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에 정치 논리 안된다

입력 2024-02-05 20:20 수정 2024-02-05 20:25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2-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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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전경. /경인일보DB
 

인천문화재단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공모에 각계에서 11명이 지원했다. 인천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재단 대표이사를 공개 모집한 결과, 예술계와 학계, 언론계 등에서 인천 내·외부 인사 11명이 응모했다. 전임 이종구 대표이사의 중도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는 이번 공모에 인천 지역 사회의 관심이 크다.

이종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심경을 밝히고 돌연 자리를 내놓겠다고 했다. 국내 민중미술계를 대표하는 이종구 화백은 전임 민주당 출신 시장이 임명했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그의 이력과 성과 때문에 인천 문화계 내부에서 왈가불가가 없었다. 진보·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그의 대표 임명에 딴죽을 거는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장이 바뀐 후 지역 문화계가 아닌 정치권에서 이종구 대표를 흔들기 시작했고 거기에 더해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아트플랫폼 본연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정책까지 나오면서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구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계에선 성명을 내고 "인천문화재단이 지역 정치권과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일이 반복되거나 관행이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공모에서 현 유정복 시장의 선거캠프 출신이 온다거나 변화된 인천아트플랫폼 기조에 맞춰 문화가 아닌 '관광 활성화' 구호를 내세운 인물이 낙점될 경우 지역 문화계의 실망감도 클 것이다.



인천의 문화현실은 척박하기만 하다. 올해 인천시 문화·예술분야 예산 비율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유정복 시장은 임기 내 시민 1인당 평균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3%까지 올려서 '문화 불모지'를 탈피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선 요원해 보인다. 예산은 그렇다 치고 다른 자치단체에서 견학을 올 정도로 전국에서 인정받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기능까지 사실상 폐지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논란만 키우고 있다.

도시의 진정한 경쟁력은 겉만 그럴듯한 외형이 아닌 문화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문화재단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의미는 여타 인천시 산하 기관들과 다르다. 인천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의 세부 심사 기준은 전문성, 경영능력, 리더십, 조직 친화력, 윤리관 등이라고 한다. 이번 공모 심사에서 이런 기준이 꼭 적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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