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두려운 한국인… "편견 줄라" 속타는 고려인

연수구 함박마을 5개월새 잇따른 강력사건 '불안한 주민'
함박마을 거리표정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최근 5개월 사이 고려인이 관련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국인 주민과 지역 고려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한국이주 고려인 70% '보금자리'
우즈베크인 끼리 흉기 휘두르고
동거인 살해 구속 등 '민심 흉흉'
지역민과 상생노력 훼손 우려도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최근 5개월 사이 고려인이 관련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한국인 주민과 지역 고려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길거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우즈베키스탄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3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흉기를 휘두른 우즈베키스탄인은 옛 소련지역 국가로 이주한 한인의 후손인 '고려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함박마을의 한 원룸에서 함께 살던 50대 우즈베키스탄인을 살해한 30대 카자흐스탄인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 역시 고려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함박마을에서 최근 5개월 사이 고려인 관련 강력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인근 한국인 주민들의 걱정은 크다.

함박마을 주민 김모(59·여)씨는 "최근 마을에 안 좋은 소식이 자주 들리고, 저녁이 되면 술을 먹고 소란을 피우는 외국인들이 있어 불안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함박마을에 사는 고려인들의 걱정도 크다. 차 이고리(40)씨는 "최근 마을에서 발생한 일이 전해지면서 자녀, 손주를 키우는 고려인들도 저녁 시간에 외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일부 고려인이 저지른 사건으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상생하며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 고려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는 등 피해를 볼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수구 함박마을은 인천에서 고려인이 가장 많이 정착한 곳 중 하나다.

인천 연수구에는 6천여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이 중 70%가 연수구 함박마을 일대에 터를 잡고 있는데, 이는 함박마을 전체 주민의 46%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남동산단과 가깝고, 주택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점 등이 많은 고려인들의 정착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지역 고려인들은 한국인 주민과의 소통과 고려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김영순 인하대 다문화융합연구소장은 "강력범죄는 고려인 등 다문화 가정이 사는 사회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사회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러한 문제가 나왔을 때 발생하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자체 등이 나서 고려인, 다문화 가정과 한국인 주민들이 마을에서 서로 공감하며 함께 사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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