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왜 지방분권개헌인가? 탈추격경제는 지방분권체제가 ‘더 유효’

이재은

발행일 2017-12-0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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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이 더 혁신적이고
사적 이익보다는 공유와 나눔
사전규제보다 사후평가 우선
창의혁신형 교육 필요하다
바꿀때 바꾸지 않으면 강제 당해
내년 지방선거때 분권개헌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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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개인이든 국가든 변화해야 할 때 스스로 변하지 못하면 결국 망하든지 변화 당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만 되돌아보아도 명백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전후, 개화기 제물포조약 이후 동학농민전쟁, 갑신정변, 갑오개혁과정에서 보인 지배집단의 반개혁 행태는 나라와 백성을 식민의 나락에 빠뜨렸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대에도 개혁과 반개혁의 대립은 끊임없이 한국사회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재벌지배체제의 폐해를 시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무시한 결과 IMF라는 신자유주의 첨병들에 의해 타율적으로 개혁됐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미명하에 노동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했고, 금융선진화를 빌미로 대형은행들은 다국적 금융자본의 먹잇감으로 헌정했다. 재벌과 자산소득자의 부는 급증했는데 대다수 국민의 삶은 일상적 위험에 처해 있다.

돌이켜보자. 개발계획기에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고 독점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며 산업화와 고도성장을 실현했지만, 동시에 내생적 지역발전의 토대를 궤멸시키고 지역을 수도권일극성장에 종속시켰다.

불균형성장전략은 발전지역과 저발전지역의 격차를 격화시켜 지역 간 유기적 분업관계에 의한 지속가능발전의 동인을 소진시켰다.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기술혁신으로 중후장대형 산업이 쇠퇴하고 경박단소형 산업을 거쳐 제4차산업혁명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을 주도하던 산업도시들도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추격경제에서 탈추격경제 단계로 진입하면 거대재벌기업들은 추격할 상대를 잃고 혁신동력을 잃어가는데 후발국의 추격은 거세지고 있다.

지역경제의 지속불가능성은 다면적이다. 인구 면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2040년이 되면 적어도 70~80개의 지역이 지역사회를 유지할 수 없는 소멸단계로 접어든다는 예측이다.

경제 면에서도 금융자본 중심의 서울일극중심이 심화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추진된 혁신도시도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이전했지만 인구이동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고, 후속정책 부재로 성과가 더디다. 지역의 쇠퇴는 국민경제의 성장잠재력 고갈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 면에서도 부문간 계층간 격차가 농축된 지역격차가 확대되면서 지역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지역분할통치로 유지되는 기성정치권의 행태가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추격경제단계에서는 대기업중심 효율이 압도했다. 정부는 사전규제로 진입장벽을 치고 숙련노동 양성을 위한 교육은 획일적이었다. 그러나 탈추격경제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이 더 혁신적이고, 효율보다 혁신이, 사적 이익보다 공유와 나눔이, 사전규제보다는 사후평가가 우선이며, 창의혁신형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탈추격단계에서는 경직적 중앙정부보다 유연한 지방정부가 더 유효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헌법적 제약으로 모든 것이 중앙정부의 법률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중앙정부는 과부하로 위기대응능력이 떨어지고 지방정부는 권한도 재원도 제한적이다. 지금 모든 지역에서 지방분권개헌을 외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국회에 개헌특위가 설치되고, 자문위도 구성되어 있다. 자문위는 지방분권개헌안을 이미 특위에 제안하였다. 지난주에는 지방분권개헌에 대한 집중토론이 있었다. 언론보도를 보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특위위원들이 지방분권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다.

홍준표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치지 말고 여유를 갖고 통일헌법을 준비하자고 했다는데 이 말이 필자에게는 헌법 부칙으로 지방자치를 통일 후로 미루었던 유신독재의 환청으로 들린다. 바꿔야 할 때 바꾸지 않으면 강제당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개헌이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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