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뿌리산업 육성, 원료확보가 중요하다

2차전지 원자재들 희소성 때문에 고가 유지
원료수급 산업성장 키워드 될 수밖에 없어
자원개발 수요공급·비축 안정성 보장 받아
北 광산개발 통해 해결방안 적극 검토해야


사진A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정부는 지난 17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남동산단)를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와 바이오, 헬스 등을 육성하는 '스마트 그린산단'으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수년간 침체된 남동산단이 뿌리산업으로 일컫는 첨단 특화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뿌리산업이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6개 부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초공정산업이다. 그래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는 의미에서 뿌리산업으로 불리고 있다.



정부는 뿌리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 2022년까지 차세대 전략 기술개발과 확보에 5조원 이상을 우선 집중 투자하고 미래차, 반도체, 바이오 등 빅 3산업에 2조원(2021년) 규모의 추가 투자에 나선다. 정부가 이처럼 소부장 제조업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재정 투자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에 따른 각국의 격리·봉쇄와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구조가 해체된 데 있다. 중국, 일본 등 기존 공급망 의존도를 가급적 줄이고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소부장 국내 생산망을 구축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산업생산체계의 해외 의존도는 현재 제조업 전체가 27.7%, 첨단산업(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분야가 53.1%로 높은 편이다.

4차산업 혁명은 신소재, 경량화 그리고 친환경화 등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조 근간이 되는 기술공정도 다양화되고 새롭게 부각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2차전지 음극재 신소재인 탄소 소재 활용을 위한 분말성형 공정이 대표적이다. 일본과 중국에서 수입하던 인조흑연 음극재를 국산화해 소부장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즉, 흑연과 뿌리산업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희소금속 확보가 중요하다. 희소금속 사용에서 주조분야는 합금용, 주철용 등에 희토류, 니켈, 몰리브덴, 페로실리콘 등의 자원이, 소성가공 분야는 절삭공구, 금형 제작에 텅스텐 등이 사용된다. 대부분의 IT제품은 기술 발전과 생산 증가를 통한 가격 하락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 2차전지도 같은 과정을 겪을 수 있다. 2차전지와 가장 많이 비교되는 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산업이다. 이들 모두 기술발전과 생산증가로 인한 단가 하락으로 시장이 개화되었다. 기존의 산업과 2차전지 산업과의 다른 점은 원자재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모두 지구상에 산소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인 규소(Si)가 핵심 원자재다. 지구 지각의 28%가 규소이다. 이들 산업에서는 원자재 공급 차질이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2차전지 원자재들은 규소와 달리 양이 적고 편재성도 심하다. 지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니켈 0.0055%, 코발트 0.0023%, 구리 0.0075%, 리튬 0.006%이다. 2차전지 원자재들은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원료 수급이 산업 성장의 키워드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단순 수급은 늘 리스크를 동반한다. 하지만 자원개발을 통한 수급이나 비축은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방침대로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 신남방 국가를 대상으로 수급 및 개발에 참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남미, 아프리카 진출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대안이 북한 광산개발이다. 남북경협이 다시 진행된다면 북한 광산개발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북한에는 우리 뿌리산업에 필요한 희토류, 니켈, 몰리브덴, 텅스텐 등 여러 광물자원이 부존하고, 가행 중인 광산도 있다. 텅스텐은 대북제재 제외 품목이라 현재 중국과 교역도 하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가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뿌리산업 육성 전략에 적극 반영하길 당부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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