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철새 대체 서식지 '버드아일랜드' 인공섬 아닌 습지로

전문가·환경단체 실효성 지적에
인천경제청, 11공구에 조성 검토

갯벌을 메워 조성키로 한 송도국제도시의 철새 대체 서식지 '버드아일랜드'를 인공섬이 아닌 습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버드아일랜드 대신 송도 11공구에 습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인공섬으로 만들어도 철새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를 환경부가 수용하면서 재검토가 시작됐다.

버드아일랜드는 인천경제청이 송도 11공구 해안가에 만들려던 인공섬으로, 올해 착공 예정이었다. 송도국제도시 매립 전 송도 갯벌을 찾아온 철새들에게 대체 서식지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계획됐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해 송도 해안가를 찾은 철새는 모두 48종, 5천932마리였다.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종만 11종에 달한다.

그런데 전문가들과 일부 환경단체는 버드아일랜드를 만들어도 실효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들은 우선 남동유수지에 인공섬 2개가 있어 이 곳과 가까운 송도국제도시는 버드아일랜드와 같은 인공섬이 아니라 먹이를 제공하는 대체 습지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어새네트워크 남선정 교사는 "저어새들은 송도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하는데, 이곳에 인공섬을 조성하는 것은 먹이를 뺏고 번식을 강요하는 격"이라며 "섬이 아닌 다른 방식의 대체 서식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드아일랜드 예정 부지와 가까운 옥귀도에서 저어새 번식이 이뤄지는 것도 버드아일랜드 조성 사업을 재검토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인천경제청과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 관계자, 전문가들은 지난 4일 버드아일랜드 예정지에서 오이도 방면으로 약 2㎞ 떨어진 옥귀도에서 저어새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상임이사는 "만조 때 철새들이 쉴 곳이 없어지는 점을 고려해 해안가 인근에 습지를 조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송도 11공구의 길이 4㎞의 해안가를 최대한 활용해 습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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