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블루(우울) 우려에 세무조사라니

지난 16일 국세청이 올해 세무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서 세무조사 건수를 예년보다 10%가량 축소한 1만4천여건으로 확정했다. 2017년 1만6천713건, 2018년 1만6천306건, 지난해 1만6천8건 등과 비교할 때 최근 4년간 가장 적은 규모다. 부동산시장 과열에 편승해 확산되는 변칙적인 탈세도 근절하기로 했다.

납세자 친화적 세정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조사 착수 보류, 과징금 유예 등 불편을 최소화 하지만 불공정과 탈세, 체납 등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단다. 그러나 세무조사를 통보받은 자영업자들은 이번 세무조사를 날벼락이라며 너무 심하다는 반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단계로 하향조정 됐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회복 기미가 없어 "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인들이 부지기수인 것이다.

'부모 찬스'에서 배제된 청년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기회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30대 이하의 부동산거래에 초점을 맞춰 편법증여로 주택을 구입했거나 부모명의 주택에 자녀들이 실입주한 사례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인 것이다. 탈세 수법도 매우 다양한데다 그간의 탈세 사례를 보면 일반인들의 상식을 크게 벗어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저출산 문제의 최대 걸림돌도 '마이 홈'이다.



그동안 부동산거래 과정에서 고액의 편법 증여는 관행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세무조사의 사각지대였다. 근래의 뜨거웠던 주택시장은 설상가상이다. 정부가 고강도의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시장에서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판단이 여전히 우세하다. 지난 14일 이데일리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3.6%는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에 집값 하락의견은 15%이다.

그러나 국민들 반응은 별로이다. '코로나 블루'(우울) 탓에 최근 한 달 동안 정신과 문의가 평소 대비 4배나 폭증하는 등 불생산적 소비를 장려해도 부족한 지경인데 세무조사에 나선 것이다. 국난(國難)에는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서 백성들을 다독거리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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