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독 빠진 대학가 옛말, MZ는 '금주 팔찌' 찬다

입력 2024-02-15 19:20 수정 2024-02-15 20:4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2-16 4면

선배 눈치 안보는 '금주팔찌' 등장… 새내기 배움터 新풍속도


인천대, OT앰뷸런스·불침번 '안전 신경'
인하대, 성범죄 차단·CPR교육에 핫라인

선후배 스킨십 낯선 '코로나 학번' 챙기기
소모임 활동 장려 버스킹·스포츠대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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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에서 총학생회 관계자가 신입생 환영 행사에서 사용될 '금주 팔찌'와 음주측정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4.2.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금주 팔찌'를 착용한 신입생은 선배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술을 안 마셔도 됩니다."



새 학기 신입생 맞이에 분주한 인천지역 대학들이 과음 등에 의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받는 바람에 약화될 수밖에 없었던 선·후배 간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오는 2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 홍천군에서 열리는 신입생 환영 행사인 새내기 배움터(새터)에서 이른바 '금주 팔찌 캠페인'을 펼친다. 팔찌를 찬 신입생에게는 누구도 술을 권할 수 없다. 술을 강권하는 그릇된 음주문화에서 벗어나보자는 취지다. 총학은 처음 인사를 나누는 선배들이 따라주는 술을 신입생들이 마다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표식의 의미로 '팔찌'를 생각해냈다고 한다.

인천대 장순규(25, 수학교육과 18학번) 총학생회장은 "신입생들은 술을 마시기 싫은데도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마시는 경우가 있다"며 "팔찌만 차면 음주하고 싶지 않단 의사를 파악할 수 있어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나 음주 관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 총학은 새내기 배움터 행사에 신입생 2천700명이 참가하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천대 장형도(25, 경제학과 19학번) 부총학생회장은 "학교의 지원을 받아 앰뷸런스 차량 2대와 간호사를 별도로 숙소에 배치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며 "야간엔 진료실 운영과 함께 불침번과 당직을 서 음주로 인한 참가자들의 돌발행동 등을 사전에 예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학교도 다음달 6일부터 단과대별로 새터를 여는 등 신입생 맞이 행사에 분주하다. 총학생회가 꾸려지지 못한 인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행사가 단과대별로 진행되는 점에서 '핫라인'(돌발 사건·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전화망)을 구축해 안전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인하대학교 이찬수(21, 경제학과 22학번)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은 "음주 관련 성범죄 예방교육과 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심폐소생술) 교육 등을 행사 참가자 모두에게 실시할 예정"이라며 "핫라인을 구축해 단과대별로 진행되는 새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대 총학과 인하대 비대위는 신입생들의 안전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로 약화된 선·후배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대 장순규 총학생회장은 "일명 '코로나 학번' 재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서 그런지 선·후배 간 스킨십에 낯설어한다"며 "코로나19로 위축된 단과대별 소모임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각종 버스킹(공연)과 스포츠 대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하대 비대위는 다음달 말에 진행될 선거를 통해 총학생회가 출범하면 본격적으로 재학생 간 교류 프로그램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인하대 총학생회장단 선거는 단일 후보의 중도 사퇴로 무산돼 비대위가 총학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인하대 이찬수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은 "총학이 출범하면 학교 측과 협력해 재학생을 위한 친목 도모 대면 대회나 행사들이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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