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났는데… '코 꿰인' 한우 농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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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우농가들이 사육마릿수를 늘리고 있는데 엔데믹을 마주하며 가격 하락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한우농가 축사. /경인일보 DB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자 한우농가가 시름에 잠겼다.

거리두기 체제 속에 집에서 한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경기도 한우농가들이 사육마릿수를 늘리고 나섰는데, 엔데믹을 마주하면서 수요가 주춤해지자 가격 하락에 직면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료 가격은 급등할 기미를 보이고 정부는 CPTPP 가입을 결정하는 등 악재까지 잇따라,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 한우 농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육마릿수를 늘렸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도내 한우 농가는 5천662곳, 사육마릿수는 24만3천136마리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우 농가 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는데, 사육마릿수는 1만마리가 늘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26만6천771마리까지 증가했다. 농가들이 사육마릿수를 늘리면서 1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대형 농가 수가 2019년 4분기엔 609곳에서 지난해 3분기엔 727곳으로 증가했다. 이들 농가의 사육마릿수도 1만7천여마리가 늘었다. '코로나 특수'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거리두기 시절 소비 늘어 사육마릿수 증가 '공급 과잉' … 286만 → 273만원
우크라 사태 사료 값 급등·정부 CPTPP 가입 등 잇따라 '엎친데 덮친격'


올해 들어 코로나 특수가 옅어지자 늘어난 사육마릿수는 가격 하락 요인이 됐다. 수요는 주춤해졌는데 2년간 공급이 늘다보니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진 것이다. 농협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암송아지 6~7월령의 산지 평균 거래가격은 올해 1월 286만원에서 3월 273만원까지 떨어졌다.

파주금촌 우시장에선 암송아지 6~7월령의 지난해 말 가격이 300만원이었는데 지난 15일에는 270만원에 거래됐다. 그나마 3월엔 257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다소 오른 것이다.

도축된 한우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 등급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 18일 ㎏당 평균 2만2천824원에 형성됐다. 전년 동월 대비 10.6% 낮아진 금액이다. 지난 18일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만큼 이 같은 경향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국제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사룟값 인상 압박이 커지는 점은 한우 농가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자칫 소를 사육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건지지 못할 처지가 된 것이다. 그나마 수입 소고기 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가격 차이가 좁혀지자 한우를 찾는 소비자들이 다시 늘어날 기미를 보이는 점은 호재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매달 발간하는 한우 월간 리포트를 통해 최악의 경우 내년에는 지난 2011~2012년 구제역 사태 당시 한우 파동 때와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육마릿수 조절과 소비촉진 등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기정·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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