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온라인 거래 확대에 따른 유통 구조의 변화와 영향

대형·전문 소매점 매출 부진
물류시스템 투자 등 전략 시도
중소형 유통업체 여력 미달
물가·고용 상당한 영향 미쳐
면밀한 분석·정책 대응 필요


류훈태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장
류훈태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장
2016년 미국 최대 백화점, 점포 100개 폐점 발표. 2017년 장난감 천국으로 불리던 'Toys R US' 파산 신청. 2010년대 중반 이후 이어지는 현상들이다.

이면엔 '아마존 효과'로 불리며 빠르게 증가하는 '온라인 거래'가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유통 업계를 위협하는 시장 변화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과거 월마트가 파격적 가격 할인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면 아마존은 편의성 제고와 다양한 상품 제공 등으로 맞서고 있다.

더욱이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판매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 조정 속도도 빨라 판매 가격 측면에서도 기존 유통 업체보다 경쟁에서 우위를 보인다.

이 같은 온라인 거래 증가세는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거래 등 무점포 소매판매액이 지난 2015년 46.8조원에서 2018년 70.3조원으로 절반가량 늘었고,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중 11.5%에서 15.1%로 상승했다.

이와 같이 온라인 쇼핑 판매시장이 고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은 IT기술의 발달과 물류 인프라 확충에 따라 온라인 쇼핑 편의성이 증가하고 배송 비용이 하락한 탓이다.

온라인 사용에 익숙한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데에서도 기인한다. 이렇게 온라인 쇼핑이 부상하면서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소매점은 물론 전문 소매점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데, 특히 대형마트의 매출 부진이 눈에 띈다. 수년간 정체됐던 대형마트 매출이 지난해부터 감소로 돌아서더니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이마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3.8%에서 2018년 2.7%로 하락했고 롯데쇼핑도 같은 기간 중 4.5%에서 3.4%로 떨어졌다. 이러한 경영 부진은 앞으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기존 신규 점포 개설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했던 방침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물류시스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온라인 사업 역량의 강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또 실적 부진 점포를 통폐합하고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 경영 효율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태에 적절히 대응할 여력이 없는 중소형 유통업체다. 정부 차원에서 유통산업의 변화를 고려해 향후 중소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온라인거래 확대는 유통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물가 및 고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거래 확대는 물가 측면에서는 가격 투명성 및 기업 간 경쟁 확대 등을 통해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용 측면에서는 오프라인 도소매업의 매출을 대체함으로써 도소매업 부문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향후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 중심의 가계소비 행태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온라인 부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온라인거래 확대에 따른 유통구조의 변화와 관련한 보다 면밀한 분석 및 정책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류훈태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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