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정책선거 위한 첫걸음, 후보자 TV토론회

닉슨의 당선 확실시되던 '1960년 美 대선'
언변 유창 케네디 첫 TV토론서 대역전극
대의민주주의체제 '정보한계' 보완재 역할
코로나로 대면접촉 제한 '중요성' 더 커져


기고자 사진(상임위원)
조원봉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자유주의의 상징이자 비운의 죽음으로 유명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당선에는 흥미로운 비화(秘話)가 있다.

196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공화당에서는 리처드 닉슨이, 민주당에서는 존 F. 케네디가 출마했다. 상대적으로 정치 신인이었던 케네디에 비해 여당 후보이자 부통령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닉슨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선거에서는 미국 대통령선거 역사상 최초의 TV토론회가 열린다.

케네디는 유창한 언변과 당당하고 젊은 이미지로 자신의 정치 공약을 유권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새긴 반면, 닉슨은 토론 내내 불안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TV토론회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표심은 케네디에게로 흘렀고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케네디는 미국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선거의 판도를 바꾼 이 역전의 드라마는 후보자 TV토론회가 유권자의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법에 따라 여러 선거운동방법으로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한다.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점 선거운동의 폭이 넓어지고 방법의 다양성이 증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권자가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존재할뿐더러 각각 다른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분석하고 정책적 청사진에 대해 따져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수의 유권자는 이러한 정보와 판단 기준의 부재로 투표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주체적인 판단에서 벗어난 투표를 하기도 한다.

이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주권자들의 선거를 통한 합의로 도출된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이와 같은 한계에 대한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후보자 TV토론회다.

'TV'란 매개체를 통해 유권자는 후보자의 얼굴을 마주하고 후보자가 내세운 구체적인 공약과 정책에 대해 귀 기울일 수 있으며 각각의 공약과 정책을 상호 비교·평가할 수 있다. 또한 토론과정에서 후보자 간의 합리적 비판과 논증을 통해 그 깊이와 실현 가능성에 대해 검증할 수 있고 더불어 후보자의 자질과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하여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에게는 선택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유권자에게는 선택에 대한 확신 또는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다. 이렇듯 후보자 TV토론회는 선거 벽보나 선거공보 등의 단편적인 선거운동방법과 달리 후보자에 대해 보다 심도 있고 생동감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며, 선택의 준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판단의 척도로 기능한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TV토론회는 후보자 TV토론 주간(4월 2~9일)에 개최된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면 접촉 방식의 선거운동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TV토론회가 갖는 의미는 그 어느 선거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현명한 유권자의 눈으로 TV토론회를 시청해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가를 살피고 우리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공약과 정책에 기반한 선택이 비로소 투표에 가치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또한 유권자의 역할은 투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당선인의 공약과 정책이 잘 이행되는지 진단하여 차기 선거에 반영하는 것까지이다.

유권자로서의 올바른 선택 기회와 '정책선거'의 선순환을 위해 꼭 후보자 TV토론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조원봉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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