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인천, 오해와 진실]인천은 정말 마계 도시일까요?

2000년대 초중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서 표현 쓰여

검찰청 범죄발생건수 전국 17개 시·도 중 8번째 '평범'
"마계 인천에 온 걸 환영하지! 꺄하하!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계로 알려져 있다는 무시무시한 도시 인천."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되는 인기 웹툰 속 주인공 대사입니다. 서울에서 경인선을 타고 주안역에 내린 서울 사는 고등학생의 상상. 웹툰 속에서 막상 와 본 인천은 상상과는 달리 아주 평범한 동네였죠.

'마계(魔界) 인천', 이젠 인천을 비하할 때 쓰는 대표적 표현이 됐습니다. 인천은 끔찍하고 엽기적인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도시라거나 사람들이 거칠고 다른 동네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풍경들이 있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마계 도시'라 불리고 있습니다. 특히 10·20대 젊은 층들이 이 표현을 자주 씁니다.



인천은 정말 '마계'일까요? 왜 마계라는 도시 이미지가 덧씌워졌는지, 정말 마계라 불릴 만큼 무시무시한 동네인지 그 실체를 파헤쳐 봤습니다.

오해 : 마계 인천, 도시 이미지의 탄생

마계 인천이라는 표현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지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고담(배트맨의 도시) 대구', '뉴올리언 수원', '갱스 오브 부산' 등 지역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명칭들이 온라인에서 널리 퍼지기도 했죠. 특히 마계 인천은 2009년 한국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렸던 인천문학경기장(현 SSG랜더스필드)에서 번개가 치며 먹구름이 끼는 등 우중충한 날씨가 마치 마계와 같다고 해서 야구팬들이 즐겨 쓰기도 했습니다.

마계도시_인천.jpg
'마계 인천'을 언급할 때 자주 활용되는 사진. 실제로는 2009년 10월 인천 문학구장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연합뉴스

지금도 포털사이트,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마계 인천이라는 표현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포털사이트 카페 등에서 글이나 '짤'(짤막한 사진 또는 영상)로 쓰였지만, 이른바 '유튜브 시대'인 최근에는 마계 인천이 영상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마계 인천을 검색해 보면 인천의 유흥가 밤거리를 조명하는 등 조회 수 100만건을 넘은 관련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2021043001001269800062532.jpg
유튜브에서 '마계 인천' 키워드를 검색하면 나오는 콘텐츠들. /출처 : 유튜브 캡쳐

또 TV 뉴스 등 언론을 보면 인천에서 끔찍한 사건이나 대형 사고가 참 많이 일어납니다. 인천이 마계 도시 같다는 이유 중 하나죠.

2021043001001269800062533.jpg
인천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다룬 보도들. 유독 인천에서 발생한 사건은 '인천 OOO 사건'이라고 명명한다. /출처 : 포털사이트 캡처

진실 : 마계 도시라기엔 너무 평범한 인천

정말 인천이 범죄가 넘치는 마계 도시일까요? 통계청 자료만 검색해봐도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검찰청의 범죄 분석 통계를 보면 2019년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인천이 3천441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8번째입니다. 인천과 비슷한 규모인 부산, 서울보다도 범죄율이 낮네요. 전국에서 딱 중간의 범죄율을 기록하는 도시가 마계로 불리는 것입니다.

2021043001001269800062534.jpg
출처 : 통계청

최근 몇 년 사이 인천에서 대형 화재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진이 온라인 등에서 주목받으면서 마계 도시 이미지를 더했습니다. 그런데 소방청 통계인 2020년 기준 인구 100만명당 화재 사망자 수는 인천이 7.5명으로, 전국 평균 수준입니다.

2021043001001269800062535.jpg
출처 : 통계청

행정안전부가 발표하는 지역안전지수에서도 2019년 기준 인천은 범죄와 교통사고를 포함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간에 해당하는 등급을 받았습니다. 다만 생활안전지수는 전국 하위권입니다. 각종 통계만 보더라도 인천을 마계라고 부르기엔 너무 평범한 도시 아닌가요?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1043001001269800062536.jpg
행정안전부 2019년 지역안전지수. /출처 : 통계청






경인일보 포토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박경호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