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인천] 인천시교육청, 전국 첫 '찾아오는 미술관' 올해부터 연간 사업

입력 2024-04-25 20:40 수정 2024-04-25 20:4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26 8면

학생-지역작가 '갤러리 이음'… 예술로 한뼘 더 성장하는 인천


교내 유휴공간 활용 '교과서 밖' 작품 직접 체험·참여
'공동 큐레이팅' 사전협의 진행… 28개교서 전시 계획
비용 지원에서 설치·철거 등 모든 과정 교육청이 담당
일상속 '올바로·결대로·세계로' 문화 역량 제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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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인천 중구 제물포고등학교 급식실 앞 작은 공간. 매점이 문을 닫은 후 빈자리로 남아 있던 이곳은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의 지원으로 교내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그해 11월에는 '찾아오는 미술관 이음 전시 오픈식'도 열렸는데, 전문 작가가 작품 안에 담긴 의미를 직접 설명하는 등 평소 예술작품을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학생들에 값진 기회가 됐다.



당시 제물포고 전시 오픈식에 참석했던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학생들이 교과서 내용만으로 예술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예술교육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을 학교에 전시하고, 학생들이 직접 작가와 만나 소통하는 체험의 기회를 넓히는 등 예술로 성장하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교내 갤러리는 학교가 기획한 전시회가 열리거나 학생들의 미술 수업·프로젝트가 이뤄지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학교 차원에서 이곳에 작품을 전시할 작가를 섭외하거나, 전문적으로 갤러리를 조성해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교내 갤러리 활용과 관리는 해당 학교 미술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사가 열정을 가지고 업무를 하다가 전근이라도 가게 되면 활용 계획이 흐지부지되는 등 연속성이 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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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11월 9일 제물포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찾아오는 미술관 이음 전시 오픈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학교 유휴공간을 미술 갤러리로 꾸며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찾아오는 미술관 이음' 사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문화 역량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학교 내 예술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9월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연간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평소 작품을 선보일 자리가 부족했던 작가들에게는 전시 기회를, 학생들에게는 전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이를 배움으로 넓혀가는 기회를 각각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찾아오는 미술관 사업은 학교의 갤러리 운영이 안정화되도록 인천시교육청이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전문 예술인을 선정해 학교와 매칭하고, 사업을 희망하는 학교가 신규 갤러리를 조성하거나 기존 시설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복도, 현관, 잔여교실 등을 활용해 최소 10개 이상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를 조성하게 된다. 학교가 3~4회 전시회를 열 수 있는 비용 지원은 물론, 전시할 작품이 망가지지 않도록 운송·설치·철거 등 모든 과정도 인천시교육청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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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갤러리에서 작품 감상 소감을 고민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지난해 시범사업 참여 학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운영성과 평가 결과, 평점이 5점 만점에 4.61점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기회 확대' '수업 내용에 따라 학교가 작품을 선택하는 방안 고려' 등을 바란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수렴해 인천시교육청은 서예·공예·입체작품 등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작가를 선정하는 한편, 공동 큐레이팅을 통해 학교와 작가가 사전 협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주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의 지원을 통해 올해는 작가 116명이 학교 갤러리 28곳에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일선 학교가 작가와의 만남, 미술 감상·비평 수업, 학생 동아리 활동, 지역주민 전시 개방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갤러리를 활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예술교육이 활성화되고, 학생들이 일상에서 올바로·결대로·세계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을 지속하면서 청년 작가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학교 미술관과 공연장 운영 여건을 개선하는 등 학교와 지역을 '예술로' 잇는 예술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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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개초등학교 갤러리에서 학생들과 작가와의 만남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올해는 전문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 뿐 아니라, 학교가 자율로 기획하는 전시회도 열도록 지원한다. 공동 큐레이팅을 통해 작가와 협의하고 전시회를 여는 과정을 경험해보면서, 이 사업이 아니더라도 학교가 자체적으로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학교 유휴공간을 활용해 학생과 지역 주민들에게 예술작품을 접할 기회를 늘리고, 학교도 갤러리를 운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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