순백의 탐스러운 자태는 우아하고 귀족적이다. 아름답지 않은 봄꽃이 어디 있으랴마는 목련의 고고한 기품은 봄의 여왕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고귀함, 숭고한 정신, 우애 등 목련을 따라다니는 꽃말도 많다. 목련은 꽃송이가 임금이 있는 북쪽을 향해 피어 예로부터 북향화(北向花)라고 불리며 충절을 상징했다. 그래서인지 목련엔 왠지 처량한 구석이 있다. 절정을 지나 꽃잎을 떨구기 직전의 목련이 가장 슬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코로나19로 정신을 놓은 사이 봄이 벼락처럼 찾아왔다. 주위를 돌아보니 천지가 온통 목련 투성이다. 군무를 추듯 무리를 이룬 벚꽃 때문인지 홀로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목련이 외로워 보인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라는 '4월의 노래'가 떠오르지만, 코로나19는 그런 낭만도 모두 빼앗아가 버렸다. 하얀 마스크를 쓴 한 무리의 학생들이 하얀 목련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이영재 주필

2020-03-31 이영재

[수요광장]"배달의 민족 수수료 50%인하" 주목

獨업체가 '배달앱 1·2·3위' 독과점자영업자 땀 대가보다 큰이익 문제외국자본 유출·은폐마케팅 논란 속코로나19 소상공인 고통분담 약속사회공헌적 방안 도출 가능성 다행두 달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모두를 지치게 하고 있다. 확진자 뉴스에 혹시 우리 집 근처? 매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정도로 비보 일색인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고통 분담을 위해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의 수수료 50% 인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더 정확하게는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소상공인들이 부담하는 배달앱 수수료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도록 공정위 등 관련 기관들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수수료 인하문제는 해당 지역 유권자인 외식업자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수수료에 멍드는 전국의 수많은 요식업자를 위한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한마디로 특정 지역이 아닌 사회 공헌 적인 공약인 것이다. 단순 공약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성과를 나타낼지 귀추가 주목되는 까닭도 그 지점에 있다.사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사회 공헌에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앞장서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다. 사회 공헌을 촉발하는 조그만 단체를 이끌면서 공헌 운동의 어려움을 잘 안다. 사회공헌 운동이란 말로만 하는 경우라도 쉽지 않다. 실천으로 사회적 성과를 가져오기란 정말로 어려움이 많다. 더구나 공헌 적인 공약을 실체 있는 성과로 나타내기란 더욱 그렇다.이런 관점에서 김진표 후보의 수수료 50% 인하문제는 결코 쉽게 이루기 힘든 일이어서 그 의미를 크게 보게 된다. 실제 지속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국내 배달앱 관련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1위 회사 배민이 국내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업체 딜리버리 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독과점 문제와 국내 자본의 국외 자본 유출 논란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로부터 얻은 이익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넘어간다면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자본 유출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은 자영업자의 땀의 대가 보다 IT 대기업의 배달 중개수수료 이익이 더 많다는 것에 있다. 그런 이유로 김진표 후보의 수수료 50% 인하 추진발표에 반가움과 우려가 느껴진다. 왜냐하면 앱을 통한 주문 시장과 자영업자 간의 갈등과 긴장 국면 등 사태의 심각성과 문제의 본질을 잘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복잡한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망설임 없이 사회 공헌적 공약이라고 이름 붙인 까닭도 그런 이유에서다.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창출이라고 하지만 서민들,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 희생으로 발생하는 이윤이라면 이 문제는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문제로 깊은 관심을 갖고 함께 풀어내야 한다. 설령 해당 기업이 법적으로는 위법성이 없거나 적법하다 할지라도 부당한 이윤을 취득한 경우라면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무가 있어야 한다. 법적 책임뿐 아니라 윤리적 책임도 사회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회적 규범이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자료를 모으고 관찰하면서 배민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몇가지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첫째, 진실을 은폐한 마케팅 의혹이다. 배민 수수료 인하를 발표, 올 4월부터 수수료율 5.8%를 주창하는데 실제 자영업자에게 확인해보면 대략 총금액 수수료율은 15%대를 넘는다는 것이다. 둘째, 동네 아주머니, 할머니들의 전단지 배포라는 소소한 일거리를 뺏어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왜냐하면 배민 김봉진 대표는 "왜 전단지를 보고 음식을 주문해야 되지?"라는 의문에서 사업이 시작됐다는 창업 멘트에서도 드러난다. 전단지로 생계를 잇는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에 대한 인식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셋째, 배달용기의 범람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데 실제 전혀 그렇지 않다. 최소한 배달과 관계된 플라스틱 범람으로 인한 환경부담금을 내든지, 이도 아니면 친환경적인 배달 용기를 개발해야 한다.배민 수수료 문제를 그저 단순한 논란쯤으로 봐서는 안된다. 그나마 김진표 후보의 공약 덕분에 사회적 관심과 논의를 통해 꼼수가 아닌 사회 공헌적 방안 도출 가능성이 열려 다행이다./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

2020-03-31 김정순

[시인의 꽃]산벚꽃

재잘대며 흐르는 시냇물 따라 / 산기슭이다 산기슭 위로 /벚나무들 한데 어울려 / 무데기로 무데기로 꽃 피우고 있다 //꽃수레를 타고 찾아가야 하는 / 꽃대궐이 여기인가 /입 벌려 놀랄 틈도 없이 / 하르르 불어오는 바람… //순간 산벚꽃 꽃잎들 / 떨어져 내린다 흐르는 시냇물 위 /갓 태어난 나비 떼들 / 새하얀 날개 파닥거린다 //연분홍 복사꽃잎까지 / 꼬리치며 떨어져 뒤섞이고 있다 /흐르며 흔들리는 세상 / 황홀하다 잠시 여기가, 정토인가.이은봉(1953~)3월에 개화하는 화려한 벚꽃은 그 생김새에 따라서 다양한 꽃말을 가지고 있다. 숲속에서 볼 수 있는 산벚나무는 고상함을, 강가 부근에 피는 수양벚나무는 은총을, 거리에 일렬로 서 있는 왕벚나무는 순결을, 여러 장의 꽃잎이 겹쳐 피는 겹벚나무는 교양을 통해 우리에게 '정신의 아름다움'을 가르친다. 말도 없이 제 자리를 지키며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으로 마중 나와 여기저기 우리의 마음을 물들인다. 그것도 "벚나무들 한데 어울려 무데기로 무데기로 꽃 피우고" 있는 힘을 다해 땅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하늘을 흔들고 있지 않던가. 그러다가 저 멀리 불어오는 바람에 '입 벌려 놀랄 틈도 없이' '황홀하게' 떨어져 내리는 '산벚꽃 꽃잎들'을 바라보면 추운 겨울을 앙상하게 버틴 것들의 침묵을 알게 한다./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20-03-30 권성훈

[이명호 칼럼]이제 조심해서 살아야겠습니다

수만년 전부터 바이러스 공존했지만박쥐 서식지 사라져 숙주 이동 과정면역력 없는 '코로나19'등 자주 등장밀림·생태계 파괴 인간에게 '반격'물자 소비 줄이면 '안전' 보장된다코로나19는 우리에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살지 말라는 사전 예고는 아닐까? 물론 바이러스가 영혼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자신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결국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게 된 것은 아닐까? 우리의 평온한 삶이 바이러스에 의해 깨졌듯이 바이러스의 삶도 우리 인간에 의해 깨진 것은 아닐까?우리는 일상을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진 것은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우리의 조상이나 우리가 생활하면서 접했던 바이러스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 수천, 수 만년 전에 우리 조상들이 야생의 개, 돼지, 소 등을 가축으로 길들이면서, 이런 야생 동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오면서 인간은 전염병이 도는 치명적인 위협을 받았지만 이후 이런 바이러스에 적응하면서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치료제나 면역력이 생기게 하는 백신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고통을 받더라도 바이러스와 우리의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 그런데 에볼라,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은 새로운 바이러스여서 우리가 면역력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그런데 왜 이렇게 새로운 바이러스가 갑자기 자주 등장하는 것일까? 전염병 연구자들에 의하면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주로 박쥐를 숙주로 했던 바이러스라고 한다. 곤충을 잡아먹는 충식성 박쥐와 과실을 먹는 과일박쥐가 널리 분포되어 있지만, 다양한 식성의 박쥐들은 무려 1천종이 넘는다. 박쥐는 포유류 중 가장 많은 종류를 차지하여 포유류 종의 4분의 1이 박쥐다. 그리고 포유류이면서 날아다니는 박쥐는 신체적인 특성상 몸 안에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어도 바이러스에 의해 질병이 생기지 않는다.박쥐가 많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만 다른 포유동물과 인간에게 위협이 적었던 이유는 다른 포유동물과 서식지를 공유하지 않고 동굴 등 고립된 지역에서 집단 서식하기 때문이다. 근대화와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어 왔지만, 박쥐는 상대적으로 서식지 파괴가 적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마지막 남은 야생동물 박쥐의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바이러스가 박쥐가 아닌 다른 숙주를 찾아 서식지를 옮기는 과정이 바로 전염병의 창궐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숲이 파괴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원주민 또한 개발로 인하여 더 깊은 숲 속으로 이주하여 침팬지나 박쥐에 의해 전염된 야생동물을 잡아먹게 된 것이 에이즈와 에볼라의 기원이다. 사스, 메르스 또한 박쥐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향고양이, 낙타에 의해 인간이 감염된데 기인한다. 조류독감, 돼지열병도 마찬가지이다. 야생 조류의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야생 조류와 닭과 같은 가금류의 사육지가 가까워지자 야생 조류의 바이러스가 가금류에 집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지구의 야생 밀림과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지구의 정복자로 자처하던 인간이 결국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의 반격을 받고 있다. 야생동물에 대한 위협을 줄여야 인간도 새로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 결국 야생 생태계 파괴를 멈춰야 한다. 야생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우리의 풍요한 생활 때문이다. 석유 한 방울, 나무 하나, 쌀 한 톨도 다 자연으로부터 오고, 우리가 쓰고 버리고 낭비할수록 자연은 더 오염되고 생태계가 줄어든다. 이미 우리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의 1.7배를 지구에서 착취하고 있다.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온실가스와 지구 온난화이다.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1℃ 높아졌으며, 이번 세기 중반에 기온이 1℃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 1℃의 차이가 호주 전체 숲의 약 14%를 태워버리고 북극의 빙하를 녹이고 있다. 다음에 예견되는 사건은 수만년 동안 얼어있던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하며 과거 바이러스와 병원체들이 부활하는 것이다. 기상이변 등으로 생태계가 교란되면 사람도 이동하고, 바이러스와 병원균도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한다. 또 다른 전염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물자 소비를 줄이면 그 만큼 자연과 생태계의 교란을 줄일 수 있다. 우리의 안전도 더 보장된다. 더 조심하면 더 안전하다./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2020-03-30 이명호

[참성단]'김종인'의 종횡무진

지난 2016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절박했다. 안철수계가 동거를 거부하고 탈당하는 등 제1야당이던 민주당은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다. 문 대표는 총선을 지휘해 줄 사령관이 절실했고 김종인에게 그 역할을 읍소했다. 그를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그 스스로 "삼고초려했다"고 고백했고, 비상전권을 위임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단 1석 차이의 제1당으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옥새파동으로 자멸한 새누리당 덕을 톡톡히 봤지만, 이해찬을 공천에서 탈락시킬 정도였던 김 위원장의 강력한 지도력도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4년 전 김 위원장의 행적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2012년 19대 총선과 그해 연말 18대 대선 때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편에서 맹렬히 선거현장을 누비고 다닌 것이다. 보수의 본산인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라는 사회민주주의 정책을 이식시켜 큰 효과를 봤다. 총선은 새누리당의 과반수 승리로, 대선은 박근혜의 당선으로 끝났다.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김 위원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두 사람의 득표율 차이는 3.6%, 미세한 득표율 차이에 김종인이 있었다.김종인이 이번엔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21대 총선에 뛰어들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노력으로 나라가 가는 방향을 반드시 되돌려 놓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라며 통합당 행을 설명했다. 이번에도 자택까지 찾아온 황교안 당 대표의 삼고초려에 몸을 움직였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복고적 구호를 회자시키며 선거 달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자·타칭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위원장은 선거가 끝나면 토사구팽 당하길 반복했다. 최근 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한 내용이 적대적이고 냉소적인 이유일 것이다.코로나19, 연동형비례대표제로 인한 꼭두각시 비례정당 난립 등 전례 없는 초대형 변수 속에 치러지는 4·15 총선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갇힌 비대면 선거 캠페인, 50㎝가 넘는 정당투표용지 등 생경한 총선 풍경이다. 초대형 변수로 웬만한 변수가 사라진 선거판에 '선대위원장' 전문가 김종인의 등장이 흥미롭다. 여야를 넘나드는 김종인의 종횡무진, 종착지가 궁금하다. /윤인수 논설실장

2020-03-30 윤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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