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남경필의 탈당과 도정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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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회 정치부 차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함께 탈당 선언을 해 전국적인 정치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경기도는 남지사가 탈당하기 불과 3일 전인 11월 19일 이상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경기도정 여론조사'로 명명된 이 조사는 도가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라는 전문기관에 의뢰한 것으로 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도정에 대한 이해도나 만족도 등을 알아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만약 도정에 대해서만 물어봤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조사 문항에 ▲지지정당은 어디인가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가 ▲최순실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새누리당 비박계가 어떤 행동(탈당 등)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등의 문항이 포함돼 있어 현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 중에 있다. 정치 성향 등을 물어보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면 반드시 조사 이틀 전 선관위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신고 누락보다도 이번 도정여론조사 문제의 본질은 도정을 빙자해 남지사 개인의 정치적 거취를 알아봤다는 데 있다. 즉 '남경필'이라고 설문지에 못을 박지는 않았지만 '비박계가 탈당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는 뉘앙스의 질문지를 넣어 남지사의 탈당에 대한 의중을 물어본 것이다.

경인일보 보도(11월 22일자 1·3면) 이후 선관위 조사 등 문제가 불거지자 도는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고 이 모든 것이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의 잘못이라고 규정했다. 자신들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여론조사 기관이 임의로 한 것이기 때문에 미디어리서치에 대해 경찰 수사 의뢰까지 했다며 큰소리를 치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리서치 측도 "자신들이 한 일"이라며 조기에 문제를 덮고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 두 문항도 아니고 6개나 되는 도정과 전혀 무관한 정치 현안을 여론조사 기관이 임의로 작성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청 직원들은 물론 여론조사 업계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라며 남 지사 측근이 분명 개입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분명 진실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국정농단'이 문제가 돼서 탈당한 도지사가 '도정 농단' 사건에 휘말리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김선회 정치부 차장 k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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