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시이·홍동백서 근거 없다'…추석차례상, 간소함이 본래 모습 "차례와 제사 달라"

ㄴㅁㅇㄹㄴㄹ3.jpg
추석차례상. 지난 21일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최로 열린 '추석 차례상 차리기' 시연 행사에 마련된 차례상. /연합뉴스

 

"차례·제사 음식 간소화, 시대 변화에 따른 결과가 아닌 원래 제례 문화 전통이다"

 

지난 22일 한국국학진흥원이 밝힌 종가 제례음식 자료집성에 따르면 오늘날 기본 30가지가 넘는 제물을 차린다. 이에 명절 등을 앞두고 '제사병'에 시달리는 여성이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제사 음식 간소화가 권장된다. 그러나 제례 본래 모습을 보면 의례와 상차림이 지금보다 훨씬 간소하다.

이는 중국 송나라 주자가 쓴 제례 규범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에서 알 수 있다. 여기에는 간장 종지까지 포함해 제물 19종을 그려 놓았다.

과일도 과(果)로만 했을 뿐 조율이시(棗栗梨枾)인 대추, 밤, 배, 감과 같은 과일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홍동백서(紅東白西·제사상을 차릴 때 신위를 기준으로 붉은 과일 동쪽에 흰 과일 서쪽에 놓는 일), 조율이시 따위 진설법은 근거가 없다.

또 생선은 조기, 방어 등이 아니라 어(魚)로만 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제사 음식 간소화는 시대 변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제례문화 전통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차례와 제사는 다르다. 설날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는 차례(茶禮)로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禮)다.

주자가례에는 "정초, 동지, 초하루, 보름에는 하루 전에 청소와 재계를 한다. 이튿날이 새면 사당 문을 열고 신주를 모신 감실(龕室)에 발을 걷어 올린다. 신주마다 햇과일이 담긴 쟁반을 탁자 위에 차려둔다. 그리고 찻잔과 받침, 술잔과 받침을 둔다"고 했다.

더구나 정초, 보름 등에 지내는 차례를 제례에 포함하지 않고 예로 분류했다.

그래서 기제사와 달리 밥, 국을 비롯한 제물을 차리지 않고, 계절 과일을 담은 쟁반과 술, 차를 올리는 것이다.

이처럼 설날과 추석은 해가 바뀌고 수확 계절이 되었다는 사실을 조상에게 고(告)하는 의식이다

국학진흥원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차례와 제사 구분을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차례에 간단한 음식을 장만하는 원래 예법을 지키면 조상제사에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부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