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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재활용 힘든 '선거 현수막', 언제까지 쓸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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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수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선거의 계절이 찾아왔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아침. 전날 밤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사거리마다 걸려 있었다. 선거가 다가왔음을 실감함과 동시에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선거철에 무수히 걸려 있던 선거 현수막은 선거가 지나면 곧바로 버려진다.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후보가 많지만 정작 그들의 공약을 내건 현수막은 친환경의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녹색연합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대선에는 5만2천545장, 2018년 지방선거에는 무려 13만8천192장, 2020년 총선 때는 3만580장의 현수막이 각각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수막이 가장 적게 쓰인 2020년 총선 당시 현수막들을 모두 이어 붙이면 305.8㎞. 63빌딩 높이의 1천225배에 달한다. 선거 직후 당선인사 혹은 낙선인사에 쓰인 현수막까지 포함하면 더 많았을 것이다.



3만580장 중 재활용된 현수막은 25%에 그쳤다. 후보자 사진과 이름, 슬로건 등을 인쇄할 때 쓰인 염료가 묻어나오면 재활용을 할 수 없고 그나마 재활용을 해도 질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한다.

결국 4장 중 3장의 현수막이 소각 처리되는 셈인데, 폴리에스테르처럼 플라스틱을 만들 때 쓰는 합성섬유로 제작된 현수막을 불로 태우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현수막을 쓰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유권자들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잡아끌어 한 표라도 더 얻어야 하는 이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할 틈이 있을까.

대선 후보는 많아야 15명 이하지만 6월 지방선거 출마자는 어림잡아 수 천명이다. 올해 선거에서 쓰인 현수막의 길이를 내년 이맘때쯤 다시 헤아려보면 얼마나 많을까. 온택트 시대, 제로웨이스트가 화두가 되는 지금 정치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홍보 전략을 써야 할 때다.

/한달수 인천본사 사회교육부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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