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건강 완주한 '검사 마라토너'… 류혁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1부장

풀코스 10차례·100㎞ 코스도 뛴 베테랑

일상 활력 '달리기' 많은 시민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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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류혁 부장이 처음 마라톤풀코스에 도전할 무렵, 걱정이 돼 따라다녔다던 아내는 이제 그가 대회에 나간다 하면 아무렇지 않게 배웅을 한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아주 기본적인 운동이고 아무 준비가 필요 없어요.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재밌습니다."

류혁(48)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형사1부장은 운동화 끈을 조여 맨 후 "모든 게 달라졌다"고 했다. 100㎏을 바라보던 체중이 70㎏ 초반까지 줄었고, 혈액지표는 '매우 건강한 수치'로 돌아왔다.

예전 같았으면 스트레스받았을 일도 요즘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최근 검진받은 종합병원에서는 그에게 과거 운동선수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2012년부터 지금껏 완주한 마라톤 풀코스만 10차례, 올 가을에도 동아·춘천마라톤에 참가 예정인 류 부장은 42.195㎞를 3시간 40분에 주파하는 수준급 마라토너다. 2013년에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강화도 울트라마라톤 100㎞ 구간을 1박2일(13시간)에 걸쳐 완주한 적도 있다.

류 부장은 10년 전 금연을 하면서 몸무게가 급격히 불었다. "담배를 끊긴했는데 이게 건강이 좋아지는 건지 나빠지는 건지 헷갈렸어요.(웃음)"

몸이 비대해지던 어느 날, 우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살을 빼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10㎏을 감량하고 2009년 부산지검에 부임, 용기를 내 사직보조경기장 트랙에 올랐으나 숨이 차올라 한 바퀴를 다 못 뛰었다. 그래도 뛰고, 또 뛰었다.

"2011년 가을에 춘천마라톤 10㎞코스 완주에 성공하고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어요. 부산지검을 떠날 무렵에는 마라톤풀코스에 나서고 바다수영을 할 만큼 체력을 회복했죠."

류 부장은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는 건 핑계라고 잘라 말했다. 운동을 하면 오히려 시간이 남아돈다고 강조했다.

"마라톤을 하며 일상에 활력이 생기고 아무리 움직여도 지치지 않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당일치기로 한라산 정상에 다녀와서는 다음날 멀쩡히 출근할 정도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됐죠. 술도 좀처럼 안 먹게 됐고요. 운동으로 체력 쌓는 과정은 절대 시간낭비가 아닙니다."

대검 마라톤동호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우리나라처럼 뛰기 좋은 환경이 드물다고 했다.

"파리는 복잡하고, 하와이도 해변이란 것 말고는 딱히 좋을 게 없었어요. 인도는 공기 나빠서 도저히 못 뛰고. 곳곳에 시각을 알리고 급수대가 설치된 일본 고쿄(황궁) 주변은 부러웠지만, 한강이나 일산 등도 결코 뒤지지 않으니 많은 시민이 달리기의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되면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하고 싶다는 류 부장은 "대학 시절 친구 둘과 환갑이 되는 해 사하라마라톤에 나가자고 약속했다"며 "행여 누군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함께 뛸 것"이라고 뭉클한 마라톤사랑을 전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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