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중기·소상공인 대변인'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정부, 높아진 기대 못 쫓아가… 산업환경 개선 속도내야"

이현준 기자

발행일 2018-05-16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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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 박주봉 대주KC 회장4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임기가 끝난 뒤에 '중소기업의 생존과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30년 경험 경영자 출신, 취임후 손 놓아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지원… 활동 전념

문제 해결 시간 오래 걸릴 때 안타까워
명함 '차관급' 넣어 부처에 무게감 전해

공무원-기업인, 더 효율적 소통방법 고민
질의응답 방식 아닌 '토론식' 현안 간담회

최저임금 상승·근로단축에 어려움 호소
권고권 적극 활용, 현장도 관심 가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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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구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열린 '중소기업 옴부즈만' 주최 기업 현안 간담회 현장.

이날 간담회엔 기업이 애로사항을 제기하면 옴부즈만이 답변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분임 토론 형식이 처음 도입됐다.

중소기업 관련 협회·단체 관계자, 기업인 등 간담회 참여자들은 조마다 공무원 등이 2~3명씩 참여한 분임별 토론에서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선 심도 있는 정책 토론을 할 수 있었다.

올해 2월 박주봉(61) 4대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취임 후 나타난 변화다. 기업과의 소통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현장'을 강조한다. 중소기업이 많은 수도권은 물론 대전과 광주·전남, 제주까지 직접 발로 뛰면서 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귀로 듣고 있다. 현장에선 기업정책의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30년 가까이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 출신이기 때문에 현장의 중요성을 더욱 잘 알고 있다. 올해 간담회를 비롯한 현장방문을 100차례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불합리한 규제와 애로를 상시적·체계적으로 정비하는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그의 취임을 계기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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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옴부즈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박주봉 옴부즈만을 지난 4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대주·KC 사옥에서 만났다.

대주·KC는 박주봉 옴부즈만이 설립해 약 30년 동안 운영해 온 회사로 철강, 화학, 물류, 자동차·항공, 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오랜만에 이곳(대주·KC 사옥)을 찾았다"고 했다. 옴부즈만 취임 후 회사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지원했다"며 "정부하고도 그렇게 약속했고, 옴부즈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기업들을 직접 찾아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표정에선 옴부즈만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읽을 수 있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의 고충을 처리하고 중소기업 관련 규제와 애로사항 개선을 정부에 건의하는 역할을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천과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위촉하는 차관급 직책이다. 임기는 3년이고 1회 연임할 수 있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생긴 지 10년 정도 됐지만, 아직 옴부즈만이 어떤 건지 잘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과 불합리한 규제를 들어주고 개선 방안을 찾는 '중소기업 대변인'을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09년 7월 이후 기업 규제와 애로사항 1만8천120여건을 처리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현장에선 아직 옴부즈만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합리적이고 파급효과가 큰 규제 개선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옴부즈만 권고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기업인들도 옴부즈만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경영해 온 기업인 출신이 중소기업 옴부즈만을 맡은 건 그가 처음이다. 그동안은 학계 출신 인사들이 맡았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이론보다는 현장 경험을 가진 사람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더 많이,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며 "현장 중심의 규제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정부 방침도 뒷받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그는 "중소기업과 정부를 연결하는 가교가 돼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인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정부가 미처 생각지 못한 정책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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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옴부즈만 취임 후 2개월여 동안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구인난과 판로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의 한 업체는 단순노무를 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인건비 증가로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커졌다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른 업체는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해외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 간 근로시간 격차가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라인을 통해 중소기업의 애로·건의사항을 보고하고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장·차관들을 만날 때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장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국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정부가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격상시키면서 정부에 대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기대가 커졌지만, 정부가 그 기대를 쫓아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들어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항이 현장에 많지만, 개선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때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며 "관계 부처 당국자들이 개선에 속도를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그가 '차관급'이라는 직급을 명함에 넣은 것도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요구를 부처 관계자들이 무게감을 느끼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체 수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책임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적인 일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중소기업들의 기술력에 있다. 튼튼하고 건강한 중소기업이 국가 경제 발전의 초석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중소기업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며 "임기가 끝난 뒤에 '중소기업의 생존과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글/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957년 전남 장흥 출생

▲용문고, 한세대 졸업

▲1989년 대주개발(주) 설립

▲1999~ 2002년 대주중공업(주) 대표이사

▲2001년~ 現 케이씨(주) 회장

▲2004년~ 現 한국철강구조물협동조합 이사장

▲2011년~ 現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2017년~ 現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회장

▲2018년~ 現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10년 금탑산업훈장

▲2013·2014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표창

▲2014·2015년 행복한 중기경영대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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