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약 없는 롯데인천타운 개발, 설명과 점검 필요하다

입력 2023-10-30 19:44 수정 2024-02-05 19:0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0-31 19면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일대를 '인천판 롯폰기 힐스'로 개발하는 민간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 롯데인천타운(롯데 계열사)이 추진하고 있는 '구월도매시장 부지 복합개발사업'이다. 올해 8월 남동구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는데도, 착공 시기 등 향후 개발 일정은 여태 깜깜무소식이다.

롯데인천타운은 지난 2015년 구월도매시장 부지 5만8천600㎡를 약 3천60억원에 사들였다. 앞서 2013년에는 롯데쇼핑이 구월도매시장 근처에 있는 인천종합터미널(7만7천815㎡)을 약 9천억원에 매입했다. 인천시는 재정난 해소를 위해 노른자위 땅인 인천종합터미널과 구월도매시장 부지를 모두 롯데에 팔았다. 당시 도심의 금싸라기 땅을 팔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인천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강변했다. 일각에서는 교통 체증과 악취 민원을 유발하는 농산물도매시장 대신 미니 신도시 격인 '롯데타운'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인천 도심의 알짜배기 땅을 매입한 롯데는 구월동·관교동 일대를 일본의 롯폰기 힐스와 같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롯폰기 힐스는 고층 빌딩과 쇼핑·문화시설 등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도시 재개발사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인천 등 국내 여러 지자체가 롯폰기 힐스와 같은 재개발사업을 꿈꾸었지만, 제대로 실현된 곳은 아직 없다. 롯데의 이 같은 청사진이 인근 상인과 주민의 기대감을 높였는데, 정작 사업 추진은 더디다. 해외 유명 스트리트몰을 벤치마킹해 랜드마크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흐지부지됐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롯데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자금 조달과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사업 지연 이유를 해명했다. 실제 부동산 시장이 워낙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럼직하다. 주민과 상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업 추진 의지다. 사업이 왜 지연되는지, 개발계획이 어떻게 변경됐고 수정될 예정인지 설명해야 한다. 또한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려야 한다.

민간 개발사업이라도, 도시계획 측면에서 본다면 공공성을 띠기 마련이다. 롯데타운 사업 지연은 인근 상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송도국제도시 사례를 봐도 땅만 사놓고 개발을 미루는 대기업이 적지 않다. 롯데의 설명과 인천시·남동구의 사업 점검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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