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섬에 갇히는' 서해5도 주민

인천연안여객터미널
겨울철의 잦은 기상악화로 인천과 서해 5도를 잇는 여객선의 결항률이 높아지면서 섬에 고립되어 겨울을 보내는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서해 5도 주민들은 공항조성 등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운항 통제 전광판. /경인일보DB

기상악화 여객선 결항 '밥먹듯'
주민들 "12월~2월은 버리는 달"
노인들 많아 생필품조달 어려움
"교통난해소 공항 건설" 목소리


겨울로 접어들면서 인천 서해5도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여객선이 멈추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기상악화로 여객선이 2~3일씩 결항하는 날도 많아서 사실상 섬에 격리된 채 육지나 다른 섬보다 더욱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는 서해5도 주민들은 공항 조성 등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인천항~백령도·대청도를 잇는 여객선 3척이 모두 운항하지 않은 날은 16일 기준으로 총 6일이다. 이 가운데 2차례는 기상악화 등으로 2~3일 연속 결항했다.

인천에서 육지와 가장 멀리 떨어진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버리는 달'이라고 부른다.

겨울철 기상악화로 여객선 운항 통제가 빈번한 데다가, 좁은 섬 안에서 일상 활동마저 줄어 고립감이 크기 때문이다.

겨울 초입인 지난달 24일에는 백령도 장촌포구 쪽 통신 3사 통합기지국이 낙뢰를 맞아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이 끊겼다. 공교롭게도 이날 여객선이 기상악화로 통제되는 바람에 복구가 늦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겨울도 혹독하긴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 15~19일 5일 연속 배가 끊기는 등 한 달 동안 13일을 여객선 결항으로 발이 묶였다. 올해 1월에도 4일동안이나 배가 통제된 적이 있다.

겨울철 수일씩 여객선이 움직이지 않으면 난방용 연료를 비롯한 생필품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특히 노인들이 견디기 힘들어 육지에 있는 자녀의 집에서 겨울을 보내는 노인도 상당수다. 백령면 인구 5천509명 중 만 65세 이상은 1천명(18.1%)이고, 대청면 인구 1천539명 중 노인은 392명(25.4%)이다.

백령도·대청도 주민들은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선 여객선보다 비교적 기상의 영향을 덜 받는 항공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백령도에 소형공항을 조성하는 사업과 관련, 국방부가 공항 건설이 군사작전과 전력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하는 연구용역이 이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용역결과에 따라 내년 중에는 정부의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사업이 적합한지를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효신 백사모(백령도를사랑하는 모임) 회장은 "1년 중 겨울철인 3~4개월은 사실상 섬에 격리되다시피 살기 때문에 아예 섬 밖에서 지내는 주민들도 많다"며 "서해5도가 사람 살기 좋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교통문제 해소를 위한 공항 건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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