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위기에 휩싸인 '새누리당'

정의종 기자

발행일 2016-04-20 제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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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으로 입장하는 원유철<YONHAP NO-0996>
심각한 원유철 원내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하루빨리 이 비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이른 시일 안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이양하려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총선참패' 변화·쇄신 움직임 없어
친·비박 권력투쟁·자리싸움 '여전'
유력 대권주자들 '식물후보군' 전락
'당·원내대표 계파간 분권' 주장도


국정을 이끌어야 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총체적 위기에 휩싸였다.

총선 참패로 지도부가 와해했지만, 당을 수습할 구심점이 보이지 않고 당이 추구해야 할 공통의 가치마저 실종된 '아노미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참패 이후에도 여전히 변화나 쇄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여권 인사는 19일 "당 지도부, 소속 의원, 당 사무처 등 모든 구성원이 2004년 총선 패배 이후 '천막 당사'를 치고 '정권 탈환'을 다짐했던 결기는 모두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계파 간 권력 투쟁과 자리싸움이 채우고 있다"면서 "한 마디로 배가 불러서 '헝그리 정신'을 잊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이대로 가면 수권이 불가능한 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력 대권 주자들은 모두 총선 결과로 큰 타격을 받아 '식물후보군'으로 내몰렸다. 이대로 가면 9년 전 현 야권이 겪었던 정권재창출 실패의 '데자뷰'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대책 마련 움직임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더 추락해서 바닥을 찍어야 한다"며 위기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론 비주류 중심으로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 참패 이후 일어났던 '정풍 운동'과 소장파가 주도했던 당 쇄신 운동을 더욱 큰 규모로 재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긴 하다.

당내 주요 인사들이 자리나 지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개혁 작업에 진력해 이반한 민심을 되돌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총선 패배의 책임 있는 지도부나 중진급 인사들이 모두 2선으로 후퇴하고 새로운 얼굴을 내세워 뼈를 깎는 자기 개혁과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만 국민의 마음이 돌아올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당장 눈앞에 닥친 원내대표 및 당 대표 경선을 양대 계파가 나눠서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나눠 맡아 권력분점을 통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다져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 당 지도부에는 친박이면서 계파색이 옅은 이주영 의원과 비박 중립 성향의 정병국·나경원 의원 등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어 이번 주말을 계기로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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