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일 맞대응 제재에 경제 더 멍들까 걱정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 갈등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5일 일본정부가 한국과 중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금지 및 14일 격리 등 규제를 강화했다. 다음날인 6일 우리 외교부는 일본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중단, 일본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적용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일본정부가 우리한테 취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조치를 속전속결로 대응하는 등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 철저 통제가 목적이나 사전에 한국정부에 귀띔조차 없었던 일본정부의 비상식에 대한 반격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3·1독립운동 기념사에서 내민 화해 제스처에 일본정부가 찬물을 끼얹은 격이어서 청와대의 심기가 더욱 불편했을 것이다. 외교결례를 무릅쓴 우리 정부의 일본 방역수준 힐난이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인 입국제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시나리오는 40조원을 투입한 도쿄올림픽 성공으로 중의원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 숙원인 헌법을 개정하는 것인데 코로나19 사태가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한 미온적 대처로 국제사회에서 올림픽 회의론이 거론되자 다급한 아베정부가 한국 때리기로 일본 내 우파 지지세력 재결집에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연간 두 나라 국민 1천만명이 왕래하는 데다 교역규모만 100조원이나, 일본경제 활성화가 불투명한 만큼 개헌부터 서두르자는 인상이다.



세계 100여 국가가 한국민 입국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수출 3위의 일본까지 가세했다.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는 당혹스럽다. 화상회의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은 영향이 적으나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난감하다.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 조치는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당장 수출입에 차질은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 한국경제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일본에서 소재부품을 수입해서 중간재로 가공한 뒤 중국에서 최종 생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추이에 따라 일본의 한국 길들이기가 더 심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10일 개최되는 제8차 한일수출관리 정책대화 영상회의에 기대하는 눈치이나 현해탄의 격랑 탓에 성과는 의문이다. 비상시국에 한일 정부의 기(氣)싸움까지 가세해 민생경제만 더 멍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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