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인천] 무한한 잠재력, 배움길 스스로 찾는 '별난 스쿨'

입력 2023-11-26 21:07 수정 2023-11-28 14:44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27 10면

인천형 자치학교 '은하수 학교'

이름 대신 별칭 불러 '수평적 관계'

도성훈 교육감도 '1호 동행자'


방과후 '자신만의 프로젝트 집중'

길잡이교사들이 열정 끌어내


올해 4기 활동 '성장나눔회' 

체험교실·플리마켓 등으로 개성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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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맞춘 학사과정을 따르는 교육이 아닌, 청소년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고 배우는 특별한 학교가 있다. 인천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 있는 '인천 청소년 자치학교 은하수(은하수 학교)'다.

최근 인천시교육청이 추구하는 '결대로 성장하는 학생성공시대' 비전에 맞게 학생 자치를 바탕으로 미래 교육을 실현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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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은하수 학교 한 해 살이 성장나눔회'에서 은하수 학교 학생들과 길잡이 교사가 함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은하수 학교는 인천시교육청이 2020년부터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라고 보고, 이들이 모인 공간이라고 해서 '은하수'라고 이름을 지었다.

정식 학사과정이 있는 학교의 형태는 아니지만, 청소년과 길잡이 교사, 마을주민이 수평적인 관계를 이루면서 교육 구성, 학습, 평가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이 연령대의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 학생 등 인천의 청소년이면 누구나 다닐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이름 대신 스스로 정한 '별칭'으로 서로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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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하수 학교 '도예 프로젝트' 팀에 참여한 학생이 활동 내용과 팀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은하수 학교는 '학생 주도의 방과 후 배움터'로 정의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일과를 마친 후 자발적으로 은하수 학교에 모여 각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시간을 보낸다. 탐색이 끝나고 같이 활동할 인원이 모이면 길잡이 교사들과 일종의 교육과정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올해 학생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분야만 밴드 공연, 댄스, 뮤지컬, 목공, 요리, 봉사, 과학 등 15개 분야에 달한다. 매주 토요일이 프로젝트 활동을 하는 날로 정해졌지만, 평일 저녁에도 수시로 교류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면, 이들의 열정과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은 길잡이 교사들의 몫이다. 특히 목공이나 뮤지컬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길잡이 교사들의 역할은 더 크다. 길잡이 교사는 현직 교원 40%, 마을 멘토 10%, 지역 대학생과 청년 50% 등의 비율로 구성돼있다.

앞서 은하수 학교에서 활동한 학생들이 자신이 느꼈던 좋은 부분을 후배들에게 전달해주고자 길잡이 교사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팀당 길잡이 교사 1~3명이 배치되며, 학생과 학생 또는 학생과 운영팀 간 소통할 수 있는 중간다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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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학교 청소년들이 지난 18일 열린 '2023 은하수 학교 한 해 살이 성장나눔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11.18 /인천시교육청 제공

은하수 학교는 매년 3월 학생을 모집해 11월이면 활동이 마무리된다. 학생들은 일종의 발표회인 '성장나눔회'를 여는데, 이 행사를 보면 학생들이 지난 1년간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활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은하수 학교가 지난 18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싸리재홀에서 진행한 '2023 은하수 한해살이 성장나눔회'는 '별책부록! 별들이 그리는 별자리 이야기'를 주제로 마련됐는데, 학생들은 수십여명 앞에서 체험교실, 플리마켓, 버스킹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과물을 선보였다. 올해 은하수 학교에 참여한 청소년은 153명, 길잡이 교사는 3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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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올해 3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은하수 학교 학생들과 '성공시대로 찾아가는 사제동행' 간담회를 가졌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올해 성장나눔회에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도 참석했다. 은하수 학교에서 도 교육감이 쓰는 별칭은 '1호 동행자'다. 도 교육감은 이 명칭에 맞게 은하수 학교 청소년들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도전의식과 호기심 등 다양한 고민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도 교육감은 "학생들이 미래를 꿈꾸며 멋지게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미래형 청소년 자치 배움터 지원을 확대하겠다. 지역의 좋은 자원들을 활용해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하수 학교 관계자는 "올해 공식적으로 4기 활동이 마무리됐지만, 겨울방학 등 내년 3월까지 아이들이 이곳에서 단기로 하고 싶은 활동을 지원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또 내년 2월부터는 5기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칠 예정인데, 더 많은 학생이 은하수 학교에서 자기주도적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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