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자치단상]'온종일돌봄' 성공의 최우선 과제들

마을·공동체 중심 안전·여가 즐기는 시스템센터 용도변경 동의 '2분의 1이상'으로 개정공동주택내 초등돌봄공간 설치 의무화 필요시설이용 대상도 '인근 주민'으로 확대해야교육도시 오산은 국정과제인 온종일돌봄 선도도시다. 가장 선진적인 온종일돌봄 체계를 구성하기 위해 지역자원을 총동원해 마을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는 '오산형 함께자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많은 지자체들이 오산의 돌봄시스템을 돌아보고 참고하고 있다. 오산시의 돌봄 키워드는 '마을 중심' '공동체 중심'이다. 촘촘한 돌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교육부 등 정부 3개 부처 합동 온종일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도시에 선정돼 오산형 온종일돌봄 '함께(아이+부모+마을)자람'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발진했다.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초등학생들이 방과 전, 후 안전하게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전 도시적 돌봄체계를 구축 중이다.하지만 갈 길이 멀다. 인구 23만의 오산시를 보더라도 공적 돌봄체계에서 초등 아동의 단 12%만을 돌보고 있다. 공적 돌봄을 이용하지 못해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아이들이 학원을 순환하며 사교육으로 방과 후 시간을 채우거나, 나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오산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초등학생과 학부모 약 2만3천명을 대상으로 돌봄 실태 및 수요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를 통해 돌봄 형태, 수요, 프로그램, 선호장소, 인력, 돌봄방식 등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는데,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돌봄공간으로 학교(69.6%), 공공기관(16.1%), 나의 집(4.2%)의 순으로, 아동은 나의 집(80.4%), 이웃집과 친구집(7.2%), 학교(2.0%) 순으로 선호한다는 것이 큰 정책 시사점을 주었다.아동복지법 제44조의2가 신설되면서 지자체는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운영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되었지만 실제 돌봄공간 확보는 돌봄의 가장 큰 과제다. 아동의 접근성과 안전성이 높은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공간을 마련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공동주택 공간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이에 국가적 과제인 돌봄문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세 가지를 건의하고자 한다.첫째, 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입주자 공유인 복리시설 용도변경 기준을 돌봄시설이 용이하게 들어설 수 있게 해주기 바란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지만, 용도변경은 입주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마저도 아파트 소유자가 실거주하는 비율이 평균 70% 안팎인 점을 보더라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돌봄센터 용도변경만이라도 2분의 1 이상 동의로 개정해 주었으면 한다. 둘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통해 공동주택 내 초등돌봄공간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세대 규모에 따라 어린이집, 경로당과 작은도서관은 의무화돼 있지만 돌봄시설에 관한 규정은 없다. 신규로 들어서는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에 의무설치를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셋째,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29조 2에서 주민공동시설 이용 허용 대상을 '인근 공동주택단지 입주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인근 주민'으로 확대 개정해 주변 주민들이 폭넓게 돌봄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한때 아이 키우는 문제를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 출생률 0.98%대 대한민국은 돌봄을 더 이상 사적 안전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 더 많은 아이들이 공동주택 안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돌봄으로 함께 자라기 위해 지혜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공동주택법 개정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 민간 영역이 협업하는 종합적인 돌봄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곽상욱 오산시장곽상욱 오산시장

2019-11-20 곽상욱

[발언대]비워요 소방도로! 채워요 안전의식!

연일 기온이 떨어지면서 화재에 취약한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겨울철은 사계절 중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 건수도, 이에 따른 인명피해도 많다. 이에 수원남부소방서에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비워요! 소방도로, 채워요! 안전의식!'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범시민적인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 현장대응능력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최근 5년간 겨울철 화재 발생 장소를 분석해보면, 주거시설 화재가 24.2%로 가장 높다. 뒤를 야외(21.9%), 공장시설(11.0%), 자동차(10.7%) 등이 잇는다. 각 가정에서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해 화재를 조기에 감지하고, 초기대응력을 기른다면 주거시설 화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를 말한다.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면서 구입 비용이 저렴한 장점을 가진다. 특히 소화기는 소방차 1대 이상의 역할을 할 만큼 효과가 크다.하지만 소화기 사용법을 모른다면 화재에서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소화기 사용법을 잘 익혀둬야 한다.또 하나 중요한 건 평소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소화기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어야 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위아래로 흔들어주는 것이 좋다.수원남부소방서는 제72회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이해 시민 생활과 밀접한 전광판에 영상을 송출하는 등 전방위적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주택용 소방시설 원스톱 지원센터를 개설해 주택용 소방시설 공동구매를 알선하고, 설치 및 사용법 교육까지 지원한다.주택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가장 소중하고 안전해야 할 공간이다. 주택화재가 발생할 경우 내 가족뿐 아니라 이웃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주택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겨울철 화재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김광수 수원남부소방서 재난예방과장김광수 수원남부소방서 재난예방과장

2019-11-20 김광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징분질욕: 분노를 경계하고 탐욕을 막는다

역에 손괘와 익괘가 나란히 들어있는데 손은 덜어낸다는 의미이고 익은 보태준다는 의미이다. 덜고 보태는 손익은 주로 경제에서 사용하는 단어인데 손은 손해로, 익은 이익으로 인식하여 손은 좋지 않고 익은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경제주체의 차원에서만 보자면 손해가 나면 좋지 않고 이익이 나면 좋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동양의 고전에서 손익은 경제에 국한하여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루고 도덕과 학문을 성취하는 것과 연관시켜 이야기한다. 그중에 분노를 경계하고 탐욕을 막는다는 징분질욕(懲忿窒慾)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손괘에 공자가 하신 말씀이다. 분(忿)이란 성냄이 지나친 분노이며 욕(慾)이란 욕심이 지나친 탐욕이다. 인간은 자기가 좋은 것은 끌어당기고 자기가 싫은 것은 배척한다. 자기가 좋은 것을 지나치게 끌어당기면 이것이 탐욕으로 나타나고, 자기가 싫은 것을 지나치게 배척하면 이것이 분노로 나타난다. 무엇이든 지나침은 해로움을 초래하기 때문에 분노나 탐욕은 신심에 극히 해롭다고 한다. 불가에서도 인간의 근본적 무명(無明)과 그 무명과 무지로 인해 발현되는 탐심과 진심을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해치며 깨달음을 가로막은 삼독(三毒)이라 부른다. 분노는 불기운과 같이 타오르기 때문에 불조심하듯 경계해야 하며 탐욕은 견물생심으로 끊임없이 발동하기 때문에 잘 다스려야 한다. 우리가 받는 심적 스트레스도 잘 생각해보면 이 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좋지 않은 것을 덜어냄은 손해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덜어내야 하니 분노와 탐욕이 대표적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2019-11-20 철산 최정준

[경제전망대]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와 대응과제

미·유로·중, 경제성장률 '양호'우리나라 현재 어려움 겪는 원인노동시장등 구조적일 가능성 시사제도·기술적 역량 축적·발휘 위해지역 특성 맞는 솔루션 모색 시급2019년도 한 달 남짓 남겨놓은 현재, 인천지역의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은 1~9월 중 전년동기대비 7.1% 감소하여 전국(-1.1%)은 물론, 상반기에 비해서도 부진 폭이 커졌다. 수출도 1~9월 중 6.5% 감소하였는데 전국(-9.8%)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하반기 들어 하락 폭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인천지역 경제지표 중 전국에 비해 양호한 것은 건축착공면적 등 건설투자 지표 정도이며, 소비자심리지수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장기평균치인 100에는 못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실질 GDP 성장률도 이와 같은 지역경기 부진을 반영하여 3분기 연속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전국 및 인천지역 경제지표의 부진은 미·중간 무역분쟁 등 대외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요국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세계적인 수요 부진이 글로벌 무역 둔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경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로 10년 만에 또다시 침체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주요국의 경제 및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그렇게 보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먼저 미국은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소폭 둔화되었으나 양호한 고용사정과 임금 상승에 힘입어 개인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1969년 이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그리 나쁘지 않은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미연준은 글로벌 경기 둔화,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우려하여 7월 이후 세 차례 연달아 정책목표금리를 인하하였고, 그 결과 주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도 안정된 모습이다. 유로지역도 실질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낮긴 하지만 성장의 내용은 대체로 미국과 비슷하다. 즉 제조업 생산은 다소 부진하지만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상황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개인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실업률(7.5%)도 200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7.3%)에 가깝게 낮아졌다. 유로지역 중앙은행인 ECB도 글로벌 무역여건 악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을 우려하여 완화적 통화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비교적 뚜렷하게 받는 모습이다. 실질 GDP성장률이 2019년 연중으로는 6%대를 넘겠지만 금년 4/4분기와 내년에는 6%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우 정책여력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크고, 성장의 고용창출력(1% 성장시 창출되는 신규 취업자수)은 5년 전에 비해 오히려 더 커져 중국은 이제 개인소득 및 소비 증가에 기반한 내수 중심의 성장이 가능한 경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 경제 흐름이 실상 그리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유독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은 왜일까? 실제로 대만이나 아세안 국가들도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아 중국경제의 감속과 미·중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정도가 우리만큼은 크지 않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2019년 1~9월 중 전년동기대비 18.1%로 큰 폭 감소했지만 아세안 국가의 대중국 수출은 오히려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고, 대만도 전체 수출 감소율이 금년 상반기 중 2%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현재의 어려움이 실은 구조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및 정부규제의 경직성,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서비스산업의 미발달에 따른 상품 중심의 수출구조,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높은 수출집중도, 소재·부품·장비 등 기반기술력 미비 등이 그것이다. 유연성, 다양성, 기술력 등은 환경 급변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하고 대외여건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이러한 제도적·기술적 역량의 축적 및 발휘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체는 물론 지역 차원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들이 시급해 보인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

2019-11-20 김현정

[참성단]세발 달린 강아지

강아지 한 마리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근 마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가 반입되고 5년째 되던 해인 1996년의 일이다. 그해 5월 매립지에서 1.3㎞ 떨어진 한 가정에서 강아지가 태어났는데 한쪽 뒷다리가 없는 기형 강아지였다. 이 강아지는 쓰레기 반입 과정에서 환경피해를 호소하던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실 강아지는 충격의 시작이었다. 기형 강아지가 태어난 것을 계기로 매립지 인근에서 사육하는 가축들의 이상징후 사례들이 속속 보고됐다. 젖소의 유산율이 급증한 가운데 일부 젖소가 기형 송아지를 사산하는가 하면 닭과 칠면조들이 원인 모르게 죽어 나가기도 했다. 주민들은 "매립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며 매립지를 원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매립지에는 하루 평균 2천400여대의 쓰레기 수송차량이 드나들며 비산먼지 공해를 일으키는데도 인근 지역에 대기오염측정소 하나 설치되지 않은 실정이었다. 주민들을 특히 힘들게 한 것은 이런 일이 언젠가는 사람에게서 발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세발 강아지가 태어난 지 23년이 지난 지금, 한동안 잠잠했던 매립지 인근 마을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매립지 인근에 위치한 사월마을이 주거지역으로 부적합하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는 순환골재업체 등 건설폐기물 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들어선 업체들이다. 이 마을에서 운영중인 공장은 165개로 주민수(122명) 보다도 많다고 하니 주민들의 고통을 짐작할 만하다. 무엇보다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암이었다. 이 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5명에게서 폐암과 유방암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특히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이 인근 공장에서 나온 발암물질 때문이었다는 전북 익산 잠정마을의 사례는 사월마을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다행히 이번 환경부 조사 결과, 사월마을의 경우 암 발병과 주변환경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매립지 환경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 준 세발 강아지는 불편한 몸으로 힘겹게 세상을 살았을 것이다. 지금 국내 곳곳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들을 보면 정부, 지자체 할 것 없이 23년 전 강아지가 직접 몸으로 보여준 '경고'를 깡그리 잊어버린 것 같다. /임성훈 논설위원

2019-11-20 임성훈

[경인칼럼]이해찬의 장기집권론

당 대표 경선서 승리하고 '100년 비전' 선포한세기 통해 실현할 국가비전·정책 있어야최저임금 너무 올랐고 검찰개혁 의미 사라져지금부터라도 민심 대통령에 제대로 전달을이해찬 대표는 수시로 더불어민주당의 장기집권을 강조한다. 20년 집권론으로 지난해 8월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하자 마자 "민주당이 대통령 열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며 집권의 목표를 50년으로 상향했다. 이도 성이 안찼는지 올해 초에는 21대 총선에서 압승과 차기 대선 재집권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는 100년을 전개할 것"이라며 '100년 집권'의 비전을 선포했다.이 대표가 지난 9월 민주당 창당 기념식에서 밝힌 장기집권 이유는 명쾌하다. "정권을 빼앗기고 나니 우리가 만든 정책 노선이 아주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봤다"며 "재집권해 우리 정책이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장기집권론을 국민의 선거권을 무시하는 정치적 오만이라고 조롱하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이 선택만 하면 민주당 100년 집권은 얼마든지 가능하다.이 대표의 100년 집권론의 문제는 따로 있다. 100년 집권을 말하려면 한 세기를 통해 실현할 국가비전과 이를 실현할 정밀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민주당이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가 100년 집권을 호언할 정도로 장기적인 비전과 정책을 예비한 흔적은 없다. 오히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집권 전반기의 정책들을 살펴보면 마치 이번을 마지막 집권으로 여기는 듯한 조바심으로 가득하다.집권하자 학계와 산업계의 반대를 물리치고 권력의 의지만으로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원자력 산업 생태계는 무너지는 중이고, 전력 강국의 미래는 불투명해졌고, 전국의 야산은 태양광 사업자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고, 대통령은 자신이 불안해 포기한 원전을 해외에 수출하려 애쓰는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최저임금은 올려도 너무 올렸다. 모든 노동자의 주당 근로시간을 예외 없이 52시간으로 확정했다. 알바생은 일자리를 잃고, 알바를 내보낸 편의점주는 가족이 24시간 노동을 떠안았다. 52시간 노동자들은 가족과 저녁을 즐기는 대신 줄어 든 급여를 채우기 위해 투잡을 뛰고, 전국 상가의 저녁은 을씨년하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지하기 위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52시간 근로제가 소득주도성장을 직격하고 있다. 이를 가리려 쏟아부은 재정은 눈 먼 돈이 되어 효용 없이 시장에서 증발된다.검찰개혁안은 여당과 청와대가 조국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을 핍박하면서 의미는 사라지고 의도만 의심받고 있다. 윤석열에 대한 여당과 대통령의 표변으로, 여론은 공수처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많은 국민들이, 적어도 비판진영에선 지소미아 파기와 대입정시 확대를 조국 사태가 낳은 돌연변이로 여긴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개정안은 우려한대로 지역구 의석 현행 유지를 놓고 자중지란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 난리를 치고 패스트트랙에 올린 이유가 무엇인지 모호해졌다.대통령은 김정은을 3번 만났고, 김정은과 트럼프의 2차례 회동을 주선했다. 하지만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와 제재해제를 교환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탄핵에 쫓기는 트럼프가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고 스몰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말 연초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혹시라도 완전한 북한 비핵화 로드맵 없는 완전한 대북제재 해제라면, 이는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과 다르다.문재인 정부 전반기에 실행한 국정 각 분야의 정책들 대부분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후유증을 낳았다. 이대표가 말한대로 100년을 집권할 정당과 정권의 태도로 국민의 여론과 야당의 반대를 수렴해 신중하게 추진했다면 없었을 후유증이다. 대통령이 5년 임기에 갇혀 서두르고 조바심쳐도, 100년 집권을 추구하는 여당이 중심을 잡고 자중자애했으면 최소화 할 수 있는 후유증이다./윤인수 논설위원100년 집권의 꿈이 진정이라면, 이 대표는 지금 부터라도 5년 임기의 대통령을 향해 민심을 제대로 전해야 한다. 오늘 하루에 뜨고 지는 해 다보고 죽는 하루살이 정치가 아니라, 100년 집권 1기에 뜨는 해와 집권 20기에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유장한 정치를 해야 한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현실을 대변해야 우선 20년 집권이나마 희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윤인수 논설위원

2019-11-19 윤인수

[노트북]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등록금이 세 번째로 비싼 대학 신한대. 의정부에 있는 개신교 계열 사립 대학인 신한대의 김병옥 전 총장이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얼마 전 법정 구속됐다. 1심 판결문을 살펴보면 교비를 마치 자신의 돈인 것처럼 사용한 김 전 총장의 행적을 알 수 있다. 법인이 내야 할 세금과 융자금을 갚는 데 학생들이 낸 입학금과 수업료가 쓰인 것은 비교적 약소(?)하다. 학교 건물에 아들 부부를 살게 한 것도 모자라 교비로 인테리어 비용을 충당하고, 수련원으로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강화도의 한 펜션을 차명으로 매입하곤 일반인을 상대로 숙박 영업을 하려 했다는 김 전 총장의 공소사실은 교육자로서 자질을 의심케 할 정도다. 그가 학교 재산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전 총장의 비리로 충격을 받았을 주체는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일 것이다. 특히 총장의 가족이 쓰는 사택의 인테리어 비용이나 펜션 구입비로 쓰일지 모르고 연간 8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낸 학생들은 가장 큰 피해자다. 일반 사기업이라면 가족들이 합심해 영리 활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은 엄연히 교육기관이다. 설립자의 가족이 총장을 맡았다고 해서 공공의 재산을 마음대로 쓰거나, 비리를 숨기기 위해 직원들에게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한대가 오명을 벗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인 신한대가 언젠가는 비싼 등록금만큼이나 투명한 회계로 전국 순위에 오르내리길 바란다. 전 총장의 뉴스로 상처를 입고 분노했을 학생들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학교와 학교 법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대학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있다. 학교 법인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 때 대학은 존립할 수 있다. 총장이나 총장 일가가 학교의 주인 행세를 하며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던 시대는 오래전에 지났다. /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 기자 doran@kyeongin.com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 기자

2019-11-19 김도란

[기고]국회의원 수를 늘리자고?

탐욕스런 집단, 10% 늘리자 얘기신뢰 바닥인데 1년에 12억원 들어'정치 선진국' 스웨덴, 비서도 없어국민이 준 권한 '특권' 여기지 말길솔선해서 논의 그쳐야 할 것이다요즘 탐욕스런 일부 정치 야합 집단에 의해 국회의원 수를 10% 늘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누구는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대신 세비를 줄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동안 국회의원 숫자가 적어서 정치 선진화를 못한다는 것인지, 국회의원 숫자가 적어서 신뢰도가 이 모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보다 선진국인 미국하원은 인구 75만 명당 1명, 일본은 인구 27만 명당 1명, 우리는 인구 16만 명당 1명꼴의 국회의원이 있다. 인천의 경우 10명의 구청장, 군수에 비해 국회의원 수는 3명이 더 많은 13명이다. 구청장, 군수보다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인천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시민들에게 점수를 주라면 몇 점이나 될까?2016년 인천에 있던 해양경찰청이 인천을 떠나 내륙지방인 세종시로 갈 때 인천에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 유력 정치인이 여럿 있었다. 그러나 해경은 인천을 떠났다. 그리고 2년3개월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때 국회의원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1988년 지방은행의 선두그룹이던 경기은행이 퇴출될 때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했는가. 또 국회의결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결정한 명칭을 아직까지 서울인천국제공항으로 부르고 있는 현실이나 인천이 수도권이라는 명분으로 개발이나 세제 등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 무슨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가. 이제 국회의원의 역할은 많이 줄어들었다. 교통통신의 발달, 중앙정부업무의 지방 이양, 지방자치제 정착, 지방의회 활성화, 정보의 광역화 등 모든 여건이 중앙집권이 아닌 지방 분권화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공자는 정치의 으뜸가는 요체는 국민의 신망을 얻는 것이라 했다. 우리나라 집단 중 가장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집단이 국회의원이고 정치인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파고 들어가는 상황이다. 이런 국회의원 한사람에게 들어가는 돈이 1년에 무려 12억원 가까이 된단다. 대우는 OECD 상위권인데 경쟁력은 꼴찌 수준이라면 이때는 오히려 자숙하고 겸손해져야 마땅한 일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 정치 선진국인 스웨덴 국회의원의 하루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개인비서도 없고 우리나라의 9명이나 되는 개인보좌관제도도 없다. 그러면서도 의원마다 발의하는 의안 수는 4년 임기 중 평균 100여 건이라 한다.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북유럽국가들의 국회의원들은 작은 사무실 하나를 둘로 나눠 쓰고 비서도 의원 2명당 한사람뿐이라지 않는가.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움직임은 사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필자도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고 기고를 한 것이 만 10년이 지났다. 그때가 적기라고 했는데 오히려 반대로 되어 버렸다. 국회의원들이여 말로만 개혁, 말로만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국민들을 기만하지 말기를 바란다. 국민들이 준 권한을 마치 불가분의 특권인양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아니 제대로 가고 있는가. 답답한 서민들의 질문을 정치가 답해주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정치, 경제, 안보의 문제보다 지금이 정말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논의를 할 때인가 묻고 싶다. 정치가 국민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정해 주어야 하는데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여전히 뒤에서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으니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일본, 미국, 북한, 중국,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전 국민이 지혜를 모아 지금의 난관을 잘 헤쳐나가야 하는 마당에 정당 간의 다른 현안의 합의도 아니고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는 발상은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치졸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정치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을 조금만 내려놓아도 백성의 눈물이 마를 것이다. 국민의 여론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먼저 솔선해서 이 논의를 그쳐야 할 것이다. 아니라면 뜻있는 국민들이 앞장서서 국회의원 수를 10% 늘리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10% 줄이기 운동을 전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이사장·前 인천 연수구청장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이사장·前 인천 연수구청장

2019-11-19 신원철

[참성단]미슐랭 별이 뭐길래

2003년 2월 프랑스 최고 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조가 자살했다. 미슐랭(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별 셋을 받은 자신의 식당이 별 두 개로 강등될 거란 소식에 극심한 압박감을 받은 게 이유였다.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하고 미국 뉴욕 타임스 1면에도 소개된 그였기에 프랑스 사회의 충격은 더 컸다. 도대체 미슐랭의 별이 뭐길래 천재 요리사 목숨을 앗아갔는가.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매년 발간하는 식당 평가서다. 1900년 서비스 차원에서 운전자에게 필요한 타이어 교체정보, 도로정보, 1천312곳의 식당과 숙소정보를 담아 무료로 배포했다. 점점 이를 찾는 이들이 많자 1922년부터 식당 지침서로 자릴 잡았다. 1931년 별 하나 '훌륭한 식당', 별 둘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별 셋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는 별점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로 정보가 너무 정확해 1944년 노르망디 작전 때 미슐랭 가이드 지도가 큰 몫을 했다.엄격히 훈련을 받은 미슐랭 평가원들은 손님으로 가장해 직접 시식한 뒤 평가를 한다. 평가원은 요리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창의적인 개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일관성 등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별점을 매긴다. 하지만 평가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늘 "미슐랭은 과연 공정한가"라는 의문이 따라다녔다. 유럽 지역의 도시만 평가했던 미슐랭은 2005년 뉴욕 편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이때부터 '평가는 하지만 비평은 하지 않는다'는 미슐랭의 철칙이 깨졌다. 아시아 지역에선 도쿄, 홍콩&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2016년 4번째로 서울 편이 발간됐다. 미슐랭 식당은 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음식값이 비싸 '부자들의 식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자 '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가성비 높은 식당' 이란 '빕 구르망' 등급이 생겼는데, 별이 없는데도 이를 따려는 음식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최근 서울 편 등재 레스토랑 선정과정에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슐랭 브로커에게 컨설팅 비용을 요구받은 레스토랑이 이를 거부하자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슐랭 측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왠지 찜찜하다. 미슐랭의 명성은 신뢰와 공정에서 나온다. 이게 무시되면 아무리 100년이 넘은 역사라 해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법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11-19 이영재

[수요광장]내 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공정사회다

이주민 시각으로 본 한일정책 토론회 흔하지 않아… '정책 대상자'였을 뿐이자스민 前의원, 정의당 입당 화제가짜뉴스등 이율배반적 생각 드러나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 보장해야11월 18일 '이주민의 시각으로 본 한일 양국의 이주민정책'이라는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과 일본에서 살고 있는 네팔,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의 배경을 가진 이주민들이 한일 양국에 오가며 보았던 이주민 정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사자라는 경험한 이주민 정책에 대한 소해와 새로운 견해는 새로운 통찰과 반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렇게 이주민이 자신의 목소리로 정책 전반을 이야기하는 자리는 아쉽지만, 흔하지 않다. 대부분의 이주민 및 다문화정책의 논의 자리에는 주로 한국인 학자, 관련 전문가, 교수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지며, 가끔 한두명의 이주민이 관련 경험을 이야기할 기회를 갖는다. 이주민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현안에 당사자인 이주민의 시각과 견해는 의도적으로 과소평가되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며 이주민들은 늘, 정책의 대상자이며 소비자였을 뿐이다.또다시 선거철이다. 이주민은 250만명에 이르며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5%에 가깝게 증가했지만, 국회에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나 정당을 찾기 어렵다. 이주민 당사자성을 가진 국회의원은 현재 국회에는 한 명도 없다. 오히려 일부 정치인들은 이주민에게 더욱 가혹하게 정책을 바꾸는 것으로, 다수 한국인들의 표를 받으려 노력한다. 왜 이주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기존 한국인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이 와중에 이자스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에서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이 화제가 되었다. 이자스민 전 의원은 잘 알려진 것처럼 20여 년 전 필리핀에서 귀화한 결혼이주민이다. 이자스민 전의원은 일베와 오유 양쪽에서 욕을 먹는, 즉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모든 정치지형에서 지지받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인터넷에는 이자스민 전의원에 대한 여러 가지 악플이 순식간에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한국인을 역차별하고 이주민들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다는 내용과 몇몇 사건을 들며, 자질이 부족하다는 내용 등이다. 잠깐만 시간을 들여 사실 확인을 하면 파악될 가짜 뉴스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악플들은 이자스민이라는 한 정치인에 대한 혐오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이주민 당사자 정치인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라고 생각한다.여기서 한국사회의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주민이 한국사회에 들어와 한국인들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위험하고 어려운 곳을 채워 주는 점에는 환영하지만, 당연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정당한 권리에는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다.지금까지, 한국사회에 이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줄 정당이나 정치인은 존재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주민 당사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낼 수 있었던 기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주민은 늘 다수자를 대변하는 정치권력에 관용과 배려를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까지 이주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다수자 정치인을 통해, 혹은 그들의 배려를 기대해야 하는 것일까강원도 영월의 한 마을에서는 '굴러온 돌', '박힌 돌', '굴러올 돌'이라는 뜻을 가진 '삼돌이축제'라는 행사가 매년 열린다. 이 마을은 인구감소를 겪는 다른 마을들과 다르게 매년 평균 10가구 이상씩 인구가 순 유입된다고 한다. 마을 관계자는 그 비결로 마을에 새로 들어온 이주민들은 기존 마을주민과 한 가지 취미 활동을 함께 해야 하며, 여러 마을 사업에 필요한 사업 예산 관리 또한 원주민 이주민 가리지 않고 가능한 모든 사람에게 맡기는 등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공평하게 분배하는 점을 꼽았다. 작은 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기본이다. 권리와 의무를 출신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 여기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새롭게 내어주는 게 아니라,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를 공정하게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이주민 및 다문화정책의 대상자 및 수혜자로서의 이주민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 그리고 삶의 주체로서의 당사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한 사회다. 기본적인 권리 보장 없는 포용국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

2019-11-19 이완

[기고]민의 품은 주민소환제 '정치적 남발'은 막아야

소환 사유 '지역 이익사업'과 연계 집중지역 정치인 겨냥 '정적 제거' 남용 우려현행제도 손질 최소한의 장치 마련 시급이제라도 본래 취지 살릴 방법 고민해야19대 총선이 끝난 2012년 6월. 당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추진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만 적용되는 주민소환제를 국회의원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법안은 의원들의 무관심 속에 자동 폐기됐다. 최근 정치권의 '국민소환제' 논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민소환제 촉구 청원에서 비롯됐다. "국민소환법이 20대 국회를 통해 완성되길 바란다"는 청와대 측 입장과 함께 정치권에서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대선에선 여야 5당 후보가 모두 국민소환제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은 지역 주민사회에서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특정한 목적을 숨긴 채 주민소환제도를 악용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보호장치가 없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고양시에서 벌어진 '이윤승 경기도 고양시의회 의장' 주민소환 과정 역시 주민소환제의 악용 사례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고양시의회 의장 주민소환모임'은 이윤승 의장 주민소환 투표 청구에 필요한 법적 서명 요청자 수(9천743명)를 초과달성한 총 1만1천475명의 서명부를 지난 9월 일산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 의장에 대한 주민소환 청구사유로 ▲민의를 묵살한 대의민주주의 원칙 위반 ▲시의회의 견제 및 감시 기능 상실 ▲시의회 질서 유지 책무 방기 등을 들었지만, 일부 지역민의 주도하에 불거진 '3기 신도시 발표'에 대한 불만 표출을 이번 주민소환의 본질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지역 시의원을 대표하는 '시의회 의장 소환'이라는 촌극으로 야기된 것이다.이윤승 의장에 대한 주민소환은 결국 무산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제출된 서명인원 중 2천701명이 무효이며 8천774명만 유효로 1천348명이 보정대상이다. 주민소환모임은 지난 11월 15일까지 최소 969명의 서명에 대한 보정을 완료해 선관위에 제출해야 했으나 보정을 마치지 못해 주민소환은 기각됐다. 특히 선관위의 열람절차 진행 과정에서 주엽동 주민 266명이 이의신청을 해 서명인원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신청자 대다수는 "3기 신도시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인 줄 알았다. 이윤승 의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줄 알았더라면 절대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렇듯 2007년 7월 주민소환제가 시행된 이래, 주민소환 투표가 진행된 지자체의 소환사유는 '지역 이익사업'과의 연계로 집중된다. 원자력발전소 건립, 보금자리지구 지정, 해군기지 건설, 화장장 건립추진 등 정부차원의 지역개발과 특정시설건설 등 주요 정책적 결정 때마다 지역 정치인들은 소환 위기에 놓여졌다. 해당 법안은 시행령은 법 제정 목적과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인 수 등의 요건만 갖추고 있을 뿐, 주민소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나 사유는 아예 명시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국회의원은 주민소환 대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금배지'의 또 다른 특권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사례를 봤을 때 현행 제도의 허점에 대한 손질없이 국회의원 소환제가 현실화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당장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 교육 정책 등 여론에 예민한 법안은 특정 지역민심에 휘둘려 발의조차 하기 어려워지고, 지역개발과 특정시설 건설 등에서도 범국민적 사업성이 아닌 지역 금배지를 사수하기 위한 선택이 선행될 것이 자명하다. 상대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는 여당 정치인들에게는 족쇄에 다름 아닐 공산이 크다. 야당 의원들이야 정부의 장기적 전망보다 지역 민심을 무기삼아 무조건적 반대 목소리를 내면 그만이다. 정치적으로는 앞서 이윤승 의장의 예처럼 주요 지역 정치인을 겨냥한 '정적 제거'에 남용될 우려와 함께 지역 이기주의는 더욱 활개를 칠 수밖에 없다. 현행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서부터 소환사유 명확화 등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 정치적 남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 또한 많다. 이제라도 주민소환제의 본래 취지를 살릴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서정환 고양 일산서구서정환 고양 일산서구

2019-11-18 서정환

[발언대]아동학대 근절 위한 '지켜주는 눈' 돼 주세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 프란시스코 페레(Francisco Ferrer) '육아서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또 2012년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 범국민적으로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11월 19일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법적으로 명시했다.이에 수원중부경찰서는 만 3세 아동들의 소재 및 안전 여부에 대한 관계부처의 합동 점검과 관련하여 수사 의뢰되거나 응급상황으로 긴급신고 된 경우 지구대·파출소 경찰관과 여성청소년과 수사관들이 함께 총력 대응하고 있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수원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아동학대 인지와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112신고 골든타임을 독려하는 캠페인 활동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이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이 시작된다면 아이들이 결코 체벌 받거나, 유기, 방임되는 일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캠페인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주변 이웃들의 신고 또한 절실하다. 주변 이웃 아이들이 과잉 행동을 보이지 않는지,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지는 않는지 등 우리의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주변 이웃에 대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112로 적극 신고해 우리 아이들이 다시 밝게 웃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김기우 수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김기우 수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2019-11-18 김기우

[홍창진 칼럼]친절할 준비

내 기분 상관없이 누굴 만나든지무조건 '친절, 친절, 친절!' 외친후억지로라도 환한 미소 짓기로 결심그런데 신기하게도 우울감 횟수가점점 줄어드는 '작은 기적'을 체험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남에게 친절한 사람으로 비치기를 바랍니다. 친절한 사람으로 평가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나는 얼마나 친절한 사람일까요? 휴대전화를 열고 최근 문자를 나눈 열 사람을 차례차례 떠올리면서 점수를 한번 매겨 보십시오. 과연 이 사람이 나를 친절하다고 생각할지 따져보는 겁니다. '그렇다'는 1점, '잘 모르겠다'는 0점, '아닐 것 같다'는 -1점으로 정하고 총점을 산출해보십시오. 상대가 아닌 내 생각이 기준이다 보니 이 점수는 십중팔구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그 점수에서 50%는 삭감해야 객관적인 점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얼마 전에 늘 다니던 체육관에 회원 등록을 다시 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늘 친절하던 직원이 그날따라 너무 신경질적으로 업무 처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반사적으로 화가 났습니다. '내 돈 내고 이용하는데,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더욱이 그 사람의 월급은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것일 텐데 말입니다. 다행히 잘 참고 등록을 마쳤지만, 마음이 영 불편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다시 서비스 데스크에서 그분을 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처럼 또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가서는 당시 전후 과정을 설명하고 그땐 왜 그랬는지 넌지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기억조차 못 하고 있었습니다. 되레 "제가 그랬었나요?" 하며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수차례에 걸쳐 사과를 거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스스로를 두고, 적어도 업무에 임할 때만큼은 친절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라고 자부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에 따라 마음속 기분이 표출되게 마련입니다. 내가 처한 상황 자체가 밖으로 드러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족 간에 다툼이 있거나, 병에 걸렸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면 말하지 않아도 그 상황이 밖으로 표현됩니다. 반대로 승진이나 시험 합격 등 기쁜 상황도 밖으로 드러나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성당의 신부는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위로와 기도를 구하고자 찾아오는 분도 있고, 성당 업무 처리를 위해 대면하는 분도 있습니다. 보다 친절하게 그 모든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내가 친절했는지 불친절했는지는 만남이 끝난 후에 바로 압니다. 조금이라도 불친절했다면 상대방의 표정에 그대로 나타나고, 체증이 느껴질 만큼 마음이 답답합니다. 아들의 암 발병으로 반죽음이 돼 찾아온 어머니를 대하면서 그분의 아픔에 깊이 동참해야 하는데 "열심히 기도하세요"라는 건조한 답변을 드리고 면담을 마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신자는 성당의 발전을 위해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합니다. 그에 대해 별 설명도 없이 "안돼요"라고 퉁명스럽게 답변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가끔 있는 일입니다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요. 생각해 보면 제가 가끔 하는(몰라서 그렇지, 자주일 수도 있겠네요) '불친절 실수'는 주로 제 기분이 우울할 때 벌어집니다. 결국 저는 기분이 좋으면 친절한 사람이고, 기분이 나쁘면 불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건데,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그래서 저는 내 기분과 상관없이 늘 친절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좀 우울한 기분이 들더라도 누구를 만나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 "친절, 친절, 친절!" 세 번을 외친 다음 억지로라도 이가 드러날 만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만남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친절의 준비 자세를 갖추는 일종의 주술과 예비동작인 셈입니다. 내 기분에 따라 어떤 사람은 위로받고 어떤 사람은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시작한 일입니다.그런데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기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주기적으로 찾아들던 우울한 기분의 정도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찾아들던 우울이라는 녀석의 방문횟수가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속담처럼, 친절할 준비를 꾸준히 하다 보니, 내 안의 우울감도 따라 줄어드는 작은 기적을 체험한 것입니다./홍창진 천주교 수원교구 기산성당 주임홍창진 천주교 수원교구 기산성당 주임

2019-11-18 홍창진

[참성단]홍콩 민주화 시위와 한국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를 외치며 본격화된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새벽 홍콩 이공대는 시위대와 진압경찰의 무력 충돌로 화염에 휩싸였다. 홍콩 행정부는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이공대 진압에 성공했지만, 이미 다수의 희생을 딛고 확산된 홍콩 시민들의 시위 동력은 쉽게 꺾일 기세가 아니다.홍콩 민주화 시위는 우리의 민주화 운동과 묘한 접점을 이루면서 심리적 감정선을 자극한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시대를 거쳐 민주화를 성취한 것이 불과 30여년 전 일이다. 실제로 홍콩 시위대는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한국의 1987년 6월 항쟁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힌다.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한국의 80년대 민중가요를 번안해 부르며, 행정장관 직선제를 실현해 중국 정부의 압제에서 벗어나려는 홍콩 시민들은 한국과 한국인의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하지만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는 역사적 동질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연대는 만만치 않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국 대학생과 중국 유학생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유학생들은 우리 학생들이 게시한 홍콩 지지 대자보와 현수막을 커터 칼로 훼손하는 것은 물론 몸싸움도 불사한다. 이들은 심지어 '독도는 일본 땅' '김정은 만세'와 같이 보복성 게시물로 한국을 조롱하고 있다니, 중국의 오만은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민주화 주역을 자부하는 한국 정부와 여당은 아예 홍콩 민주화 시위에 묵언수행 중이다. 사드 사태로 중국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 때문인지, 중국 비위를 거스를 엄두를 못내는 모양새다. 홍콩 시위대는 현 정부와 여당의 민주화 역정을 흠모한다는데, 아무래도 짝사랑에 그칠 듯 싶다.하지만 홍콩 시민들도 한국 정부를 다시 볼 일이 생겼다. 최근 한국 정부는 탈북주민 2명을 엽기적인 살인범죄자로 단정해 눈가린채 판문점에 끌고가 북한으로 강제 추방했다. 통일부는 아예 남북간 형사사법공조 방안을 마련해 탈북주민 중 범죄자의 북한 송환 길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반중 민주화 홍콩 시민들을 중국이 범죄자로 몰아 본토로 송환할 가능성을 막기위해 민주화 시위를 시작한 홍콩시민들이다. 눈을 비비고 한국을 다시 볼 만 하지 않겠는가. /윤인수 논설위원

2019-11-18 윤인수

[데스크 칼럼]수사개시통보서

인사철 다가오면서 벌써 자치단체 곳곳서'누가누가 조사받을것' 근거없는 소문 고개검·경수사권 조정등 개혁 열망 높아지는데이참에 '…통보서' 규정도 들여다보길 희망2015년 10월 인천지방검찰청은 부천시 소사구(현재 구 폐지) 관내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 예정부지가 공동주택건설사업 예정부지로 용도 변경된 것과 관련 당시 부천시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수사개시통보서를 경기도에 보냈다.'용도변경 특혜'가 이뤄질 당시 부천시에 근무했던 A씨는 경기도로 전입해 있던 상태였고, 용도변경의 담당자는 아니었으나 당시 부천시장의 핵심 측근 실세 공무원으로 뇌물을 받고 용도변경 과정에 담당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다.A씨는 2016년 1월 단행될 예정이었던 경기도 시·군 부단체장 인사의 승진예정자 중 1~2순위였다. A씨 소유의 금융계좌는 물론이고 부인 및 자녀, 부모, 형제, 장인·장모 등 이른바 '사돈의 팔촌' 소유 금융계좌 80여개가 털린 것을 안 것은 한참 뒤 일이었다. 주변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당시 경기도의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고위직 관계자조차도 "A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면서도 "다른 곳도 아니고 검찰에서 보낸 공문이 있는데 관련 규정상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나름 검찰 쪽에 '유무죄를 떠나 A만이라도 서둘러 수사 결론을 내주면 안 되겠냐, 인사를 해야 한다'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도 했다.A씨는 결국 1월 승진 인사에 누락됐고, 인사발령 후 10여일 만에 경기도에 무혐의통보서가 도착했다. 다음 인사인 2016년 7월 1일자 부단체장 인사 때 A씨는 결국 경기북부지역 한 자치단체 부시장으로 승진 발령났다. "누군가의 모함(?)에 따른 인사가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 부천과 경기도 관가에 회자됐다. 또 도청 관가에서는 "(부천에서)굴러온 돌이 박힌 돌(경기도 공무원)을 빼내려 한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말들이 동시에 회자됐다.2012년 1월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독일인 마을조성 사업'과 관련된 수사개시 통보서를 안산시에 보냈다. 해당 통보서에는 4개월여 뒤 총선에 당시 집권여당 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었던 도 출신으로 안산시 부시장으로 근무했던 B씨도 포함돼 있었다.B씨는 친박 실세의 대학 동문이었고, 고시 공부도 함께한 절친한 후배였다. 수사개시통보서가 안산시에 전달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해당 인사가 수사선상에서 제외됐다는 말들이 급속도로 지역 사회에 유포됐다. 친박 실세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도 함께 떠돌았다. B씨가 "당연한 것 아니냐, 아무런 죄도 없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아직 수사 중인데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도 "수사 중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비록 B씨는 최종 공천에서는 탈락했으나 당내 경선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2018년 7~8월 지방선거 후 전·현 지방 권력(?)이 바뀌면서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인 무기계약직 및 계약직 등 전 정권 사람들을 몰아내는 방식으로 투서 및 고소 고발이 이뤄지고 경찰 및 검찰의 수사개시통보서가 시·군에 전달되고, 결국 전 정권 사람들은 조용히 옷을 벗고, 해당 수사는 조용히 종결 처리되는 일들이 일부 시·군에서 벌어졌다.2019년 11월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자치단체 곳곳에서 "C과장이, D국장이 곧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검·경의 수사권 조정 등 경찰 개혁,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참에 수사개시통보서 규정도 세밀하게 들여다보길 희망해본다./이재규 사회부장이재규 사회부장

2019-11-17 이재규

[발언대]당·신·멋·져!

2019년 기해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 갑니다. 달력의 남은 두 장을 들여다보며 생각해보니 세상 민심이 너무나 메마르고 가파른 것 같습니다. 서로가 조금도 양보하지 않은 채 본인들만 잘났다는 이기주의로 어떻게든 경쟁에서, 심지어는 자그마한 일상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매사에 조금씩 양보하고 져주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천주교 미사 중에는 신도들 각자가 "내 탓이요, 내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를 입 밖으로 되뇌며 가슴을 치는 시간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이 "내 탓이요"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서로의 미움도 아픔도 치유가 되고 용서가 되지 않을까요. 국민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상대방을 헐뜯고 미워하고 싸움만 하는 작금의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주변에서 마주치는 이웃 친지들,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에게 늘 이런 말을 건네며 살면 어떨까요? 상대방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당·신·멋·져"라고 말해보세요.당(당당하게 살자)·신(신나게 살자)·멋(멋지게 살자)·져(져주며 살자)! 당당하게 살며 져주며 살자. 신나게 살며 져주며 살자. 멋지게 살며 져주며 살자.세상에 이런 말이 있지요. 지는 게 이기는 거라고요. 매사 모든 일에 양보하고 져주며 살면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자신에게 행복이 올 것이라는 말이겠죠. 인생, 돌이켜보면 별거 아닙니다. 지는 해는 멀리 보내고 다가오는 2020년 경자년에는 우리 모두가 져주며 사람냄새가 폴폴 나도록 살아갑시다./이필용 전 경기도교원단체 총연합회 사무총장이필용 전 경기도교원단체 총연합회 사무총장

2019-11-17 이필용

[참성단]광어의 추억

내륙에서 태어나 날생선을 입에 댈 기회가 거의 없었다. 처음 회를 입에 넣었을 때 그 뭉클거렸던 식감과 시큼한 초장 맛만 기억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회가 대중화된 건 1987년 광어가 본격적으로 양식에 성공하면서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저가 횟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덕분에 내륙인들도 점점 회 맛을 알게 됐고, 광어는 명실상부 '국민 횟감'으로 우뚝 섰다.정약전은 '자산어보'에 광어가 넙칫과에 속한다고 '접어'로 표기했다. 넓적한 것이 도다리와 생김새가 비슷해 이를 구분하기 위해 눈이 왼쪽에 붙어 있으면 광어, 오른쪽에 붙어 있으면 도다리 '좌광우도'라는 말도 생겨났다. 광어는 쫀득하고 감칠맛 나는 식감과 특유의 향 때문에 흰 살 생선 중 최고로 친다. 맛과 향을 중시하는 일본인에게도 고급 횟감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순 살의 비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고단백, 저지방으로 부드럽고 비린내가 없어 미역국과 매운탕감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저 열량으로 다이어트에도 좋다. 그런 '국민 광어'가 지난해 말부터 노르웨이산 연어와 일본산 방어에 치이기 시작하더니, 최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제주에서 광어 1㎏ 도매가는 8천441원으로 3년 전 1만6천632원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생산비 원가인 1만원에도 못 미친다. 오죽하면 국내 양식 광어의 60%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 어류양식수협이 지난달 말부터 중간 크기(400~600g) 광어 200t을 폐기 처리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일본에서 한국산 광어 검역을 강화하면서 수출길도 막혔다. 국내 양식 광어를 70% 넘게 수입하는 일본이 지난 6월 한국산 광어의 검역 비율을 20%에서 40%로 높였다.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금지 관련 WTO 분쟁에서 패한 이후 내려진 조치다. 누가 봐도 보복무역 냄새가 짙다.요즘 대형 할인점 수산물 코너에 가보면 광어는 보이지 않고 횟감부터 초밥까지 온통 붉은 살 생선 연어가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유통 업체들은 '40% 할인' '10년 전 가격'을 내세워 대대적인 광어 판촉 행사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광어가 울고 있다. 광어 양식 어가를 위해서, 또 옛날 '광어 한 마리 만 원'의 추억을 생각하며 오늘 저녁 광어회에 소주 한잔 어떨까. /이영재 논설실장

2019-11-17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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