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슬기로운 아파트 생활, 화재에 관하여

아파트화재는 위층으로 번지고
유독가스로 인해 대형참사 많아
세대별 방화구획·소화전 등 설치
긴급상황 발생시 큰 효과
예방 점검·대피 숙지 '안전의 출발'


안기승 군포소방서장
안기승 군포소방서장
지난해 12월1일 오후 군포시 소재 아파트에서 인테리어 공사 도중 유증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1명의 사상자가 나와 주민들을 비롯한 출동한 소방대원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파트 화재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층은 물론 그 위층 세대로까지 화재가 번지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대별 방화구획이 되어 있고 소화기와 옥내소화전 등이 설치되어 있다면, 또 평상시 소방시설 사용법을 습득하고 있다면 긴급 상황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소화기나 소화전으로 초기 소화 작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화재라면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는 평소에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 설치된 완강기 사용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또 위급시 탈출할 수 있는 경량칸막이가 세대별로 설치되어 있는지, 다른 어떤 종류의 대피시설이 있는지, 가족 모두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화재 층의 좌우 방향으로 대피해야 하며 계단식 아파트는 계단 통로에 연기의 유무를 확인한 후 지상 또는 옥상으로 대피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구조를 사전에 숙지하고 이에 맞게 피난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중요하다. 화재 발생시 승강기가 굴뚝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피할 때는 승강기를 절대 이용해선 안된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또한 불이 나면 집 밖으로 나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계단에 연기와 열기가 이미 가득하다면 때로는 집안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박공지붕의 경우에는 옥상 출입문의 위치와 옥상 대피 공간을 더욱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간혹 출입문이 작을 수도 있고 문을 열면 대피공간이 턱없이 좁을 수도, 비탈져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방범 차원에서 옥상 출입문이 닫힌 상태로 관리되는 경우도 있으니 어떤 종류의 개폐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작동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2016년 2월 이후 건설된 공동주택 옥상 출입문에는 의무적으로 화재시 자동으로 열리는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하나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에는 이러한 강제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설치가 마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나아가 주거 공간에서 이뤄지는 소규모 공사에 대해서도 소방안전관리자 입회하에 인화성 물질 취급 여부 확인, 공사장 주변 소방시설 확보, 유사시 대피 계획 등 안전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소방 안전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 각 세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자체 안내방송을 멈추지 말고 비상구 폐쇄·잠금, 소방시설 차단, 소방차 전용구역 주·정차 등의 안일한 행위 역시 지양해야 한다. 군포소방서는 최근 관내 공동주택 관계자들에게 옥상 출입문을 통한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해 안내 표지 부탁 등의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발송했다. 향후에도 수시로 불시 방문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자동개폐장치 설치 안내와 경량칸막이 피난 방법도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화재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주택 관계인들은 평상시 피난시설 안전관리와 함께 화재 예방에 더욱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어느덧 겨울의 중반까지 왔다.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3대 겨울용품인 '전기히터·장판, 전기열선, 화목보일러'의 사용이 늘어 화재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화재 예방을 위해 내 주변에 화재 위험 요인은 없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슬기롭고 안전한 아파트 생활은 우리 모두가 평소에 화재 예방과 대피 요령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안기승 군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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