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경기꿈의학교와 몽실학교

둘 다 학생 주도 마을공동체 교육미래 직업탐구 vs 공익 프로젝트사업 목적·운영 방식 조금씩 차이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을 교육의 주체로 인식하고 마을공동체와 함께 학생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중 도교육청의 대표적인 사업은 '경기꿈의학교'와 '몽실학교'다. 두 사업 모두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동시에 학생 주도 자치 배움터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업의 목적과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같은 듯 다른' 두 사업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도교육청의 교육 철학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사업 시작 동기 = 경기꿈의학교는 지난 2015년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학교 안팎의 학생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참여하고 기획·운영하는 '학교 밖 학교 모델'이다. 2015년 경기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경기꿈의학교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경기꿈의학교는 2015년 209개로 시작해 올해에는 1천908개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올해 4년 차에 접어든 몽실학교는 꿈의학교가 시작되기 전인 2014년 의정부에서 만들어진 '꿈이룸배움터'가 기반이 됐다. 꿈이룸배움터는 당시 지역 주민들과 의정부 교사들이 만든 마을학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배움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수가 많아지고 그에 따른 재원 수요가 늘게 되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6년 도교육청 옛 북부청사를 리모델링해 학생들의 활동공간과 지원 인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몽실학교는 의정부에 이어 지난해 김포에서 개관했다. 올해 2학기에는 안성과 고양, 성남 지역에도 몽실학교가 개관할 예정이다.■ 운영 방식 = 경기꿈의학교는 운영 주체와 방식에 따라 크게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찾꿈)'와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만꿈)'로 나뉜다. 길잡이 교사나 마을 공동체 교사 등이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기획 등 모든 면에서 학생들이 구성하고 책임진다. 찾꿈은 운영주체가 교사, 학부모, 비영리단체, 지자체 등 다양하다. 정규교육 외에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원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 제공하는 형식이다. 만꿈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직접 본인들이 배우고 탐구하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몽실학교의 슬로건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다. 몽실학교는 학생주도 프로젝트 활동이 가장 큰 특징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본인이 수행하고 싶은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한다. 활동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해 팀을 구성해 1년간 80시간 정도의 공익성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3D프린팅, 푸드트럭 창업 스쿨, 출판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사업 목적 = 경기꿈의학교과 몽실학교 모두 '학교 밖 학교' 프로그램으로 학생 주도형의 교육 사업이다. 하지만 경기꿈의학교는 학생들의 직업 탐색으로 학생들의 꿈 실현을 돕는데 무게를 싣고 있는 반면 몽실학교는 학생 누구나 와서 배우고 싶은 것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도 경기꿈의학교와 몽실학교 모두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라며 " 학생들이 마을에서 꿈을 찾고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지영·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2019-04-28 공지영·이원근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인천시교육청 '정책 토크 콘서트'

도성훈 市교육감 시민들 직접 만나교육방향·급식·안전 상세히 답변과학 장비 확충·미세먼지 문제 등시민제안 나무에 건의사항 쏟아져지난 19일 오후 6시 '정책 버스킹' 행사가 열린 경인전철 부평역사 3층.인천지역 학부모 엄인숙씨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에게 "인천지역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어떻게 파악·평가하고 있느냐"고 묻자 도성훈 교육감이 마이크를 쥐고 답했다.도성훈 교육감은 인천 중·고교생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세종시와 서울시에 이어 3번째로 높다는 최근 통계청 조사결과를 소개하면서 "예전에는 대학 입시가 교육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인 '삶의 힘'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고 답했다.또 다른 학부모는 "인천은 유·초·중·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데, '먹거리 안전'에 대한 계획이 뭐냐?"고 교육감에게 물었다. 도성훈 교육감은 "모든 학교에서 친환경 쌀을 쓸 수 있도록 꼼꼼히 준비하고,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최소화하고, 방사능에 대한 준비도 꼼꼼히 하겠다"고 말했다.인천시교육청의 정책 버스킹은 도성훈 교육감이 직접 거리로 나가 인천 시민들과 만나 시민들이 생각하는 교육 정책을 제안받고 또 궁금증을 설명해주는 자리다. 교육감과 편하게 대화할 기회를 갖기 힘든 시민들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열고 있다.'인천시교육청에게 묻는다. 똑똑 Talk, 시민과 함께하는 인천 교육정책 토크 콘서트'라는 제목의 이번 정책 버스킹은 '인천과 안심교육'을 주제로 진행됐다. 산곡북초 유철민 교사와 사회적기업 인천자바르떼 이경옥 사무국장이 사회를 진행했다.정책 버스킹 행사장에 모인 시민들은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냈고, 교육감은 하나하나 성심성의껏 답했다.부원중학교 학생회장을 맡고 있다는 3학년 이승준군도 이날 교육감을 만나러 왔다. 이승준군은 "교육감이 공약으로 마련해준 '학생회 공약이행비' 80만원으로 세월호 1주기 기념행사 등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면서 "학생안전교육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교육감에게 요구했다.도성훈 교육감은 "공사현장·등하굣길·수학여행 등을 모두 꼼꼼하게 챙기겠다"면서 "곧 준공 예정인 학생안전체험관도 내실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이날 정책 버스킹 행사장 한 곳에 마련된 '시민제안 정책나무' 게시판에는 시민들의 정책 아이디어가 주렁주렁 열렸다."과학수업 시간에 시약을 다루기 위험한데, 장갑과 실험복이 필요합니다", "내년에 아이를 가질 예정입니다. 마음 놓고 아이 키울 수 있는 유치원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예술·스포츠 활동이 필요해요", "체험형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미세먼지 없는 학교를 만들어주세요" 등 학생·학부모·시민들이 인천시교육청에 바라는 소망과 생각이 노란색 '포스트잇' 메모지에 빼곡히 담겼다.이상훈 인천시교육청 대변인은 "이날 나온 정책 아이디어와 제안을 작은 것 하나도 빠짐없이 해당 부서에 전달해 내년도 교육 정책에 활용하고 사업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행사를 지속해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 19일 경인전철 부평역에서 열린 '정책 버스킹'에 나와 시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현장에 마련된 시민제안 정책나무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붙이고 있는 학생들. /인천시교육청 제공

2019-04-21 김성호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경기도교육연구원 세월호 5주기 심포지엄

"시민사회 모두 참사 가해자 의식""최소한의 도덕 소멸 자본주의 문제교육이 비인간성 반성 계기 마련을"존엄성 보장 이념지향 개념도 제시'세월호가 묻고 교육이 답하다'.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경기도교육연구원은 특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엄은 세월호 참사의 교육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4·16 교육체계의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월호의 철학적 호명'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세월호는 분명 사회적 참사지만 사회가 만든 참사가 아니라 사회의 부재가 만든 참사"라며 "피해자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세월호의 비극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형성하지 못한 우리 모두가 참사의 가해자라는 의식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의 입장에서 세월호의 부름에 응답하는 길만이 불의와 거짓의 가면을 벗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강조했다.또 박 교수는 "한나라 안에서 공생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더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상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세월호 이후의 사회전환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인 이유를 한국의 자본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윤의 무한 추구를 위해서 최소한의 도덕마저 소멸시킨 한국 자본주의야말로 각자도생을 내세운 신자유주의의 병폐이며 공동체의 공동선마저 붕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국 교육이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반성하는 계기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세월호 참사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수광 경기도교육연구원 원장도 '교육계가 감당해야 할 기억의 몫'이라는 발표에서 세월호 참사의 이유 중 하나로 '신자유주의'를 꼽으면서 학교 교육이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주체적 인간을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기초해 학생의 존엄성이 보장하는 이념지향 개념을 제시했다. 현재 최대 쟁점 중 하나로 제기되는 대학입시제도에 대해서도 대학 서열체제 완화 정책과 학교운영체제 공영화, 교육과정체제 혁신, 교원 성장 경로 다양화 등 교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적인 전환을 가져올 실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또 2부에서는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 토론이 진행됐다.전명선 전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오윤주 숙지고 교사, 임하진 광휘고 학생, 양지혜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대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현국 전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강화추진단 부단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자율과 자치를 부여하는 등 교육 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격려사에서 "세월호의 교훈으로 5년이 지난 오늘, 고성 산불을 빠르게 막아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5년 전 아픔과 슬픔이 한층 더 가슴을 때렸다"며 "이 사회가 정말 놓치지 않아야 할 삶의 의미를 교육이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공지영·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지난 9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열린 '4·16 5주기 심포지엄'에 참석한 패널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 제공

2019-04-14 공지영·이원근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경기도교육청, 내일부터 학생 33명과 간도지역 탐방

청산리 전적지·백두산·명동촌 등유적지 역사현장 찾아 발표·토론다시 쓰는 '新독립선언서' 선포도학생 스스로 항일 독립운동 역사의 빈칸을 채우고 참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여정이 시작된다. 경기도교육청이 3·1운동 100주년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9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학생 33명과 간도지역을 탐방하는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탐방'에 나선다. 간도는 중국 길림성 동남부지역에 위치한 지역이면서 우리 민족과 밀접한 역사성을 띤 곳이기도 하다. 조선 말, 세도정치의 수탈에 못 이겨 농민들이 두만강 너머 간도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일제 침략이 본격화됐던 1910년부터는 항일운동의 거점으로 자리잡았다.이번 탐방은 간도에 여전히 숨 쉬고 있는 우리 근현대사의 발자취를 좇는다. 탐방을 떠나기 전 학생들이 미리 공부한 주요 항일독립운동 유적지의 역사를 현장에서 발표하고 토론한다. 또 1919년 서울 탑골공원에서 33인의 민족대표가 선포한 '독립선언서'를 2019년의 경기도 학생들이 다시 쓰는 '간도에서 외치는 2019 新독립선언서'도 선포한다. 더불어 학생들이 현장에서 이 모든 과정을 연구하고 기록해 영상 등의 간도 독립운동 역사자료를 만들고 널리 공유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된다.이에 간도 탐방을 떠나기 앞서 주요 유적지를 먼저 소개한다. 청산리 전적지는 청산리 대첩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김좌진 장군과 나중소, 서일, 이범석 등이 이끈 북로군정서군과 홍범도가 지휘하는 대한독립군, 대한신민단 예하의 신민단 독립군 등이 주축으로 활약한 만주 독립군 연합부대가 10여 차례 간도에서 일본 육군과 벌인 전투다. 1920년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길림성 화룡현 내 여러 지역에서 치열한 교전 끝에 청산리 골짜기에서 일본군을 대파했다.백두산은 민족의 정기가 서린 영험한 산으로 꼽히지만, 우리 땅으로 걸어 갈 수 없는 가슴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높이 2천744m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면서 1년 중 8개월 이상 산머리에 눈이 덮여 있어 백두산이라 불린다. 이번 탐방에서 찾아갈 백두산 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깊고 높은 화산 호수다. 천지의 너비만 3.58㎞에 달한다. 그리고 간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명동촌'이다. 먼저 김약연 묘소는 1899년 두만강을 건너 장재촌에 이주해 명동촌을 건설한 김약연 선생을 모신 곳이다. 김약연 선생은 '동만의 대통령'으로 불릴만큼 당시 간도지역 조선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다. 명동촌 지도자일 뿐 아니라 간민회를 설립, 북간도 한인사회를 지도하고 항일운동에 앞장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나의 행동이 곧 나의 유언이다'라는 유언을 남길 만큼 평생 독립운동에 헌신했다.시인 윤동주도 간도 명동촌에서 나고 자라 성장했다. 그가 15세까지 살았던 명동촌은 북간도 한인 이주사의 이정표를 마련한 곳이다. 그와 송몽규의 생가는 물론 그들이 다녔던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도 모두 명동촌에 자리한다.김약연 선생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명동중학교와 간도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명동교회 등도 이번 탐방에서 깊이있게 들여다 볼 유적지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우리 민족과 밀접한 역사성을 가진 중국 길림성 동남부지역인 간도를 찾아가는 경기도교육청의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탐방'과 관련된 주요 지역.청산리항일대첩기념비(왼쪽 사진)와 명동학교 옛터 기념관. /경기도교육청 제공1945년 11월 3일 충칭 임시정부 청사 앞에서 찍은 한국독립당 임시정부 환국 기념 사진.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김구, 여섯번째 이시영, 아홉번째 신익희 선생의 모습. /경기도교육청 제공

2019-04-07 공지영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로 본 공정성의 한계

당국은 교원의 자녀학교 배치금지언론에선 대입개선 문제로만 접근道교육연구원 "구조적 논의로 확대"'공정'은 현재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핵심 가치다.분야를 막론하고, 공정하지 못한 과정과 결과가 도출되면 여지없이 여론이 들끓고 사회적 지탄을 받기 쉽다.국민이 직접 촛불을 들고 길거리에 나서 대통령을 탄핵했던 '촛불집회'도 그 시발점은 '대학부정입학'이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지금 대한민국이 '공정성'에 얼마나 몰두해있는가를 알 수 있다.그러던 와중에 지난해 하반기, 대한민국 교육을 뒤흔드는 사건이 있었다. 강남 명문고 중 하나인 서울 숙명여고에서 시험지 유출사건이 불거진 것.수사 끝에 해당 학교의 교무부장이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딸에게 5차례에 걸쳐 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밝혀졌다.해당 학생들의 시험성적이 0점 처리되고 교무부장과 두 딸은 각각 파면과 퇴학이 결정됐다. 그리고 고교 교원이 자녀학교에 배치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상피제)도 만들었다.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이로써 교육의 공정성은 회복된 것인가.경기도교육연구원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교육 공정성의 가치와 그 한계를 짚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의 내용은 우리 사회 교육 공정성의 지향점을 진지하게 되짚어보는 계기가 된다. 이 사건에서 '내신시험 문제유출'은 곧 시험 절차 공정성과 학업성적의 공정한 결과를 어긴 것이고, 나아가 교육 공정성의 훼손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고, 언론보도 역시 일거수일투족을 경쟁적으로 보도하며 여론을 들끓게 했다. 연구는 이 사건을 대하는 대중과 언론의 태도를 통해 '내신비리와 절차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자신의 자녀들이 내신성적에 있어 손해 보는 일을 막는 것에 집중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도 사건과 관련한 대책으로 '상피제' 도입, CCTV 설치 등 학업성적관리지침 강화에 초점을 맞췄고, 언론은 한 발 더 나아가 내신 위주의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등 대입제도의 공정성으로 이야기가 확대하며 여론을 추동했다.문제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은 결론이 '대입제도 개선' 또는 '대입경쟁절차의 공정성 확보'로만 귀결됐다는 점이다. 대입을 위한 경쟁의 절차에만 몰두하면 수많은 학생들이 왜 대입 경쟁에 참여해야 하는지, 사회 속에서 대입 경쟁 구조가 갖는 한계가 무엇인지 등 교육 공정성을 회복하는 데 던져야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다가갈 수 없다. 실제로 최근 교육연구에서도 경쟁절차에만 주목하는 교육 공정성 담론은 학력·학벌에 따른 소득격차가 극심한 한국사회의 경제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으며 사회적 안전망이 잘 구축되고 소득격차가 심하지 않은 사회는 성적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결과들이 있다 . 이혜정 연구원은 "이는 나아가 우리 공교육이 어떤 시민을 길러내야 하는가와 같은 교육철학적 논의가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교육의 공정성은 형식적 절차 공정성을 넘어 모든 학습자에게 실질적인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는 공정한 기회 균등 달성과 구조적 불평등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숙명여고 시험지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압수한 시험지와 암기장, 휴대폰. /연합뉴스

2019-03-31 공지영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프롤로그)]이대로, 학생의 불행을 감수하시겠습니까?

사회적욕망 실현 수단이 된 교육… 학폭 잔혹성 등 부작용 심각물질 만족도 상위권 불구 행복도 '최악' 각종 비리에 불신도 깊어교육의 목적 고민해볼 시기… 지면 통해 다양한 연구·의견 공유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우리 교육을 대표하는 명제로 오랫동안 활용됐다. 가난을 딛고 명문대에 입학해 사법고시를 통과한 인물의 성공스토리, 자녀를 모두 명문대에 보내고 성공한 여성으로 추앙받는 어머니, 그 숱한 '교육신화'를 가장 명쾌하게 설명하면서도 대한민국 학부모의 교육열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바로 이 속담에 있다. 그래서 우리 교육은 곧 '기회'로 해석돼왔다. 사회적 욕망을 실현하는 유일하면서 가장 공정한 기회라고 구성원 대부분이 동의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풍속 중에서 한국 부모의 교육열만은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가 된 것도 그 이유다.그런데 아이들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며 사춘기의 귀여운(?) 반항 정도로 학업 스트레스를 표현하던 것이 이제는 물리적·정신적인 자해와 타인을 향한 폭력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은 이미 오래됐고, 최근엔 20대 청년들의 자살률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상적 이슈가 된 학교 폭력은 갈수록 잔혹성을 더해간다.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를 비교한 결과도 이를 잘 보여준다. 행복지수는 OECD 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그 중에서도 스트레스는 가장 높았다. 학교생활 만족도도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더욱 충격적인 건 물질적 만족도는 상위권인데, 아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도는 매해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 풍요롭지만 아이들의 정신은 빈곤하다.부모들도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과연 지금의 교육이 공정한 기회로 작동하는가. 특히 지난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겪으며 학부모들의 불신은 뿌리 깊어졌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부모들은 교육의 목적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위해 나와 아이의 인생을 교육에 담보하는가.또한 부모와 사회의 등쌀에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목표로 살아 온 현재의 20, 30대가 뒤늦게 행복을 고민하고, 삶의 가치를 찾아 사회를 이탈하는 최근의 현상을 볼 때 그 고민은 앞으로 더욱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 분명하다.이에 경인일보는 교육면을 신설하며,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정보를 지양하고 다음 세대를 올바르게 육성하기 위한 미래교육을 함께 논의하는 토론의 장을 열기로 했다.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는 주제 하에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전국의 시도 교육청, 교육부 등 교육 당국의 다양한 정책 실험과 연구기관들의 교육연구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독자와 함께 공유한다. 또 학생 칼럼인 '우리들의 목소리'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사회이슈에 대해 생각하고 쓰는 공간을 마련해 경기도 내 다양한 학생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듣는다. 더불어 미래 교육을 함께 고민하는 독자들의 아낌없는 제언도 기다리고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9-03-24 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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