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K-Pumassi) 글로벌 캠페인

[K-품앗이 좌담회]품을 나누고 품어안는… 우리안에 잠든 '나눔 DNA'를 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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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바라지않고 조건없이주는 마음
이시대 절실한 정신 전문가들 고민
현대적 개념정립·확산·교육 공감대
봉사자지원·인성배움 나들길 제언
경인일보·3개기관 품앗이운동 협약


대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을 돕는 행위, 우리 선현들은 이를 품앗이라 불렀다. 품앗이 정신이 절실한 지금, 제대로 품앗이를 논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지난 6일 경인일보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11월10일 경인일보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경기도문화원연합회·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K-품앗이운동 공동추진 협약식을 맺었다. 이날 좌담회는 협약기관들이 향후 K-품앗이 운동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국회품앗이포럼 공동대표인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정민화 농협경기본부 부본부장, 김영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박현미 경기도문화원연합회 기획팀장이 참석해 'K-품앗이' 운동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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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인일보 회의실에서 K-품앗이 좌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정민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부본부장, 국회품앗이포럼 공동대표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 김영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박현미 경기도문화원연합회 기획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최창섭 교수(이하 최): 우리가 K-품앗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품앗이 정신에 대한 현대적 개념 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

김영진 센터장(이하 김): 맞다. 일반적으로 품앗이라 하면 요즘 사람들은 "너무 뻔하다"라며 그저 옛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품앗이 정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찾기 드문 게 현실이다.

전통적인 품앗이가 마을마다 두레 형태로 있어 왔다. 공동으로 농사일을 돕고 지붕도 개량하고. 힘든 일을 함께 하는 것이 품앗이였다. 하지만 시대적인 변화로 이런 협동이 전부 없어지고 이기적인 사회현상만 만연해 있다. 품앗이는 사회계층 간 갈등, 사회 전반에 흐르는 문제들을 해소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최 : 품앗이는 선현들의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가장 한국적인 정신이다. 서양의 '기브앤테이크' 정신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우리의 품앗이는 주고받는게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서, 조건없이 도와주는 그 마음이다. 어느 시골마을에는 아직도 이런 문화가 남아있다. 동네 주민들이 다같이 추수한 후 남은 볏짚으로 지붕에 이엉을 얹는데, 그 동네 가장 연로한 어르신 집부터 지붕 이엉을 얹어준다.

정민화 부본부장(이하 정): 품앗이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교육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요즘 품앗이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일반적으로 사회공헌으로 생각한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물품 같은 물질적인 것을 제공하고, 대신 제공하는 사람은 정신적 행복을 대가로 받는다. 지금까지 말한 품앗이의 개념을 생각했을 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젊은 사람들, 현대인들이 품앗이를 현대식으로 접근하기 쉽게 정리하고 그 의미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

최 :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첫번째 일은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게 품앗이의 개념을 정립하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품앗이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지금 세 단체를 비롯해 전문가들과 함께 품앗이 포럼을 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신문기사와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 품앗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도 전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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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미 팀장(이하 박): 문화원연합회도 각자 가지고 있는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활동이 있다. 사실 지금의 자원봉사라는 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봉사하는 봉사자를 찾기가 힘들다. 우리는 그 중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하겠다는 사람들을 모아 지역별로 네트워킹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자원봉사자라고 부르지 않고 '활동가'라 부른다. 현재 시흥과 화성에서 이같은 활동가들을 양성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데, 나는 이들에게 품앗이 정신을 가르치면 품앗이 정신을 곳곳에 전파하는 '품앗이언'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 : 현재 국민의 약 21%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데, 선진국은 40%대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자발성, 무대가성, 지속성, 이타성 등 자원봉사의 핵심가치는 사실상 품앗이에 기초하고 있다. 정부나 각 기관에서 비용만 투자하면 자원봉사자들, 즉 품앗이언들이 각자 잘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

정: 그런 차원에서 농협은 올해 들어 일주일에 한번씩 직원들이 농촌봉사활동을 가고 있다. 일거리가 있을 때는 농사일을 돕지만, 일이 없으면 쓰레기라도 줍고 농가의 다른 일들을 돕는다. 단순히 그 일을 돕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분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돌아와 개선점도 찾는 선순환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미 농협도 이렇게 품앗이 정신의 전파를 시작했고 앞으로는 농촌 곳곳에 퍼져있는 품앗이 문화를 발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 나는 '품앗이 나들길'을 제안해본다. 쉽게 말하면 품앗이 문화가 잘 보존돼 있는 마을을 연결해서 품앗이 나들길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어떤 관광자원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인성'을 배울 수 있는 배움길이 될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품앗이 나들길을 여행하면서 품앗이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운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 우려되고 있는 인성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각 기관들의 실무팀을 구성해 '품앗이로드팀'을 만들고 공동으로 품앗이 문화를 개발해 나가자.

정 : K-품앗이의 시발점은 마련된 것 같다. 이제 우리가 힘을 합쳐 중구난방으로 퍼져있는 각 기관의 활동을 품앗이라는 개념 아래 새옷을 입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것을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 이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큰 규모의 경기도가 나서 품앗이의 바퀴를 새롭게 갈아 끼고 활성화 시키면 자연스럽게 전국으로 퍼지고, 중앙정부가 거꾸로 이것을 흡수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정리/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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